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수많은 구조조정 관련 연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비용 절감 및 품질 향상’이라는 구조조정의 원래 목표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직원 교육 및 창의성 계발’까지 이뤄낼 수는 없느냐는 점이다.
혹자는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고 주장한다. 군살 빼기(비용 절감)와 투자(직원 교육)는 서로 상충하는 개념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1998년 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에 발표한 ‘구조조정과 근로자들의 사기 유지’에서 강한 조직은 이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으며, 경기 침체 후 찾아올 새로운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11 K.E. Mishra, G.M. Spreitzer and A.K. Mishra, “Preserving Employee Morale During Downsizing”, Sloan Management Review 39, no. 2 (January 1998): 8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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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진행한 연구와 컨설팅을 통해 우리는 구조조정이 단순히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을 뜻하지 않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구조조정은 ‘조직 운영의 유연성과 혁신을 증진시키고,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함으로써 경영진과 직원의 신뢰를 구축하며, 직원들의 근로 의욕까지 고취하는 과정 자체’다.
우리는 1998년 연구에서 구조조정의 4가지 목표로 총 비용 절감, 노동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자본 효율성 증진을 제시했다.22 Ibid.
닫기또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로 ①구조조정 여부 결정 ②구조조정 프로그램 수립 ③구조조정 발표 ④구조조정 프로그램 시행을 거론했다.
경영진은 구조조정의 모든 단계에서 기업의 현재 상황, 구조조정의 불가피성,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시행 절차, 향후 기업 전망에 관해 솔직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정직하고 숨김없는 대화는 조직을 떠날 이들에게 믿음과 위안을 주며, 이를 통해 남은 사람도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다질 수 있다.
1998년의 첫 번째 연구 이후, 우리는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다음 2가지에 주목했다. 첫째는 정리 해고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이 구조조정 당시나 그 이후에 조직의 리더십을 얼마나 신뢰하는가다. 둘째는 정리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33 Ibid.; G.M. Spreitzer and A.K. Mishra, “To Stay or to Go: Voluntary Survivor Turnover Following an Organizational Downsizing”,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3, no. 6 (September 2002): 707∼729; J. Brockner, G.M. Spreitzer, A.K. Mishra, W. Hochwarter, L. Pepper and J. Weinberg, “Perceived Control as an Antidote to the Negative Effects of Layoffs on Survivors’ Organizational Commitment and Job Performanc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9, no. 1 (March 2004): 76∼100. We define empowerment as a personal sense of control in the workplace as manifested in four beliefs about the person-work relationship: meaning, competence, self-determination and impact. See G.M. Spreitzer, “Psychological Empowerment in the Workplace: Dimensions, Measurement and Validatio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18 (1995): 1442∼1465.
닫기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 두 요소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구조조정에 실패한다.
심지어 최근 구조조정의 강풍이 몰아친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영진이 부하 직원을 많이 신뢰할수록 근로자들이 의사결정에서 갖는 권한이 많아진다는 점이 드러났다. 권한 위임은 사업부 단위의 노동 생산성과 혁신 성과, 근로 의욕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44 G.M. Spreitzer and A.K. Mishra, “Giving Up Control Without Losing Control: Trust and Its Substitutes’ Effects on Managers’ Involving Employees in Decision Making”, Group and Organization Management 24, no. 2 (1999): 155∼187.
닫기즉 구조조정의 성패는 이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1998년 당시 오하이오 주 파마 소재 GM 판금성형(stamping) 공장장이었던 밥 린츠는 이렇게 말했다. “1980∼1990년대 GM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도약과 낙오의 기로에 선 우리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불안감이 우리에게 상호 신뢰와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지금 상황도 보기에 따라서는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게 아니다. 나는 노사가 상호 신뢰를 일궈낸 그 모든 과정이 매우 자랑스럽다.”55 Phone interview with Bob Lintz, Jan. 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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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TIP] 이 연구에 대하여
우리는 지난 20년간 제조업체 및 서비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우호적·비우호적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 구축과 권한 위임이 이뤄졌는지를 연구했다. 연구 방법은 기업 대표 및 임원진과 수십 차례 진행한 심층 인터뷰, 대표 기업 사례 연구 발표, 근로자 수천 명을 조사한 내용 등이다. 우리는 정량 및 정성 조사를 병행했으며, 이를 통해 신뢰 구축과 권한 위임이 직원들의 조직 충성도, 직무 성과, 자발적 이직률과 같은 지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우리는 지난 10년에 걸쳐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에게 미치는 리더십의 효과, 심리적·행동적 영향, 기업 실적에 중점을 둔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과거 SMR에 실린, 1980년대 5000명의 인력을 감축한 오하이오 주 파마 소재 GM 판금성형 공장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최근에는 항공, 금융, 식품, 운송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연구 대상 기업 대부분에 현장 연구를 도입, 해당 기업에 대한 연구 단계별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상황에 따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변화 노력에 적극 개입하는 일은 피했다. 이 연구의 특성상 솔직하고 정직한 견해를 듣거나 기업 기밀에 속하는 이직률 자료, 기업 실적 자료 등을 얻으려면, 필수적으로 개별 기업과 돈독한 신뢰 관계를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