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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경제, 에디슨에게 배워라

마크 W. 존슨,조쉬 수스케비치 | 45호 (2009년 11월 Issue 2)
화석연료 경제에서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청정기술(Clean Technology)’ 경제로 전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실리콘 밸리에서는 청정기술과 관련된 신규 프로젝트가 넘쳐난다. 미국 정계에서는 대담한 정책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속 가능한 기술에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은 2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고도로 산업화된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4000억 달러가량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 세계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2005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2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청정기술 기업에 투자해왔다.
 
청정기술을 기존 시스템에 끼워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청정기술 투자액 중 상당액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런 노력은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신생 기업들이 이미 틀이 잡혀 있는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개인용 컴퓨터가 대용량 컴퓨터 메인 프레임을 대체한 것처럼 파괴적인 시장 세력에 의해 청정기술이 화석연료를 대체하게 될 수도 있다.(‘청정기술 채택을 위한 진화론적인 접근방법’ 참조) 하지만 에너지 인프라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오랜 시간을 두 손 놓고 관망하며 기다릴 필요가 없다.
 

 
 
대대적인 에너지 인프라의 변화는 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이 필요한 야심 찬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요 인프라의 변화 과정에서 ‘기술이 다른 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을 대체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에디슨의 통찰력
토머스 에디슨은 이미 1세기 전, 전구를 선보일 무렵에 기술 변화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본질을 이해하고 있었다. 에디슨은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기술만으로는 등유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업계를 몰락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한 기술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등유를 버리고 전기를 선택하도록 만들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에디슨은 전기로 빛을 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많은 장점이 있긴 하지만, 독립적이고 경제적인 경쟁력 있는 전력 네트워크가 있을 때에만 전구가 등유를 대신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수십 명이 전구 발명에만 매달려 있는 동안 에디슨은 완벽한 운영 시스템을 고안했다. 에디슨이 고안한 기반 기술에는 발전기, 전기 계량기, 송전선, 변전소 등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에디슨은 각 요소들의 기술적인 상호작용 방안과 각 요소들을 모두 합해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어, 당시에는 저항이 작은 필라멘트를 전구에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래야 열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디슨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전등이 등유 램프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송전선에 사용되는 값비싼 구리의 양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에디슨은 좁은 전선 내로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을 만큼의 높은 전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서, 전구에 저항이 높은 필라멘트를 넣어야 했다. 과학역사가 토머스 휴스는 학술지 <기술과 문화(Technology and Culture)>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에디슨은 전구에 들어갈 필라멘트를 결정할 때 비용을 분석했다. 에디슨이 남긴 노트에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계산 내용과 실험적인 데이터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기록돼 있다. 뿐만 아니라, 논리적인 설명과 과학에 기반을 둔 가정도 발견할 수 있다. 노트에 적힌 내용에는 빈틈이 없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적절히 통합한 데서 에디슨의 독창성과 영향력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에디슨은 아이디어를 시험하기 위해 멘로 파크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거친 뒤, 뉴욕의 로어 맨해튼(Lower Manhattan) 지역에서 소규모로 상업 운영에 들어갔다. 로어 맨해튼의 건물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고 그 건물들은 열정적인 소비자가 될 잠재력이 큰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에디슨에게 로어 맨해튼은 전구 산업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월 스트리트의 기업들은 최첨단 기술을 원했으며, 직원들은 밤늦도록 일하곤 했다. 에디슨이 자신의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는 데 돈을 대줄 바로 그 사람들에게 자신이 발명한 시스템을 시연해 보인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에디슨은 규제와 관련된 도움을 얻기 위해 자신의 평판을 적절히 활용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램프업자 조합의 반대를 물리치고 필요한 허가를 받아내는 식이었다.
 
다른 발명가들은 그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며 전구와 함께 상업적으로 활용할 시스템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결과 발명을 위한 모든 노력들이 헛수고로 돌아갔다. 청정기술 분야에서도 ‘토머스 에디슨’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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