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Review

Make, Buy, Ally 자유자재로 선택하는 동태적 역량 키워라

101호 (2012년 3월 Issue 2)

 
 

1.
개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Make-or-Buy’ 의사결정 순간을 경험하면서 살고 있다. 많은 주부들은 김치를 직접 담글 것인지(make), 아니면 대형마트나 온라인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기업이 담근 김치를 구매할 것인지(buy) 선택의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사업가라면 누구나 독자적으로 사업을 꾸려 나갈지, 아니면 신뢰할 만한 다른 기업으로부터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더 나은 성과, 결과, 수익을 얻기 위해 어떤 형태로 관련 활동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관한 고민인 것이다.
 
‘Make-or-Buy’ 혹은 ‘생산-또는-구매’ 의사결정은 경영학 및 경제학을 접하고 있는 학자, 학생뿐 아니라 경영실무자, 공공기관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조직을 구성해 재화나 서비스를 창출하며 생산 활동을 영위하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항상 고민해야 할 효율성과 관련된 주요개념이다. 물론 개인 및 기업이 단독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란 이 세상에 거의 없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다양한 공식·비공식 조직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과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결정적인 일을 수행함에 있어 개인·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할지, 혹은 다른 개인이나 조직과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고 공동으로 수행할지 택일해야 하는 경우 ‘Make-or-Buy’는 핵심의제가 된다.
 
논의의 범위를 기업 활동으로 한정한다 하더라도 ‘Make-or-Buy Decision’은 다양한 기능별 활동에서 광범위하게 요구된다. 제품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부품업체로부터 공급받을지(buy), 아니면 회사 내부에서 직접 생산할지(make), 기술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내부 인력으로부터 습득·조달할지(make), 아니면 외부기관으로부터 습득할지(buy), 원자재는 계속해서 외부 공급업체로부터 조달받을지(buy), 아니면 독자적으로 생산할지(make), 마케팅/판매활동은 직접 수행할지(make), 아니면 전문가 그룹에게 맡길 것인지(buy) 등이 모두 그 대상이다.문제는 ‘Make’와 ‘Buy’ 중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그 결정에 따라 기업의 범위(Organizational Boundary)가 확장되거나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현금흐름, 비용구조, 경영전략 등에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결국 ‘Make-or-Buy Decision’은 기업의 경쟁력과 흥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판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본 기고문은 ‘Make-or-Buy Decision’에 관한 학자들의 그간의 연구 성과를 리뷰해 보면서 이론적 개념을 명확히 하는 한편 관련 이론들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이들의 이론적, 실무적 함의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또 기술 환경, 산업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현재 전개되고 있는 다른 차원의 ‘Make-or-Buy’의 논의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Make-or-Buy’는 그 연구대상과 범위, 분석방법 등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돼온 주제이므로 한정된 지면에 모든 것을 집약해 일반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주요 학술논문에 게재된 개괄적 논의를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2. ‘Make-or-Buy’의 개념
 
앞서 언급한 것처럼 ‘Make-or-Buy’는 우리말로 ‘생산-또는-구매’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사전적 의미이며 실제로 ‘Make’와 ‘Buy’에 해당되는 기업활동들은 매우 다양하다. ‘Make’는 경우에 따라 ‘In-House’ ‘Hierarchical Governance’ ‘Internalization’ ‘Internal Governance Mechanism’ 등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기업 내부 자원이나 역량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형태의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라고 할 수 있다. 경제활동 수행에 있어 기업 외부의 제3자 개입이 완전히 배제된 지배구조 형태로서 해당기업이 100% 소유권(Ownership)과 통제력(Control)을 보유하게 된다. 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병해 소유권과 통제권을 자신의 기업으로 넘겨받아 경제활동을 추진한다면 이 역시 ‘Make’에 해당된다. 반면 ‘Buy’는 ‘Arm's Length Market Transaction’과 혼용되며 일부 학자는 ‘Outsourcing’의 의미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Buy’는 필요한 역량이나 자원, 원재료 등을 내부 조달이 아닌 제3자로부터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에 필요한 설비나 서비스를 직접 마련하지 않고 타 기업으로부터 구매하는 것 등이다. 구매 시 필요조건, 요구사항 등은 계약을 통해 명시하고 공급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일정 기간 공급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Buy’의 개념이 좀 더 광범위하게 정의되고 있기도 하다. ‘Make’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형태의 지배구조형태를 ‘Buy’에 포함시켜 ‘Externalization’ 또는 ‘External Governance Mechanism’으로 표현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들은 제3자가 어떤 형태로든 계약을 통해 참여나 개입을 하게 되는 경우 모두를 ‘Buy’ 항목에 편입시키고 있다. 또 다른 학자들은 ‘Make’와 ‘Buy’의 중간에 ‘Ally(제휴)’라는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를 추가로 제시하기도 한다. ‘Ally’는 ‘Strategic Alliance’ ‘Cooperative Agreement’ ‘Cooperative Relationship’ 등의 용어와 같이 사용된다. ‘Ally’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상호지분투자를 통해 공동으로 권한과 통제력을 행사하며 계약에 근거한 장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합작투자(Joint Venture)가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Make’와 ‘Buy’의 의미와 정의가 다양하게 표현되는 이유는 산업별로 활용되는 범위와 상황이 다양하고 실제로 기업이 선택하는 옵션 역시 매우 다양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Make-or-Buy’ 선택 상황은 크게 기업의 수직적 활동영역(Vertical Boundary)과 수평적 활동영역(Horizontal Boundary)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수직적 활동 영역에서의 ‘Make-or-Buy’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원재료 구입, 생산, 마케팅, 판매, 재고관리, 인적자원, 정보시스템 등 가치사슬(Value Chain)을 구성하고 있는 활동들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나갈지, 아니면 시장으로부터 조달받을지를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수평적 활동 영역에서의 ‘Make-or-Buy’는 지역적 확장, 제품(또는 기술)군의 확장을 독자적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거래나 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3. Make-or-Buy의 이론적 논의
 
‘Make-or-Buy’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연구가 진행돼 왔다. 먼저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Break-even Analysis’ ‘Allocating Overhead Method’ ‘Marginal Costing’ 등의 툴을 이용해 ‘Make’와 ‘Buy’ 각각의 비용을 상호 비교하는 방식의 접근을 추구하고 있다. 기업의 역량과 기술을 활용해 규모 또는 범위의 경제를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찾는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두 번째 거래비용분석 관점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접근법으로 거래활동이 수반하는 특성에 따라 ‘Make’와 ‘Buy’의 거래비용을 상호 비교하는 방식의 접근을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전략적 관점은 주로 기업의 현금흐름과 연결 지어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Make’와 ‘Buy’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투하자본, 자본조달비용, 리스크, 기대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이 3가지 관점은 상호 독립적이라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실증연구에서도 특정 관점을 고수하기보다 통합적인 모델을 도출해 검증을 시도하는 논문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지난 35년간 ‘Make-or-Buy’에 대해 개념·이론적 논의와 함께 많은 실증연구들이 수행돼 왔는데 시대에 따라 연구 패턴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930년대 후반 영국의 경제학자 코스(Coase) 교수로부터 본격화된 관련 연구는 1970년대 중반까지 주로 자산의 특화성(Asset Specificity)과 기회주의적 행동(Opportunistic Behavior)이 기업의 수직적 통합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의 기본적 원칙을 개념화하고 측정하며 검증하는 작업에 치중됐었다. 그러나 1980, 90년대의 실증연구는 이를 벗어나 같은 산업 환경하에서 회사마다 ‘Make-or-Buy Decision’이 천차만별인 원인을 각 회사가 처한 계약환경이 서로 다른 데서 찾고자 하면서 계약환경(Contracting Environment)과 ‘Make’를 선택으로 인해 얻는 이득(Ownership Incentive)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Make-or-Buy’ 연구에서 매우 자주 활용된 이론들을 간략히 기술해 본다.
 
3-1.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희소하고 유한한 내부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Make-or-Buy Decision’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생산 활동을 모두 내부에서 수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일정 부분 외부와의 거래를 통해 달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활동의 일정 부분은 내부에서, 다른 부분은 외부 거래를 통해서 수행하면서 그 결과로 기업 활동의 경계(Boundary)가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Make-or-Buy’의 학문적 논의는 기업 활동의 경계 결정(Boundary Decision)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1937년 런던정경대(LSE)의 코스(Coase) 교수가 발표한 이라는 에세이는 관련 논의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왜 인간은 경제 활동을 경제 주체 간 계약이 아닌 굳이 기업이라는 조직을 구성해 내부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코스 교수의 질문은 경제학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는 자율시장 경제체제에서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형성된 가격을 통해 자유롭게 교환돼 이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 흡수된다는 것이다. 즉 시장이 자연스럽게 기업의 활동 범위를 결정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시장의 기능이 그렇게 완벽하다면) 기업은 왜 시장 메커니즘에 의지하지 않고 굳이 ‘Make’라는 선택을 통해 기업 내부의 활동 영역(Boundary)을 확장시키는 것일까? 코스 교수는 시장 거래를 통해 필요한 재화나 자원을 습득할 수 있더라도 이에 따른 거래비용1 이 점점 커지면 이들을 더 효율적으로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체계(Hierarchy), 즉 ‘Make’를 선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코스 교수의 질문과 답변은 당시 경제학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키고 ‘기업은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 지배, 조정, 관리, 배분, 운영을 하는가’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코스 교수의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2 은 가격 메커니즘에 의한 거래의 비용이 커짐에 따라 그 대안으로 기업이 생성되고 또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음을 설명하는 데에는 기여했지만 여전히 많은 한계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어떤 활동은 기업 내부에서 수행하고, 또 어떤 활동은 시장거래를 통해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그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이 질문은 코스 교수의 에세이가 나온 지 30년이 지난 1970년대 중반까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1975년 윌리엄슨(Williamson) 교수는 라는 저서를 통해 그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이 질문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는 ‘Hierarchy’와 ‘Market’(또는 ‘Make’와 ‘Buy’)을 구별 짓는 가장 큰 요소는 통제수단(Control Instrument)과 인센티브(Incentive systems)라고 주장한다. 기업의 활동(또는 거래, transaction)이 높은 수준의 다양한 통제수단을 요구한다면 ‘Hierarchy’를, 그렇지 않다면 ‘Market’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기업 활동별 성격에 따라 ‘Make-or-Buy Decision’의 방향성을 분석했는데 예를 들어 활동(또는 거래, transaction)의 성격이 다른 용도로 전환이 어려운 기업의 고유한 인적·물적 투자를 요구하거나(asset specificity) 해당 활동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적, 기술적 불확실성(uncertainty)이 존재한다면 계약을 통한 시장거래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봤다. 계약 당사자 간 기회주의적 행동, 억류현상(Holdup problem)과 불확실성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불완전한 계약관계로 인해 상호 분쟁만 야기해 거래비용만 커질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통제력이 높은 ‘Hierarchy’ 방식으로 기업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다른 반도체 업체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삼성전자만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 부품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부품은 다른 업체에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특화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품을 만드는 한 벤처기업(A사)에서 공급받을 수도 있지만 만약 시장에서 이런 거래를 지속하다가 A사가 납품 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할 때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A사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A사도 삼성 이외의 다른 반도체 기업에 부품을 팔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투자에 따른 위험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거래에 따른 위험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제반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한 거래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특화성이 높은 부품에 대해 시장거래보다는 내부적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슨 교수의 주장은 코스 교수의 거래비용이론을 한 단계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Make-or-Buy Decision’에 대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고 기업이 수직적 통합을 선택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3 이후 많은 후속 연구를 이끌어 낸 것 역시 그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3-2. 자원기반이론(Resource Based Theory)
 
자원기반이론은 경영전략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이론으로 기업 경쟁우위의 원천을 규명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기업이 추구해야 할 활동이 무엇인가를 주된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기업을 ‘Black Box’로 치부하고 있는 경제학자들과 달리 기업 내부의 자원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진다. 1959년 펜로즈(Penrose) 교수가 <경영자원론적 기업론>을 발표한 후 1984년 워너펠트(Wernerfelt) 교수가 이를 계승했는데 이는 핵심역량(Core Competence), 독보적 역량(Distinctive Competence) 등의 개념의 토대가 됐다. 이 이론 역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Make-or-Buy Decision’ 연구사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으며 무엇보다 거래비용이론과 상반되는 논리를 보여주기에 학자들의 비교연구 툴로 많이 응용되고 있다.
 
이 이론은 거래비용이론에서 제시하는 거래비용의 특성, 즉 기회주의적 행동, 억류현상, 불확실성 등에 따른 ‘Make-or-Buy Decision’이 기업 고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기에 비현실적 설명이라고 비판한다. 기업 고유의 특성(역량, 경험, 습관, 역사 등)은 분명 의사결정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기 마련인데 경제학자들이 이를 모두 같은 조건으로 가정(‘Other Things Being Equal’)하고 있어 이 부분에 큰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원기반이론은 기업이 내부 메커니즘(make)을 선택하는 것을 시장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파트너의 기회주의적 행동, 그리고 이로 인한 추가적 거래 비용을 제거하기 위해서가 아닌, ‘Make’를 선택할 만한 충분한 내부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바꾸어 말하면 기업이 ‘Make’라는 선택을 하고 싶어도 그만한 내부 역량이 없다면 잠재 거래 파트너의 기회주의적 행동이나 그들과의 불미스런 분쟁이 예상되더라도 시장거래(market)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Make-or-Buy Decision’은 최소의 거래비용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최대의 가치창출을 위한 선택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유통망을 필요로 하는데 그 유통망을 제공할 현지 업체가 단 하나밖에 없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또 A기업은 그 나라 유통망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거의 없다고 가정하자. A기업은 현지 유통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하는가(make), 아니면 현지업체와의 계약을 통해(buy) 구축해야 하는가? 거래비용이론에 따르면 현지 업체는 유일한 업체이므로 계약 시 까다로운 요구조건, 이기적 행동 등의 리스크가 야기될 수 있고 이로 인한 거래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A기업은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반면, 자원기반이론에 따르면 A기업이 사전 지식과 현지 정보가 없으므로 독자적으로 유통망을 설립할 경우 엄청난 비용, 시간, 역량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이는 비효율적이다. 비록 거래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시장거래를 통해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치창출에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두 이론은 같은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처방을 내놓는다.
 
결론적으로 자본기반이론은 기업의 활동 영역이 거래의 특성이 아닌 기업의 역량 수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정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업의 기술적, 경영관리적 노하우나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면 비록 상대의 기회주의적 행동에 따른 거래비용 리스크가 있더라도 계약을 통한 시장거래 방식이 가치창출에 더 효과적이다. 여기에 수반되는 비용은 어차피 독자적 수행 시 소요되는 내부 습득 비용 등에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 즉 특정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내부 역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없다면 내부 활동과 시장거래 중 어느 선택이 습득 비용 측면에서 더 효율적인지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기반이론의 논리는 기술집약적 산업에서의 ‘Make-or-Buy Decision’을 설명하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소프트웨어산업 등과 같은 첨단산업은 기술 수명 주기도 짧고 투자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 따라서 거래비용이론 관점에서는 시장 거래나 협력을 통한 공동 기술개발은 잠재적 거래 비용의 리스크가 커 ‘Buy’를 통한 기업 활동을 영위하기에 좋은 산업 환경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첨단 바이오기업, 소프트웨어기업은 내부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혁신과 기술개발 능력의 한계로 인해 타 기업과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Boundary Decision’에 있어 거래비용적 요소보다 기업 내부 역량과 수준을 우선 고려한 선택의 결과다. 단독으로 추진할 역량이 없다면 언제든 타 기업과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3-3. 기업전략(Corporate Strategy)적 관점
 
앞서 언급한 이론들에서는 ‘Make-or-Buy’ 선택의 선행조건이 논의의 주된 주제였던 것에 비해 경영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업전략적 시각에서는 ‘왜 글로벌 기업들이 ‘Make’와 ‘Buy’를 끊임없이 반복하는가, 또 어떤 선택 패턴이 존재하는가’ 등의 질문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들은 기업들이 ‘Make-or-Buy’를 통해 끊임없이 규모를 키웠다 줄였다를 반복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영혁신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1962년 챈들러(Chandler)는 기업은 성장, 혁신을 위해 수직적 통합의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는 기업의 궁극적 목적은 혁신이며 이는 집단적 조직구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혁신 활동은 공통된 언어, 습관, 규범 등이 그 바탕이 돼야 하는데 기업 조직이야말로 서로 다른 경제주체를 하나로 통합해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시켜 나가기에 최적화된 수단이라는 것이다.
 
챈들러의 이 같은 주장은 1970년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수직적 통합에 의한 기업 규모의 확장을 설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수직적 통합 기업이 실제로 더 나은 영업성과를 나타낸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Make’는 다국적 기업들에 필수적 경쟁 전략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이후 혁신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기업이 독자적으로 모든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어렵게 됐다. 이에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조직 구성을 통한 기업 내 집단적 혁신 노력은 이제 각 기업의 혁신 조각을 하나둘 모아 하나의 커다란 혁신을 이루는 ‘Open Innovation’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파트너십을 통한 혁신의 개념이 소개됐다. 1980, 90년대 포스트 챈들러(Post-Chandler) 시대에 많은 기업들은 ‘Buy’를 통한 ‘Decentralized Innovation’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고 학자들 역시 파트너십, 핵심역량 강화, 집중과 선택, 수직적 통합이 아닌 ‘Vertical Specialization’ 등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open innovation’은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Buy’ 옵션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기 위한 연구로 계약자, 거래업체와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전략, 장기적 관계 유지, 상호 학습 등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에서 수직적 통합의 부활이 감지되고 있다. 학자들은 IBM, 소니, 애플 등 첨단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재통합(Re-Integration) 움직임을 그동안의 ‘Decentralization’을 통해 자신만의 역량에 집중하는,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적 혁신 모델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현재와 같이 치열한 경쟁 환경하에서는 원스톱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강한 시장지배력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혁신의 초점이 모아져야 하며, 다국적기업들의 수직적 통합으로의 회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전략적 관점의 학자들은 ‘Make-or-Buy Decision’을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 선택의 하나이며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Make’와 ‘Buy’의 선택이 트렌드처럼 번갈아 나타나고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이론의 단편적 설명에 의존해 실제 기업의 ‘Make-or-Buy’를 설명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3-4. 기타 이론적 관점들
 
‘Make-or-Buy’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다른 이론적 틀로는 신고전주의적 모델(Neoclassical economics)과 제도이론(Institutional Theory)이 있다. 이들은 ‘Make’와 ‘Buy’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신고전이론에서는 ‘Make-or-Buy Decision’을 기업이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보유자원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판단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크기의 내부적 역량과 투자(make)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갈수록 불확실해져가는 시장 상황과 수요를 무시하고 투자에 몰입하는 것 역시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다.
 
한편 제도이론에서는 제도 환경의 여러 요소들(법률, 규범, 규칙, 관습 등) 혹은 기업 내외부의 제도적 압력이 ‘Make-or-Buy Decision’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이론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특성, 공급자의 영향력, 소비자들의 지역적 특성 등이 ‘Make-or-Buy Decision’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합리성에 기초한 기존 경제학의 논리와는 매우 상반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3-5. 실무적 차원의 접근
 
 
‘Make-or-Buy Decision’에 대한 대부분의 이론들은 비용(Costs)을 의사결정의 핵심변수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무자들은 비용 이외에도 매우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고 있으며 실증 연구에서의 시사점보다는 매뉴얼 타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도 한다. 이들 관점에서 ‘Make-or-Buy Decision’은 경제학적, 사회학적, 정치학적 요소를 모두 반영하는 의사결정이며 기업 내부의 기술개발, 제조 과정, 비용 관리, 공급 체인 관리, 물류, 지원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프레임워크(Framework)가 유용하다.(그림1) ‘Make-or-Buy Decision’은 일반적으로 3단계 프로세스를 통해 결정되는데 1단계는 준비 단계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Make-or-Buy Decision’이 과연 필요한 사안인지를 판단한다. 2단계에서는 각 요소들에 가중치를 부여한 후 내부 자원(In-House)과 외부 공급자(External Supplier)를 활용할 때의 각각의 성과를 비교해 더 나은 방식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판단근거는 기업 내 각 기능 부서 간 워크숍을 통해 결정한다.4 마지막 3단계에서는 ‘Make’와 ‘Buy’를 선택했을 경우 각각의 예상 성과를 종합 스코어화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Make-or-Buy Decision’에 대한 이와 같은 시스템적 접근은 사용 당사자들 각각의 상황에 맞는 자의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고유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지침으로 평가되고 있다.
 
4. Make-or-Buy의 이론적 확장
 
 

 

기존 학문적 논의는 ‘Make’와 ‘Buy’의 두 가지 형태 중에서의 합리적 선택에 관한 이슈가 대부분이었다. ‘Make’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통제와 조절을 통해 경제활동을 추진하는 장점을 가진 반면 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적응하거나 높은 수준의 유인(Incentive)을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Buy’는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높은 수준의 유인책을 제공할 수 있으나 조절과 통제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처럼 ‘Make’와 ‘Buy’는 서로 상충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표1>은 기업이 ‘Make’과 ‘Buy’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를 요약했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은 ‘Make-or-Buy Decision’ 상황에서 양자택일이 아닌 두 형태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지배형태를 선택하고 있다. 이른바 기업 간 전략적 제휴가 여기에 해당된다.
 
 

 

전략적 제휴란 합작투자(Joint Venture)로 대표되는 기업 간의 협력형태를 뜻한다. 공동 지분참여를 통한 협력 형태의 지배구조를 선택해 경제활동 수행에서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와 투자비용을 분담하는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이를 ‘하이브리드(Hybrid)’라고 일컫기도 한다. ‘Hybrid’는 계약을 통해 각 기업이 특정 업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에서는 ‘Buy’와 유사하지만 참여 기업들의 지분투자로 인해 이보다 훨씬 더 높은 몰입도를 보인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고 나면 참여 기업 간 계약의 소멸로 관계가 해지된다는 점에서 ‘Make’보다는 몰입도가 낮은 지배형태라고 할 수 있다. 관계를 지배하고 있는 계약의 강도, 가변적 외부환경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역량, 유인책의 강도, 행정적 조절 능력 등의 측면에서 ‘Make’와 ‘Buy’의 중간적 성격을 띠는 것이다.학자들은 ‘Hybrid’를 ‘Make’와 ‘Buy’의 장점만을 취합한 제3의 지배형태로 규정한다.(<표2>는 ‘Make’, ‘Buy’, ‘Hybrid’의 구조적 특성을 각각 비교했다.) 이와 같은 ‘Hybrid Governance’의 등장으로 기존의 ‘Make-or-Buy Decision’ 연구는 ‘Make-or-Buy-or-Ally Decision’으로 한층 더 세분화돼 기업활동 시 합리적인 지배구조(Governance Structure) 선택에 대한 연구로 발전하게 됐다.
 
한편 많은 사회학자들은 경제학적 개념위주로 진행돼온 ‘Make-or-Buy Decision’ 연구가 관계적 계약(Relational Contracting), 신뢰(Trust), 평판(Reputation), 사회구조 안에서의 위치(Social Network Position) 등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거래의 특성이나 기업의 전략적 목표, 시장의 특수성 등만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본 자동차산업에서의 제조업체와 부품업체 간 장기 공급계약이 좋은 예다. 기존의 경제학적 논리에 의하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자산특화성이 높은 투자가 요구되고 핵심부품을 한두 업체로부터 장기간 조달받을 경우 부품업체의 기회주의적 행동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는 수직적 통합을 통해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자동차 업계는 30년이 넘는 장기간 동안 제조업체와 부품업체 간 무리 없이 계약을 지속해 오며 세계 최고의 고품질·저비용 구조로 성장했다. 사회학자들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사례에서처럼 제조업체와 공급업체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관계적 계약을 형성한다면 자본비용과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임과 동시에 파트너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회학자들은 파트너 기업과의 상호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방안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한편 기업의 신뢰도, 평판,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의 지위(Position)가 ‘Make-or-Buy Decision’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규명하는 데 연구의 중점을 두고 있다.
 
5. ‘Make-or-Buy’ 관련 최근 연구 동향
 
‘Make-or-Buy Decision’ 연구는 주제가 다양해지고 검증 변수 역시 더욱 정교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로 제조업의 수직적 통합을 대상으로 수행돼 왔다. 그러나 21세기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무역장벽의 붕괴 등에 따라 산업환경과 경쟁방식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게 되면서 ‘Make-or-Buy Decision’ 연구 영역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수평적 통합, 특히 기술 개발 및 습득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시작됐다. 독자적으로 기술개발을 추구할 경우 고려해야 할 특성, 상호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문제점, 협력의 타이밍, 협력 시(특히 인수를 통한 협력 시) 성공적인 통합 방안 등이 자주 거론되는 주제다.
 
현재와 같은 기술 및 산업 환경의 변화 시대에 기존의 ‘Make-or-Buy Decision’ 연구를 어떻게 재고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기업 간 고유 사업영역과 경계가 사라지고 아웃소싱이 크게 늘어나면서 과거와 다른 조직구조(예를 들면 Network Structure, Team-Based Structure, Modular Structure 등)를 가진 기업형태들(예를 들면 Hollow Organization, Virtual Organization 등)이 탄생하고 있다. 또, 시공간을 초월해 필요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조직을 구성하고 해체할 수 있는 이른바 ‘Borderless Organization’이 일반화되고 있다. 일부학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Make’와 ‘Buy’ 간 양자택일을 할 것이 아니라 ‘Make’와 ‘Buy’를 번갈아 오가며 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산업 혹은 기술의 수명주기를 감지해 초기 단계의 것으로 판단되면 과감한 내부화 과정을, 후기 단계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되면 시장 계약을 추진해 기술 단절로 인한 보유 역량 파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또 다른 학자들은 인터넷의 광범위한 활용이 기업의 ‘Make-or-Buy Decision’에 어떤 행태적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공급자 및 협력업체들의 역량과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구매를 통한 경제 활동이 더욱 용이해지고 수직적 통합이 불필요한 산업 환경이 실현됐다. 또 인터넷을 통해 많은 생산, 관리에 관한 지식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어 과거에 비해 독자적 기술습득이 용이해지고 조직관리에 소요되는 관료비용(Bureaucratic Costs)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들은 인터넷이 지배하는 산업 환경에서는 공급자, 소비자,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조직 경계에 대한 확장·축소를 반복하면서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Make’ ‘Buy’ ‘Ally’ 등 다양한 형태의 지배 구조를 자유자재로 취사선택할 수 있는 ‘Dynamic Capability’가 요구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6. 글로벌기업과 공공기관에 끼친 영향
 
‘Make-or-Buy Decision’에 대한 연구는 학문적 논의를 넘어 실제 기업 운영 및 사업 전략수립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또 기업의 관련 의사결정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보잉은 차세대 항공기로 787 Dreamliner를 야심 차게 개발했다. 그러나 787 Dreamliner는 경쟁사의 A380 대비 2년 늦게, 원래 계획 대비 4년 늦게야 비로소 시장에 출시됐다. 그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첨단 항공기를 제작하는 데 있어 독자적으로 모든 부품을 책임지고 생산하는 것은 결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며 사실상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아웃소싱과 같은 ‘Buy’ 옵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요구되는 선택이다. 이에 보잉사는 전 세계의 수많은 중소기업들과 아웃소싱 계약을 통해 부품을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Fuselage’라고 하는 비행기 본체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까지 아웃소싱한 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Fuselage’는 많은 시간, 자본, 기술, 인적자원 등이 요구되는 자산특화성(Asset Specificity) 핵심부품이고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 역시 ‘Vought Aircraft Industries’라는 회사 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었다. 또 이 부품은 최종 생산 시까지 상태 점검, 사양 변경, 품질 관리 등 지속적인 조율 작업이 요구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보잉은 Vought Aircraft Industries와 ‘Lock-In’ 관계에 놓이게 돼 빈번한 의견 대립에 따른 생산 일정 차질을 겪게 됐다. 계약서 범위를 벗어난 상황에 대한 잦은 책임·역할 소재 분쟁도 잇따랐다. 보잉이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s Theory)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인지했더라도 787 Dreamliner의 생산 일정 차질과 늦은 출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보잉사는 처음부터 핵심부품인 ‘Fuselage’만큼은 아웃소싱이 아닌 자체 생산하는 쪽으로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
 
유사한 사례는 다른 산업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금융산업에서 IT 아웃소싱은 매우 흔한 전략적 선택이다. JP Morgan-Chase와 같은 금융기업은 IT 기능에 대한 운영을 외부 전문기업에 맡기면서 운영비용을 크게 줄이는 한편 자신은 고유의 금융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고유의 금융 업무 영역이 확장되고 복잡해지면서 이를 지원하는 IT 기능 역시 더욱 복잡해지고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종종 간과한다. IT 부문의 역량 개발을 등한시하다 보니 금융을 잘 모르는 IT 전문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놓고 불만과 분쟁이 증가하기도 한다. 자원의존이론(Resource-Based Theory)에서는 기업의 핵심역량은 한두 가지 사업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일로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스스로 역량을 키워 내재화를 통해 경제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주변 업무라도 지나치게 아웃소싱에만 의존할 경우 핵심역량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사례들은 기업들의 ‘Make-or-Buy Decision’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결정인가를 잘 보여 준다. 특히 기업이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거나 갑작스럽게 침체기를 겪게 되는 경우 한때의 효율적 선택이 순간에 비효율적 선택으로 바뀌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다양한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검증이 제시하는 학문적 제안들을 참조해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7. 결론
 
1937년 코스 교수의 논의로부터 시작된 ‘Make-or-Buy Decision’은 반세기 넘게 다양한 이론과 실증 연구를 거듭하며 경제학, 경영학 연구의 한 축이 됐다. 또 실무적으로도 기업의 수익과 성패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성공적인 ‘Make-or-Buy Decision’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함께 다수의 프레임워크들이 개발됐음에도 아직 이렇다 할 황금률이 소개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Make-or-Buy Decision’을 둘러싼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그 의미 역시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핵심이론들은 시대와 산업 환경이 변해도 기업의 활동영역을 결정함에 있어 변치 않는 핵심요소로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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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