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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혁신, 시장지배로 가는 길

김용진 | 28호 (2009년 3월 Issue 1)
서비스 산업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신형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낮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방해물 정도로 여겨졌다. 또 반드시 제조업 분야의 기술 발달이 있어야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서비스 자체가 고객의 수요를 이끌어 내는 동력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상품의 서비스화(servicization) 또는 서비스의 상품화(encapsulation)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 산업이 급부상한 이유는 다음 2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서비스 산업 자체의 성장이고 둘째는 제조업의 서비스 의존성 증가다. 세계 10개 국가의 노동시장을 분석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국에서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인도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제조업의 서비스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가치 창출에서 제조보다는 연구개발(R&D)·마케팅·재무 등 서비스와 연관된 분야의 공헌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즉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제품이 소비자에게 주는 본질적인 서비스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제조업 분야의 선두 기업인 미국의 IBM과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례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IBM은 2004년 매출의 50% 이상이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GE는 19962002년에 서비스 분야의 수익이 5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급증했다.
 
서비스 산업의 성장 및 제조업체들의 서비스 매출 증가로 인해 경제 패러다임이 제품 기반(pro- duct based)에서 서비스 기반(service based)으로 전환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 이래 제품을 만드는 활동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생산적인 활동으로 여겨졌다. 반면에 서비스는 ‘기타’ 또는 ‘나머지’ 요소로 취급받았다. 이런 사고를 ‘제품 지배 논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환경 변화와 함께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제품 지배 논리에 한계가 나타났다. 좀 더 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한 고객들은 더 이상 주어진 제품을 수동적으로 구매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들은 욕구 충족을 위해 제품이 제공하는 본질적 가치, 즉 서비스를 기업과 공동으로 만들어 가기를 원했다. 고객들이 단순한 제품 구매보다 사용 과정에서의 가치를 훨씬 중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접근을 ‘서비스 지배 논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서비스 지배 논리에 따르면 제품은 본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달 매체 또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서비스 기반 경제에서 경제 활동의 핵심인 자원에 대한 해석도 제품 기반 경제와는 달라지고 있다. 제품 기반 경제에서 주요 자원은 토지·노동·자본이다. 이런 자원은 무한정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데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결국 경제 주체들은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하고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 즉 지식·스킬·역량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자원들은 본질적으로 제품의 서비스적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갖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런 것이 서비스 기반 경제의 핵심 내용이다. 이처럼 경제 활동의 핵심이 서비스로 전환할수록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으로 인재·브랜드·지적재산 등 무형자산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 로버트 캐플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데이비드 노턴 박사는 이를 구경제 모델과 신경제 모델로 <그림 1>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런 논의들은 선진 경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입에 의한 성장(input led growth)’에서 벗어나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productivity based growth)’으로 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산업 발전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 혁신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리드타임(lead time)을 줄이고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를 높여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혁신은 또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도록 도와주며, 경쟁사보다 효율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비스 혁신에 대한 과거 연구들은 대부분 제품과 대비되는 경제적 실체로서의 서비스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지식 기반 경제 아래에서의 서비스 특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 논리에서 서비스는 상품과 대치된 개념으로 무형성(intangibility)·비분리성(inseparability)·비동질성(hetero -geneity)·소멸성(perishability)을 가진 경제 활동으로 정의됐다. 그러나 무형성과 비동질성 등에 초점을 맞추면 고객이 경험하는 서비스 품질이나 가치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을 위한 과학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도 어렵게 된다. 따라서 서비스 경제에서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를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서비스에 대한 접근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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