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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의 미래

소통과 공감, 사용자와 개발자가 하나되다

윤명환 | 106호 (2012년 6월 Issue 1)




편집자주
본 원고는 필자가 2012년 3월 발표한 모바일 UX 콘퍼런스의 기조연설 내용을 위주로 필자의 과거 연구 결과를 임의로 추가해 재구성한 자유로운 형식의 글로서 학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이론과 견해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많은 이들이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놓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극대화한 대표적 사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UI와 UX가 정확하게 어떤 개념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정의를 갖고 있기보다 모호한 개념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이는 UI/UX가 역사적으로 다양한 뿌리에서 탄생했고 본질적으로 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데 어느 정도 원인이 있다. 많은 산업·시각 디자이너들은 UI/UX가 미술대학 교육과정인 산업디자인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하나의 학문 분야로 인정되기보다 일부 전공자들의 모임(community)에서 다루는 연구 분야라고 간주하는 경향도 있다. 그 자체로서 독립적인 연구 분야이지만 많은 업무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실용 분야이기도 하다. 중요한 사실은 이 분야가 이제 새롭게 떠오르는 혁신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UI/UX는 ‘설계 과학(design science)의 한 분야에 해당하는 실증적 연구 주제로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적인 방법론 혹은 인지심리와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인공물(artifact)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구현하는 학문이나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직까지 UI/UX가 대학에서 독립적인 학과로 존재한다거나 UI/UX만을 취급하는 전문 학술지가 오랫동안 발행되는 수준은 아니다. 반면 UI/UX의 먼 아버지쯤 되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는 어느덧 학문으로서, 또 과학이나 교육과정으로서 상당히 자리매김했다. HCI 분야도 20년 전에는 UI/UX와 비슷한 처지였다고 감히 생각해 볼 때 UI/UX 분야도 이와 비슷한 진화 과정을 따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UI/UX
는 <표1>에 제시된 것처럼 크게 네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요소들은 서로 연관돼 있을 수 있지만 그 연관성 여부를 실제 증명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UX가 위 네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UI/UX가 발전한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41년에 허버트 사이먼 교수1 로부터 시작된 실용 인지과학의 역사가 바로 현대 HCI 의 한 뿌리이며 그의 제자인 알란 뉴웰 박사의 이 UI/UX연구의 시작이 됐다는 점이다. UI/UX는 바로 이 HCI의 기본철학, 즉 사람과 컴퓨터가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원칙을 인지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사이먼 교수는 그의 일생 동안 끊임없이 인간의 합리성을 구조화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러한 합리성은 컴퓨터라는 논리적 연산기를 이용해 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오늘날 행정학에서 절차의 합리성(procedural rationality), 컴퓨터 과학에서의 논리 연산기능 등은 바로 사이먼 교수의 철학이 구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이로부터 파생된 UI/UX의 진화 또한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및 절차적 합리성의 개념과 멀지 않다.
 
초창기 UI/UX 연구자들은 기본적으로 시스템의 사용편의성(usability)을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컴퓨터 시스템의 생산성 측면에서 연구했다. 이에 따라 연구의 초점은 사용편의성 그 자체보다는 상호작용의 불합리한 측면과 사용자로서 인간의 오류 가능성을 제거하는 데 뒀다. 1980년대 전형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시각적 표시장치(visual display)와 MS-DOS 시스템처럼 키보드를 이용하는 명령형 인터페이스였다. 당시 핵심 주제는 컴퓨터의 성능이 기본적인 상호작용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가와 같은 것이었다.
 
당시에는 UI/UX 가 구현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수준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연구자들은 메뉴의 개수, 메뉴의 위치,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설계 등을 어떻게 해야 작업효율을 높이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가 정도의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합리성에 근거한 UI/UX의 철학은 이후 IT의 발달과 사용편의성의 비중이 점차로 커지면서 지난 20년 동안 급속도로 발전했다.2 21세기에 들어서는 일상제품에서 인간공학(ergonomics)과 사용편의성은 더 이상 어려운 단어가 아니며 많은 기업들이 제품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 중심설계(UCD·User-Centered Design)와 사용성 평가(UT·Usability Testing)를 공식절차로 사용하고 있다.
 
UI/UX는 21세기 정보혁명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HCI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주목할 만한 추세는 Web 2.0 이후의 변화로서 UCC(User Created Contents)로 대표되는 인터넷 기반의 출현이다. 콘텐츠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기 시작하는 새로운 현상은 전통적인 UI의 구성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켜 다수의 사용자가 전자메일, 문서처리 소프트웨어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블로그나 위키피디아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정보의 전달이나 구성방식은 과거 상의하달(top-down) 방식에서 하의상달(bottom-up) 방식으로, 일방향 교류에서 쌍방향 교류로 변하고 있으며 심지어 개인이 정보의 가공 및 재생산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 생태계가 탄생해 급성장했고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컴퓨팅 시스템의 주류로 발전했으며 온라인상에서 자유로운 개인 간 상호작용이 인류 최초로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이용한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의 개념이 탄생했으며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한 사용자 상호작용 형태는 또다시 새로운 UI/UX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우리가 친근하게 느끼는 앱스토어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는 확대 재생산돼 삶의 질 향상 및 즐거움을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및 동기화 서비스의 등장은 다양한 IT기기에서 발생하는 콘텐츠를 네트워크 방식으로 연결해 새로운 서비스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처럼 비교적 최근의 변화들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제품과 서비스의 플랫폼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UI/UX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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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명환

    - (현) 서울대 휴먼인터페이스 소장
    - (현) 공과대학 미래융합 최고과정(FIP) 주임교수
    - ㈜하이터치 연구개발 실장
    - 포항공대 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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