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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문화경영 전략

이미지 업! 빠른 피드백! 문화, 中企엔 더 효율적

이병권 | 62호 (2010년 8월 Issue 1)
 
 

예술적 품격이 경쟁력이다
르네상스의 찬란한 꽃을 피웠던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를 비롯해 숱한 예술가들의 뒤에는 2세기 넘게 유럽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던 피렌체의 메디치가문이 있었다. 21세기 들어 새삼스럽게 메디치가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대 최고의 금융, 모직, 관광 등 새로운 업종을 개척하고 리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날 기업들이 추구하는 지속가능기업의 성공요인을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오랜 기간 몸소 실천해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의 기업인들이 메디치 가문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효과를 어느 누구보다 먼저 간파해 메디치가문을 문화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그들의 혜안에 있을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더 나은 이미지와 품격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우리가 21세기를 문화의 시기라고 하는 이유는 문화적 품격과 차별화, 예술의 독창성과 창의성이 바로 지속가능 성장의 큰 버팀목이고 진정한 경쟁력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예술에 관심을 갖고 예술인 및 예술단체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7개국에서 비록 상이한 이름의 단체로 구성돼 있지만, 기업과 예술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른바 ‘메세나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4년 발족된 한국메세나협의회가 기업과 예술의 상호 발전과 지원 확대를 통한 국가발전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메세나협의회가 벌이고 있는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에 참여해 성공을 거둔 중소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중소기업 예술지원 매칭펀드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활성화하고 예술에 대한 공공보조를 민간 지원으로 대체해 예술단체의 경쟁력 강화 및 자생 기반 구축에 기여하자는 취지에서 2005년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메세나협의회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192건의 기업과 예술단체 간 결연이 성사됐고 총 112억여 원의 지원금이 예술단체에 지원됐다.
 
본 사업은 대기업 부문과 중소기업 부문으로 나뉘어 시행되고 있다. 기부문화의 뿌리가 깊지 않은 한국에서 대부분의 메세나 활동은 규모가 큰 대기업의 몫으로 치부돼 왔으나, 최근 들어 문화경영, 창조경영이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면서 메세나를 통해 이에 접근하고자 하는 창의적 마인드를 가진 중소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 추이를 살펴보면 대기업 부문에서는 작년까지 79건의 결연에 74억여 원의 지원금이 예술단체에 지원됐고, 중소기업 부문(중소기업 매칭펀드)에서는 113건의 결연에 38억여 원의 예술단체 지원금이 교부(국고 18억 원 포함)됐다.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건수 및 지원금액은 소폭이나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올해 역시 기업들의 참여가 활기를 띠면서 상반기가 채 가기 전에 사업이 마무리됐다. 총 50개 기업이 9억 원의 지원금을 기록해 예년보다 더욱 큰 성장세를 보였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금과 인력의 한계 때문에 체계적인 메세나 활동을 펼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요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문화경영이라는 추세에 발맞추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이를 감안해 국고 펀드의 보조를 통해 중소기업의 창의경영과 윤리경영을 북돋우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제도가 바로 ‘중소기업 예술지원 매칭펀드(Matching Fund)’ 사업이다. 중소기업이 예술단체에 일정액을 후원하면 그에 비례한 금액이 국고에서 예술단체에 추가로 지원되는 ‘Matching-Grant’ 프로그램이다. 한국메세나협의회에서는 이 제도에 대한 기업과 예술단체의 호응도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국고펀드의 증액을 통해 중소기업의 문화경영 참여 문호를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몇 가지 단계가 존재한다. 가장 기초적인 메세나 활동은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진다. 기업 입장에서 직접적인 이득은 없지만 포괄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면 마케팅 활동과 직접 연계한 메세나 활동을 펼칠 수 있다. 고품격 클래식 공연을 후원하고 VIP고객들을 초청하거나 영화제작사에서 독립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가장 발전된 형태의 메세나 활동은 기업의 경영 전략과 연계된 활동이다. 여기에는 미술 지원활동을 디자인 부서 직원들의 창의성 증진에 활용하는 것과 같은 임직원 교육 활동, 메세나 활동과 연계된 사내 예술동호회 활성화처럼 임직원의 복지 증진을 통한 애사심 고취 등의 효과가 있다.
 
메세나의 역사가 길지 않고, 중소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한 한국에서는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이 대부분 첫 번째 단계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매칭펀드 사업을 통해 기업들의 문화경영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차츰 메세나 활동을 마케팅과 기업 경영 전략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음은 성공적인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겠다.
 

Case 1이건환경-기업의 자긍심을 높이는 조형미술
이건환경은 지난해 매칭펀드 사업을 통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과 결연했다. 이건환경의 도움으로 기획전을 성황리에 마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기업 측과 오랜 논의 끝에 기업의 모토를 주제로 한 조형물을 제작하기로 하고 현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시각미술가 임옥상 씨에게 참여를 부탁했다. 임옥상 씨는 환경과 나눔을 주제로 한 조형물을 설계하되 이건환경에서 생산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이건환경의 직원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계획을 세웠다. 참신한 프로젝트에는 이건환경의 직원 13명이 참여해 자신의 회사에서 생산한 600장의 합판을 사용, 이건환경의 다양한 구성원을 상징하는 5명의 인체상을 제작했다. ‘희망의 프리즘’이라는 제목으로 완성된 조형물의 합판 사이사이에는 이건환경 전 직원의 새해 소망이 적힌 쪽지를 끼워 넣었다.
 
이건환경의 사옥 로비에 전시된 조형물은 이내 직원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방문객들에게는 회사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조형물을 보기 위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겼을 정도다. 이 같은 성공사례는 수동적인 수혜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기업 측에 선도적으로 협력 프로그램을 제안한 예술단체의 적극성과 이를 기업의 지향점과 연결시켜 경영에 활용해보겠다는 기업의 창조적인 마인드가 조화를 이뤄 만들어 낸 결과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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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권

    - (현) 한국메세나협의회 사무처장
    - 풀무원 홍보팀장
    - 해태제과 기획홍보부 수석부장
    - 보광그룹 PDS미디어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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