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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유형 및 특징

‘생명의 다리’ 캠페인을 기억하는가 소비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게하는 브랜드가 되자

김미경 | 130호 (2013년 6월 Issue 1)

 

 

오늘날 소비자는 변화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 서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환경적 변화는 소비자 생활 양식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안과 밖, 흑과 백 등의 경계가 불분명한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패턴이 불분명한 환경에 적응하려다 보니 소비자는 끊임없이 나를 진화시켜야 한다는 피로감을 느낀다. ‘변화의 일상화가운데 있는 소비자들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며 나아가야 한다. 멈춤의 미학이 아니라 전진이 미덕이 되는 사회인 것이다. 어른이 돼서도 성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때문에 행복해 하기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 때문에 불행해 한다. 실제로 제일기획이 2012년 만 13∼59세 남녀 소비자 3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의 소비자가 현재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며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012년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소비자 비중은 2010년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소비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대비 2.4%포인트 늘었다. (그림 1, 2)

 

 

왜 변화의 일상화 가운데 있는 오늘날의 소비자는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 원인은 변화된 소비자의 욕구와 욕구의 결핍에서 찾을 수 있다. 심리학자 매슬로(Abraham Maslow)피라미드를 뒤집어 놓았어야 옳았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과거에는 배고픔과 같은 저차원적 욕구의 결핍이 빈번했다. 반면 오늘날에는 타인의 인정, 자아 실현과 같은 고차원적 욕구의 결핍이 빈번해졌다. (그림 3) 먹고 살 만해졌고 변화의 일상화 한가운데 서 있는 오늘날의 소비자는 강요하는 사람 없이도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끊임없는타인으로부터의 박수자아 발전을 요구하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의 소비자는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프다. 우울증, 불안증, 신경증 등이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질병의 이름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숫자는 2011년 기준 53만여 명으로 2007년에 비해 12.4% 증가했다.

마음이 아픈 소비자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정서적 웰빙(Emotional well-being)을 넘어선 위로와 치유(Healing). 소비자와의 공감이 중요한마켓 3.0(Market 3.0)’ 시대의 기업도 이러한 소비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힐링 마케팅 (Healing Marketing)에 주목하고 있다. 힐링 마케팅은 소비자의 아픈 감정을 위로하는 동인(Motive)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 간 유대 관계를 강화한다는 면에서 감성 마케팅의 일부라 할 수 있다.

 

힐링 마케팅의 예로 삼성생명의생명의 다리캠페인을 들 수 있다. 삼성생명은 대한민국의 대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자살에 주목해 자살 방지 목적으로 생명의 다리 캠페인을 기획, 시행했다. 한강 교각 중 투신자 수가 가장 많은 마포대교에 보행자가 지나가면 교각의 센서가 반응해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 메시지에 불이 켜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형 제작물을 설치했다. (그림 4) 이 캠페인이 시작된 후 실제로 마포대교의 투신율이 감소했다. 소통과 힐링에 대한 삼성생명의 진정성은 대중들에게 전달됐고 온라인상에서 1만 건 이상의 바이럴(Viral)이 형성돼 상당한 광고효과를 얻었다는 게 삼성생명의 내부 평가다.

 

 

마음이 아파 위로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치유의 관점으로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아픔의 종류와 그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은 획일적이지 않다.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상대방의 행동과 습관을 관찰하고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처럼, 브랜드도 브랜드 입장의 힐링 마케팅 전략보다는 각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접근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늘날과 같이사회적 인정자아 실현이라는 고차원적 욕구는 강하지만 불확실성의 만연으로 자아존재감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소비는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소유 = 존재라는 등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브랜드는 나를 대변해 주는 확장적 자아(Extended self)이며 브랜드 소비 자체가 소비자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보이게 해주거나(Supplementary), 소비자가 느끼는 결핍 또는 취약점을 보완(Complementary)해 줌으로써 치유적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같은 제품 카테고리에 있더라도 브랜드별로 제공하는 치유적 의미가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치유점은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앓고 있는 아픔의 종류, 즉 아픔이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 또는 결핍의 종류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치유적 관점의 소비자 유형화와 그들의 소비 특성

인간의 행동이 본인의 욕구나 동기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각양각색의 욕구를 가진 소비자들에 대해각 소비자가 자신의 아픔을 예방하기 위해 브랜드를 소비하는 행태는 다르다라는 결론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당연해 보이는 가운데 작용하는 심리적 기제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소비자마다 다를 수 있는 브랜드의 치유적 의미를 살펴보기 위해 제일기획은 2012 2000여 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80명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취약점 또는 결핍의 종류에 따라 소비자를 유형화했다. , 치유적 관점을 적용해 소비자 행동의 목적(자기만족-타인의 인정)과 행동의 적극성(수동적-능동적)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삼아 총 8가지 소비자 유형을 도출했다. (그림 5)

 

 

4개의 사분면 중 1사분면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른바나를 드러내는 사람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은 자기만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자기만족이 실현되지 않을 때 결핍을 느낀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자신만만형과 원하는 게 있으면 당장 취하고 보는모험형이 여기에 속한다. 2사분면의 유형은남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타인으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이 부족할 때 결핍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오늘과 내일이 다른변덕형’, 어디를 가도 주의를 끄는사교형사람들이 2사분면에 속하는 대표 유형이다. 3사분면은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수동적인, 소위남을 따르는 사람들의 집합이다. 다른 사람의 부탁에 “No”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하는순응형이나 먼저 사방을 살피는방어형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4사분면에 속하는 이들은 자기만족을 추구하지만 수동적인나를 들여보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줄 하나도 비뚤어진 것을 참지 못하는완벽형’, 혼자서도 뭐든지 척척 잘하는독립형사람들이 4사분면에 속하는 이들이다.

 

각 유형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결핍 혹은 취약점과 그에 따른 브랜드의 치유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나를 드러내는 사람들(자신만만형 및 모험형)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두 가지 유형 중 자기 자신에 초점을 맞추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유형이 자신만만형이다. 자신만만형의 핵심적 욕구는자기애 표현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한 이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잠재적 취약점은 실패 시 우울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브랜드 소비를 통한 치유는 나를 더 돋보이고 잘나 보이게 해주거나(Supplementary), 상처받은 자기애를 위로해 주는 것(Complementary)을 통해 이뤄진다. 브랜드를 선택할 때 자신만만형이 중시하는 요소는 차별화된 성능과 디자인이다. 어느 유형보다 자기애적 성향이 가장 강한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진다. 또 우월한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고 자기애를 확장한다. 신제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브랜드에 대한 지식도 광범위한 편이다.

 

모험형은 자신만만형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행동지향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핵심 욕구는 원하는 것을즉각충족시키는 것이다. 이들의 취약점은 절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충동적 행동을 하거나 일탈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치유적 관점에서 모험형에게 적합한 브랜드 소비는 내가 원하는 것을 즉시 해결해 주거나(Supplementary) 사회적으로 용인된 즐거움을 제공하는(Complementary) 역할을 해야 한다. 브랜드를 소비할 때 중요시하는 요소는 다른 제품보다 뛰어난 핵심 성능(속도, 안정성, 맛 등)과 주변의 시선을 압도하는 디자인이다. 특히 모험형은 최고 브랜드와의 동일시를 통해 지배 욕구를 충족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강자, 독점적 지위, 최고 이미지의 브랜드에 강한 매력을 느낀다. 예외적으로 주어지는 특권의식과 파워에도 매료되기 쉽다. 이들의 충동적 성향은 소비에 있어서도 충동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구매 이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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