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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구축 방법론

아키텍처&거버넌스: 연결해 구축하고 스마트하게 배분하라

김창욱 | 103호 (2012년 4월 Issue 2)


기업 간 경쟁이 점점 플랫폼 간 경쟁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어떤 플랫폼에 참여할까를 고민하는 수준이지 플랫폼을 창출하거나 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나서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나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기업도 많다. 역량의 부족만 탓할 뿐 플랫폼 주도 기업으로 나서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은 드물다.

 

하지만 플랫폼 주도 기업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IBM의 외주업체에 불과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PC의 플랫폼을 장악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휴대폰 시장의 신참 기업인 애플이 거함 노키아를 침몰시킬지 누가 알았겠는가. 어떤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좌우된다. 플랫폼이 될 요소를 가졌느냐, 못 가졌느냐는 중요치 않다. 나를 어떻게 플랫폼 기업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스스로 플랫폼을 창출해 플랫폼 주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플랫폼 전략의 구사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플랫폼 주도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것을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을까? 플랫폼 전략은 내 것을 플랫폼으로 만들고 내가 플랫폼 제공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이다. 내가 제공하는 것을 토대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되고 많은 기업 및 사용자의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전략의 핵심이다. 이는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것을 토대로 커다란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겠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플랫폼 전략은 플랫폼 자체에 대한 전략이 아니라 플랫폼을 둘러싼 시스템에 대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내 것을 토대로 한 시스템 만들기라는 관점에서 플랫폼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플랫폼 전략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로서 플랫폼을 둘러싼 두 가지 시스템인 가치복합체와 사업생태계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이 두 시스템을 잘 형성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설명한다. 이 두 시스템의 골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아키텍처와 거버넌스다. 따라서 두 시스템을 잘 형성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선 아키텍처와 거버넌스를 잘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플랫폼 전략은 아키텍처와 거버넌스, 이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을 둘러싼 두 시스템

플랫폼은 단독으로 최종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다. 플랫폼은 가치 있는 것이 만들어지는 기초이자 그것이 전달되는 통로다. OS(Operating System)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그 위에서 만들어지고 그것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인텔의 CPU나 도요타의 차체, 월마트의 물류시스템, 아마존의 온라인 매장이 모두 플랫폼이다. 이들은 모두 가치가 창출되는 무대이자 전달되는 통로다. 많은 가치 있는 것들이 플랫폼 위에 얹혀서, 혹은 그것을 통해서 제공된다. 플랫폼은 그것에 무언가가 연결되고 결합될 때 비로소 가치 있는 것이 된다. 연결돼 있다는 것은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기업이나 소비자들 역시 플랫폼을 매개로 서로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이나 소비자들은 플랫폼을 매개로 가치를 서로에게 공급하고 소비하면서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있게 된다. 애플 아이폰을 매개로 애플과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개발자, 콘텐츠 제공업자가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상호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은 역시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플랫폼은 다양한 가치, 다양한 참여자와 결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플랫폼은 시스템의 구성요소다. 플랫폼 단독으로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플랫폼을 둘러싼 시스템 전체를 봐야 한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두 가지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다양한 가치 있는 것들의 시스템이고, 둘째는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의 시스템이다. 전자를 가치복합체라고 한다면 후자는 사업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가치복합체

가치복합체(Value Complex)란 다양한 제품, 서비스, 기술 등이 서로 결합되고 연결돼서 함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집합을 지칭한다. 윈도(Windows)는 그 자체보다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PC 본체, 주변기기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복합체를 형성했을 때 비로소 가치를 제공한다. 이때 윈도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PC 본체, 주변기기 등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플랫폼을 중심으로 연결된 각종 제품과 서비스는 플랫폼에 연결됨으로써 비로소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그 무엇이 된다. 무선 통신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퀄컴의 CDMA 기술은 무선 통신 서비스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CDMA 기술은 부품, 장비, 단말기 간에 공통의 연결 축 역할을 하는데 이들이 결합해 무선 통신 서비스라는 통합된 가치를 제공한다. 윈도나 CDMA 기술을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이와 연결된 각종 제품과 서비스는 보완제품과 보완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에 연결되고 그 위에 얹힘으로서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가리킨다.(커피와 설탕처럼 효용이 서로 보완적인 경제학의 보완재 개념과는 다른 것이다.)

 

이 가치복합체가 얼마나 우월하고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플랫폼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이 가치복합체다. MS-DOS는 그 자체로는 훌륭한 OS라고 할 수 없었지만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값싼 호환 PC와 주변기기들 덕분에 애플PC에 비해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가치복합체를 어떻게 구성할까가 플랫폼 전략의 첫 번째 과제다.

 

사업생태계

사업생태계(Business Ecosystem)는 플랫폼 제공자, 가치 공급자, 소비자 등이 플랫폼을 매개로 서로 상호작용하며 얽혀 있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플랫폼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이 만들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의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애플의 생태계에는 플랫폼 제공자인 애플을 중심으로 통신업자,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자, 콘텐츠 제공자, 스마트폰 사용자가 상호작용하고 있다. 사업생태계의 참여자 중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을 중추기업이라고 정의하고 그 외의 기업을 보완기업으로 정의하자. 그러면 사업생태계는 중추기업, 보완기업, 소비자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 된다.

 

사업생태계에서는 참여자들 사이에 가치를 제공하고 그것에 돈을 지불하는 순환이 일어남으로써 이들이 함께 생존하고 성장한다. 보다 많은 보완기업에 의해 다양하고 풍부한 가치가 창출되고 이것이 소비자에게 원활히 전달돼 소비될 때 사업생태계는 성장한다. 이 사업생태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성장시킬 것인가가 플랫폼 전략의 두 번째 과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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