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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연세-SERI EU Center 공동 기획: EU시장 공략 전략-4

FTA시대, EU의 정치조직 알아야 시장 보인다

이연호 | 93호 (2011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7월1일 발효된 한-EU FTA는 국내 기업에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이자 성장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DBR은 한-EU FTA 발효를 맞이해 연세-SERI EU Center와 함께 한국 기업의 유럽시장 공략 전략을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유럽연합의 주요 정책은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유럽각료이사회(Council of the EU), 유럽의회(European Parlia ment) 등 세 기구에 의해 결정된다. 이 중에서도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두 기구는 모두 입법절차를 관장하는데 각기 서로 다른 이해대표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 양자 간의 타협과 조정이 중요하다.
 
특히 유럽의회의 역할은 마스트리히트조약 통과 당시보다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당초 유럽의회는 기구의 이름과는 달리 입법기관이라기보다는 정책결정 과정상의 자문기구로 인식됐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조약과 리스본조약이 체결되면서 유럽의회의 영향력은 유럽각료이사회에 근접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본 글에서는 유럽의 정책결정 과정에 나타난 유럽각료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역할과 관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 앞으로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이 자신들이 목표하는 정책을 EU가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 두 기구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럽의회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요구된다. 각료이사회와 유럽의회 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EU를 운영하고 있는 핵심 정치기구인 집행위원회, 이사회, 유럽의회의 전반적인 현황에 관해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1. EU의 주요 정치행정기구들
①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집행위원회는 한 나라의 행정부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EU의 정책은 각국 정부들에 의해 실질적으로 집행되므로 집행위원회가 정책집행의 기능의 전부를 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책기능보다는 행정관리기능이 주된 업무다. 각료이사회나 유럽이사회에서 논의될 주제들을 준비하고 그 결정 사항이 원칙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기능이 주요 업무 영역이다. 마스트리히트조약 이후 집행위원회에는 EU 공동체의 법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를 유럽법원에 제소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이런 의미에서 집행위원회는 조약을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예산을 관리하고 집행하는 일을 하며 대외적으로 외국 및 국제기구와의 관계에서 EU를 대표하는 역할도 한다. 의회와 이사회에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고 통과된 법을 집행하는 것도 집행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사회와 의회의 권한과 역할이 강화되면서 집행위원회는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12월 리스본협약 발효로 현재 27개 국 27명의 집행위원 수는 3분의2 규모인 18명으로 감축될 예정이다. 집행위원회 소속 공무원들은 주로 브뤼셀의 EU본부에서 근무하고 일부는 룩셈부르크에 주재하고 있다. 집행위원의 수장인 집행위원장은 유럽이사회에서 후보에 대한 가중다수결 선거로 선출한다. 의회는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임명에 동의할 수 있다. 의회가 동의하면 의장지명자는 집행위원을 선정하며 집행위원들에 대해 의회의 동의를 구하게 된다. 임기는 5년이다.
 
②이사회(European Council and Council of the EU)
이사회라는 용어는 EU 회원 각국 정상들의 모임인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와 특정 정책 분야를 담당하는 장관들의 모임인 각료이사회(Council of the EU 또는 EU Council)를 모두 지칭할 수 있다. 전자는 법을 통과시키는 권한을 갖지 못한 데 반해 후자는 입법기능 또는 정책결정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후자가 보다 실질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기구라 할 수 있다. 각료이사회가 자체적으로 법안을 제안할 수는 없다.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법안을 의회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행사한다. 리스본 조약 이후에 유럽의회의 정책결정기능이 강화된 측면이 있으나 각료이사회는 입법 및 예산 분야에서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각료이사회는 회원국의 해당 사안을 담당하는 장관들로 구성된다. 예컨대 농업이나 환경이 논의 주제라면 농업과 환경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관들이 이사회에 참여한다. 특기할 사항은 외무장관들이 참여하는 각료이사회는 일반이사회(General Affairs Council)로 불리며 매우 특별한 지위를 향유한다는 점이다. EU통합과정에서 많은 사안들이 외교적 주제들이어서 외무부장관들로 구성된 각료이사회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여전히 EU와 다른 국가와의 조약 등 거시적인 논의가 일반이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현재 각료이사회의 다수결결정방식은 다소 특이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소위 가중다수결제도(Weighted Qualified Majority Voting Rule)라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회원국들은 각자의 비중에 따라 차등적인 수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즉 1국 1표제가 아니다. 대체로 인구의 규모가 감안된 것이기는 하나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 예컨대 독일은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인구가 많지만 행사하는 표의 수는 동일하다. 유럽의 빅 4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이 가장 많은 표를 행사한다. 여타 국가들은 이보다 적은 표를 행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소국에 유리하게 배분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구가 많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과소 대표되고 있고 나머지 국가들은 과대 대표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각료이사회에서 가중다수투표제에 의해 행사되는 표의 총수는 345인데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255표(73.9%)가 필요하다. 따라서 빅 4와 스페인 중 3개 국이 반대하면 법안은 통과되기 어렵다. 반대로 이들 5개 국가가 모두 찬성한다 해도 다른 국가들이 모두 반대하면 법안은 통과될 수 없다. 결국 회원국 간에 표가 차등하게 주어지지만 결과적으로는 강대국과 약소국 간에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부터는 이러한 다수결제도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이중다수결제도(Double Majority System)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돼 2017년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는 EU 회원국 중 55%, 즉 15개 국 이상이 찬성하고 찬성회원국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되면 정책을 결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인구 수가 많은 국가인 빅 4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입법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정책결정과정이 보다 투명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유럽이사회는 가장 강력한 권한을 보유한 최고의 정책결정기구다. 유럽정상회의로 불리는 것이 바로 이 유럽이사회다. 유럽이사회는 EU의 장기적인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회원국 확대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결정을 내리며 각국별 입장을 조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서 결정된 사항들은 각료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을 밟는다. 유럽이사회의 의장은 과거에 회원국이 6개월씩 순번제로 담당했으나 리스본조약 비준 이후에는 2년 6개월 임기에 1차례 연임이 가능한 상임의장직으로 대체됐다. 또 외교문제를 담당하는 임기 5년의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직이 신설돼 공동외교 및 안보정책을 관장한다. 이 직책은 동시에 집행위의 부의장으로서 대외관계를 전담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유럽이사회에는 각국 정상을 수반해 외무장관들이 참여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것이 한층 제도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유럽의회는 회원국에서 선거로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 초국가적 의회다. 1957년 로마조약 당시 공동의회(Assembly)가 구성됐던 것에 기원한다. 구성 당시 의회는 정책 결정에 관한 권한을 갖지 못했으며 구속력을 결여한 결의안을 발표하거나 각료이사회 등에 질문을 제기하고 자문을 제공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가 유럽단일의정서, 마스트리히트조약, 리스본조약에 이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유럽의회는 서서히 정책결정 과정상의 영향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집행위원회나 이사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권한이 점차로 강화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럽시민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의회의 실질적인 입법 권한은 개별 국가의 의회와는 달리 미약하다. EU 차원에서 입법권한은 여전히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다만 마스트리히트조약 이후 공동결정권한이 부여되면서 이사회와 더불어 입법 또는 정책결정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예산에 관한 통제권한도 다소 제한적이다. 예산은 집행위원회에 의해 편성되고 실질적인 통제권한은 각료이사회가 갖고 있다. 다만 의회는 예산권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으며 예산을 일부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리스본조약을 계기로 이사회가 의결하는 입법, 예산 편성 등에 대해 공동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됐다.
 
인사문제와 관련해 의회는 집행위원회 전체에 대한 불신임권을 가지고 있으나 선출에 직접 간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집행위원의 임명은 의회의 동의를 획득해야 한다. 집행위원회 의장은 유럽이사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유럽의회가 최종 임명하게 됨으로써 유럽의회가 집행위원회 구성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다소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마스트리히트조약 이후 유럽의회의 권한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자문절차 (consulation procedure), 협력절차(cooperation procedure), 공동결정절차(codecision procedure), 또는 일반입법절차, 동의절차(assent procedure), 예산절차(Budget Procedure) 등의 권한이 정립됐고 이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U의 기존 조약의 변경, 외교와 관련된 신규 조약의 제안이나 인준 등에 있어서 의회는 극히 제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권한은 주로 이사회의 소관이며 개별 국가별로 국민투표를 통해 인준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스본조약 비준 이후 공동통상정책과 관련해 EU의회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됐다. 반덤핑, 세이프가드, 공정거래, 일반특혜관세(GSP) 등에 있어서 이사회와 함께 결정권한을 공유하게 됐다. 또 국제협약과 관련해 ‘공동결정절차’가 적용되는 모든 분야에서 성립되는 국제협약은 모두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개정됐다.
 
리스본조약안 비준 이전인 지난 2009년 6월에 개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선출된 의원 수는 총 736명이다. 이들의 임기는 2014년까지다. 리스본조약의 비준이 완료됨에 따라 그 숫자는 의장을 포함해 751석으로 증가하게 된다. 각 회원국별로 할당된 의석 수는 기본적으로 인구의 수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표 2>에서 보듯이 할당된 의석 수가 최소 6석, 최대 96석으로 규정돼 있어 정확한 인구 비례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이사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빅 4는 과소대표되고 있는 반면 기타의 국가들은 과대대표 되고 있다. 의원들의 선출방식은 나라별로 다른데 대체로 비례대표제에 의존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영국은 유일하게 단순다수제를 고집하고 있다.
 
 
2009년 6월에 개최된 선거에서 EU 27개 국 중 18개 국에서 우파정당이 승리했으며 좌파정당은 6개 국에서 승리하는 등 2004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우경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당별 현황을 보면 중도우파인 유럽국민당-유럽민주당연합이 36%(265석)를 획득해 원내 1당이 됐고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은 25%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사회는 상원의 역할을, 의회는 하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형태로 제도를 개정하자는 논의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권한이 축소돼야 하고 개별 국가의 권한마저 축소되는 데 반해 유럽의회와 집행위원회의 권한은 강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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