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 Business Forum 2011 Special Section
2011년 초 마이클 E. 포터 교수가 제시한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기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관점을 타파하고 양자가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해질 수 있는 가치 창출 전략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터 교수와 함께 CSV 논문을 공저한 마크 크레이머1
는 자신이 공동 창업한 FSG라는 회사를 통해 일반적인 전략 프레임을 10개의 단계로 쪼개 비즈니스의 핵심 속에 사회적 수요와 맥락을 반영하는 방법2
을 제안한다. 본 글에서는 이 전략 프레임을 기반으로 IBM의 CSV 전략인 ‘똑똑한 지구(Smarter Planet)’와 관련된 하위 프로그램들을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CSV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설명하고 기존 CSR 패러다임과의 차별점을 제시했다.
1 단계 CSV를 위한 전사적 비전을 명확화하기
CSV는 기업 경영진의 비전 공유와 재구성을 강조한다. CEO를 비롯한 기업의 C-레벨 임원, 이사회 모두 공유가치가 특별한 사업기회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를 전사적으로 전파하겠다는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IBM은 토마스 왓슨 쥬니어(Tomas Watson Jr)3 가 “기업 이익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며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모두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꾸준히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의 연결을 고민해온 기업이다. 새뮤얼 팔미사노(Samuel Palmisano) 회장은 2008년 IBM의 핵심 경영 어젠다로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 똑똑한 지구)’을 선포했다. 스마터 플래닛은 사회의 핵심 문제를 정부와 기업의 공통 문제로 인지하고 정부 기관 및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이를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진행되는 전사적 어젠다다. IBM은 전사가 인류 전체의 핵심 과제인 똑똑한 도시, 그린 에너지, 똑똑한 근무 환경, 깨끗한 수자원, 안전한 식품 및 활기찬 지역사회 등을 실현하는 CSV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2 단계 CSV를 위한 핵심 이슈 우선 순위 정하기
수많은 외부의 사회적, 환경적 이슈들 중에서 기업과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Impact)을 주는 공유가치 이슈를 체계적으로 선정하고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다. 2009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스마터 플래닛’은 ‘지구의 미래를 여는 똑똑한 기술’이라는 의미로 똑똑한 수자원 관리, 똑똑한 푸드 시스템, 똑똑한 교통 시스템, 똑똑한 헬스케어 등 약 25개의 다양한 하위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IBM의 핵심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을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는 공유가치 이슈를 최종 발굴한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지역사회 이슈와 IBM의 전문성을 연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글로벌 차원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각 국가에 맞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선정, 진행하고 있다.
3 단계 뚜렷하고 구체적인 목표 정하기
IBM 새뮤얼 팔미사노 회장이 리더십 역량 개발과 함께 신흥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에 출범한 IBM 글로벌 기업 봉사단(Corporate Services Corps)은 핵심 인재를 선정해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가의 경제, 환경,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비영리 단체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견국은 IBM의 전문 인력들이 제공하는 경제·사회 분야의 당면 과제에 대한 최고의 해결책을, 참가 직원들은 글로벌 리더십과 역량 개발의 기회를, IBM은 글로벌 경영 환경에 걸맞은 역량을 갖춘 리더를 얻음으로써 관계자 모두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해당 국가에서의 IBM 기업 이미지 제고, 정부 및 NGO 등 지역사회와의 공고한 관계 구축, IBM의 혁신 어젠다와 해당 국가 전략 연계 등 뚜렷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 단계 이슈를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내부 자원을 배치하기
CSR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의외로 자주 간과하는 것 중 하나는 내부의 역량과 자산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해 선정된 이슈와 전략 실행 과정에서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대부분의 CSR이 기업 내부의 일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CSV는 전사의 전략이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핵심 역량의 재배치도 필수적으로 수반하게 된다. IBM은 세상이 직면한 이슈들을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IBM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환경, 사회경제발전, 교육, 보건, 문맹퇴치와 문화 등 특정 사회 이슈와 매칭시켜 비즈니스 영역 및 CSV 실행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수백 명에서부터 수만 명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참가자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토론을 진행해 내부 자원과 전문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킨다. ‘이노베이션잼(Innovation Jam·온라인 기반의 협업 솔루션)’을 통해 집단 지성을 활용해 폭넓은 협력을 촉진하고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토론을 벌인다. 또 ‘IBM 온 디맨드 커뮤니티(On Demand Community·글로벌 사회공헌 웹 플랫폼)’를 통해 200여 개의 주제와 10개의 언어 대상별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자료를 제공하고 임직원 누구나 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선택하거나 직접 기획해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적인 기반들이 자원을 가상 공간에 재배치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5 단계 내부 조직 간 경계를 넘어 전사적으로 추진하기
CSV로의 전사적인 전략 전환과 실행을 위해 부서 간 전략 공유 및 협업은 필수적이다. IBM은 해당 국가의 주요 현안을 IBM의 전문성이나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필드 다이렉트 서비스 그랜트(Field Direct Services Grant)’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IBM의 지원으로 가장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주요 현안을 도출하기 위해 정부나 비영리 기관과의 관계가 있는 영업팀과 IBM의 제품과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제품 브랜드팀 및 서비스팀 간에 긴밀히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지원 과정에서도 부서별 전문 영역에 따라 유기적이고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지원 이후에도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팀과의 협업을 통해 대내외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관련된 모든 유관 부서들이 기업의 가치와 전문성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각 부서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IBM의 공유가치 모델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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