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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ing Growth by Strategic Alliance: The Case of CEIBS

中·EU 손잡고 MBA 새 지평 열다

하정민 | 65호 (2010년 9월 Issue 2)

 

아시아 경제의 부상이 세계 비즈니스 스쿨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지에 소재한 아시아 비즈니스 스쿨의 랭킹과 지명도가 날로 상승하면서 세계 비즈니스 스쿨의 메카인 미국에서조차 아시아 비즈니스 스쿨로 역(逆) 유학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중국유럽 국제공상학원(中歐國際工商學院, 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이 있다. 1994년 설립된 CEIBS는 설립 15년 만인 2009년 MBA 랭킹의 척도로 평가 받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세계 8위 비즈니스 스쿨로 뽑혔다. 풀 타임 MBA 학생 수가 200명도 안 되는 소규모의 햇병아리 비즈니스 스쿨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구 선진국의 대형 MBA 스쿨들을 제치고 톱10에 들었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CEIBS는 2003년 FT 순위에서는 세계 90위에 그쳤지만 불과 6년 만에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세계적인 MBA 스쿨의 반열에 올랐다. 아시아권 순위에서도 싱가포르 국립대, 홍콩 중문대, 홍콩 과기대 등을 제치고 2009년까지 6년 연속 아시아 최고 자리를 고수한 바 있다.
 
MBA 랭킹의 척도인 졸업생의 연봉만 봐도 CEIBS의 성공을 확인할 수 있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일반 중국 명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개 연 4만∼5만 위안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CEIBS를 졸업하면 단숨에 30만 위안 가량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졸업장을 쥐는 순간 연봉이 5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CEIBS가 FT 순위에서 단숨에 세계 톱10 안에 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높은 취업률, 직장을 구하기까지 걸리는 짧은 시간 등은 물론이고, MBA 입학 전 대비 연봉 인상폭도 179%로 미국 상위 비즈니스 스쿨 평균 119%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입학생의 평균 GMAT 점수도 해외 유명 MBA 스쿨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세계 각국의 인재가 몰려들고 있다.
 
즉, CEIBS의 성장은 단지 중국 경제의 급부상 덕이라고만 치부하기 어렵다. 중국의 유명 대학들도 MBA 과정을 속속 개설하고 있지만 그 어느 곳도 CEIBS가 낸 성과에 근접하지 못했다. 게다가 CEIBS는 선진국 MBA 스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학비를 받으면서도 수업료 수입으로만 학교 재정을 충당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도 지니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사회주의 국가의 학교가 자본주의의 첨병인 기업가를 양성하는 교육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도록 만들었을까. DBR이 상하이에 소재한 CEIBS를 직접 방문해 그 비결을 알아봤다.
 

CEIBS의 역사 및 지배구조
CEIBS는 1994년 중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의 합작으로 탄생한 학교다. 중국 정부와 EU는 당초 베이징에서 1984년부터 1994년까지 중국유럽 경영관리 과정(CEMP), 중국유럽 경영관리 기관(CEMI)이라는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한 바 있다. CEMP와 CEMI는 해마다 60명의 학생을 받아 현재의 Executive MBA와 유사한 과정을 운용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주로 정부기관 관계자나 정부산하 공기업(SOE·State Owned Enterprise) 임원들이었다. 즉, 중국 1세대 MBA 교육의 근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두면서 MBA 교육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었지만 비독립기관이라는 CEMI의 취약성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전속 교수진, 충분한 재원, 독립적인 법적 자격 등이 없어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수요가 증가한 비즈니스 리더를 제대로 양성할 수 없었다. 그 해결책이 바로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CEMI를 자립성과 독립성을 갖춘 법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안이었다.
 
중국이 폐쇄주의 정책을 고수할 때부터 미국에 비해 훨씬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EU는 중국의 교육 사업에 투자하는 일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유럽 기업이 기반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 역시 자본주의 교육 과정을 제대로 뿌리내리게 하려면 중국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인식했다. 이에 EU와 중국 정부는 1994년 11월 5:5 출자로 상하이에 CEIBS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 본토에 소재한 유일한 주간 MBA 과정이었다.
 
이후 CEIBS는 끊임 없는 혁신으로 중국 경영학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혁신의 주요 내용은 중국 최초의 100% 영어 강의, 중국 최초의 Executive MBA 과정 및 EDP(Executive Development Program) 과정 개설, 중국 최초의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사례 연구 소개를 통한 학생 중심의 교수법, 중국 최초의 MBA 학생 대출 정책, 중국 최초의 MBA 경력 개발 서비스 제공 등이다.
 
CEIBS는 교육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인증을 확보한 중국 최초의 학교다. 2004년 EQUIS(European Quality Improvement System), 2008년 AACSB(Association of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 인증을 얻으면서 MBA 스쿨의 3대 인증인 EQUIS, AACSB, AMBA(Association of MBAs) 중 2개를 확보했다. 세계 MBA 스쿨 중 이 3대 인증을 모두 받은 학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러한 국제적인 인증이 CEIBS 교육 과정의 우수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CEIBS의 지배구조는 중국인 5명과 유럽인 5명으로 이뤄진 10인의 이사회가 주도하는 집단 지도체제다. 학장(dean)도 중국 측 장 웨이종 학장과 독일인인 랄프 크레머 교수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웨이종 학장은 주로 대외 업무를, 크레머 학장은 학사 행정을 담당한다. 건물의 형태까지 유럽과 중국의 협력을 상징한다. CEIBS 캠퍼스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뚜렷한 합(合) 자를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EIBS의 성장 동력
1)학교 운영의 독립성 및 유연성 확보
CEIBS는 학교인 동시에 합작회사다.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교육기관으로 승인 받지 못했고 중국 교육 정책의 대상자도 아니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반이 돼서야 CEIBS 학위를 정식 학위로 인정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열외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CEIBS만의 독자적 교육 체계를 마련할 발판이 됐다.
 
CEIBS 설립 당시 중국 교육부는 대학원 입학 시험 과목으로 정치, 언어, 논리, 영어, 경영, 수학 등을 반드시 채택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강의 커리큘럼 또한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만 했다. 심지어 설립 초기에 CEIBS를 상하이 교통대의 MBA 과정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다. 명문 교통대의 브랜드를 이용해 빠른 성장을 도모하라는 게 취지였지만 운영 자율권을 대폭 상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일 CEIBS가 설립 초기에 중국 정부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규제를 따랐다면 했다면 결코 지금과 같은 세계적 학교로 거듭나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중국 대학의 MBA 과정들이 정부 정책과 규제에 얽매여 있을 때 CEIBS는 중국의 여타 MBA 스쿨과는 완전히 다른 시도를 과감히 진행할 수 있었다. 100% 영어 강의나 기업과 연계한 다양한 현장 실습 교육 과정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CEIBS의 수뇌부도 새로운 시도를 적극 장려하고 지지했다. 2대 학장인 윌리엄 피셔는 “실패한 시도는 좋다. 성공한 시도는 더 좋다. 하지만 시도조차 안 하는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말로 직원들을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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