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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꺾은 이머징 마켓의 로컬기업

아린담 K. 바타카리야(Arindam K. Bhattacharya),데이비드 C. 마이클(David C. Michael) | 6호 (2008년 4월 Issue 1)
아린담 K. 바타카리야·데이비드 C. 마이클
번역 발렌티나 한 balinjap@hotmail.com
 
1970년대 후반 이래 각국 정부는 시장 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쟁의 파고가 각국으로 밀려들었다. 정책 입안자들이 관세 장벽을 낮추고, 외국 투자를 허용하자 다국적 기업과 투자자들은 해외로 대거 진출했다. 초기에 진출한 미국, 유럽, 일본의 거대 기업들은 로컬 경쟁 기업들을 재빨리 압도하고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들 다국적 기업은 최신 기술과 상품, 거대한 금융 자본, 강력한 브랜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 능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등과 같이 선진국의 개방 압력을 받은 가난한 나라들은 아주 천천히, 그리고 마지못해 초국적 기업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이 국가들은 글로벌 골리앗 기업들이 로컬 기업들을 단번에 쓰러뜨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국가들의 걱정이 현실화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난 3년 간 급격하게 성장하는 10개국(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폴란드, 러시아, 슬로바키아, 태국) 기업들을 연구했다. 이들 국가에서 현명한 로컬 기업들은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로컬 기업들은 핵심 사업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위협을 이겨내고 시장의 선두 기업이 되거나 선두를 따라잡고 있다. 또 로컬 기업들은 외국 경쟁사보다 먼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도 했다. 상당수의 로컬 기업들은 보호주의적 경제 정책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전략과 실행력 때문에 시장을 점령했다. 50개 로컬 선두 기업 목록을 작성해 본 결과 이들 중 21개 기업이 2006년에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또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50개 기업들의 전체 판매고는 약 50% 증가했다.(‘50개 로컬 선두 기업 목록’ 참조) 로컬기업의 생존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회의론자라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5년 간 외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로컬 기업들을 살펴보자.
- 브라질에서 그루포 포지티보(Grupo Positivo)는 델이나 휴렛팩커드보다 PC 시장 점유율이 높다. 토티스(Totvs)는 중소기업 대상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제공 선두기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SAP를 앞서고 있다.
- 중국에서 검색엔진 바이두(Baidu)의 1일 평균 사용자 수는 구글차이나 사용자 수의 4배다. 인스턴트 메시징 선두 기업인 텐센트(Tencent)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MSN 메신저를 앞서고 있고, 온라인 여행 서비스 제공업체 씨트립(Ctrip)은 트래블스카이(Travelsky), 익스피디아(Expe-dia)의 이롱닷컴(eLong.com), 트래블오시티(Travelocity)의 주지닷컴(Zuji.com)을 앞서고 있다.
- 인도에서 바하르티 에어텔(Bharti Airtel)은 인도 운영권을 2007년 보다폰(Vodafone)에 팔았던 헛치슨텔레콤(Hutchison Telecom)을 인수하고 이동 통신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부상했다.
- 멕시코에서 그루포 일렉트라(Grupo Elektra)는 국내에서 가장 큰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월마트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 러시아에서 Wimm-Bill-Dann Foods(WBDF)는 가장 큰 유제품 생산업체로 다농과 코카콜라를 앞서고 있다.
 
로컬 기업들의 성공은 신흥 시장에서 성장과 수익을 추구하는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에게는 좋은 징조가 아니다. 2006년에 우리가 실시한 설문에서 다국적 기업의 3분의 2가 향후 5년 이내에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다. 경제분석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경제는 2010년까지 전 세계 GDP의 45%, GDP 성장률의 60%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수많은 서양과 일본 기업들은 신흥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철수했다. 예를 들어, 야후와 이베이(eBay)는 중국에서 철수했고, NEC와 파나소닉은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철수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로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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