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략실행 프레임워크

전략 실행에 강한 조직, ‘성과 프리미엄’이 보인다

70호 (2010년 12월 Issue 1)

 
 
구본창 작가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매혹적이며 사실적인 남성의 신체 사진 시리즈를 통해 선택의 기로에서 눈을 가리고 두려워하는 태초의 아담을 암시하고 있다. 힘줄과 근육이 도드라진 남성의 손, 발에서 전해지는 역동성 속에 선택에 대한 본능적 불안감도 느껴진다. 기업 역시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하는 치밀한 전략과 역동적인 실행력이 조화를 이룰 때 강력한 실행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되새겨 볼 만하다.
 
 
실행은 온전히 기업의 몫입니다.
선진 경영기법을 가진 전문가들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줄 수는 있어도, 물고기를 잡아주지는 못합니다. 특히 기업은 전략 실행 과정에서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위대한 기업과 열등한 기업은 전략을 성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에서 판가름 납니다. 강한 실행력을 통해 확보한 고유한 역량은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DBR이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전략 실행력을 높이는 프레임워크와 조직 내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솔루션을 모았습니다.
 
 
 
 
 
뛰어난 전략,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훌륭한 제품,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있으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계속 머물고 싶다면 우수한 전략 실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훌륭한 전략과 이를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는 전략 실행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006년 컨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가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전략실행’이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실시한 조사에서도 단연 1순위는 ‘탁월한 실행’이었다. 이는 그만큼 전략 실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2007년 10월 BP의 신임 CEO 토니 헤이워드가 “우리의 문제는 전략 그 자체가 아니고 전략의 실행”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전략 실행은 현대 기업 생존의 핵심 과제다.
 
2005년 맨킨스와 스틸(Michael C. Mankins, Richard Steele)이 매출액 5억 달러 이상의 19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략 수립 시 목표의 67% 성과만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략 실행의 실패로 33%의 ‘성과 손실(performance loss)’이 발생한 것이다. 조사 대상자들은 전략 실행의 실패 이유로 △자원의 잘못된 분배 또는 부재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실패 △실행에 필요한 행동들의 불명확한 정의 △전략 실행에 대한 책임 모호 △조직의 Silo화 및 전략 실행을 저해하는 조직 문화 △성과 모니터링의 부적절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부적절한 보상 △최고경영진의 리더십 부재 △리더의 참여도(commitment) 부재 △승인되지 않은 전략 △부족한 기술과 역량을 꼽았다. 이는 성공적인 전략 실행을 위해서는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친 단순 접근 방법이 아니라 통합적 접근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2009년 호주 모나시 대학과 팰러디엄그룹(Palladium Group)이 아시아 국가 조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략실행 조사에서도 성공적인 전략실행을 위해서는 △전략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지표를 통한 전략의 구체화 △리더십 △ 조직 내 전략의 정렬 △명확한 비전과 미션 △지표를 통한 전략달성도 측정 △이니셔티브의 정의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조사에서 나온 전략 실행의 성공 요인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요인을 상호 연계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접근한다는 데 있다. 이런 조직일수록 전략실행 관련 제반 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조직이 내부에 없다. 이 때문에 조직 구성원들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이 글에서는 균형전략실행체계(BSC·Balanced Score Card)의 창시자인 로버트 캐플란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노튼 박사가 2008년 전략 실행을 위한 통합적인 프레임워크로 제시한 ‘6단계의 전략실행 프리미엄 프로세스(XPP·Execution Premium Process)’1 를 기업 현장에서 적용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실무적 고려 요인과 해결 방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6단계 전략실행 프리미엄 프로세스
캐플란 교수와 노튼 박사는 <전략적 우선순위>와 <운영 및 프로세스 개선>을 서로 정렬시키기 위해 기존의 수많은 전략 및 운영 관리 도구들을 활용해 전략 수립 및 구체화와 운영적 실행을 연결하는 6단계의 전략실행 프리미엄 프로세스를 개발했다.(그림2)
 
 
XPP 1
단계: 전략 개발
통합적인 전략실행 체계의 시작은 전략 개발이다. 전략개발 단계에서 ‘우리는 어떤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미션, 가치, 비전의 명확화),‘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전략적 분석 실행), ‘최상의 경쟁 방법은 무엇인가’(전략수립)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경쟁해야 할 특정 영역은 어디이고, 어떤 고객가치 명제를 통해 차별화할 것이며,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를 정의해야 한다. 또 전략실행에 필요한 인적 자본 역량과 기술 지원도 규정해야 한다. 뛰어난 전략은 기업의 미션, 핵심 가치, 비전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어야 하며 장기와 단기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XPP 2
단계: 전략 구체화
두 번째 단계는 수립된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전략목표, 성과지표, 목표치, 전략적 실행과제 등을 정의하고 전략적 지출에 자원을 할당함으로써 전략을 구체화한다. 이 단계는 BSC(그림3)에서 제시된 방법론을 주로 활용하면 된다.
 
 
전략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전략 체계도 구축)
전략 체계도는 재무, 비재무 관점에서 도출된 전략 목표들과 이 목표들 간의 인과 관계를 한 장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때 전략 체계도에 담기는 BSC 관점은 크게 △재무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의 네 가지로 나눠진다. ‘전략이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재무 관점, ‘어디서 경쟁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고객 관점,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내부 프로세스 관점, 그리고 ‘경쟁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학습과 성장 관점으로 접근한다. 전략 체계도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담고 있어야 한다.
 
전략 체계도가 만들어지면 스토리텔링을 통해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에 나선다. 많은 기업들이 전략 체계도를 작성하는 과정에 15∼25개 목표들을 무리하게 포함시키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이 목표들을 동시에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행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로 연관된 전략 목표들을 4∼6개의 전략 테마별로 모으고, 이 군집된 전략 테마를 중심으로 전략 체계도를 구축하는 기업이 많다.
 
계획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성과지표와 목표치의 선정)
전략 체계도를 작성한 뒤에는 전략의 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도출한다. KPI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 KPI는 ‘성과 및 업적의 평가’가 아니라 ‘전략 목표 달성 여부의 판단’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 많은 조직이 BSC 활용과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BSC를 평가도구로 활용하고 전략실행체계로 발전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KPI를 정의한 다음, 전략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설정한다.
 
어떤 행동 프로그램들이 필요한가? (전략적 실행과제)
전략적 실행 과제는 달성 목표치와 현재 수준의 차이를 줄이는 행동계획(action plan)이다. 캐플란 교수의 분석 결과 BSC 도입에 실패한 기업들의 상당수는 전략적 실행 과제의 정의와 운영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업무 방식을 혁신하지 않고 단지 목표치 달성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직원이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현재 10시간인 배송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는 전략적 실행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정보기술(IT)의 지원과 혁신적인 변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패하는 대부분의 조직들은 업무 방식이나 우선순위를 조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목표치만 강요한다. 이 결과 직원들은 과거처럼 비(非)부가가치 업무에 시달리면서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전략적 실행 과제는 전략의 목표치 설정과 동시에 이뤄져야 하며 각각이 상호보완적인 행동 포트폴리오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전략적 실행과제에 어떻게 예산을 배분할 것인가? (STRATEX의 설정)
전략적 실행 과제 포트폴리오들이 조화로운 방식으로 동시에 수행되려면 명확한 자금 지원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예산 시스템은 기존 조직기능 및 사업부서들에 제공되는 자원과 각 조직 단위들의 책임소재 및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 이 때문에 범기능 및 범부서적인 실행 과제들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운영 예산과는 별도로 관리하는 ‘전략적 지출(STRATEX·strategic expenditures)’이라는 특별 예산 영역을 만들고 독립적 관리 프로세스가 원활히 수행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누가 전략 실행을 지휘할 것인가? (전략테마 팀의 구성)
전략테마를 정하고 전략 실행의 책임을 정의하는 일도 중요하다. 임원들을 ‘전략테마 담당자’로 임명하고 STRATEX를 통해 자금 지원을 한다. 사내 여러 부서에서 차출된 인재들로 구성된 ‘전략테마 팀’을 통해 인적 지원도 병행한다. 전략테마 담당자와 팀은 담당 전략테마 내의 전략실행에 대한 책임을 지며 피드백을 제공한다.
 
 
 XPP 3
단계: 전략의 정렬(Alignment)
세 번째 단계는 전사의 전략을 사업부, 지원조직 및 조직 구성원과 연계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는 전사 전략 체계도에 포함된 전략 목표와 관련 KPI를 각 하위부서와 개인으로 연계하는 활동(cascading)이 중요하다. 전사전략을 하부조직과 연계하지 못하면 부분 최적화나 부서 이기주의에서 빠져 최선의 성과를 얻어낼 수 없다. 많은 직원들은 조직의 원대한 목표를 듣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는가”를 먼저 따지고, 이를 확인하지 못하면 “나는 이 일과 상관없다”며 한발 물러서게 된다. 따라서 모든 직원들이 전략을 이해하고 회사의 전략적 성공을 지원하도록 동기부여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전략 실행에 강한 조직과 열등한 조직의 차이는 전략 정렬 단계에서 갈린다.
 
모든 사업부서들이 동일한 관점을 가지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업부서들의 정렬)
조직들은 보통 다수의 사업부서 또는 조직 단위들로 구성돼 있다. 전사 수준의 전략은 개별 사업부서들의 전략을 서로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있다. 경영자들은 전사 전략 체계도를 조직 내 사업부서들에 수직적으로 캐스케이딩해 이들 사업부서의 전략에 <각자의 고유한 전략과 관련된 목표>와 <전사전략 및 다른 사업부서들의 전략과 연계된 목표>를 모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지원부서들을 전사 및 사업부서들의 전략과 정렬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원부서의 정렬)
경영진들은 보통 지원부서와 전사적 스태프 기능과 관련해서는 운영비용 최소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한다. 하지만 이는 지원부서들의 전략과 운영이 그들이 지원해야 할 회사 및 사업부서들의 전략 및 운영과 일치하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성공적인 전략실행을 위해서는 지원 부서들의 전략이 회사와 사업부서의 가치창출 전략과 잘 정렬돼야 한다. 지원부서들은 사업부서들과 서비스 수준 협상을 시행하고 자신들이 제공해야 할 서비스군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서비스수준 협정을 기반으로 지원부서 전략 체계도와 BSC를 구축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각 지원부서들은 사업부서들의 전략을 강화할 수 있는 각자의 전략을 정의해 실행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이 전략실행을 돕도록 어떻게 동기부여 할 것인가? (종업원의 정렬)
전략을 실행하고 프로세스를 향상시키는 것은 조직 구성원의 몫이다. 구성원들이 전략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동기부여 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종업원들의 개인적 목표와 인센티브가 사업부서 및 회사 전체의 전략목표와 부합하도록 정렬할 필요가 있다. 훈련 및 경력관리 개발 프로그램도 성공적인 전략실행에 필요한 역량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XPP 4
단계: 운영 계획
네 번째는 운영계획과 전략을 연계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는 프로세스 향상 활동과 전략적 우선순위를 서로 정렬할 필요가 있다.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에 대한 자금 지원도 전략적 계획에 따라 결정한다.
 
전략실행을 위해 어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향상시켜야 하는가? (핵심 프로세스의 향상)
전략체계도의 프로세스 관점에 있는 목표들은 전략이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혁신을 통한 성장>이라는 전략테마는 뛰어난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성과를 필요로 한다. <타깃 고객층의 충성도 강화>라는 전략테마는 고객관리 프로세스의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사적 품질관리, 식스시그마, 리엔지니어링 등 개선 프로그램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핵심 프로세스들의 성과 향상에 맞출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핵심 프로세스 성과에 대한 핵심지표들로 구성된 맞춤식 대시보드를 설계하고 각 프로세스 관리 팀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시보드는 구성원들의 핵심 프로세스 향상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이끌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역할을 한다.
 
어떻게 전략과 운영 계획/예산을 연결시킬 것인가? (자원 용량 계획 개발)
프로세스 향상 계획과 BSC의 전략적 성과지표와 목표치들이 도출됐다면 이를 해당 연도의 운영 계획으로 전환한다. 특히 전략계획의 매출 목표치들을 매출 예측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세부적 운영계획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개별적인 매출 주문의 예상 품질, 제품 믹스 및 특성, 생산 가동시간과 거래량 등을 매출예측에 넣는다. 이어 자원 용량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시간중심 활동기준 원가계산(TDABC·Time-Driven Activity-Based Costing)’ 모델을 활용해 세부적 매출예측을 그 예측기간 중 필요한 자원용량 추정치로 전환할 수 있다. TDABC 모델은 ‘캐퍼서티(또는 용량) 드라이버’(capacity drivers· 통상 ‘시간’을 말한다)를 사용해 각 프로세스에서 다뤄지는 거래, 상품, 고객별로 자원 비용을 도출해준다. 회사는 이를 통해 손쉽게 <매출 예측 및 프로세스 향상>과 <계획 달성에 필요한 자원의 규모(인원, 장비, 시설)>를 대조할 수 있다.
 
미래에 필요한 자원의 양과 조합을 확정했다면 판매 및 운영 계획에 필요한 자원 용량(resource capacity) 예산을 산출할 수 있다. 세부적 매출 예측과 더불어 이 예측 달성과 관련된 매출 원가를 알게 되면 단순한 덧셈뺄셈만으로도 손쉽게 각 상품, 고객, 채널, 지역별 세부 예상 손익계산서를 산출할 수 있다.
 
 
 XPP 5
단계: 모니터와 학습
다섯 번째는 전략실행 과정과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단계다. 전략을 구체화하고 종합적인 운영계획과 연계한 다음, 전략과 운영 계획을 실행하면서 나타나는 성과 결과를 모니터링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얻어진 새로운 정보와 학습을 기반으로 운영과 전략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한다. 이때 ‘운영검토회의(operational review meetings)’를 열어 부서 및 기능별 성과를 검토하고 새로 나타나거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전략검토회의(strategy review meetings)’를 통해 각 조직의 BSC 지표와 실행 과제들을 논의하고 전략실행 진척도와 그 장애물을 진단한다. 운영과 전략 검토회의를 서로 분리해 실행하면 전략의 실행과 수정에 관한 논의가 단기적 운영 및 전술적 문제들 때문에 뒷전으로 밀리는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운영이 잘 통제되고 있는가? (운영검토회의)
운영검토회의를 개최하는 주기는 운영에 관한 데이터가 생성되는 빈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전술적 문제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대응 주기와 속도 등에 따라 결정한다. 주 1회나 주 2회 또는 일일 회의 등을 열 수 있다. 판매, 예약, 선적 등에 관한 운영 대시보드를 검토하고, 단기적으로 발생된 문제들(중요한 고객의 불만사항, 배송지체, 상품결함, 기계고장, 단기적 유동성 부족, 핵심 종업원 결근의 장기화, 새로 파악된 판매기회 등)에 대처한다. 운영검토회의는 일반적으로 부서 및 기능 중심적이다. 판매, 구매, 물류, 재무, 운영 부서에서 그 날의 주요 문제들을 집중 논의하고 구성원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통해 대책을 찾아낸다. 짧고 집중적이며 데이터 중심적이고 행동지향적이라는 점이 운영검토회의의 특징이다.
 
이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뉴욕경찰청이다. 줄리아니 뉴욕 시장 재임 당시 뉴욕경찰청은 운영검토회의를 도입해 실행력을 높였다. 당시 뉴욕경찰청이 보유한 데이터는 연방수사국(FBI) 기준의 분기별 범죄통계 밖에 없었다. 뉴욕 경찰청은 76개 관할구역을 대상으로 주 단위로 주요 범죄 유형별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 전체 범죄 발생 지도를 자동 생성해 보여주는 ‘컴스탯(Compstat)’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일주일에 두 번 열리는 뉴욕경찰청의 운영검토회의를 위한 대시보드 역할을 했다. 부청장이 관할구역의 모든 경찰서장이 참석한 운영검토회의를 주관했다. 이 회의에서는 범죄 발생 빈도, 다양한 유형의 범죄에 대해 효과적인 전략, 실패한 전략을 논의했다. 경찰서장들은 회의에서 제대로 답변하기 위해 다른 부서 및 다른 관할 지역의 실제 근무자들과 협의를 해야만 했다. 이 결과 경찰서 내의 부서 간 장벽이 허물어졌고, 관할구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태스크포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후 컴스탯 시스템에 보고된 주요 범죄 발생률은 12% 감소했고, 줄리아니 시장의 임기 중 살인을 비롯한 주요 범죄 발생률은 8년 전보다 65% 줄었다.
 
전략이 잘 실행되고 있는가? (전략검토회의)
매월 1회 경영진을 소집하는 전략검토회의를 열고 전략의 진척도를 검토한다. 이 회의에서 경영진은 △전략실행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가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가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행동이 필요한가 △목표성과 달성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논의한다. 전략검토회의는 ‘계획-실행-점검-조치(PDCA: plan-do-check-act)’ 사이클 중 전략실행의 점검(check)과 조치(act) 단계에 해당된다.
 
전략테마 담당자들은 회의에 앞서 BSC 성과지표 등에 관한 데이터들을 배포한다. 실제 회의 시간에는 지난 전략검토회의 이후 발생된 문제들에 대한 행동계획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월간회의에서 모든 목표와 성과 지표에 대한 심화 토론을 하기는 어렵다. 이때는 전략테마 중심으로 전략 검토회의를 조직하고 각 회의에서 1∼2개 전략테마를 집중 점검하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짜서 회사들은 모든 테마와 목표를 분기에 최소 한 번씩 주의 깊게 검토하고 논의한다.
 
 XPP 6
단계: 검증 및 전략 업그레이드
마지막은 전략을 검증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단계다. 운영 및 전략 검토회의와는 별도로 전략적 가설 자체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전략 검증 및 조정 회의에서 새로 입력된 추가 정보들과 직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새로운 사업 기회 등을 기반으로 전략을 검증하고 개선한다.
 
전략이 잘 작동되고 있는가? (전략 검증 및 조정 회의)
전략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환경 변화에 따라 주기적인 검증과 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분기별, 또는 1년에 한번 전략 검증 및 조정회의를 여는 게 좋다. 해당 산업의 경쟁, 기술, 고객 역동성에 따라 회의 개최 주기를 조정하면 된다. 경영진은 이 회의를 통해 조직의 전략 성과를 평가하고 최근 외부적 환경 변화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한다. 제품라인, 고객, 세분시장, 채널, 지역별 손익 데이터를 요약한 활동기준 수익성 보고서를 통해 기존 전략의 성공과 실패 부분을 찾아낸다. 이어 손실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찾고 기존의 수익성 높은 운영 부분은 영역을 더 확대한다. 전략적 지표 사이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통계자료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전략을 수립하면서 설정한 가설(전략 지표들 사이에 전제됐던 상호연관성)이 옳지 않거나 전략적 기대와 배치되고 있다면 이를 제거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경영진은 전략을 개선하고 전략 체계도와 BSC를 수정해 새로운 전략기획 및 운영실행 사이클을 가동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분기마다 ‘BSC 워 게임(War Game)’을 열고 회사의 전략적 가설을 진단하고 조정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의 워 게임은 임원들과 각 기획부서의 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흘에 걸쳐 진행되며, 다양한 팀이 자사의 전략, 경쟁자와 고객의 예상 행동과 반응 등을 주제로 심화 토론을 벌인다. 토론이 끝나면 예상 시나리오 중 가장 현실성 있는 2∼3개 시나리오를 골라 해당 시나리오별로 시장 점유율, 이익, 현금 흐름 등을 예측한다. 경영진은 회의 마지막 날 시장의 역학 관계, 워 게임을 통해 시뮬레이션 한 예상 결과물 등을 고려해 향후 행동 방향을 설정한다. 새로운 전략을 전사적으로 발표하기에 앞서 월간 전략검토회의에서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논의한다. 워 게임을 통해 도출한 전략적 시나리오는 다음 분기 전략실행을 이끄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선두 기업 전략 실행력의 차이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리더 기업 간의 전략 실행력의 차이는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통합전략 실행체계에 대한 오해다. 자사 역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다. 겉으로 보이는 제도와 시스템은 완벽한데 성과는 오히려 하락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이유다. 통합전략 실행체계를 구축하기에 앞서 조직의 준비도(readiness)에 최적화된 방법론 및 프로젝트 범위와 깊이를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조직원의 참여와 공감대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다. 소통 노력이 부족하면 통합전략 실행체계 구축과 KPI 선정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 구성원들은 달성하기 쉬운 KPI만 설정하는 일이 벌어진다. 결국 실질적인 성과와 무관한 빈껍데기 목표를 달성한 뒤에 요란한 자축 파티만 벌이는 조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통합전략 실행체계 구축의 성공은 업(業)의 본질과 특성을 관통하는 KPI를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셋째, 통합전략 실행체계를 운영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주요 이슈 및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대비와 해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 기업은 BSC를 도입하고 이를 평가 도구로 주로 활용했다. 어느 순간 그 기업의 조직문화가 경직되고 조직원의 몰입도가 장기간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사전에 주기적으로 실적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세우는 검토 체계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통합전략 실행체계를 도입할 때는 운영체계 설계와 담당 조직 세팅(책임과 권한 지정 포함) 등의 대비책과 해결책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
 
넷째, 다른 제도와의 연계 및 통합을 고려해 전략을 설계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 BSC의 주요 장점은 각각 운영되는 제도들을 통합하는 기능이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다른 경영 도구나 제도(예를 들면 6시그마, TQM, 예산제도, 지식관리, 조직문화, 리더십 등)와의 연계 및 통합을 고려해 설계하면 조직 내 운영의 효율성과 제도 간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각각의 프로그램이 겉돌게 돼 조직원들의 피로와 부담만 가중된다.
 
다섯째,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리더십 역량, 특히 전략적 사고와 성과 분석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미흡하다. BSC를 이용한 통합전략 실행체계의 도입은 지표 도출부터 성과 모니터링 및 피드백 등 일련의 절차에서 전략에 대한 끊임없는 토의와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경영진의 리더십 역량이 부족하면 결과는 흐지부지된다.
 
맺음말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략실행력이 높은 기업들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정기적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장기 전략적 목표치를 단기 운영적 목표치를 통해 구체화하는 역량이 뛰어났다. 또 전략적 우선순위와 전략 진척 상황에 대한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계획 측면에서는 운영 주체들이 프로세스 및 주요 성과 동인을 이해하고 운영 계획에 반영해 실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속적이고 공식적인 환경 변화 모니터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전략 검증과 수정 능력도 우수했다. 전략 실행력이 높은 기업은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실행의 프리미엄’을 확보한 것이다.
 
통합전략 실행체계를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게 하려면 전략과 운영을 책임지고 연결하는 리더십과 전략관리 담당 조직(OSM)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OSM을 구축하는 조직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통합 전략실행 체계를 통해 해외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과를 높이는 전략실행의 프리미엄을 누리기를 기대해본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웨슬리퀘스트 대표로 재직 중이며 Palladium Group의 한국대표, 한국관리회계학회 이사, 예금보험공사 등 다수의 조직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균형전략실행체계(BSC·Balanced Score Card)와 시간중심활동기준원가계산(TDABC·Time Driven ABC)과 같은 새로운 경영관리 도구를 국내에 소개하고, 이를 국내 조직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현재 KAIST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전략실행 프리미엄(캐플란 교수/노튼 박사 저)’ 9권의 저서 및 역서를 집필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