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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때론 소비자 가르쳐야

문휘창 | 49호 (2010년 1월 Issue 2)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일만큼 소비자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식을 창조하는 전략에 관해서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6호에 실린 ‘지식 창조하는 조직 만들려면’ 기사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이번 글에서는 소비자를 활용하는 전략을 다루고자 한다. 전통적인 경영 이론은 제품의 생산자와 수요자를 완전히 분리한 후 각각의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1980년 저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생산자와 수요자의 개념을 합친 ‘생산수요자(prosumer)’란 개념을 도입하면서 전통 경영 이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토플러 이후 마케팅 분야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 교수 등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새로운 개념을 더욱 발전시켰다. 2000년도에도 이 추세가 이어졌다. 미국 미시간대의 C. K. 프라할라드 교수와 벤카트 라와스와미 교수는 “이제 기업이 소비자를 위해 무엇을 할까를 물을 게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변하면서 이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은 극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통 극장에서는 무대 위 배우들의 역할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 소비자인 관객들은 돈을 지불하고 표를 구입한 후 수동적으로 극을 관람할 뿐이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실험 극장에서는 배우뿐 아니라 관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극장에서는 이러한 공연을 실험극이라고 특이하게 다루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이 전략이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프록터앤갬블(P&G)의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P&G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판매 경험으로부터 얻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P&G에 여러 유용한 의견을 제시한 후, P&G가 소비자의 요구에 더욱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한다. 과거 전략적 제휴는 생산자-생산자, 생산자-공급자의 관계를 주로 다뤘지만 생산자-소비자의 제휴를 고민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은 과거 전립선 암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의사로부터 일방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각종 의학 관련 잡지 및 인터넷 정보를 통해 스스로 전립선 암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의사와 의논하면서 자신에게 알맞은 독특한 치료법을 고안해냈다. 물론 그로브가 상당한 부와 식견을 갖춘 인물이었기에 이 방법이 통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환자가 제대로 많이 알수록 의사와의 의견 교환이 원활해지므로 그만큼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인터넷이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도 인터넷에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마존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서적 한 권을 구입하려고 하면, 유사 서적들의 정보가 함께 뜨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관련 서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관련 서적에 대한 정보도 매우 전문적이어서 고객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이제는 이 전략이 다른 업체들에게도 널리 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전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관계 변화
과거에는 기업을 기업 내 여러 부서의 총합이라는 식으로 좁게 해석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기업은 단순히 개별 기업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개별 기업, 관련 부품 공급자, 투자자,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통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통합체로 봐야 한다. 소비자가 기업 경쟁력의 주요 원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가 수동적 객체에서 능동적 주체로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근본 이유는 세계화와 인터넷에 있다. 인터넷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거의 무한대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개별 기업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면 기업에 대한 일반적 정보는 물론 주가 상황, 연말 실적 보고서, 신기술 현황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어 있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개별 기업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며,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 사양,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해당 기업에게 직접 줄 수도 있다. 이제 소비자는 더 이상 제품의 단순한 ‘수동적 수혜자(passive recipient)’가 아니라 ‘공동 창조자(co-creator)’다. 기업이 물건을 판매하는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주체이자 새로운 원천이라는 뜻이다.
 
소비자 참여의 단계
소비자의 숫자는 아주 많고, 이 중에는 기업이 보유한 핵심 인재 못지않게 똑똑한 사람들도 많다. 기업이 똑똑한 소비자를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소비자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프라할라드와 라마스와미 교수가 제시한 단계별 전략은 다음과 같다.(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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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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