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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와 로열티 경영

“이 회사는 끝까지 고객편!” 좋은 평판 착한 이윤

홍종범 | 73호 (2011년 1월 Issue 2)

 

 

중고 Dell 컴퓨터를 좋은 값에 매입해 드립니다.”

만약 이런 말을 들었다면 누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가? 동네 고물상 주인? 답은 놀랍게도 세계 굴지의 컴퓨터 제조 업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Michael S. Dell)이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제안한 내용이다.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이 고객 서비스에는 사실 치밀한 고객과의 접점 분석(customer touch point analysis)과 반복 구매를 위한 포석이 결합된 Dell의 성공 비밀이 숨어있다.

 

로열티 경영은 생존의 문제

기업이 생존을 넘어 시장을 리드해 나가는 것은 모든 CEO의 목표이자 사명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달성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 12개 선진국 및 개발도상국의 2000개 이상 회사를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성장 성적표분석 결과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1999∼2009 10년간 연 평균 매출, 이익의 실질 성장률(인플레이션 효과 보정) 5.5% 이상 달성한 회사는 220개 정도로 11%에 불과하다. 시장 성장 대비 초과 성장한 이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림1>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승리하는 기업들은 고객 로열티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순추천고객 지수(NPS)에서 경쟁사 대비 2.5배나 높은열렬한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른바 로열티 리더들은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도 경쟁사를 탁월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구조를 비교해 본 결과 경쟁사 대비 15% 낮으며, 성장 속도 측면에서는 2배 이상 앞서 나가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로열티 경영을 2등 기업부터는 몰랐던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베인이 글로벌 기업 30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우리 회사는 고객을 가장 중시하고 고객중심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80%의 기업들은핵심 고객들에게 자사와 자사제품이 경쟁사 대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인식은 냉혹하리만큼 달랐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 오직 8%의 고객들만이그렇다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 기업들은 로열티 경영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고 할 만큼 하고 있었다고 믿었지만,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다. 미국 500대 기업과 국내 30대 기업이 계속 살아남을 확률이 30%에 불과하다고 예측될 정도로 불확실한 경제 및 기업 환경 속에서 고객 로열티는 생존과 성공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위대한 기업의 열쇠: Good profit

기업이 추구하는성배라고 할 수 있는 이익에는 좋고 나쁜 게 있다. 좋은 이익은 나쁜 이익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쁜 이익이 고객을 희생시켜 얻는 것이라면, 좋은 이익은 고객의 적극적인 협조로 창출된다. 회계 상의 차이는 없을지 모르나, 좋은 이익은 기업을 1등 기업,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매출과 명성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나쁜 이익이란 무엇일까?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안타까울 정도로 상당수 기업들이 나쁜 이익을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우수 고객이 가장 나쁜 대우를 받는 모순은 보통 경쟁이 치열한 경우 많이 나타난다. 통신 업체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 신용카드 업체를 꾸준히 사용해온 인내심 많은 고객들은, 최근에 새로 가입한(통신 회사를 자주 바꾸는) 로열티 낮은 고객보다 오히려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를 매년 바꾸는 고객들은 10년 이상 꾸준히 쓰는 고객 대비 더 많은 부가 서비스 및 공제 혜택을 받는다.

 

단기간의 이윤 추구를 위해 고객이 아예 이탈할 위험까지 과감하게 감수하는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호텔 객실에서 쓴 전화 통화료가 숙박비보다 많이 나오거나, 보험 회사들이 큰 혜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 놓고 보험 약관에 깨알같이 예외 조항을 만들어 실제 보장이 필요한 시점에 비용을 최소화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나쁜 이익은 단기간에는 회계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나, 비추천 고객을 양산해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고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도태시키는 주범이 된다.

 

Good profit을 통해 우리 회사를 주변에 추천할 수 있는 로열티 고객과 불만을 가지고 주변에 우리 회사를 이용하지 말라는 이른바 비추천 고객은 회사 입장에서 어떤 경제적 차이가 있을까? 베인 앤 컴퍼니는 금융, 가전제품, 유통 회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분석을 진행한 결과 로열티 고객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임을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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