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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 전략

머잖아 수익의 40%는 환경비용 ‘기후충격’ 흡수할 전략있나?

오정열,김형찬,김성우 | 115호 (2012년 10월 Issue 2)

 

1.글로벌 메가포스와 기후변화

글로벌 기후변화 이슈는 더 이상 바다 건너 온실가스 감축협상 테이블을 소개하는 TV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우리의 저녁 식탁 위로 올라와 있다. 최근 미국 중서부에서 발생한 50년 만의 가뭄으로 옥수수·콩 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곡물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폭풍이 예고돼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가격이 국내에 반영되기까지 불과 4∼7개월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에 내린 5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세계 원료탄 공급의 60%를 차지하는 호주의 석탄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세계 3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13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밀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2010년에 108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닥친 유럽은 17년 만의 최악의 폭설을 경험했고 미국 중부지역과 캐나다 역시 폭설과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한 바 있다(LG경제연구원 2011). 우리나라 또한 작년에 108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과 서울지역에서 최악의 홍수를 겪었고 올해는 55년 만의 겨울 한파를 경험하는 등 기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환경변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PMG 2011년 주요 국제기구, 글로벌 싱크탱크, 국가 기관들의 예측을 종합한 결과 향후 20년 동안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사회적 변화의 10대 핵심 동인들(Mega forces)은 기후변화, 에너지 수급 변동, 자원 고갈, 수자원 고갈, 인구 증가, 도시화, 중산층의 증가, 식량 안보, 생태계 파괴, 삼림 훼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다른 동인을 증폭시키거나 혹은 개선시키면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 중 기후변화는 다른 모든 동인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KPMG 2011a).

KPMG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있어 잠재적인 혼란 시나리오 중 하나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 현상이 에너지 값 상승과 맞물려 식량난을 초래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이것으로 인해 식량과 음용수 공급량의 극심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21세기 동안 지구 기온이 1.1∼6.4도 증가하며(IPCC 2007, IEA 2011), 이에 따른 기후의 변화는 빙하의 소실, 지표수의 오염 등으로 인해 수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물 부족을 겪게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유럽 등의 고위도 지역에서는 식량 생산이 증가하는 반면 저소득층이 집중된 아프리카 등의 저위도 지역에서는 식량 생산이 줄어들어 수억 명의 사람들이 충분한 식량을 얻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IPCC 2007). 이와 동시에 물 부족 현상은 식품, 화학, 전기, 금속산업과 같은 물 집약적 산업의 비용상승과 생산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국가들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식량과 음용수 생산 비용의 추가적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국제식량기구(FAO 2008)에 따르면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이 40∼100%가량 추가로 확보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물 수요 증가의 원인은 인구 증가, 신흥국 중산층의 확대, 식품 소비패턴의 변화인데 특히 고기 수요 증대에 따른 가축 사료 재배를 위한 물 소비량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식량위기는 의료비 상승, 인적자원 부족, 인건비 상승, 노숙자 양산과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으며 히말라야나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같이 극심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는 지역에서는 수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실업률이 늘어나 사회 불안이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기후변화를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 영국의 경제학자 스턴은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기온상승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가 2100년까지 매년 GDP 5∼20%에 맞먹는 경제적 피해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제시한 바 있다(Stern 2006).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행한 유사한 연구에서 국내의 경우 2100년까지 사회경제적 누적 피해금액이 28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KEI 2011, 이코노미인사이트 2012에서 재인용).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시급한 글로벌 차원의 자원배분은 어떻게 해야할까? 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인 이브 드 보어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KPMG 글로벌 서밋에서 한 다음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리더들은 기후변화, 에너지, 수자원 안보, 식량부족 등 글로벌 트렌드의 복잡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인구증가, 삼림벌채, 중산층 대두 등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 작용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비즈니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즈니스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영역에서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KPMG 2012a).”

 

2.기후변화와 글로벌 투자 동향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탄소 감축의무에 대한 합의는 경제위기와 선진국, 개도국 간 입장 차이로 구체적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으나 녹색기후기금 조성을 통한 투자자원 배분 노력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09년 말 제15차 기후변화총회부터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선진국의 장기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논의됐다. 2010년 제16차 기후변화총회에서 2020년까지 민간 부문의 투자를 포함하는 연간 10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출범이 합의됐다. 녹색기후기금 설계위원회(한국 포함 40개국)가 구성됐고 설계위원회는 녹색기후기금 운영지침을 제17차 기후변화총회에 제출해 승인받았다. 현재 녹색기후기금의 공식적인 출범을 위해 기금 이사회가 구성됐으며 기금 사무국 유치국가에 대한 선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차원의 거대한 자원배분에 대한 최초의 신호탄이며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녹색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빈곤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재정이 위축된 상황에서 각국의 개별환경에 맞는 적절한 조치와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민관합작방식의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투자모델이 효과적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기자본은 녹색기후기금과 같은 국제적 합의에 기반한 재원으로부터 조달해 민간투자 장벽과 리스크를 제거하는 한편 기업들의 녹색기술과 사업운영 노하우를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녹색기후기금 같은 공적 자금은 국제적 혹은 국가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재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장기적인 자본조달을 가능케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보증의 역할을 통해 추가적인 민간 자본 조달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KPMG 2011a).

글로벌 경제 리더들이 이미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하고 투자 약속을 선언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6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UN이 개최한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Rio+20 정상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우 정상회의는 20주년을 맞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으로녹색경제를 의제로 채택했는데 합의문이 도출되기 전에 흥미 있는 사건이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듀폰, 닛산 등 글로벌 은행과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 분야에 모두 5130억 달러( 60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기업들이 국제적인 행사에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 대상은 대부분 지속 가능한 발전과 관련된 녹색산업 분야들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총 60조 원을 탄소 저감 관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사회책임 활동, 빈곤퇴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월드뱅크는 20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자동차나 철도와 같은 친환경 운송수단이 여기에 해당된다. 듀폰 역시 지속 가능한 R&D 12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글로벌 은행들은 하나같이 금융감독 당국에 상당히 강도 높은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성장을 위해 지속 가능한 분야에 투자를 하겠다고 공허한 약속을 말할 입장이 못 된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막대한 자금을 여기에 쏟아붓겠다고 선언한 것은 녹색산업 분야를 성장가능성이 유망한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후변화를 투자 의사결정에 중요한 요소들 중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으며, 그러한 투자자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1년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 설문조사(Global Investor Survey on Climate Change)1 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험이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을 변화시키는 주요 위험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들은 부동산과 인프라와 같은 대체 자산에 대한 기후변화 위험 모니터링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12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 투자자들의 57%는 기후변화에 따른 투자대상의 위험과 기회를 평가했고 이 중 25% 이상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투자전략을 수정했다.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투자기준을 수립한 자산가의 숫자는 2010 57%에서 2011 67%로 증가했다. 세레스 투자 프로그램의 크리스토퍼 데이비스 이사에 따르면 2011년 미국에 닥친 가뭄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줬고 이는 투자자가 그들의 의사결정에 기후변화 이슈를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겨야 하는 예라고 언급했다(Financial Times 2012a). KPMG 2011년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LP(Limited Partner) 50%는 투자의사결정 시 GP(General Partner)의 녹색경영에 대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투자수익 감소와 금융시장 감소는 투자자의 녹색경영과 신흥시장으로의 관심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의 기업투자 시 녹색경영은 인수 여부, 가격협상, 보험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의 녹색경영이 브랜드가치, 이익극대화, 현금흐름, 이해관계자의 영향을 개선시키기 때문이며, 특히 투자 Exit 시 탄소, 에너지, 연료규제 관련 대응 등의 녹색경영은 기업가치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KPMG 2011b).

 

 

 

 

전 세계 주요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기업들에 대해 그들의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한 대응 성과를 평가하는 프로그램들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다. 운용자산 기준 70조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551개 금융기관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를 통해 매년 60개 국 3000여 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과 성과 정보의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들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탄소정보공개지수, 탄소성과지수를 평가해 참여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다우존스 증시는 글로벌 시가총액기준 상위 2500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 등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해 이 중 상위 10% 기업들을 모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를 구성, 그 재무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58개 업종별 지속가능성에 관한 최대의 벤치마크로 알려져 있다. 2011년 말 현재 15개 국 자산운용사들이 50여 건의 DJSI 라이선스를 획득해 상장지수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몇몇 주요 글로벌 기업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 평가 결과를 최고경영층의 보수 결정에 활용하고 있다.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평가를 담당하는 SAM사의 CEO인 마이글 볼딩거는스스로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기회와 위험요소들을 예측하고 관리할 능력이 되는 회사들이 경쟁적, 유동적인 세계비즈니스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주장한다(KPMG2012c).

또 주류 금융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이러한 정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자본시장 주요 매체들 중 하나인 블룸버그는 자사 단말기를 통해 관련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Global Sustainability Group의 글로벌 대표인 커티스 라베넬은 2010년 시작된 블룸버그의 지속가능경영 정보 수요가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KPMG2012c). 영국은 런던 증권거래소의 1400개 정도의 기업이 2013 4월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할 것을 발표했고 미국 기후공시표준위원회(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2007년부터 기후변화 보고 프레임워크(Climate Change Reporting)를 고안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들이 탄소배출 보고에 대한 정의와 방법론을 표준화하고 자본시장에서 효과적인 감시와 감독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일례로 2009, Trucost의 연구원들은 유럽 발전사인 RWE의 배출량이 덴마크 국가 배출량의 수준이라는 점을 발견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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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열

    - KPMG 삼정회계법인 CCS본부 실장
    - 포스코 수주공정실, 신사업개발실, 마그네슘사업부 근무
    - 현재 KPMG Korea의 CCS(Climate Change & Sustainability) 본부 기후변화전략실장
    - 국내 탄소 및 녹색 분야 전문가로 이와 관련한 정책 및 기업전략 프로젝트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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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찬

    김형찬

    -(현)KPMG 삼정회계법인 CCS본부 실장
    -(전)롯데쇼핑 기획팀, 에코아이 기후변화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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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우

    김성우

    - 서울대 겸임교수
    - 삼정 KPMG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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