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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setter Interview

“무료콘텐츠 세상? 진짜 돈은 종이에서 온다 좋은 콘텐츠와 손맛으로 승부하자”

김유영 | 82호 (2011년 6월 Issue 1)

 

대부분의 종이매체가 시장 위축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연 35% 성장하는 매거진이 있다. 영국에 본거지를 둔 매거진인 모노클(Monocle)이다.

 

웬만한 신문사나 잡지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료 콘텐츠가 쏟아지는 마당에 모노클의 웹페이지는 닫혀 있다. 기사의 초반 몇 줄은 공짜로 볼 수 있지만 그 이상 읽어보려면 75파운드( 13만 원)를 내고 정기 구독을 해야 한다. 기사 한 건만 따로 구매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매거진들이 제각기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 하지만, 모노클은 당분간 이런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 없다. 트위터나 웹을 이용한 취재는 절처히 배제하고 현장 취재만 고집한다. 혹자는 이런 모노클을 두고 현대판 러다이트(Luddite)1 라고 일컫기도 한다. 사람들이 ‘No’라고 말하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노클 대표이자 편집장인 타일러 브륄레(Tyler Brûlé)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디지털이 대세인데, 왜 굳이 종이 매체에 투자하고 잉크를 낭비하느냐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노클은 4년도 안돼 흑자로 돌아섰고,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고 대꾸한다. 브륄레는현재 웹에 과잉투자 됐다아이패드는 엄연히 콘텐츠를 배달하는 장치다. 아직 수익 모델은 못 찾겠다고 단언한다. 브륄레는모노클은 성장하는 프린트 제품(print product)이다. 우리는 저널리즘에 투자하고, 시장에 도전(challenge market)한다양질의 퀄리티로 사람들이 수집할 만한(collectible) 매거진을 펴내면 사람들은 그 매거진을 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노클은 비즈니스와 국제정치, 디자인 등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각국의 도시를 누비는 비즈니스 맨의 입맛에 맞게 각종 이슈를 감각적이고 현장감 있게 다룬다. 모노클은 매달 50여 개국에 기자를 보낸다. 다루는 내용도 광범위하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건축 문화, 헝가리 외무장관이 말하는 EU,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낸 베이징 특사에 대한 시각, 레바논의 패션 디자이너 인터뷰 등을 싣는다. 운영방식도 독특하다. 다른 데에서는 접하기 힘든오리지널 스토리’를 고수하며 로이터나 블룸버그와 같은 통신사 뉴스는 아예 쓰지 않는다. 동시에 모노클의 브랜드를 관리하기 위해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의 번화가에 모노클을 위한 독립 상점을 운영한다. 덕분에 2007년 창간된 뒤 구독자 수가 2008 20%, 2009 22%, 2010 35% 등으로 늘고 있다. 현재 발행 부수는 15만 부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은 현대카드의 슈퍼토크 참석차 방한한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의 대표 겸 편집장을 만나봤다.

 

 

모노클 창간 배경은?

 

2005년과 2006년에 매거진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그런데 매거진 제작 예산은 오히려 줄였다. 양은 늘어도 질은 떨어졌다. 이들 매거진은 싼 종이를 썼고, 프리랜서 기자들을 많이 고용했다. 이 매거진들은 더 이상 독창적이지 않았고, 단지열등한(inferior) 제품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다. 당시 사람들은 매거진을 한 번 읽고 버려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 미디어 종사자들은 머리를 긁적이면서사람들이 왜 잡지 혹은 신문을 사보지 않지라고 하지만, 정작 이들은 독자 경험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었다. 나는 여기에서 사업의 기회를 봤다. 기존의 매거진들과 반대의 길을 택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생동감 있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디지털과 싸워 이기려면, 종이 매체를 통한 경험(print experience)을 선사해야 한다. , 넘겨 읽는 손맛이 느껴지고(tactile), 재미있고(exciting),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collectible) 한다.

 

나는 질이 좋은, 그러니까 심지어 매거진보다는 책에 가까운(bookish) 매체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장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마치 명품브랜드처럼 말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때 어떤 안경을 쓰고 어떤 신발을 신고 어떤 가방을 들지 고민한다. 공항 라운지에서 정말 지루한 미디어를 든 사람과 흥미 있어 보이는 신문을 든 사람이 있다고 치자. 당신은 좀 더 재미있는 미디어를 든 사람에게 다가갈 확률이 높다. 막연하게나마 통하는 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명품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읽는 미디어가 당신을 나타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디어는 정보 전달의 수단(information vehicle)이 아니라 소비자(consumer)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나는 서울이건 뉴질랜드 오클랜드이건, 덴마크 코펜하겐이건,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이건 어디서 사서 보든 똑같은 매거진을 만들고 싶었다. 이른바싱글 인터내셔널 에디션(single international edition)’ 개념을 쓰면 고유의 독자(audience)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지화에 집중하는 언론들도 많았는데, 이는 독자들이 자신의 이웃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은 잘 알고 있지만, 오클랜드에서 혹은 케이프타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식의 접근이 독자들의 궁금증과 흥미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많은 가치와 깊이를 보태는 데 역점을 두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모노클의 타깃 독자층은?

 

인터내셔널 컨슈머(international consumer). 개인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기회를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휴가지를 찾아 보려 할 수도 있고, 새롭게 떠오르는 패션을 추구할 수도 있다. 또 독자들은 친비즈니스(pro-business)적이고, 영감을 주는(inspiring) 스토리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오리지널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모노클은 매년 살기 좋은 도시를 선정하고, 모노클 매거진에서도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왜 도시인가?

 

모노클 창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2006년경은 내가 <월페이퍼*>를 창간했었던 1996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006년 이란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우라늄을 만들었다고 했고, 레바논 전쟁이 발발했으며, 북한은 처음으로 핵실험을 했다. 10년 전보다 분명히 혼란스러운 시대가 왔다. 여러 곳의 정세가 심상치 않았다. 그간 <월페이퍼*>에서 인테리어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다소 가벼운 주제를 다뤘다면, 이제는 정세가 심각해진 것을 반영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브륄레는여행하면서 세계 각지의 도시나 공항의 뉴스 가판대에서는 내가 흥미를 가질 만한 다양한 분야를 다룬 매거진이 없었다. 가판대 한쪽은 정치를, 한쪽은 디자인과 여행을 다루는 매거진이 각각 있었다. 그러나 이를 모두 아우르는 매거진은 없었다. 오히려 여기서 시장성(gap in the market)을 봤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보다 해외 여행의 빈도가 높아졌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 정세와 비즈니스, 문화, 디자인을 아우르는 책을 펴내기로 했다. 잡지 편집도 알파벳 순서에 따라서 A(affairs), B(Business), C(Culture), D(Design), E(Edit)로 내용이 구성된다.

 

그리고 이들 주제를 꿰고 있는 게 도시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다. 도시는 상업적이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때로는 브랜드 역할을 하며, 다방면에서 시골보다 파워풀하다. 특히 최근 도시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전세계 도시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유치하기 위해, 혹은 교육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어디가 살기 좋은 도시인지는 매우 광범위한 주제다.

 



모노클의 웹사이트2 에 가면 콘텐츠가 사실상 모두 닫혀있다. 유료화 정책을 고수한 이유는?

 

진짜 돈(real money)은 여전히 종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웹사이트가 있는 매거진이더라도 온라인이 아니라 종이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추세는 차츰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돈은 매거진의 앞 표지와 뒤 표지에서 나온다. 웹사이트에서 모노클의 콘텐츠를 읽으려면 초반 세 줄까지는 무료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보려면 유료 구독자가 돼야 한다. 우리는 수익성 있는 브랜드 정책(profitable brand)을 쓰고 있다. 더불어 소셜 미디어의 위력에 대한 글을 싣지 않는다. 기자들은 트위터를 활용하기보다 현장에 직접 가서 훌륭한 내용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게 내 믿음이다.

 

온라인 시대에 많은 매체들이 콘텐츠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데, 유료화 정책을 고수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소비자들의 저항은 없었나?

 

독자들에게 공짜로 콘텐츠를 공급하면 돈이 더 많이 든다. 럭셔리 브랜드인 구찌는 값싼 시장(low-end)에는 아예 어필하지 않는다. 우리 역시 같은 시각이다. 모노클의 저널리즘은 공짜가 아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독자들에게 돈을 받는 이유가 된다. 많은 미디어들이 웹사이트에 콘텐츠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지만 우리는 독자들로부터왜 웹사이트에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지 않느냐는 불만을 들어본 적이 없다. 모노클의 독자들은 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왜 콘텐츠를 공짜로 개방하고 있지 않은지 잘 이해하고 있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 태블릿 PC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흐름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태블릿PC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나에게 보여달라. 어떤 매체도 아이패드를 통해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아이패드가 출판업자(publisher)인가? 아이패드는 단지 콘텐츠를 전달하는 도구(contents delivery device). 아이패드에는 계속 무엇인가를 주입(feed)해야 한다. 아이패드를 이용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면 우리도 대응하겠지만 아직은 수익 모델(revenue model)이 없다고 판단한다. 많은 회사들이 오히려 아이패드에 콘텐츠를 싣기 위해 3000∼5000달러의 개발비를 투자한다. 하지만 이 투자비를 과연 어떻게 회수할 수 있을까? 내가 구찌의 광고주라면 아이패드에 콘텐츠를 싣는 잡지에는 5% 정도만 더 내겠다. (내 입장에서) 5%는 충분치 않다. 현재는 웹에 과잉 투자(over-invest)됐다. 너무나도 많은 회사들이 웹에너무 일찍투자했다. 향후 일정 기간, 적어도 18개월 안에는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잡지는 손으로 넘기면서 읽는 맛이 있어야 한다. 아이패드는 아직까지 태양 아래에서 읽기엔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 휴가 갈 때 갖고 다니기에도 버겁다. 사람들은 5달러짜리 타임지를 누가 훔쳐가리라고 걱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두고 수영장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태양과 선크림, 바닷물, 땀과 친하지 않은 아이패드보다는 종이 잡지가 아직은 더 통한다. 아이패드를 이용한 비즈니스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여전히 세상은 전통적인 방식(old-fashioned)을 추구한다. (모노클 매거진을 가리키며) 돈은 여기 있다. 이게 바로 현금이다. 나는 이런 판단에 따라 신문의 구독률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만의 시장을 만들고 있다.

 

타일러 브륄레는 미디어업계의 이단아다.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8세에 <월페이퍼*>라는 잡지를 창간해 타임워너에 매각해 관심을 모았다. 이후 <모노클>을 창간했고 브랜드 광고 에이전시인 ‘Winkreative’도 운영하고 있다.
 
총상이 경력 전환의 터닝포인트로: <월페이퍼*> 창간

기자 생활을 하던 1994년 국경없는 의사회의 아프가니스탄 활동을 취재하러 갔을 때 브륄레는 대대적인 전환기를 맞는다.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습격을 받았다. 총탄을 2발 맞았다. 그는당시 병원에 있으면서 내가 얼마나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어하는지 깨닫게 됐다. 그런데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내 방식대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브륄레는 당시는 평화로운 시기(harmonious time)였고, McMansion(맥도널드와 맨션의 합성어로, 짓기만 해도 팔린다는 뜻)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경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뉴욕 런던의 교외의 넓은 집에서 살고 싶어했다. 하지만 브륄레는 도시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도심 진입을 위해) 차 안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점을 걸어갈 수 있고, 학교를 걸어갈 수 있는 곳을 원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브륄레는 건축 인테리어 엔터테인먼트 여행을 다루는 틈새 시장을 다루고 싶었다. 당시 잡지 편집 경험도, 리더십 발휘 경험도 전무했지만 1996년 은행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받아서 <월페이퍼*>3  를 창간했다. 1년 뒤 타임워너에 매각했지만 이후에도 한동안 <월페이퍼*>에서 일했다.

저널리스트의 본분과 브랜딩 작업은 다르지 않다”: 윈크리에이티브 설립

그러던 중 1998년경 웹이 보편화되면서 기존 전통적인 광고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월페이퍼*>의 클라이언트들에게뉴스 취재 말고 원하는 게 있느냐고 했더니, 이들은 보다 맞춤화된 광고 솔루션(more bespoke advertising solution)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또 다른 기회를 보고, 브랜드 및 광고 에이전시인 윈크리에이티브(Winkreative)를 설립했다. 마침 2001년 파산한 스위스항공의 리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인테리어 등 25000여 개에 이르는 작업을 도왔고 이를 통해 윈크리에이티브는 또 한 번의 도약기를 맞았다.

브륄레는 2002 <월페이퍼*>를 그만두고 윈크리에이티브 작업에 몰두했다. 일부에서는저널리스트가 왜 본분을 벗어나 난데없이 브랜드 컨설팅을 하느냐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브륄레는브랜딩할 때도 기자다운 목소리를 싣는다. 브랜딩 작업을 할 때 저널리스트처럼 밖으로 나가 눈을 크게 뜨고 정확하게 세상을 바라본다고 답했다. 이 회사는 현재 취리히, 런던, 뉴욕, 도쿄, 홍콩에 사무소를 두고 발리, 아베크롬비&피치(Abercrombie&Fitch), 아디다스, BBC, 브리티시 에어웨이스(British Airways), 막스&스펜서(Marks&Spencer), 노키아, 태그호이어, 토토, 블랙베리 등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타이완관광청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시대정신 반영한 잡지: <모노클> 창간

<월페이퍼*>를 창간한 지 10년이 지난 2006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정세는 10년 전과 달라졌으며 변화가 필요했다. 공항 라운지나 주요 도시의 뉴스 가판대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다루는 매체가 없었다. 그간 <월페이퍼*>에서 인테리어와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다소 가벼운 주제를 다뤘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여러 주제를 아우르는 매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판단에서 그는 2007 <모노클>을 창간했다.

브륄레는 현재 모노클 지분 70%, 윈크리에이티브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양사를 이끌고 있다. 두 회사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게 원칙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협업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윈크리에이티브는 타이완관광청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타이완 관광을 리브랜딩했다. 윈크리에이티브는 ‘Time for Taiwan, The Heart of Asia’라는 새로운 광고 및 홍보 캠페인을 맡아 진행했다. 그리고 모노클은 타이완에 대한 소책자인타이완: 모노클의 여행 가이드(Taiwan: A Monocle Travel Guide)’를 제작해 독자들에게 제공했다.

 

 

하지만모노클 위클리라는 팟캐스트를 제작하지 않는가?

 

오디오 듣기는 읽기와 비슷하다. 사람들은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다. 반면 무언가를 볼 때에는 소리와 이미지를 동시에 접하면서 상상력이 덜 필요하다. 라디오는 프린트와 비슷한 아주 훌륭한 수단(great vehicle)이다. 좋은 오디오는 똑똑한 매개체(smart medium). 이런 오디오가 우리가 하려는 것과 잘 정렬되면 모노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우리의 팟캐스트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커머셜 스폰서(광고주)도 있고, 사람들을 더 끌어 모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를 매거진의 일부로 보고 있다.

 

서점에서 모노클 한 권을 사면 5파운드지만 연간 구독을 하면 75파운드로 한 권에 7.5파운드(1년에 10번 발간)를 내야 한다. 구독자들에게 돈을 더 받는 이유는?

 

미디어 업계는 발행 부수를 늘리고 더 많은 독자들을 끌어 모으려는낡은 모델을 썼다. 우리는 퀄리티가 있는 독자들을 유지하는 걸 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독자들이 권당 7.5파운드를 내고 책을 구독하는 것은 독자들이 충분히 열정적(passionate)이라는 의미다. 독자들은 구독료를 냄으로써 온라인의 기사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노클이 개최하는 파티 등의 행사에도 올 수 있다. 모노클을 통해 아는 사람들만 아는, 거의클럽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모노클을 구독하면 책을 담고 다닐 수 있는 특별한 토트백을 주는데, 독자들은 이를 보고 서로를알아볼수 있다.

 

서울에서 구독하든 런던에서 구독하든 모노클을 정기 구독하면 똑같이 75파운드를 내야 하는데.

 

맞다. 우리는 전세계 어디든 동일한 가격(flat fee)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의 주된 타깃 독자층(international consumer)은 서울, 혹은 로스앤젤레스 혹은 파리에서 일할 수 있다. 세계는 글로벌화돼 있다. 지금은 모바일 사회(mobile societ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 있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punish)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독자들은 모두 동일하게 읽을 기회를 누려야 하기 때문에 동일한 요금을 부과한다. 물론 런던에 있는 독자들은 다른 지역 독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돈을 더 많이 내서 역차별 받을 수는 있다. 또 해외로 발송할 때 배송비를 감안하면 모노클은 큰 수익을 창출하진 못한다. 영국 이외 국가의 해외 독자는 전체의 75% 가량 된다. 다행히 대부분 유럽에 있지만, 미국이나 콜롬비아 등 해외에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의 철학을 따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 사진이나 기사를 쓰지 않는 신디케이션 정책도 독특하다.

 

우리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오리지널 저널리즘(original journalism)’4 을 제공한다. 물론 특이한 사진은 종종 사진 전문 회사의 사진을 쓴다. 하지만 모노클에 실리는 사진의 95%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찍는다. 우리는 오리지널 저널리즘을 추구한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로이터나 블룸버그와 같은 통신사 콘텐츠를 전혀 쓰지 않는다. (다른 데에서 베낀 기사가 아닌) 원본 기사를 제공해야 독자들에게 돈을 많이 받을 만한 이유가 생긴다. 이와 관련해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우리의 취재 현장은 세계 각지이지만 공짜 여행은 가지 않는다. 우리가 출장 가는 것에 우리가 비용을 댄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돈 받을 명분이 생긴다. 바로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우리의 정직성, 양심(integrity)을 지키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모노클은 회사 소개에서 매거진과 웹, 방송, 소매 사업을 보유한프리미엄 미디어 브랜드로 자사를 규정하고 있다. Global affairs business, culture, design 등을 다루며, 사명(mission)은 세상을 예의 주시하는 것(keep an eye on the world)이다.

1년에 10차례 발행되며, 런던에 본사가 있고, 뉴욕 취리히 도쿄 홍콩에 사무소가 있다. 편집팀은 45명이고, 해외 특파원이 16명으로 이들은 텔아비브와 샌프란시스코, 베이루트, 보고타 등에 있다. 발행 부수 15만 부, 독자 수는 12857명이다. 100여 개국에 배포된다. 구독료는 연간 75파운드다.

모노클의 기자들과 사진 작가들은 매달 평균 50여 개국에 가서 취재한다. 잊혀진 지역과 매력적인 정치인, 새롭게 떠오르는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한다.

동시에 매년 상위 25개 살기 좋은(livable) 도시를 선정해 논쟁거리를 만든다. 또 아이튠스에서 모노클 위클리(The Monocle Weekly)를 오디오로 방송하고, 다큐멘터리도 제작한다. 올해 초에는우아한 텔레비전(elegant television)’으로 회귀하겠다면서 블룸버그TV를 통해 매거진 스타일의 방송물을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타일러 브륄레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비즈니스와 미디어, 디자인, 문화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현장 기자들이 전달하고, 사상가나 리더, 사업가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영국에서는 5파운드, 미국에서는 10달러, 유로로 사면 12유로, 일본에서는 2130엔에 판매된다

 


비용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광고를 담당하는 직원이 모두 5명밖에 없다. 회사 규모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많이 받지만 비() 편집팀(commercial team)을 소규모로 운영해 비용을 절감한다. 그리고 이 금액으로 기자들의 해외 취재 경비를 댄다. 품질이 좋은 제품(quality product)을 생산해 비용을 아끼고 결국 편집팀(publishing team)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좋은 제품이 광고를 유치한다.

 

 

모노클 창간 초반에는 인지도가 없어서 힘들었을 텐데.

 

이전에 창간했던 <월페이퍼*>로 개인적인 인지도(reputation)가 높아져 모노클 창간 당시에도 입소문(buzz)이 퍼졌다. 덕분에 광고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과거의 실적이 있어서 비교적 좋은 환경이었다. 물론 조심스레 접근하긴 했지만 우리는 설득력이 있었다. 다만 광고보다도 배달이 더 문제였었다. 항상 늘 우리 책이 제때, 제 장소에 도착하는지 확인했었다.

 

런던과 뉴욕 등 5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모노클숍도 그 일환인가?

 

우리는 런던과 뉴욕 이외에도 로스앤젤레스, 홍콩, 도쿄에 모노클숍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매거진을 판매하기 위한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하고 싶었다. 기존 매거진 소비 행태는 매우 우울(depressing)했다. 우리는 모노클숍을 통해 잡지 소비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통제(control)할 수 있는 환경, 독자들을 만나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모노클을 살아 있는 연구실(living research laboratory)이라고 보면 된다. 더불어 모노클숍을 모노클을 광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모노클의 인지도(awareness)를 높이기에 제격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산한 거리인 도쿄 아이요가나 런던의 조지 스트리트에 모노클숍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모노클이 브랜드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모노클숍에서 매거진만 파는 게 아니던데.

 

모노클 독자(international con-sumer)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어울리면서도 다른 데서 찾아보기 힘든 제품을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 제작해 판매한다. 가방과 향수, 노트, 남성용 양복가방 등으로 현지 업체에서부터 세계적인 아방가르드 브랜드인 콤데가르숑(Comme des garcon)이나 명품브랜드인 에르메스에 이르기까지 협업 대상은 다양하다.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일본의 브랜드인 포터와 공동으로 제작한 남성용 여행 가방 컬렉션이다. 우리 독자들은 전세계 도시들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모노클의 콘셉트와 맞는다. 한 번은 런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기에서 이 가방을 맨 비즈니스맨을 3명이나 봤다.

 

모노클은 저널리즘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좋은 이야기를 쓰는 게 바로 그런 역할이다. 우리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추구한다. 책상 앞에만 앉아서 온라인 검색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전세계에 기자들을 보내 현장의 스토리들을 발굴한다. 우리는 이름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투자한다. 젊은 X세대 기자들도 세계 현장을 겪는 것을 인센티브로 보고 모노클에 입사하려 한다. 나 역시도 다양한 배경을 지닌 전 세계의 젊은 기자들과 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젊다고 해서 인건비가 싼 기자들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의 기자들이다. 현재 우리 기자들의 평균 연령은 29세다. 우리는 사람에 투자하고 우리 고객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스토리를 소비한다.

 

상당히 다양한 일을 벌이는 것 같다. 인생에서 목표는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방향을 보려 한다. 항상 프로젝트를 벌이면서 변화를 추구한다. 나는 독자들이페이지읽기를, 특히 자신이 읽은 것에 반응(reacting)하기를 원한다.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직접 채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가 하는 걸 좋아하고 싶다. 나는 과거 <월페이퍼*>를 매각했지만 <모노클>은 당장 매각할 생각이 없다. 내가 언제까지 에디터나 주주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일을 벌여 볼 생각이다. 조만간 팟캐스트에서 24시간 라디오 방송국을 꾸려볼 계획이다. 이는 새롭고 트렌디한 기회다.

 

당신은 에디터인가, 사업가인가?

 

둘 다 아니다. 난 저널리스트다. 한국의 입국 신고서 직업(occupation) 난에 저널리스트라고 썼다. 명함에 Editor and Chief Chairman이라고 적혀 있지만, 내가 무얼 하든 내가 저널리스트라는 사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나는 훌륭한 에디터들은 모두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한다. 저널리스트와 에디터의 딱 한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에디터는 관리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이야깃거리에 대한 의무감뿐만이 아니라 저자를 발굴하고 기르는(nurturing) 것이며, 또한 책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이다.



타일러 브륄레(Tyler Brule)

캐나다 출신의 매거진 발행인, 저널리스트, 사업가다. 1989년 영국으로 가서 BBC <가디언> <선데이 타임스> <베네티 페어>에서 기자 생활을 했지만 1994년 아프가니스탄 취재 중 총상을 당한 뒤 기자직을 그만 뒀다. 1996년 스타일 패션 잡지인 <월페이퍼*>를 창간했으며 1997년 이 매체를 타임워너에 매각했다. 브랜딩 컨설팅회사인 윈크리에이티브(Winkreative)의 대표이기도 하다. 영국잡지편집자협회에서 수여하는 Life Time Achievement Award의 최연소 수상자였다. 현재 <파이낸셜타임스>의 주말 섹션에 여행 및 트렌드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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