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과 지진 해일로 1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강력한 자연의 힘 앞에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 국가와 경제 시스템도 속수무책이었다. 도로, 전력, 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이 파괴됐고 공장 가동도 중단됐다. 일반 시민의 삶은 물론 기업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최근에 일어난 이 같은 대형 재해는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실감케 한다.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화, 과학기술 및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훨씬 더 예측가능하고 풍요로운 삶의 질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우리는 자연 재해 앞에서는 여전히 한없이 초라하고 무능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기업의 존폐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는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은 결국 특정 산업의 복잡다단한 가치사슬(Value Chain) 속에 존재하는데, 그 가치사슬 속의 어느 한 역할 담당자의 불확실성이 그 특정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부품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자 일본제 부품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 기업도 피해를 보는 일이 바로 이러한 예에 해당된다.
세계 금융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2001년 세계무역센터의 폭탄테러를 계기로 기업차원(Enterprise-wide)의 업무연속성계획(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이 잘 갖춰진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손실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감독원이 금융서비스업을 대상으로 재해복구 지침을 발표하고 업계에 전사 차원의 업무연속성계획 수립을 권고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의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의 성숙도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갓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그나마 전사 차원의 BCP가 가동되고 있는 곳도 금융권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일부 제조업, 유통업체는 IT를 중심으로 한 재해복구계획(DRP) 정도만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다. 기업 내의 모든 조직 구성원의 운명은 기업의 운명과 함께 한다.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은 재해 대응이나 인재 관리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것이라야 한다. 전사 조직의 위험 인식 수준을 높이고, 이를 조직 문화에 이식시켜야 한다. 동시에 조직 개개인이 안전 및 기업의 지속성 추구에 대한 책임감을 확실히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의 목적을 연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갖춰야 할 탄력성(Resiliency) 확보 전략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