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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KPE 조영미 전무

녹색 新사업, 과감한 의사결정- 신뢰의 리더십이 필수

한인재 | 56호 (2010년 5월 Issue 1)


태양광은 이론적으로 무한대로 공급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햇빛이 닿는 곳 어디든지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성장성도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약 5년 후에는 태양광의 발전 단가와 화석 연료의 발전 단가가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중공업과 LG전자, 삼성전자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태양 전지(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셀) 제조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효율(태양 전지가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이나 수율(태양 전지의 재료인 웨이퍼에서 태양 전지를 생산해내는 비율)에서 독일과 일본, 미국 업체들에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한국에도 글로벌 태양 전지 시장에서 분전해온 중소기업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태양 전지 양산에 성공한 KPE가 그 주인공이다. 2002년 태양 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KPE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8년 82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KPE에 따르면 이 중 70% 이상이 수출이다. 세계 상위권인 17.5% 수준의 효율을 내기 때문이다. 직원 수가 100여 명임을 감안할 때 1인당 매출액이 8억 원을 넘고, 1인당 수출액은 6억 원에 육박한다.
 
과거 태양광 산업의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한 중소기업이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태동기에 머물러 있던 태양 전지 시장에 과감히 진출하고 10년 가까이 사업을 성장시켜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KPE의 태양광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조영미 전무(이학박사)를 만나 그 답을 들어봤다. 조 전무는 KPE의 모(母)기업인 경동건설 김재진 회장의 며느리다.
 

한국 최초로 태양 전지 양산 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당시 모회사인 경동건설은 부산 지역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고 있는 중견 건설회사였습니다. 그렇지만 건설업 외에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만한 사업이 필요했죠. 그래서 ‘미래에 사람들이 꼭 써야만 하고 꼭 사야만 하는 게 뭘까?’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여러 가지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대체 에너지였습니다. 화석 연료는 어차피 고갈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마땅히 연구할 만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던 일본과 독일의 자료를 구해서 공부했습니다. 지금도 그때 당시 스크랩했던 일본 신문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가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발전 분야를 택하게 됐습니다.
 
얼마 후 성균관대 이준신 교수(현 KPE 연구고문)가 설립한 포톤반도체에너지라는 조그만 벤처 회사를 알게 됐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이 교수는 당시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을 공부하고 돌아온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분이었습니다. 2002년 아직 소규모 실험실 수준이었던 이 회사를 저희가 인수했고, 2003년 경남 창원 시에 국내 최초로 태양 전지 생산 라인을 준공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의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웨이퍼-태양 전지(셀)-모듈-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태양 전지 분야는 어떻게 보면 반도체 제조업과 유사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반도체 쪽에 가깝습니다. 폴리실리콘은 화학 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요. 모듈은 어떻게 보면 조립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셀을 연결시키고 프레임 안에 넣는 일입니다. 따라서 모듈이나 시스템 분야는 진입 장벽이 낮고 투자 규모도 적은 편입니다. 반면 폴리실리콘 같은 경우에는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적 장벽도 높은 편입니다. 웨이퍼와 태양 전지 단계까지는 진입 장벽이 조금 높은 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대기업들이 태양 전지 분야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한정된 상태에서 업체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고 파이 자체가 커지기 때문에 특별히 더 불리해진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차피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주력해야 하고요. 최근에 장비 업체들(주로 기존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이 많이 생겨서 턴키로 장비를 구입할 자금만 있다면 사업을 시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보통 16% 정도의 효율은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장비를 가지고 16% 효율을 내느냐, 아니면 17%, 18%의 높은 효율을 내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양산 가능한 수준의 효율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정도는 걸릴 겁니다. 최근에 사업을 시작한 국내 태양전지 업체들도 해외 유수 대학에서 공부한 박사들을 영입하고 시범 라인을 구축했는데 생각보다 효율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저희도 마찬가지였죠. 일반적인 태양 전지 제조 공정은 12개로 나눌 수 있는데, 어느 한 공정이 잘 된다고 해서 품질이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12개 공정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직원들의 노하우가 필수적입니다. 이런 자산이 있기 때문에 저희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도 좀 더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 한국에 태양광 산업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태양 전지 사업에 뛰어드신 후,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을 것 같습니다.
“네. 포톤반도체에너지를 인수한 다음 해인 2003년에 천 장 정도 판매했습니다. 몇 KW(킬로와트) 단위 즉, 1000만 원 정도 매출을 올렸죠. 그 다음 해 3000만 원, 그 다음 해 1억 원 매출, 이런 식이었습니다. 2003년에 첫 5MW 양산 라인을 만들었을 때 실험실에서 분명히 10% 효율이 나온다고 했는데, 실제로 생산해보니 4%에 불과했습니다. 이때부터 생산 라인을 가지고 계속 실험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2005년 겨우 판매 가능한 효율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일정 수준에 올라가자 만들기만 하면 해외 업체들이 다 사갔습니다. 거의 먼저 송금을 해주고 제품을 받아갔습니다. 심지어는 깨진 제품이나 불량 제품까지 다 사갔습니다. 완전히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이었습니다. 지금은 구매처들도 많이 현명해지고 아무래도 태양광 시장이 좀 더 성숙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닙니다. 어쨌든 그때쯤부터 현대중공업, 미리넷솔라, 신성 등이 태양 전지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들이 양산을 시작한 건 2008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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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재

    한인재dbr@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 AT 커니 코리아 컨설턴트/프로젝트 매니저
    - 에이빔 컨설팅 컨설턴트/매니저 - 삼성생명 경영혁신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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