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 Business Forum 2011 Special Section

공유가치 창출의 기본은 윤리, 착한 기업이 더 오래 간다

93호 (2011년 11월 Issue 2)




기업의 목적은 명확하고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이를 간과한 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려 하고 있다.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업의 목적은 바로이윤창출지속경영이다. 물론 이러한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기업의 비윤리적인 경영 행태까지 용인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이다.

이윤창출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기업의 탐욕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탐욕은 합리적이지 않다. 탐욕적인 기업은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사회의 이익은 뒷전으로 여긴다. 이런 기업은 눈앞의 작은 이익을 추구하느라 기업을 경영하는 데 중요한 요소인사회적 윤리를 간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현재의 행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해()가 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이런 기업은 결국 사회에는 해가 되고 기업에만 득이 되는 경영을 하는악덕기업이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탐욕에 눈이 먼 악덕기업은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활동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업의 두 가지 목적인 이윤창출과 지속경영 중에서 단기적으로 이윤창출의 목적은 달성할지 모르지만 지속경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보통 계산적이라고 하지만 좋은 의미에서는 합리적인 활동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이윤창출을 도모할 뿐 아니라 사회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기업은 기업과 사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므로 기업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사회적 명성, 특히 정직, 공정, 윤리와 관련된 사항에 더욱 신경을 쓴다. 그리고 기업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지출이 아닌투자로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행한다. 이와 같은 기업 경영이 지속되면 결국 기업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사회를 위한 활동을 많이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회와 기업은 윈윈하는 좋은 이웃 관계가 된다.


윤리경영은 당연한 경제원칙

경제학의 시조인 애덤 스미스는 오래 전에 이미 경제활동에서윤리라는 가치를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경제활동과 관련된 인생을달리기 경주로 비유하면서 윤리적 가치를 강조했다. 1759년에 발간된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을 살펴보자.

(), 명예, 또는 승격(昇格)을 위한 경주에서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뛸 것이다. 그리고 그의 경쟁자들을 제치기 위해 그의 모든 신경과 근육을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경쟁자 중 한 명이라도 밀치거나 넘어뜨린다면 관중들의 관용은 거기서 완전히 끝날 것이다. 이는 관중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페어플레이의 반칙이다.”


경주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가 아무리 최선을 다했고 그의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더라도 반칙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인생의 활동을 경주가 아닌 건축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선행(beneficence)을 행한다는 것은 건물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장식으로 추천할 만한 것이지만 강요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정의(justice)는 건물의 전체를 받쳐주는 주요 기둥이라고 표현했고 그와 더불어 이 기둥이 없어지면 인간사회라는 거대한 건축물은 한순간에 산산이 깨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의와 같은 윤리가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것을 더욱 강하게 주장한 것이다.

, 애덤 스미스에게 있어서 윤리와 정의라는 개념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조건이었다. 이는 오늘날 기업의 경제활동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기업이 이윤창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아무리 열심히 달린다고 할지라도 정도(正道)를 걷지 않거나 비윤리적으로 반칙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곧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윤리경영은 개인은 물론 기업으로서 지켜야 할 추가적인 선택이 아닌, 개인이나 기업의 존재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덕목이다.


착해지지 않으면 지속성장은 없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기업들 중에서 윤리경영을 실천하지 않아서 위기를 맞거나 망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한때 미국 최고의 철도 부호였으며 천문학적 재산을 소유하고 있던 밴더빌트(Vanderbilt) 가문은 프랑스의 고성을 뉴욕 맨해튼으로 통째로 옮겨오는 등 상상하기 힘든 소비를 일삼으면서 윤리경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1877년 군대를 동원해서 진압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고 약 200여 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사태가 일어난 후 계급 간 갈등으로 발전했다. 밴더빌트 가문은 전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상속했다. 그 돈으로 후손들은 미국 동부 전역에 수많은 저택과 영지를 사들였다.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에서 플로리다(Florida)까지 밴더빌트 저택이 산재했다. 그러나 부자는 3대를 가지 못한다는 말처럼 3대가 지나가면서 가세는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밴더빌트가는 이 저택들을 팔아 넘길 수밖에 없었고 이때 처분된 저택들은 정부에 귀속돼 박물관이나 공원으로 바뀌었다. 밴더빌트 가문이 남긴 유일한 사회적 재산은 테네시(Tennessee)주 내슈빌(Nashville)에 있는 밴더빌트대다. 이는 밴더빌트가 사망하기 얼마 전 기부한 100만 달러로 설립됐다. 당시 밴더빌트의 천문학적 재산에 비하면 미미한 액수지만 이 적은 기부금 덕분에 밴더빌트라는 이름은 오늘날까지 남을 수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부자인 카네기와 록펠러의 인생은 전기와 후기로 나눌 수 있다. 지금은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그들도 기업가 인생의 전반부에서는윤리경영이라는 가치를 놓쳤다. 특히 카네기는 임금 협상 문제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무렵 홈스테드(Homestead Strike) 제강소를 일방적으로 강제 폐쇄하는 조치를 감행했고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제강소를 점거해 사태가 악화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네기 측은 경비 용역업체인 핑커턴(Pinkerton) 회사 소속의 경비원들을 대거 투입했다. 노동자들과 경비원들 간에 큰 충돌이 일어나 7명의 노동자와 3명의 경비원들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치는홈스테드 파업 사건(Homestead Strike)’이 발생해 주 방위군이 투입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록펠러의 전기는 카네기보다도 더 심했다. 그는 정부매수, 비밀거래, 뇌물수수, 협박, 독점, 경쟁 방해, 저임금 등으로 노동자는 물론 소비자까지도 착취했다. 특히 노동착취를 참지 못한 콜로라도주의 탄광직원이 파업을 일으켰을 때 민병대 병력으로 하여금 광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머물던 천막촌을 기습해 불을 지르고 기관총을 쏘아 많은 여자들과 어린이들이 죽은러들로 광산 학살(Ludlow Mining Massacre)’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윤리경영을 실천하지 않아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카네기와 록펠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미국 사회에서 들끓게 됐고 언론은 그들을 공공연히 비판했다. 사회의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기업의 생존을 위해 이 두 사람은 마음을 바꾸어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후 사회를 위해 엄청난 공헌활동을 하게 됐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카네기와 록펠러는 존경을 받았고 그 이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오늘날 기업의 사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1996년 미국 잡지 <라이프(Life)> 6월 호에는 12살 된 파키스탄 소년의 사진이 실렸다. 그 소년은 나이키의 로고가 그려진 축구공을 꿰매고 있었고 이는 나이키가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기업으로 낙인 찍히게 하는 원인이 됐다. 사실 그 사진은 나이키 본사 직영 업체가 아닌 나이키가 아웃소싱한 하청업체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나이키는 1992년부터 기업윤리규범을 규정해 실행하고 있었지만 사회의 수많은 비판은 나이키로 돌아왔고 결국 시민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그 여파로 나이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영업이익은 37%나 떨어지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이에 나이키는 적극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벌여나갔다. 1998년부터 새로운 체제를 도입해 가격, 납기, 제품의 질, 기업책임 등 4가지 기준에서 나이키의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과 배타적 계약을 맺고 부품업체들에도기업윤리규범을 요구했다.

이러한 사례들이 주는 교훈은 많은 기업들이 처음부터 착한 것이 아니라 착하지 않으면지속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착해져야만 했다는 것이다.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이러한 윤리경영은 당연한 전제조건이 된다. 그렇다면 윤리경영에 있어 한국의 기업들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 살펴보기로 하자.


대한민국에는 착한 기업이 많다?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기업 500개를 뽑아서 그 순위를 나열하는 <포춘(Fortune)>지의 글로벌(Global) 500 2011년 순위가 최근에 발표됐다. 여기서 언급된 세계적인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의 순위를 비교해 보고 각 기업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경영이념, 경영철학 등에 대해 조사해 보면서 매우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한국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이념, 비전, 핵심가치 등을 통해 윤리경영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반면 외국 기업들은 회사의 전문 분야와 가치창출 또는 이와 관련된 내용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로 글로벌 500의 상위 5개 외국 기업과 상위 5개 한국 기업의 경영 관련 사항을 조사해서 나열해 보면 < 1>과 같다.

외국 기업들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표명한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윤리경영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외국 기업들은 윤리경영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왜 한국만 유난히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것은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이제부터라도 윤리경영을 강조하면서 지속경영을 펼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선진국 기업들이 이러한 윤리경영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윤리경영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의 거대한 에너지 회사인 엔론사의 예에서 보다시피 기본적인 윤리경영을 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당연히 망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 기업들이 사회적 활동을 많이 펼치면서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윤리경영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지 지속가능한 이윤창출을 하는 데는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한국 기업들의 사회적 활동은 많은 경우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윤리경영만을 강조해 기업의 이윤창출을 도모하는 사회적 활동을 펼치기보다는 사회의 등에 떠밀려 일시적이고 단발적인사회지출형태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즉 비윤리적인 행동을 무마시키기 위한생존을 위한 사회적 활동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업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새로운 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개발,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사회적 활동을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이윤창출을 해나가고 있다. 바로 윤리경영을 기본으로 하되 보다 적극적인 친사회적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이윤창출을 위한 기회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요즘 환경문제를 직시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를 피하기보다는 해결해 나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윤리적인 경영 활동을 하는 동시에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활동을 펼쳐 기업의 새로운 이윤창출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1>에서 보다시피 로열더치셸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 및 청정 에너지를 개발함으로써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 원천을 찾아 남들과 차별화된 이윤창출을 하고 있다. 월마트 또한 낙후된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사회적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이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창출해내고 이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제 기업은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는 윤리경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좀 더 옳은 일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이익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기업과 사회를 윈윈 할 수 있는 조력자로 보면 기업은 더 이상 자사의 탐욕에 눈먼 횡포를 일으키지 않고 윤리경영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기업 활동으로 인해 빚어진 사회적 피해를 해결하는 정도로만 여기지 않게 할 것이다. 오히려 경쟁력을 위해 서로 윈윈 하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기업과 사회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고 이를 넘어 기업의 생산과 소비에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동반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악덕기업은 있을 수 없다. 가치창출의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가치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윤리경영은 기본이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


필자는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에서 강의했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경쟁력, 경영전략, 해외직접투자, 문화경쟁력 등이다. 현재 국제학술지편집위원장도 맡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기업, 외국 정부(말레이시아, 두바이, 아제르바이잔, 중국 광둥성), 및 국제기구(APEC, UNCTAD, IBRD)의 자문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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