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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질문으로 경쟁사 꿰뚫어보라

케빈 P 코인 | 31호 (2009년 4월 Issue 2)
대다수 경영자는 경쟁사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일이 자사의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당신의 회사가 실제 경쟁사의 대응을 얼마나 깊이 있게 분석하고 대응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많은 경영자들은 그저 눈동자만 굴릴 것이다.
 
맥킨지의 최근 조사에서 기업 전략 입안자의 30% 이상은 “경쟁사의 대응을 전략적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몽고메리, 매리언 챔프맨 무어, 조엘 얼바니가 2005년 ‘마케팅 사이언스’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경쟁사의 대응을 전략 결정에 반영한 관리자의 비율은 10%에도 못 미쳤다.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한 관리자 역시 20% 미만이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쟁사의 행보를 설명해주는 유일한 틀인 게임 이론이 현실 세계에서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 이론 모형은 모든 행위자가 게임 이론의 기본 원칙을 적용한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가정이다. 또 게임 이론 모형은 경쟁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여럿이고, 경쟁사가 어떤 기준으로 이들 각각의 대안을 평가할지를 전략 입안자가 확신하지 못할 때는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 경쟁사가 다수이며 그들이 각각 다른 대응을 취할 때도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전략 입안자가 특수 상황에 국한된 예측을 하거나 모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면 완전히 자의적인 분석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개인적 편견이나 숨겨진 계획 등 경쟁사의 대응을 예측하는 과정에 끼어드는 수많은 요인들도 신뢰할 수 없는 결론을 뽑아낼 위험을 가져온다.
 
지난 수년간 경쟁사의 행위 모형을 구축하려는 맥킨지의 작업을 이끌어오면서, 우리는 자기 회사의 전략적 행보에 대한 경쟁사의 대응을 예측하려는 많은 기업들과 일해왔다. 이와 관련한 실무 경험과 2008년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우리는 게임 이론의 이론적 체계와 정확성을 유지하면서도 적용하기 쉬운 경쟁사 대응 예측 체계를 구축했다.(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BR TIP ‘우리의 조사’ 참조) 우리의 접근법은 경쟁사의 대응을 예측할 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음의 3가지 순차적 질문을 통해 실용적인 해답을 도출한다.
 
- 경쟁사가 대응할 것인가?
- 경쟁사는 어떤 안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 이중 경쟁사가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안은 무엇인가?
 
이 단순한 과정은 2가지 사실 때문에 가능했다. 첫째, 경쟁사가 기초적인 분석법을 사용한다면(우리의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에 해당), 당신도 그들의 대응을 예측하기 위해 같은 분석법을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조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대다수 대기업들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결정할 때 상당히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인다.
 
우리의 접근법을 채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성과는 상당히 크다. 경쟁사의 대응에 대해 아무런 예측도 하지 않을 때와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우리는 한 대기업에 이 전략을 도입하면 그 회사의 최대 경쟁사로부터 건설적 대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기업은 우리의 전략을 집행했고, 경쟁사는 예상대로 대응했다. 이로써 업계 전체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우리는 한 통신회사가 경쟁사의 의도를 잘못 파악해 새로운 통신기술 특허 확보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상황도 지켜봤다. 이 회사는 무려 10억 달러를 쏟아부은 투자로 몇 년 지나지 않아 파산하고 말았다.
 
이 글은 앞서 언급한 3가지 질문을 각각 살펴보고 기업들이 경쟁사를 분석할 때 따르는 여러 규범, 편견, 패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쓰여졌다. 본 글에서는 기업의 업종, 위치, 규모, 경쟁 환경 등을 아우르는 평균적인 내용을 다룬다. 이는 기업들이 어떠한 성향을 보이느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만약 세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경쟁사가 일반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우리의 평균적 결과 대신 당신이 보유한 정보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쟁사가 대응할 것인가?
경쟁사 분석을 실시하는 많은 기업들조차 경쟁사가 그들의 전략적 움직임에 전혀 대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하고, 이 때문에 전략 입안자는 자사의 전략적 행보로 기대할 수 있는 가치를 과소평가한다. 경쟁사가 대응할 가능성이 높을수록 그 전략을 집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성과도 낮아진다. 기대 성과를 낮게 잡을수록 대담한 조치를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
 
매사에 열성적인 전략 입안자들이 왜 유독 이 단계를 생략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모든 관리자들은 경쟁사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가 자신이 실패의 주범으로 몰리는 일을 두려워한다. 경쟁사의 반격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경쟁사가 대응하는 바람에 곤란한 처지에 빠질까 염려한다는 뜻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그들은 적극적으로 경쟁사의 대응을 예측한다.
 
둘째, 모의 전쟁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회사에서는 구성원들이 가상으로 경쟁사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 이들은 “아무런 전략도 취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대신 경쟁사가 취할 수 있는 행보를 예측해야 자신이 훨씬 유능하고 적극적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회사가 하루 종일 이뤄지는 모의 전쟁 워크숍을 시작했다고 가정하자. 워크숍 조직자들은 대부분 경쟁사가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생략하고, 조별로 전략 대응 실습을 하라고 재촉할 것이다.
 
따라서 경쟁사의 대응을 분석하는 첫 번째 단계는 경쟁사가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부터 파악하는 일이다. 이를 판단하려면 다음의 4가지 하위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라도 ‘아니오’라는 답이 나온다면 경쟁사가 대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1.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행보를 인지할 것인가? 당신의 회사가 취하는 행보가 분명해 보여도 경쟁사는 최소한 다음 2가지 이유로 이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첫째, 대부분의 기업은 불완전한 자료에 의존해 시장 변화를 파악한다. 중국의 대형 소비재 기업들은 경쟁사의 매출 규모 자료를 30개의 대도시에서만 집계하는데, 이는 전체 시장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 결과 그들은 규모가 작은 도시를 겨냥한 신제품 정보를 입수하지 못한다. 미국의 한 대규모 소비재 회사는 최근 경쟁사의 시장 잠식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 회사가 이용하는 시장 조사 서비스가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1달러 이하의 저가 판매점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 당신 회사의 신제품이 경쟁사의 여러 사업 부문에 부분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그 사업 부문 중 어느 하나에도 커다란 위협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경쟁사의 제품 혁신에 대해 “시장 출시 전, 즉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 가능할 때 제품 혁신 사실을 파악했다”고 답한 관리자는 전체 조사 대상의 23%에 불과했다. 경쟁사의 가격 정책에 대한 비율은 더 낮았다. 불과 12%의 응답자만이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을 때에 경쟁사의 가격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고 답했다. 이는 경쟁사의 맹점을 이용하면 당신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뜻한다.
 
[HBR TIP] 경쟁사의 대응을 예측하는 3단계 질문
 
경쟁사가 과연 대응할 것인가? 우리 조사에 따르면 경쟁사는 당신의 전략적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사에 참여한 고위 경영진 중 23%만이 “경쟁사의 신상품 출시에 대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알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응답자의 12%만이 “가격 변경에 대해 미리 알았다”고 밝혔다.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움직임을 감지했다 해도 그들은 기존 계획을 변경할 정도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당신 회사의 정책이 매우 위협적이지 않다면 경쟁사가 이에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대략 30%에 달한다.
 
경쟁사는 어떤 대응 방안들을 고려할 것인가? 3가지 이상의 대응 방안에 대해 분석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장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안’을 실제 고려한다. 이는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정책에 맞춰 가격을 동일하게 조정하거나 모방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어떤 기업들은 ‘가장 최근에 이러한 상황을 맞은 다른 사업 부문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경쟁사들은 이사진과 사외 고문에게도 조언을 구할 것이다.
 
이 중 경쟁사가 선택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안은 무엇인가? 당신이 아닌 경쟁사의 관점에서 이 질문을 살펴보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간단한 단기 수치들을 활용한다. 불과 21%만이 장기 영업 이익을 살펴본 것으로 나타났다. 20%는 장기 시장점유율을, 17%는 각각 단기 시장점유율과 단기 영업 이익을, 15%는 순 현재 가치(NPV)를 고려했다. 단 ‘장기’라는 의미를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향후 4년 앞까지 살펴보는 기업은 15%에 불과하다. ‘장기’라는 개념에 대한 기업의 관점은 산업과 사업장의 위치에 따라 실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2. 경쟁사가 위협을 느낄 것인가? 설사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움직임을 감지했더라도 그들은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비용을 들이고 조직의 역량을 분산시키면서 이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사의 연간 예산에 대비해 엄격히 실적을 평가한다. 만약 당신 회사의 새로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에 따른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 경쟁사의 경영진은 안심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신의 조직이 목표를 향해 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할 것이다.
 
때문에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느냐를 파악하는 일은 경쟁사의 대응을 파악할 때 핵심적 요소다. 이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어떤 회사는 상품 라인별로 사업 목표를 발표한다. 또 많은 기업들은 자신의 영업 이익 목표치를 공개한다. 공식적으로 목표를 발표하지 않는 공기업이라 해도 애널리스트들의 영업 이익 예측치를 활용하면 된다. 만약 아무 정보가 없다면, 경쟁사의 이전 연도 매출 증가율을 파악한 다음 올해에도 비슷한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가정하라.
 
경쟁사의 예상 목표를 설정한 후에는 업계 매출 데이터를 통해 경쟁사가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경쟁사가 계속 현행 정책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1차 예측이 끝나는 셈이다.
 
3.
대응을 취하는 것이 우선책인가? 경쟁사는 당신의 회사가 움직임을 보이기 전부터 이미 빠듯한 계획을 갖고 있다. 상품 출시, 마케팅 캠페인, 조직 개편, 기업 합병, 공장 신설, 비용 절감 정책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만일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움직임에 대응한다면 그들은 이 정책 중 일부 또는 전체를 축소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계획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경쟁사라면 자신들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일을 주저할 것이다.
 
이때 경쟁사가 기존 계획을 포기할 때 필요한 ‘비용’을 파악한다면, 당신은 경쟁사가 자사의 움직임에 대응할지 아닐지를 짐작할 수 있다. 경쟁사가 당신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정책의 일부는 경쟁사의 모회사가 입안한 것일 수도 있다. 이 모회사가 금융시장과 증권가로부터 강한 이익 달성 압력을 받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해당 사업 부문에서는 현재의 영업 이익을 달성하는 게 급선무다. 설사 당신 회사의 움직임이 위협적이라고 느껴도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면, 경쟁사는 차라리 대응하지 않거나 부적절한 대응을 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4. 경쟁사가 조직의 타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 설사 최고 경영진이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응하려 해도 조직 전체가 이에 저항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대응을 취할 때 조직 전체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경쟁사의 움직임이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을 주지 않는 한 조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우리는 향후 3년 이내에 신규 회사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통신회사와 일한 적이 있다. 미래에 대비하려면 이 회사는 개발 및 실행까지 3년이 필요한 새로운 기획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했다. 경영진은 위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그 사실이 현재 실적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하지 않았다. 결국 이 회사는 시장점유율의 30% 이상을 잃었다.
 
둘째, 일반적으로 관리자들은 이전에 성공한 업무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즉 그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해도 실제 이를 시행하는 데 서툴다. 직원들은 이미 기존 방식을 고착화하는 수많은 업무 절차들을 따르고 있다. 이 절차를 쉽게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다.
 
셋째, 제3자의 협력이 필요할 때도 기업들은 대응책 시행에 난항을 겪는다. 제3자는 그들과 같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소규모 피자업체 파파존스(Papa John’s)는 당시 양대 피자 브랜드였던 피자헛과 도미노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 변화를 알아차리고 ‘더 좋은 재료, 더 좋은 피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품질 개선에 주력했다. 그 결과 1990년대에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했고, 미국 3위 피자 체인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피자헛과 도미노는 파파존스의 위력을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 품질 개선에 꼭 필요한 가맹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2000년대가 될 때까지 파파존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었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쟁사가 자사의 작은 움직임을 감지할 가능성을 실제보다 2030% 높게 예상한다. 게다가 응답자의 17%는 “경쟁사의 움직임을 파악했음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 상황에서는 기업이 경쟁사의 움직임에 최소 3번 중 1번은 대응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놀라운 사실이다. 바로 이 점이 ‘경쟁사가 대응할 것인가’부터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가 대응할 것인지 아닌지를 자문해보는 일은 이 작업의 전반적 과정을 간단하게 만든다. 경쟁사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면 남아 있는 단계를 모두 생략해도 되기 때문이다.
 
[HBR TIP] 경쟁사가 대응할 것인가?
 
경쟁사의 대응을 파악하는 첫 번째 단계는 ‘경쟁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알아보는 일’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 중 ‘아니오’라는 대답이 하나라도 있다면 경쟁사가 대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행보를 인지할 수 있는가?
당신 회사의 행보가 경쟁사에 위협적인가?
경쟁사가 당신 회사의 행보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책인가?
경쟁사가 조직의 타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
 
경쟁사는 어떤 안들을 적극 고려할 것인가?
고전 게임 이론에 의하면, 당신이 취해야 할 다음 단계는 경쟁사가 고려할 만한 모든 대안을 열거하는 일이다. 이는 경쟁사가 하나의 안을 선택하기 전에 가능한 모든 대안을 고려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가정은 종종 경쟁사의 대응 예측 작업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려 결국 분석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
 
우리의 조사 결과와 많은 고객들과의 실무 경험에 미루어보면, 경쟁사들이 많은 대응 방안을 고려한다 해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대안은 이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매일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들 때문에 경쟁사들은 아예 대응을 하지 않기도 하고, 대응하더라도 모든 대안을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우리는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나 가격 변경에 관한 대응책을 찾고 있는 기업들이 고려한 대안들의 개수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대다수 기업들이 고려하는 안은 4건 이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적극적 고려 대상인 대안의 중간 값도 2, 3건이었다. 분포도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응답자의 거의 75%가 2, 3건의 대안만을 고려했다. 5건 이상을 고려한 응답자는 10% 이하에 불과했다.
 
경쟁사가 어떤 대안을 선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신은 경쟁사보다 많은 대안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경쟁사가 어떤 대안들을 분석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면 분석해야 할 안건 수도 줄어든다.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제품 혁신과 가격 변경에 대해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고려하는 안은 ‘가장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안건’이었다. 모방 제품을 내놓거나, 당신의 회사와 동일하게 가격을 채정하는 안이 이에 속한다.
 
두 사례 모두에서 조사 참여자의 약 55%가 가장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안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대안만을 분석한 사람들 가운데 3명 중 1명이 그 안을 채택했다. ‘가장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안’을 경쟁사가 신중히 고려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와 가격 조정에 관한 대안은 서로 차이점을 보였다. 가격 정책 담당자의 43%는 “그들의 사업 부문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최근에 어떤 대응을 했는지를 살펴봤다”고 답했다. 반면 제품 혁신 부문에서 이 같은 답을 내놓은 담당자는 불과 26%였다. 제품 혁신 담당자의 25%가 “사내 다른 사업 부문이 최근에 취한 대응책을 살펴봤다”고 밝힌 반면, 가격 정책 담당자는 16%만이 이렇게 답했다. 두 분야 모두에서 관리자의 30%는 “이사진과 외부 고문의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가장 낮은 선택을 받은 방법은 ‘현 경영자 이전에 취한 안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낮은 선택을 받은 방법은 ‘가장 최근, 바로 직전에 어떤 대응을 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경쟁사가 어떤 대안을 분석할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렇게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경쟁사가 선택할 가능성 높은 안은 무엇인가?
앞의 단계에서 당신은 경쟁사가 고려할 만한 대안들의 목록을 추려냈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경쟁사가 최종 선택할 안이 무엇인지를 맞추는 것이다. 많은 전략 입안자들은 이 단계에서 극도로 긴장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절반의 선택 중 상대의 대응을 예측하는 일이 아무런 예측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기 때문에, 가치 있는 작업을 할 때 반드시 100% 정확해야 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전략 입안자들이 알고 있는 고전 게임 이론은 이 예측을 하기까지 복잡한 경로를 거친다. 게임 이론에 따르면 경쟁사는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할 때까지 모든 경쟁사의 움직임과 대응에 대해 고려한 후, 자사의 ‘순 현재 가치(Net Present ValueㆍNPV)’를 극대화하는 안을 선택한다. 이때 전제는 각각의 경쟁사가 상대방의 동기, 경제 상황, 대안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 게임 이론의 어떤 면도 현실에서는 유효하지 않을 때가 많다.
 
전략 입안자들이 게임 이론의 개념과 기업들의 실제 행위를 결합할 수 있다면 경쟁사의 대응 예측이 훨씬 단순하고 수월해질 수 있다. 우리의 경험에 비춰볼 때, 다음의 규칙부터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는 여러 대안 가운데 경쟁사는 그 안을 선택함으로써 감수해야 할 장단기 손실이 가장 작은 안을 택할 것이다. 이 규칙은 매우 합리적이다. 우리가 분석한 고객 사례에서도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전략 입안자들은 다음의 2가지 하위 질문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HBR TIP] 우리의 조사
 
이 글에 소개한 내용은 우리가 15년간 경쟁사의 행동 예측을 위해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쌓은 경험, 2008년 맥킨지가 실시한 고위 경영진의 경쟁사 대응 현황 조사를 토대로 하고 있다. 이 조사는 지난 수년간 우리가 개발해온 체계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관찰한 기업들의 행동 경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실시했다. ‘기업이 경쟁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일에 실패할 가능성’ 예측처럼 이번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은 부분은 우리의 경험만을 바탕으로 논의했다.
 
조사에 참여한 4700명 가운데 거의 40%가 조사에 응했다. 전체 인원은 제품 혁신과 가격 조정이라는 두 질문 유형에 따라 반반씩 나뉘어 제품 혁신 부문 914명, 가격 변경 부문 911명이 참가했다. 설문 조사 결과도 이 같은 비율을 나타냈다.
 
우리는 제품 혁신과 가격 변경 두 집단의 응답자들에게 “경쟁사가 최근에 보인 주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이 거친 의사결정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주요 움직임을 ‘응답자들의 회사 위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움직임’으로 정의했다. 또 더욱 정확한 비교를 위해 응답자들에게 실제 움직임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설명을 덧붙여달라고 요청했다.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어떤 단계를 거쳤는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우리는 응답자가 속한 회사의 위치, 업종, 기본 산업 구조, 상대적 규모, 경쟁사에 대해 입수한 정보, 기본적 혁신 유형(변경, 신규 경쟁사, 기존 경쟁사, 신규 진입자), 최초로 행보를 취한 회사의 규모, 회사가 경쟁사의 움직임을 감지한 시기, 경쟁사 대응 업무를 담당한 사람, 예상한 효과, 실제 효과, 경쟁사에 타격을 주기 위해 대응했는지 여부, 대응 노력의 소모성 등에 대한 정보도 확보했다.
 
1. 경쟁사는 얼마나 많은 움직임을 내다볼 것인가? 체스에서 최고의 선수는 보통 5번 이상의 움직임에 대해 미리 생각한다. 이는 ‘그가 X를 선택하면 나는 Y를 선택할 것이고, 그러면 그는 또 Z를 선택할 것’이라는 수만 가지 시나리오를 직관적으로 가정하는 과정이다. 비즈니스에서 앞을 내다보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당신이 짝수 번째, 혹은 홀수 번째에 움직이느냐에 따라 최적의 결정이 바뀔 수 있다. 문제는 경쟁사가 당신의 대응만을 고려하느냐, 아니면 다른 경쟁사들의 대응까지 고려하느냐다. 이에 따라 경쟁사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다수 기업들은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만큼이나 복잡함을 피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그들은 단순하고 쉽게 반복할 수 있는 분석법에 근거해 선택 범위를 한정한다. “경쟁사의 움직임과 그에 대한 대응을 몇 회까지 분석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5% 정도가 “우리 자신의 대응만 고려했다”고 답했다. 가격 조정에 대한 금융 서비스 업체의 대응에서는 이 수치가 45%에 달했다.
 
다음으로 많았던 응답은 “먼저 제품 혁신이나 가격 조정을 한 회사 또는 다수 경쟁사들의 다음 대응까지 고려했다”였다. 이는 응답자의 약 35%가 1단계 대응 모델만 갖고 경쟁사 대응 전략을 세웠음을 뜻한다. 일부 업종에서는 이 비율이 더 높았다. 응답자 중 “하나 이상의 경쟁사가 1번 이상의 대응을 할 것에 대해 고려했다”고 답한 사람은 10% 미만에 그쳤다.
 
2. 경쟁사는 어떠한 기준을 이용할 것인가? 기업들은 흔히 ‘모두가 동일한 방법으로 성공을 측정한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것이 많은 기업들이 경쟁사를 불합리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경쟁사는 생각만큼 멍청하지 않다. 그들은 영리한 의사결정을 해왔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강력한 경쟁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신이 선호하는 기준에 따르면 형편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기준에 의하면 현명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을 수 있다.
 
당신의 경쟁사가 어떤 기준을 갖고 있는지 알아내고자 한다면 ‘경쟁사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최근과 같은 결정을 내렸을까’를 자문해보라. 굳이 먼 곳에서 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단순한 단기 기준을 사용했다. 우리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21%만이 그들의 안을 평가하기 위해 장기 영업 이익을 살펴본 것으로 나타났다. 20%는 장기 시장점유율을, 17%는 각각 단기 시장점유율과 단기 영업 이익을, 15%는 순 현재 가치를 사용했다.
 
이때 응답자들이 말하는 ‘장기’ 개념을 말 그대로 해석하지 말라. “고려하고 있는 대응책의 비용과 혜택을 따질 때 얼마 앞까지 내다보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5%가 4년 이하라고 답했다. 62%는 2년 이하라고 답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응답자들은 가격 조정의 분석 시기를 대부분 향후 1년까지라고 답했다. 분명한 사실은 관리자들이 불확실한 장기 이익을 위해 쉽사리 단기 비용을 지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마지막 단계는 경쟁사의 기준과 분석 기법을 그들이 고려할 대안들에 적용해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답습하는 일이다. 경쟁사의 선택을 분명히 파악하기 위해 불확실성을 지닌 여러 요소들을 민감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쟁사의 선택이 당신의 결과와 거의 비슷하다고 나타나면, 경쟁사가 최근 타사의 움직임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았는지 살펴보라.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은 다수의 대응 방안을 고려하더라도 그중 한두 가지 안을 분명히 선호한다. 조사에서 “경쟁사의 전략적 움직임에 대응했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보통 ‘가장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안’을 선택했다. 제품 혁신 집단에서는 이 비율이 22%, 가격 정책 집단에서는 18%였다. “의사결정권자의 직관에 의존했다”는 답은 제품 혁신 담당자의 19%, 가격 담당자의 13%였다.
 
따라서 당신은 반드시 최고경영자(CEO)나 관련 경영진이 이전 의사결정 때 보였던 패턴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경영진의 직관을 파악할 수 있는 직관을 발휘해야 한다. 그 경영자들과 함께 일해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과거 이끌었던 사업 부문에 대해 알아보라. 경쟁사의 다른 사업 부문 역사 또한 살펴보라.
 
경쟁사의 행동을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 꼭 복잡한 수학 이론과 내쉬 균형(게임 이론에서 행위자들이 상대방의 대응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하다 보니, 서로가 자신의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 상태)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 경쟁사가 실제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만 집중하면 된다. 경쟁사가 과거에 보인 행동과 성향을 분석해 대응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경쟁사가 고려할 가능성이 높은 대안을 추려내고, 그들의 기준에 의거할 때 어떤 안이 가장 큰 성과를 가져올지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통해 경쟁사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경쟁사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들을 능가할 수도 있다. 이것이야말로 이 전략이 가진 가장 큰 묘미가 아니겠는가.
 
케빈 P 코인(Kevin@thecoynepartnership.com)은 미국 애틀랜타 주 에머리대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 선임 교수다. 전략 컨설팅 회사 코인 파트너십의 공동 경영자이며, 과거 맥킨지&컴퍼니 사장을 역임했다. 존 혼(John_horn@mckinsey.com)은 워싱턴 DC의 맥킨지 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번역 이유진 krazylois@naver.com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9년 4월 호에 실린 미국 에모리대 케빈 코인 교수와 맥킨지 워싱턴 DC 지사에 근무하는 존 혼 컨설턴트의 글 ‘Predicting Your Competitor’s Reaction’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 케빈 P 코인 | 전략 컨설팅 회사 코인 파트너십의 공동 경영자이며, 과거 맥킨지&컴퍼니 사장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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