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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CEO가 Design Thinker

조진서 | 111호 (2012년 8월 Issue 2)









편집자주

 

헤더 프레이저와의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됐으며 로트만 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국민대 경영학과 주재우 교수가 인터뷰에 참여했습니다.

또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성진원(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헤더 프레이저 (로트만 스쿨 디렉터) 인터뷰

 

로트만스쿨에서 가르치는 Design Thinking이란 무엇인가?

 

Design Thinking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그 핵심은당면한 문제를 인간중심으로 풀어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작업을 Design Thinking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디자인스쿨과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방식에서 힌트를 얻기 때문이다. 공감(empathy),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 시각화(visualization), 시스템화(systemization), 협동(collaboration) 등이 그런 방법들이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비즈니스스쿨들이 동의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내가 볼 때 Design Thinking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위와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도출한 좋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의 비즈니스로 적용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다. 기업들과 함께 Design Thinking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초반부에는 다들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곤 한다. 그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현실의 경영전략으로 발전시켜나갈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기업체에서 오래 근무해봤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로트만 스쿨에서는스리기어(3-gear) 접근법을 개발해 사용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Design Thinking에서는 첫 번째 기어, 그러니까 첫 단계에서는 공감 등을 통해 사용자를 깊이 이해하는 작업을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콘셉트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마지막 세 번째 기어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경영 전략으로 발전시키는 단계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는확장가능성(scalability)’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명의 뛰어난 사람을 고용하는 것도 쉽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프로젝트에 계속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 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업들이 Design Thinking으로 어떤 특정 문제를 푸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이 회사에 돌아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종종 ‘Design Thinking은 기존의 비즈니스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집어넣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분석적이고 시스템적인 면도 강조한다. 그래서 나는 사실 Design Thinking보다는 비즈니스디자인(business design)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로트만의 Design Thinking으로 효과를 본 사례를 말해달라.

 

토론토에는 Princess Margaret Hospital (PMH)이라는 유명한 암 전문 병원이 있다. 이 병원은 암 분야의 연구개발과 치료에서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지만 환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 병원에서는병원계의 포시즌(호텔)이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우리를 찾아왔다.

 

우리는 병원의 모든 부서에서 사람들을 불러모아 팀을 구성했다. 외과의사, 진단방사선과의사, 간호사, 제약사, 행정직원, 환자와 환자 가족들까지 포함됐다. 그러면서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해봤다. 기술적인 질문이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에 대한 질문이었다. 온천 리조트라면 어떻게 했을까?’ ‘비행기 1등석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식의 비교 질문도 의도적으로 던졌다.

 

그 결과 수백 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우리는 그를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환자들도 계속 개입시켰다. 결국 지금 그 병원의 환자들이 겪는 경험은 엄청나게 개선됐고 환자와 스태프 모두에게 만족스럽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탄생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예전에 의사들은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가 얼마나 대기했는지 모른 채 진료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의사들이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에 현재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자동적으로 통지해준다. 이는 의사들이 환자를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도록 방치하는 것을 방지하며 더 나아가 환자와 의사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신뢰를 높여준다. 병을 잘 고치는 것만이 환자가 원하는 모든 것이 아니라는 관찰을 이용한 것이다. 또한 병원 전체 조직이 이러한 Design Thinking 과정에 다 같이 참여했다는 것도 의의가 있었다.

 

또 다른 예는 제과회사인 네슬레(Nestle)의 이야기다. 네슬레는 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초콜릿 신제품을 만드는 작업을 로트만과 함께 진행했다. 이번에도 우리는 마케팅, 연구개발, HR, 영업 팀 등 다양한 부서의 사람들과 초콜릿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모아 팀을 구성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네슬레는건강한 식품을 만드는 회사로 보이기 원했고, 새로 기획하는 초콜릿도 건강함과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했다. 따라서 칼로리를 어떻게 낮출 수 있는가가 문제의 핵심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고객들을 불러서 의견을 들어보니 완전히 다른 얘기를 했다. 고객들은 무슨 소리야? 초콜릿 그 자체가 좋은 음식이잖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람들이 초콜릿을 먹는 이유는 초콜릿이 행복감을 주고 기분을 올려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더 좋은 품질이지 더 낮은 칼로리가 아니었다. 물론 칼로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므로 프로토타이핑 과정에서 개당 사이즈를 줄여 민감한 사람들이 칼로리 걱정을 덜도록 했다. 요컨대 우리는 고객들이 초콜릿으로부터 원한 것은 육체적 웰빙이 아니라 정신적 웰빙, 멘탈 웰빙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디자인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경영자에게 디자인마인드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가?

 

나는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Design Thinking이 지겨운 일이라거나 보통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 모든 경영자는 기본적으로 Design Thinking을 한다.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나 창업자들은 모두 Design Thinker들이다. 그들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 그리고 디자인과 이성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누구나 일곱 살 때는 새로운 기회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정보를 하나의 바늘로 꿰맬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자라면서, 교육을 받으면서 그런 재능을 머릿속 뒤로 미뤄놓았을 뿐이다. 또한 그동안 기업경영에서 리스크 관리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기업 고위임원들과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그들의 눈이 아직도 반짝거리고 있음이었다. Design Thinking을 설명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한번 해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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