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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대 교수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해야 하나?” 전략가는 의미, 본질을 담당하는 사람

고승연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2013 9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당신의 전략을 파괴하라: 창조적 통찰력과 연발성 경쟁우위의 새 패러다임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동아비즈니스포럼 2013’이 열렸다.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가 주최하고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세계 최고의 경영전략 석학들이 참여해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에 나섰다. 11일 오전 개막행사 직후 A세션 연사로 나선 신시아 몽고메리 하버드대 교수는전략적 리더의 판단: 기업이 재고해야 할 핵심요소는?’이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했다. 몽고메리 교수는 경영 전략계 최고 석학 중 한 명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출간돼 단숨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당신은 전략가입니까>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몽고메리 교수의 강연내용을 정리했다. 또 기조강연 이후 진행된 김태영 성균관대 SKK GSB 교수와의 패널토론 내용도 함께 정리했다.

 

<기조 강연> 전략이란 무엇인가?

오늘 이 자리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조직을 선두에서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 환경에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리딩 전략(Leading Strategy)’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많은 회사들의 CEO, 임원진 등에게 수업시간에 백지 하나를 나눠주고당신 회사의 전략은 무엇인지 써보라고 하면 놀랍게 제대로 써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분명 훌륭한 기업의 경영자들이 모여 있는데 자신의 회사 전략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워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전략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생각나는 3가지 단어를 적거나 생각해보라고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질문을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했다. 결과를 한번 보자. (그림 1) 단어가 크게 보일수록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언급한 것으로 보면 된다. ‘비전(vision)’ ‘방향성(direction)’ ‘집행(execution)’ ‘차별화(differentiation)’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고 한 사람들이 많았다. 기획(plan)’ ‘선택(choice)’ ‘승리(winning)’ ‘비대칭성(asymmetry)’ 등의 단어도 눈에 띌 것이다. 전략이란 이런 것과 관련 있는 게 맞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마케팅’ ‘성장(growth)’ ‘사고(thinking)’ ‘미래(future)’ 등 조금은 덜 언급된 그것들은 전략에 대해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뭔가 빠진 게 없을까.

 

1)‘전략사람이 없다

여기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보자. 굉장히 작다. 단어들의 크기는 언급된 횟수와 비례하는데방향성이라는 단어는 수백 번 나왔고차별화’ ‘장기(long)’ ‘기획이라는 단어도 많이 언급된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 리더들에게전략이라는 단어를 듣고 떠오르는 세 가지라는 질문을 했을 때리더십이라는 단어를 포함시킨 사람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좀 더 조사를 진행해보기도 했다. 호텔 로비 등에서 무작정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봤고 리더와 전략의 관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역시나 명확하게 이를 인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전략이라는 건 본래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다. 리더와 전략은 직결돼 있다. 이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과 전략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여러분과 전략의 관계를 잊어버렸다. 이것이 바로 이번 강연의 핵심이다.

 

지난 25년간 많은 논문과 책이 전략에 대해 다뤘다. ‘분석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리더십을 전략 문제와 연결시켜 다룬 경우는 별로 없었다. 다시 말해 문헌들을 아무리 살펴보더라도전략가에 대한, 혹은전략가가 돼야 하는 리더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전략가가 되는 것이 리더십의 기본이다. 내가 만약 투자가라면 나는 스스로 전략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비즈니스 리더가 이끄는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잘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리더의 가장 필수적인 소양은 바로전략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떤리더의 이미지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흔히 우리가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듣고영웅적인 리더를 먼저 떠올리는데 거기에서 끝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또 우리는 전략이라는 말을 들으면 시장분석이나 PT를 먼저 떠올리는데 어떤 활력이나 창의성 같은 것이 느껴지진 않는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략에 사람, 감정, 인간의 사고를 통합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략이 기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전략가가 돼야 한다는 말이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동아일보 박영대

 

2)리더, 전략, 그리고 전략가

여러분의 기업이 어떤 산업 분야에 속해 있든지 간에 리더가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또 그렇게 됐을 때(리더가 전략가가 됐을 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전 논의를 보면 전략은 어떤 특정한분야로 치부돼 왔다. 하나의 전담부서, 전략 컨설턴트들이 생겨났으며 전략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이 가려졌다. 사실 리더가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하는 중요한 사람인데도 말이다. 전략은 어느 부서의 일로 미뤄둬야 하는 것이 아니고 리더가 직접 나서서 맡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리더가 전략을 받아들인다는 건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 이 질문 역시 아주 핵심적인 부분이고 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리더란 기업에 아주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기업의 일련의 행동, 정체성을 결정할 때 특정한 전략 전문가 또는 특정 부서가 이를 할 수는 없다. 물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분명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건 리더여야 한다. 그게 리더십의 핵심이다. 왜 그럴까. 어떤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원(resource)을 동원하고 그것을 배분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걸 할 수 있는 건 리더뿐이다. 그래서 리더는전략의 챔피언이 돼야 하는 것이다. 전략은 결코 아웃소싱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업의 중요한 결정과 전략에 대한 책임은 오너 혹은 리더에게 있다. 또 그런 결정은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돼야 한다. 리더가 기업에 가치를 창출해주는 것이 곧 리더십이고 이를 위해 전략가가 되는 것이 리더십의 시작이다.

 

가구기업 사례를 통해 본전략창출 방법

리더와 전략의 관계, 리더십의 문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를 들어보겠다. 먼저 특정 산업에 대한 얘기부터 할 필요가 있다. 바로 가구 산업이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가구산업의 수익성 비교표(relative industry profitability)를 살펴보면, 가구산업은 ROE(Return On Equity) 기준으로 봤을 때 결코 매력적인 산업이 아니다. (그림 2) 지난 20년간 전체 산업 평균에 못 미치는 걸 볼 수 있다. 이게 바로 출발점이다. 우선 산업분석(industry analysis)을 해보자. 경쟁의 5가지 요소 측면에서 살펴보자. (그림 3) 먼저 기업 간의 경쟁은 아주 치열하다. 여러 회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비슷하고(homogeneous player), 그래서 다른 회사들이 금방 제품을 모방(homogeneous product)한다. 혁신을 해도 쉽게 모방이 이뤄진다. 성장세도 약하고 생산시설은 많이 필요하고 가격경쟁은 심하다. 소비자 물가지수(relative consumer index)를 생각했을 때 가구의 가격은 그다지 오르지도 않았다. 이렇게 극심한 경쟁이 있는 산업 분야가 매력적일 리가 없다. 공급 업체들의 파워(power of supply)도 살펴보자. 이 부분도 상황이 좋지 않다. 공급 업체들이 굉장히 규모가 크고 강하다. 공급자들에게 가구라는 산업 자체가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다. 당연히 협상력이 떨어진다. 배송시간도 크게 향상시킬 수 없을 것이고 이는 산업 분야 전반의 약점이 돼 버린다.

 

고객의 파워(power of customer)는 어떨까. 어떤 상황을 하나 가정해보자. 많은 사람들에게집에 어떤 가구가 있느냐고 물으면 보통갈색 가죽으로 된 가구 있다고 답한다. 남자들의 경우 전화해서 집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역시나 정확한 답변을 얻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것은 고객들이 가구가 어떤 브랜드인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잘 바꾸지도 않고 애착(emotional attachment)을 가지지도 않는다. 좀 더 이야기를 확장해 여러분의 동네 사람들 같은 경우는 어떨까. 어떤 차를 운전하는지 물어보면 모두가 차의 브랜드를 말한다. 또 도로변의 차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 브랜드를 안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집에서 가구에 앉아서 생활하면서 그 가구가 어떤 브랜드인지는 잘 모른다. 이것 또한 산업에 좋지 않은 부분이다. 지불 의향 자체가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진입장벽(barriers of entry)도 한번 살펴보자. 가구산업에 진입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빠져 나오기는 어렵다(high exit barrier). 가구업체의 경우 가족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평생 가구를 만드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산업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성과가 좋지 않아도 쉽사리 사업을 접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다.

 

대체재(availability of substitute) 문제는 어떨까. 보통 오래된 소파도 계속 사용한다. 돈이 생기면 소파를 바꾸는 대신 첨단 TV를 사고 싶어 한다. 가구를 사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굳이 가구를 사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가. 여러분이라면 가구산업에 뛰어들겠나? 이렇게 말해줘도 뛰어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이 산업에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가구 주문 후 8주 뒤에나 물건을 받는 현실을 해결하면, 문제를 분석해보고 내가 가구산업을 변화시킨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이지 않은 산업에는 절대 뛰어들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매력적이지 않은 산업에 뛰어들고자 한다면 산업의 약점을 해결할 방안을 가지고 뛰어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자 굴에 준비 없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많은 매니저들이 이런 일을 벌인다. 그들은 기회를 보면 바로 그 기회에 뛰어든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맹신하고, 또 자신의 회사가 분명 굉장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 착각하고, 해당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전략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그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두 가구 업체의 사례를 들어보자.

 

 

1)전략의 부재, MASCO

굉장히 유명한 가구 브랜드 MASCO라는 회사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일상의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기업이다. 규모는 15억 달러 정도인데 1986년 큰 결정을 내렸다. 이 회사는 29년 연속으로 수익률이 증가해왔고 후손이 회사를 물려받아 풍부한 유동성과 현금을 가지고(free cash flow)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었다. 본래 현금이 손에 많이 쥐어져 있으면 멍청한일을 하기가 쉽다. 일단 이 회사가 뭘 했는지 보자.

 

이 기업은 15억 달러를 투자해 기업을 인수하고 25000만 달러를 들여서 새로운 시설에 투자했다. 바로 가구 산업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세계 1위 가구 기업이 됐다. 여러분 모두가 기피하던 가구 산업에 들어가 세계 최고가 됐다는 얘기다. 그들이 잘했다고 친다면, 대체 그들은 어떻게 해서 이런 좋은 기록을 만들어 냈을까? 그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가구기업인데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세계 최대의 가구기업, 이것보다 더 바랄 것이 있을까? 아까 가구산업에 뛰어들지 말자고 했던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데 수익의 문제를 보자. 이 최대 가구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기록했는가 보자. 매출(sales) 14억 달러를 기록하고, 수익(Operating earnings)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가구 산업에 진입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의 결과다. 전반적으로 이 사업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순이익은 인수한 후 5년 사이에 30%나 감소했다. 만약 CEO가 창업자의 후손이 아니었다면 바로 해고됐을 것이다. 결국 이들은 이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까 탈출 장벽(exit barrier)에 대해서 한 얘기를 기억하는가. 가구 산업에서 나오고 싶었는데 그조차 잘되지가 않았다. 그 누구도 이것을 인수하려고 하지 않았다.

 

물론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산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분명히 있다. 스타벅스가 커피숍 산업에 뛰어들 때 성공을 낙관하기 어려웠지만 그들은 산업을 변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계획 없이, 문제 해결책 없이 뛰어들어 실패를 맛본다. ‘가구 산업의 묘지에 안치된 회사들(tombstone, graveyard for furniture industry)을 보라. (그림 4) 다양한 산업에서 출발한 많은 회사들이 그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가구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산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두 큰 타격을 입고 실패한 후 떠났다.

 

이쯤에서 워런 버핏의 한마디를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When a manager with reputation for brilliance, tackles of the business with the reputation for bad economics is the reputation of business that we leads to intake.”

 

(뛰어난 명성의 경영자가 경제적으로 평판이 나쁜 산업에 진출한다면 경영자의 명성을 그 나쁜 사업의 평판이 압도한다.)

 

 

MASCO의 실패와 가구 산업의 전반적인 사례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전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상황에 대한 현실직시가 우선돼야 한다. 리더는 어떤 문제점이 기다리고 있을지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전략은 이러한 현실을 모른다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려면 어떠한 것들을 해야 할까? 어떠한 산업에 뛰어들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부터 확실히 정립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제목적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목적은 우리가 누구인지, 또 우리를 차별화하는 것이다. 전략은 우리의 존재 목적이다. (Purpose is who we are and what makes us distinctive. It’s what we as a company exists to achieve.)

 

이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는 만약 여러분이 가구 산업에 뛰어든다면 당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산업으로 당신이 무엇을 가져 올 수 있을지, 당신이 없으면 가구 산업에 무엇이 생기지 않을지, 또 고객들에게 왜 당신이 필요할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산업분석을 통해 알아본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목적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고 근거가 있어야 한다.

 

2)IKEA의 성공원리 1: 목적

다른 가구 기업의 실례를 보자. 이 기업은 자신이콘셉트가 있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이 기업에 들어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처음부터 이러한 회사 소개에 대해서 알게 된다. 이 회사는우리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편에 서겠다고 얘기한다. 소수의 풍부한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자원이 제한돼 있는 다수의 사람을 공략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범위의 실용적이고 디자인이 잘된 저렴한 가구를 제공하겠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겠다.”

 

바로 이게 그 회사의 생각이다. 두 번째 문장은 사실 누구나 하는 공통적인 얘기이고 중요한 건 첫 문장이다. 다시 말해전략적 선택(strategic choice)’에 관한 부분이다. 특정한 일부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에게 또 실용적이고, 저렴한 가구를 제공하겠다는 이 부분이 이 기업의 목적을 말하고 있다. 이는 이 기업이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선택을 보여준다. 즉 가구 산업에서 이 기업이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지를 보여준다. 고가의 백화점에 진열되는 가구를 만들 것인지, 혹은 저가의 다양한 가구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답이 이 안에 들어 있다. 어떤 특정한 방향을 정하고 거기서 가장 뛰어난 기업이 되겠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렇게 전략을 정하게 되면 기업의 모든 사람들이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기업의 CEO들과 일해온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기업의 CEO들 또한 자기 회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다. 리더가 이러면 리더 밑의 수많은 사람들은 더 헷갈린다. 리더는 정확한 목적을 정하고 근본적인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따라서 조직 전체가 움직인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을 내리지 못하면 조직의 다른 사람들은 리더가 그때그때 하는 대로 그저 따라가게 된다. 그러면 리더가 생각하는 것처럼 조직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다시 아까 그 회사로 돌아가 보자. 가구 기업 이케아(IKEA) 얘기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한 회사다.

 

먼저 고객에 대한 정의 즉,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가 확실하다. 부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적인 자원이 제한적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그들만을 위해 존재하고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한다. 제품의 경우 DIY, 배송까지 고객들이 직접 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 디자인의 경우 매력적인 북유럽 스타일이다. 이러한 디자인을 갖고 있는 이유는 생산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다시 중심에 있는 목적과도 연관된다. 가격은 단순히 더 저렴한 것이 아니라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실천한다. 목적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기업이 하는 모든 일에서목적 실현이 일어난다. 유통은 카탈로그를 통해 아주현대적인 분위기의 장소에서 이뤄지고 전 세계 개도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제품을 생산한다. 누가 봐도엉망인 가구 산업에서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포브스> 부자 목록 상위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가구기업을 만든 그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었고 이 목적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성공했다.

 

3)IKEA의 성공원리 2: 의미, 가치, 그리고 우위창출

‘기업의 죽음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의 회사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자는 거다. 리더의 입장에서 기업의 파산, 즉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 아주 중요하다. 여러분의 기업이 없어지면 여러분의 고객은 정말 큰 손실을 입을까? 거래처 기업들이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을까? 그리고 그들이 가장 아쉬워할 부분은 무엇일까? 여러분의 기업이 없어졌을 때, 이를 대체할 더 나은 기업을 찾기 위해 들어갈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이 질문에 답한다면 여러분 기업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여러분 기업이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을 비교해 보자는 것이다. 흔적도 없이 기업이 사라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아무런 영향을 느끼지 못한다면 기업의 현재 가치는 굉장히 작은 것이다. 리더로서 여러분의 책임은 바로 사람들에게 중요성을 갖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전략가란 의미를 만드는 사람이다.

 

다시 이케아로 돌아가보자. 캄프라드는 “1000달러짜리 책상을 디자인하는 건 가구디자이너에게 쉬운 일이다. 하지만 50달러밖에 하지 않으면서 최고 기능을 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게 최고의 디자이너다라고 말했다. 그가 한 말은 고객에게 그 기업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와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바로 이게 그 기업의 운명을 결정한다. 전략가는 의미 창출가다. 고객에게 의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미를 제공해야 한다. 이케아는 저렴한 가구를 만든다. 직원들은 저렴한 가구 만들면서도 매우 기뻐한다. 싸구려 가구를 파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그들은 이들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여러분의 기업도 그러하길 바란다.

 

4)전략, 그리고 우위창출 시스템(a system of advantage)

IKEA 사례를 설명하면서 가장 먼저 목적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잘 선택된 목적, 훌륭한 목적은 곧 전략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훌륭한 목적이 곧 훌륭한 전략은 아니다. 목적은 좋은 발상만을 제공할 뿐이다. 여러분이 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는 발상 말이다. 이것은 전략이 아니고 오히려 전략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은 전략이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전략이란 어젠다를 구축하고 그 어젠다를 실행할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좋은 기업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전략을 만드는 것보다 실행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지 못하면 실천할 수 없다. 전략이란 목적에 기반을 둔 우위창출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목적에 직접 관여하도록 만들어 준다. 그래서 모든 종업원들이 기업의 목적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가치를 만들어내는 건 아이디어를 실천할 때에 이뤄진다.

 

IKEA의 전 CEO 앤더스 달빅의 말을 한번 보자. “많은 경쟁업체들이 우리 회사를 따라 하려 하는데 한두 가지를 분명히 따라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전체를 따라서 재창조하는 건 불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을 따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리의 규모와 글로벌 소싱 전체를 따라해야 한다. 북유럽 디자인을 따라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북유럽 유산에 대한 이해 없이 이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납작하게 포장해 판매하는 우리의 유통시스템도 따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가진 인테리어 능력, 매장 설치와 카탈로그까지 모두 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달빅의 말대로 IKEA의 이 같은 우위창출 시스템은 타 회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이 회사의 경쟁우위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우위창출 시스템을 근간으로 한 차별화된 목적은 중요성을 부여한다. 다시기업의 죽음과 관련된 얘기로 돌아가면당신이 사라지면 당신이 있던 곳에 구멍이 생길 것이란 의미다. 세상 전체는 아니더라도 여러분 고객에게 영향을 준다면 충분하다. 구멍이 생기지 않으면 기업이 사라져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면 과연 당신이 필요한 존재가 맞는지 의심을 품어야 한다.

 

다시, ‘전략가란 무엇인가?

1)스티브 잡스의 실패, 그리고 성공 

1980년 애플 보고서는기술을 개인들에게 가져다주는 것이야말로 현 시대의 특별한 산업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애플은 정말 중요한 차별성으로 PC시대 중요한 기업이 됐다. 기술력도 대단했다. 문제는 판매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잡스가 쫓겨났다. 그 다음에 잡스는 또 다른 분야에서 똑같은 전략을 실행했다. 굉장히 훌륭한 기술로 훌륭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그대로 반복했다. 하지만 제품은 또다시 망했다. <포천>지는 스티브 잡스가 약장수나 다름없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마이클 델은 회사 문 닫고 주주들에게 돈 돌려주는 게 낫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기업이 존재할 목적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델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는 하다. 애플로 돌아간 잡스는전략가가 됐다. 애플컴퓨터의 목적을 재창조하고 애플이 왜 중요한가에 대한 새로운 이유를 만들었다. 그는 다들 PC산업이 지루한 산업이 됐고 저물고 있다고 했지만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이 도래했고, 디지털 기기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디지털 허브를 만들면 디지털 기기들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생각한 핵심은 바로디지털 허브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강연에서 다뤘던 문제의식이 다 녹아 있다. 우선 잡스는 애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냈다. 도대체 왜 애플이 필요하냐? 이 질문에디지털 허브가 되기 위해서라고 답하면서 혁신을 만들어 낸다. “팀 쿡도 잡스처럼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틀린 질문이다. 팀 쿡은 애플이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 왜 중요성을 가질 것인가를 정의해야 한다. 전략이란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리더로서 여러분은 전략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변화할 때, 여러분은 계속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마다 전략은 계속 바뀌는 것이다. 리더로서 전략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은 살아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2)다시, 전략이란 무엇인가?

미국 600대 기업의 장기적 성과를 보면 최상위 3분의 1의 경우 ROI(Return On Investment) 49%, 최하위의 경우에는 -3%였다. 중간의 그룹은 9%대였다. 10년 후에는 어땠을까. 모두 중간 값(9% 안팎)으로 수렴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장기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에 대해 말해 볼 수도 있지만 현실을 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 전략가로서 이 현실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정말로 중요한 차별성이라는 것도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이다. 모든 경쟁 우위는, 또 그 조건들은 궁극적으로는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필요성이다. 어떤 조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 그래서 그 조직이 5, 10년 후에도 중요하게 남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가 전략가가 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기업, 시장 수요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목격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또 이런 모든 상황 속에서 정말 중요한 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통했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 지속적으로 남아 있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성공은 위험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모방하게 된다.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모방하는 건 더욱 더 위험하다. 그렇게 되면 아무 것도 창조할 수 없다. 전략은 절대 관성에 의해 흘러가는 게 아니라 역동성을 가지는 것이다. 전략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진화하는 발상이다.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항상 리더다.

 

3)전략가란 무엇인가?

장폴 사르트르에 따르면 우리 스스로가 내리는 결정에 따라 우리가 결정된다. 평생에 걸쳐서 우리가 누구인지 결정한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우리 삶에서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많긴 하지만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인데 이는 기업, 특히 기업의 리더들에게 적용할 수가 있다. 정체성, 의미, 세상에 이 회사가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리더는 기업의 본질을 만들어 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는 의미, 본질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면서 기업이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 이제 마무리하기에 앞서 여러분의 기업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여러분 기업에서 누구도 이런 도전 과제에 맞서지 않는다면, 그냥 해결도 안 하고 매일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여러분 기업에서 그 누구도 해당 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결정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당신 기업의 본질을 규정하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여러분의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리고 여러분의 기업이 하는 특정 사업을 특별히 잘할 수 있도록 하는 우위창출 시스템을 만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좋은 선택을 회사의 핵심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아무도 당신 기업을 지켜보지 않고, 성장시키지 않고, 여러분의 기업이 왜 이 세상에 필요한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왜 여러분의 기업이 있는 세상이 없을 때의 세상과 다를지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바로 이것이 핵심 질문이다. 만약 여러분의 기업에 리더가 없다면, 분명 CEO는 있는데, 오너는 있는데전략가인 리더가 없다면? 즉 앞선 질문들에 대답을 하고 이러한 선택에 대해 책임지는 리더가 없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리고 이런 중요한 선택을외주한다면 그게 말이 되겠는가. 그냥 전략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러분의 기업이 존재하는 세상이 중요한 게 아니고, 리더로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자신으로 남아서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리딩 전략은 리더의 영속적인, 영원한 책임이다. 그리고 이것은 리더가 회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여다.

 

<토론 세션>

 

김태영 성균관대 SKK GSB 교수: 경영학에 있어서 ‘전략’이란 무엇인가부터 좀 얘기해봐야 겠다. 전략이 예전에는일반 경영의 한 부분이었는데 범주가 확장됐다.

예전에는 그냥 포지셔닝, 분석, 리소스 기반 관점, 내부 시스템 등으로 분류되다가 현재 여러 가지가 엮여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이 전략의 범주를 어떻게 새로리브랜딩하고 규정하겠는가. 더군다나 전략은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몽고메리 교수: 질문에 대해서는 좀 학문적인 답을 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시각에서도 말씀드리겠다. 일반적인 경영학이나 경영자의 관점, 그리고 학자들이 오랫동안 말해왔던 경제학적 방법론이나 리소스 기반, 이런 모든 것들을 버리지 말고 가져가야 한다. 어떤 한 분야가 뜨면 그 전에 주목받았던 분야는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다음 트렌드에서 밀려나고는 하는데 중요한 것은 각자의 분야가 각각 의미가 있고 경영전략 분야에 기여해 왔다는 것이다. 이 모든 시각을 종합해내고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김 교수: 요즘 전략 수업에서는 산업 구조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선택 내리기 어려워하고 어떤 사람들은 매우 쉽게 선택을 내린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감이 지나칠 만큼의 모습을 보인다. ‘슈퍼 마케팅’, ‘프로페셔널한 경영전략을 얘기하면서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데.

 

몽고메리 교수: 조금 전 인간 본성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것이 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가구 산업 중 MASCO의 사례도 바로 그런 측면을 보여준다. 산업에 들어가기 전엔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에는 스스로 능력이 있고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치 야생마처럼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나가는 거다. 중요한 건 균형을 잡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분석을 아주 잘한다. 이 산업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얘기를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서 안 된다든지, 어떤 부분이 어려워서 안 된다든지 하는 식이다. 일단 뛰어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거다. 관리자라면 자기 내부에 그 두 가지를 다 가져야 한다. 데이터를 가져야 하고 데이터를 천천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분석만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창조성에 대해 좀 생각해보자. 전략에 대해 생각할 때 보통이성을 담당하는 좌뇌가 만들어내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좌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창조성, 영감을 끌어들여야만 전략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리더로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전략을 가지고 영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종이에 쓰인 어떤 수치만 보여줘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전략이란 어떤 분석을 통해서 곧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리더가 제시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전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조직에 퍼져 가야 한다. 문제는 현재 이 과정에서 전략과 감정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거다. 앞선 강연 초기에 보여준 슬라이드에서 리더십이라는 글자는 아주 작았고 창조성이라는 단어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감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성공한 어떤 기업이든 감정, 정서라는 부분에서 매우 뛰어났다. 감정, 창조성이라는 부분이 단지 분석적인 측면이 아니라 리더로서 가져야 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김 교수: 조직의 목적에 대한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겠다. 조직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왜 중요한가?

 

몽고메리 교수: 조직의 목적이라는 것은 번영할 수 있는 용기다. 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용기다. 다른 사람이 가보지 못했던 곳으로 갈 수 있는 용기다. 또 꿈이다. 사례를 보자. 이케아의 사례를 보면 그냥저기로 가자라고 해서 간 것이 아니다. 아주 구체적인 선택을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중간에 있었던 세세한 선택이다. 가구 산업 내에서특정 디자인으로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고 다수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저가 제품을 만들자고 하는 게 시스템을 결정하는 선택이었다. 전략 컨설턴트로서 목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사실 정말 힘들고 중요한 것은 컨설팅 대상 기업이 누구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고 그 기업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으로서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목적은 세계에서 자신의 기업만이 가지는 매우 특별한 부분이어야 하겠다.

 

김 교수: 어떤 경우 많은 사람들이 목적, 전략도 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잘못된 목적과 진짜 목적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몽고메리 교수: 최고의 전략은 최고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버드에서 강의할 때 백지에 자기 회사의 전략을 적어오라고 한다고 그랬지 않나? 회사 돌아가서 관리자들과 얘기하고, 자신의 전략을 발표하고, 서로 비평을 주고받는다. 그 과정은 매우 놀랍다. 그 전략이 특별한 게 뭐냐, 어필하고자 하는 고객층은 어떤 고객층이냐, 다른 기업들과는 뭐가 다르냐 등의 얘기를 주고받는다. 누군가나는 어려워 보이는 산업이지만 들어가서 성공해보겠다고 하면어떻게 살아남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과 결정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우 나는 그에 대해 가혹하게 지적한다. 또 어떤 고객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 경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객이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 목적이란 일반적인 화려한 수사학이 아니라 시장 중심의 가치를 담고 있는 설명이 될 것 같다. 목적과 선택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달라.

 

몽고메리 교수: 목적 자체가 선택이다. 애플이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디지털 기기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다라고 답했는데 무엇을 하겠다 안 하겠다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결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고객층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구찌를 예로 들면,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서 전략이 크게 바뀌었는데 이로 인해 기업의 모든 부분이 변화하게 됐다. 30% 가격 인하라는 정책을 펼쳤는데 이는 정말 엄청난 수치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30%였어야 하는가 생각해보면 10%였어도 상관없지만 10% 인하한다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러한 과감한 선택이야말로 그 기업의 우위,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을 한다, 안 한다를 분명하게 밝히고, 즉 선택을 하고 그것에 맞춰서 기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려운 선택을 처음에 하지 못하면 시스템을 선택에 맞춰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구찌의 경우에는 단순히 10% 싸게 팔겠단 것이 아니라 훌륭한 제품을 가진 디자인 제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정했던 것이고 그것에 맞춘 과감한 선택을 했다. 리더와 그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선택했다. 리더뿐 아니라 조직 내 모든 사람들 역시 용기가 있어야 했다. 전략에서도 행동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만들기 위해서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새로운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 교수: 그렇다면 목적을 전략으로 어떻게 전환하나? 전략은 행동 지향적이지 않나? 도대체 어떻게 하나?

 

몽고메리 교수: 좋은 질문이다. 한 사람이 다할 수 없고 팀, 여러 사람이 같이해야 한다. 전략은 우위창출 시스템이고 목적에 근거한 시스템이다. 생산 전문가, 마케팅, 인사 전문가 등 모든 전문가들이 모여서 함께해야 한다. 이들이 함께 모여야중요한 차이혹은차별화 지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김 교수: 전략은 한국 기업에서는 서로 공유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에서 내려오는 그런 것이다. 전략에 대해서는 사실 논의를 하지는 않는다. CEO들에게 여러분 기업의 전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쳐다보면서이런 얘기를 해본 적이 없고 전략은 기획실이나 마케팅에서 하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몽고메리 교수: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독특한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문제다. 기업에서 9명 정도 워크숍을 떠나서 전략 개발하고 돌아온다고 치자. 잘 전달된다면 좋은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전략은 공유돼야 한다. 작년에 알래스카항공사에서 온 학생에게누가 전략을 알죠?’라고 묻자 그 학생은 우리 모두는 전략을 공유하고 수하물 관리자부터 전화안내자, 항공권 판매자까지 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 그들이 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전략을 모른다면 어떻게 일부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전략을 꽁꽁 감추고 아무한테도 알려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알려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따라갈 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중요한 일에 관여하는 걸 좋아한다.

 

김 교수: 최고경영진에 있는 분들이 수업에서 여러 가지 전략을 적었다고 했는데 한 사람에게 들어서 알 수 있는지? 또 주로 어떻게 적어내는지.

 

몽고메리 교수: 한 기업에서 여섯 명이 강의를 들으러 왔는데 6개의 전략을 내놓은 적이 있다. 전략도 목적도 각각 하나씩 6개였다. 그럼 우위창출 시스템의 구성요소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이러한 현상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좋은 기업을 생각해보면 보통 명확한 목표가 있고 우위창출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을 보면 전략이 여러 가지로 연결돼 있다. 하나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고 연속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 많은 이들이 전략을 그저공식적인 문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해야 전략을 화석화된 문구가 아니라 사업의 실행으로 바꿀 수 있을까?

 

몽고메리 교수: 전략에 대해서 CEO들과 이야기해보면리브랜딩해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분석적인 사고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전략을 세금처리하는 것같이 생각한다는 거다. 전략에 대해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전략은 기업의 중심이고 생물 같은 것인데도 말이다. 전략을굉장히 중요하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만들어주고, 정체성을 구축해주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전락을 기업의 중심으로 끌어와야 한다. 전략은 기업에 생기를 주는 그런 것이다. 에너지다.

 

예를 들어 한 CEO R&D 전략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우위창출 시스템의 중심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R&D 전략도 명확하게 세울 수 없다고 말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의 목적이 다 다르다. 각자의 기업이, 또 여러분의 기업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떤 전략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전략이 꼭 민주적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위원회에서 만들 수는 없다. 공통분모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대안은 잘 들어야 한다. 그 중의 한 사람, 리더는 이러한 상황에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CEO들이 수업 끝내고 돌아갈 때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명확성을 추구하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조직에서 명확성을 정확히 다룬 적이 없다는 점이다. 명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걸 모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이것을 다루지 않는 것이 문제다.

 

김 교수: 기업문화도 문제다. 젊은 사원들이 전략이 뭐냐고 물을 때 그냥 일이나 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전략은 매일매일 새롭게 이야기되면서 새로운 활력을 더해야 한다고 보는데.

 

몽고메리 교수: 맞다. 사실 각자가 하는 일이 우위창출 시스템의 중심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자기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개인의 성공도 이룰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전략은 활기찬 대화에서 나와야 한다.

 

김 교수: 청중으로부터 들어온 질문이다. 기업의 리더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목적을 고안하고 우위창출 시스템을 만들도록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몽고메리 교수: 역량강화의 한 방법으로 전략에 대한 평가를 하는 방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다른 기업의 전략은 어떻고, 그 전략의 중요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얘기해야 한다. 전략이라는 렌즈를 통해 분석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기업 전략의 성패 사례를 살펴보고 자신의 기업 우위 창출 시스템에도 적용을 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절대로 무너질 수 없는 아성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을 새롭게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을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찾아보면 전형적 실수도 보이고 장기적 성공을 구가하는 경우도 드러난다. 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 기업들에 어떤 전략이 있었는가를 봐야 한다. 성공했던 전략도 실패로 바뀔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양한 사례를 보다 보면 전략의 유효성과 한계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김 교수: 모든 사람들이 전략가가 되고 싶어 한다. 이렇게 되려면 어떤 스킬이 필요할까?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 여성 경영자가 적다. 그렇다면 여성 전략가, CEO가 되고 싶어 한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몽고메리 교수: 좋은 전략을 세우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세일즈부터 시작하거나 또는 윗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하고 작은 사업부터 시작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전략가로서 사고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다. 그 다음에 CEO가 될 수 있다. 어떤 스킬을 갖추는 데에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 교수: 청중의 두 번째 질문이다. 비즈니스 리더가 전략가가 돼 성공한 경우는 모두 강력한 오너십이나 리더십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케아, 애플 등 다 그랬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사실 최고경영자들이 매년 성과로 평가받는다.

사실 목적 기반의 전략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2∼3년 후 CEO가 교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목적 기반의 전략을 만들고 실행하기 위해 이는 굉장히 짧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몽고메리 교수: 다들 주식시장의 단기주의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인 결과를 기다릴 줄 모르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그런데 실제 새로 취임한 CEO들과 전략 변형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그들은 주식시장이 사실 생각보다는 참을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CEO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다릴 태도를 시장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목적은 배짱, 명확성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특정 환경 내에서의 성공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로 한다. 그러한 고민을 거쳐서 전략을 제시하고 이게 왜 중요하고, 또 어떻게 실현될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이런 것을 기다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문제는 의도대로 일을 진행하다 문제에 봉착을 했을 때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차별화 전략을 썼다고 가정해보자. 전략과 수익률에 따라서 성과를 평가해야 하는데 많은 CEO들이 자신의 전략대로 실행한 후에 냉정하게 평가해 봤을 때 잘 성공하지 못한다.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전략을 수정했다면 모든 부서의 사람들이 참여해서 조직 전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식시장보다는 CEO, 비즈니스 리더들이 오히려 참을성이 부족하다. 우위창출 시스템 구축에 걸리는 시간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질문에 나온 지배구조도 굉장히 중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명확하게 목적을 정의할 수 있다면 다른 것들은 비교적 쉽게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김 교수: 또 다른 청중의 질문이다. 기업들이 전략을 크게 변경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는데 변화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가 있을까?

 

몽고메리 교수: 예전에 이사회에서 일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자신들이 정말 강한 기업이고 과거에도 잘해왔다는 생각만 하면서 아주 서서히 쇠퇴하더라. 갑자기 추락하지 않고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천히 쇠퇴해가더라는 얘기다. 이는 역시 평가와 측정과도 관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3년이나 10년 기간을 두고 성과를 생각해보면 기업들의 수익률이 서서히 중간으로 수렴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경우에는 어떤 기술적인 약점이 문제가 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원래 세웠던 전략의 중요성, 시의성이 떨어진 게 진짜 문제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개방성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바꾸기 싫어하는 것이 있다. 우위창출 시스템의 중심은 가만히 놔두고 그 곁다리만 고치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거다. 그 기업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이 서서히 쇠퇴해 간다. 실제 전략의 중심이 문제인데 그것에 집중하지 않고 지엽적, 기술적인 문제에만 집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때 외부 사람들은 전략의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잘 짚어줄 수 있다.

 

김 교수: 전략의 인간적인 측면을 많이 말씀했는데 자원기반 이론이나 문제점 등 여러 가지 이론을 통합하고 이를 통해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현한다는 말로 이해해도 될까.

 

몽고메리 교수: 우리가 지금까지 늘 들어온 이야기는 장기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하라는 것이다. 사실상 기업경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 전략에 대한 잘못된 관점이다. 뛰어난 사람들, 예를 들면 컨설턴트들 모아서 훌륭한 전략을 만들고 그것을 그대로 계속 따라가도 된다는 이런 사고방식은 잘못된 것이다. 뒤돌아보면 굉장히 훌륭한 전략은 보통 잘못된 것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일을 해보다 조금씩 바꾸는 과정에서 훌륭한 아이디어, 전략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훌륭했던 것이 아니다. 어떤 기업들이 선택을 할 때, 한 가지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선택이 잘 안 될 수 있고 그럴 경우의 다른 대안을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회사가 과연 어떤 회사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했을 때 이 과정에서 처음부터 주어진 답은 없다.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현실을 봤을 때 세상이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계속 변하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한 얘기다. 그래서 죽은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라 살아 있는 생동감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존재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까지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스킬은유연한 반응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김 교수: 청중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얘기는?

 

몽고메리 교수: 많은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기업이 어떤 산업에 있는지 설명하고 시장점유율과 같은 수치를 제시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백지를 주면서 기업의 전략을 적어보라든가, 여러분의 기업이 사라진다면 누가 당신의 기업을 그리워할까, 왜 그리워할까 등과 같은 질문을 하면 답변을 못한다.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치를 가지고 이런 것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에게 중요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귀 기울일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 이것은 오늘 강연의 질문과 관련이 깊다.

 

오늘 우리 회사가 문을 닫는다면 어떤 차이가 누구에게 일어날까? 어떤 고객에게 우리 회사가 중요했을까?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솔직히 말하면, 델이 망하면 누가 슬퍼할까? 누가 이에 대해 상관을 할까? 어떤 고객들이 델이 사라진다면 슬퍼할까? 마찬가지로 어떤 고객들이 여러분의 기업에 대해서 생각할까?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 바란다.

 

정리 =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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