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유형과 전략수립

오리무중? 유연성 길러 위험 대비하라

21호 (2008년 11월 Issue 2)

휴 G. 커트니, 제인 커클랜드, S. 패트릭 비거리
 
전통적으로 많은 기업은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따라서 회사 고위 임원들은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접근 방식은 한마디로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4단계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네 단계의 불확실성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이 가능하다. 첫 번째, 인구 구성비처럼 명확하게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보다. 이런 정보는 앞으로 출시할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 번째, 개발 중인 기술의 실제 성능이나 특정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 경쟁업체의 역량 확대 계획처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들이다. 현재 경영진이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제대로만 분석하면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분석한 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잔여 불확실성(residual uncertainty)’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의 규제 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현재 개발하고 있는 기술의 성능이 얼마나 될지 등이 잔여 불확실성에 해당한다. 그러나 잔여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일정 수준에서 상황 파악 능력을 지닐 수 있다. 본 연구진은 연구 분석을 통해 대부분의 전략 결정권자가 직면하는 잔여 불확실성이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확실한 미래 (A clear enough future)
1단계에서는 전략을 수립할 때 잔여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전략 수립 때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명확한 단 하나의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미래 예측을 위해 시장 조사, 경쟁업체의 비용 및 역량 분석, 가치사슬 분석, 다섯 가지 요인을 고려하는 마이클 포터의 산업 구조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대안 전략의 가치를 결정할 때에는 이런 예측 기법을 바탕으로 하는 현금흐름할인(DCF) 모델을 사용하면 된다.
 
 대안적 미래 (Alternative futures)
미래를 몇 개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묘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나리오 분석을 하면 확률 계산에 도움이 되지만 정확히 어떤 결과가 나올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면 전략을 구성하는 일부 중요한 요소를 수정하면 된다.
 
법률 및 규제 변화에 직면한 많은 기업이 2단계의 불확실성을 경험한다. 1995년 말 시내전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던 미국의 시외전화 서비스업체를 생각해 보자. 당시 의회에서는 통신업계의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법률이 상정돼 있었고,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규제가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 대충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지, 통과된다면 얼마나 빨리 시장의 규제가 사라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외전화 서비스업체들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다. 네트워크 투자 시점 등과 관련해 정확히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는 실제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 통과 후 얼마나 빨리 시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2단계 불확실성 아래에서 흔히 발생하는 또 다른 상황이 있다. 바로 자사에서 개발하는 전략의 가치가 아직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경쟁업체의 전략에 따라 달라지는 때다. 예를 들어 펄프 제지, 화학제품, 기초 원자재 등과 같은 독과점 시장에서는 경쟁업체의 설비 투자 계획이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한 업체에서 공장을 신축하는 계획은 다른 경쟁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2단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시나리오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2단계 상황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최선의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잔여 불확실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이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에 대비해 일련의 시나리오를 미리 개발해야 한다. 각 시나리오는 서로 다른 가치 평가 모델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2단계에서는 각 시나리오의 상대적인 발생 가능성을 계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는 적합한 모델을 만든 뒤 전통적인 의사결정 분석 기법을 이용해 각 전략의 위험 수준과 기대 수익을 계산할 수 있다. 특히 2단계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에는 어떤 시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해당 산업이 어떤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범위를 정의할 수 있는 미래 (A range of futures)
3단계에서는 발생 가능한 미래의 범위를 파악할 수 있다. 3단계는 몇 개의 핵심 변수를 이용해 일정한 범위를 정의하고, 실제 결과도 이 범위 안 어딘가에 머무르는 경우다. 3단계에서는 발생 가능한 결과의 범위를 정의할 수 있을 뿐 상황에 따른 개별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 속해 있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들이 3단계의 불확실성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한 소비재 제조업체가 인도 시장에 자사 제품을 선보여야 할지를 결정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시장 조사를 했지만 예상 시장 보급률이 10∼30%일 거라는 범위를 예측할 수 있을 뿐 이 범위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기는 힘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잠재적인 수요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반도체 업계와 같은 기술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잠재적인 비용 및 성능의 범위만 산출할 수 있을 뿐 투자에 따른 전반적인 수익성은 실제 개발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3단계에서 사용되는 분석 과정은 2단계 분석 과정과 유사하다. 즉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바탕으로 일련의 시나리오를 작성한 다음 해당 시장이 다른 시나리오로 옮겨갈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유발요인(trigger event)’을 중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3단계에서는 유의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이 2단계에서만큼 간단하지 않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주는 범위의 양 끝점에서 나타날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양 극단에 해당되는 시나리오를 개발한다 해도 지금 당장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구체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3단계의 특성상 발생 가능한 각 상황의 특성을 고려해 개별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수가 없는 만큼 어떤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예술의 경지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보편적인 규칙이 있다. 우선 소수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시나리오가 네다섯 개를 넘어가면 오히려 의사결정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중복되는 시나리오를 개발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세 번째는 단순히 발생 가능한 미래의 범주 전체보다 좀 더 발생 가능성이 높은 범주에 포함되는 일련의 시나리오를 개발해야 한다. 시나리오 범위를 결정할 때에는 관리자들에게 전략의 안정성 평가로 결과가 좋을 것 같은 전략과 그렇지 않은 전략을 파악하고, 개괄적으로나마 현재 사용 중인 전략을 유지할 때 어떤 위험이 따를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완전히 모호한 미래 (True ambiguity)
4단계에서는 수많은 불확실한 요소가 더해져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이 탄생한다. 3단계 상황과는 반대로 일정한 범위 안에 들어 있는 시나리오는 고사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4단계에서는 예측은커녕 미래를 정의하는 변수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수도 있다.
 
4단계의 상황은 자주 발생하지 않으며 간혹 발생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1, 2, 3단계 중 하나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4단계 상황이 존재하긴 한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소비자 멀티미디어 시장 가운데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경쟁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통신업체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이 업체는 기술, 수요, 하드웨어와 콘텐츠 공급자 간의 관계 등과 관련한 수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다. 이 모든 불확실성의 요소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범위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울 수도 있다.
 
소련이 붕괴한 직후인 1992년 대(對)러시아 투자를 고려하던 기업들도 4단계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당시 기업들은 재산권 및 사업상 거래와 관련한 법률이나 규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이 같은 핵심적인 불확실성 이외에도 공급망의 지속적인 활용 가능성 및 과거에는 허용되지 않던 소비재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암살 및 루블화 가치 하락 등의 충격 요인들로 인해 전체 시스템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사례는 4단계에서 전략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 주는 동시에 4단계 상황은 본질적으로 지속되는 기간이 짧다는 점을 나타낸다. 정치 상황이 안정되고 규제 방향이 정해진 지금 대부분 업계에서는 러시아 시장 진출 여부와 관련한 전략 결정을 3단계의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소비자 멀티미디어 업계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멀티미디어 시장에서의 전략적 결정에 관한 불확실성 또한 3단계 또는 2단계의 불확실성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4단계에서 상황을 분석할 때에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물론 이 단계에서도 분석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라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대신에 관리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앞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지 유의한 시나리오를 개발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전략적인 시야는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보를 분류하다 보면 시간 흐름에 따른 시장 변화를 결정짓는 변수를 구성하는 세부 사항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변수와 관련한 우호적 신호 및 비우호적 신호를 구별할 수 있다. 4단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비슷한 다른 시장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 성공한 업체와 실패한 업체가 갖고 있는 핵심 속성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지, 각 업체가 채택한 전략은 무엇인지를 분석하면 시장이 진화해 온 과정을 나타내는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각기 다른 전략의 위험과 기대이익 수준을 수치로 환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관리자들은 현재 고려하고 있는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초기 시장에 등장하는 각종 척도와 관련해 시장에서 발생한 유사한 사례를 참고하면 어떤 믿음이 현실적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태도와 행동방안’ 참조)
 
1단계 ‘예측 가능한 미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 아래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해당 산업이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 위해 분석을 실시하며,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경쟁 시기 및 경쟁 방법 등 포지셔닝에 관한 결정도 내린다.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면 어떤 경우에도 손해가 나지 않는 후회 없는 선택 내용들로 구성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1단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환경 적응 전략을 채택하는 과정이 반드시 점진적이거나 지루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제공하는 저가 서비스 모델은 1980년대 말 컴퓨터 전문 업체 게이트웨이 2000이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 진입하면서 채택한 저비용 조립 방식 및 e메일을 이용한 유통 전략과 마찬가지로 매우 혁신적이고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적응 전략이다. 이 두 업체의 관리자들은 불확실성 수준이 낮은 환경, 즉 기존의 시장 구조 안에서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잘 포착했다. 1단계의 불확실성 아래에서 가장 뛰어난 적응 기업은 산업 전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보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혁신하는 방식 또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식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
 
불확실성의 수준이 1단계에 그치는 상황에서 재편 기업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며, 1단계 상황에서 재편 전략을 도입하는 것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 1단계의 불확실성 상황에서 재편 기업들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산업 구조나 산업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를 기대하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장의 잔여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페덱스의 당일배송 전략을 생각해 보자. 페덱스가 사업을 시작할 무렵 우편·소포 사업의 불확실성은 1단계에 불과했다. 그러나 페덱스는 자사에서 내놓은 당일배송 전략으로 인해 3단계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다시 말해서 페덱스의 CEO 프레드릭 W. 스미스는 페덱스가 시작하려는 사업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체적인 컨설팅 보고서를 의뢰했지만 당시에는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에 대한 포괄적인 범위를 파악할 수 있을 뿐이었다. 페덱스의 당일배송 전략으로 인해 UPS를 비롯해 당시 업계에서 활약 중이던 경쟁업체들은 2단계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페덱스에서 내놓은 전략으로 인해 UPS는 두 가지 질문을 품게 되었다. ‘당일배송 전략은 과연 성공할까’ ‘UPS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해야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우편·소포 배송 업계의 불확실성은 다시 1단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산업 구조는 예전과 전혀 달라졌다. 페덱스의 전략은 대성공이었고, 다른 업체들도 당일배송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적응해야만 했다.
 
2단계 ‘대안이 있는 미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시장 재편 기업들은 1단계에서 불확실성을 높이려고 들지만 2, 3, 4단계에서는 불확실성을 낮추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2단계에서의 재편 전략은 선호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펄프 제지 산업과 같이 자본 집약적인 업계에 속해 있는 재편 기업은 경쟁업체가 업계 전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설비를 과잉으로 늘리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결국 자본 집약적인 업계에 속해 있는 재편 기업들은 수요가 늘어나기 이전에 미리 생산 능력을 강화해 사전에 다른 업체의 경쟁을 물리치거나 M&A를 통해 업계 전체를 통합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고의 재편 기업이라 하더라도 변화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시한 통신네트워크 서비스 MSN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MS는 원래 MSN을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폐쇄형 네트워크와 개방형 네트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MS는 인터넷 및 MSN 가입자 수 증가, 초기 MSN 가입자의 행동 방식과 같은 일부 유발 변수들을 통해 시장에 대한 소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개방형 네트워크가 최후의 승자가 될 거라는 사실이 명확해지자 MS는 인터넷을 MSN 사업의 중심에 두었다. MS의 전략 수정 사례는 전략적 태도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최고의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재빨리 진로를 수정할 수 있도록 재편 전략과 더불어 옵션 전략을 수립해 둔다. 2단계 상황에서는 유발 변수를 관찰하기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적응하거나 시장에 참여할 권리를 지키기는 어렵지 않다.
3단계 ‘발생 가능한 범위를 정의할 수 있는 미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3단계에서는 재편 전략의 형태가 달라진다. 3단계에서는 발생 가능한 결과의 범위만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재편 전략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시장 자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전자화폐거래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생각해 보자. 금융서비스 공급업체와 기술업체들이 모여 만든 컨소시엄인 몬덱스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전자화폐 표준을 개발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몬덱스는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제품 개발, 인프라 구축, 고객 확보를 위한 전자화폐 시범 도입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반대로 전자지불시장의 표준을 새로 수립할 만한 자금력과 기술은 부족하지만 고객들에게 최신 전자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는 지역 은행들은 대체로 적응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3, 4단계에서는 옵션을 열어두는 데 도움이 되는 조직적 역량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적응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전자 상거래 부문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한 지방 은행 사례’ 참조) 

3단계에서는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1990년대 초 광대역 케이블 통신망에 10억 달러의 투자를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던 한 통신업체의 사례를 보자. 이 업체의 결정은 쌍방향 텔레비전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같은 3단계의 불확실성에 따라 달라질 처지에 놓였다. 아무리 시장 조사를 열심히 한다 해도 아직 존재하지조차 않는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광대역 통신망에 점진적으로 투자한다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서비스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됐을 때 손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놓인다.
 
4단계 ‘완전히 모호한 미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역설적이게도 4단계에서는 불확실성의 수준이 가장 높지만 시장 재편을 꿈꾸는 기업들이 2단계나 3단계에서보다 더 낮은 위험 수준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4단계 상황이 중대한 기술적, 거시 경제적, 법률적 변화가 나타난 이후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 전략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재편 기업은 산업 구조의 비전을 제시하고 다른 업체와 전략을 조율하면서 시장을 좀 더 안정적이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말레이시아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멀티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재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이 같은 노력을 진행하는 동안 4단계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참여 기업, 고객의 수요, 기술 표준과 같은 요소와 마찬가지로 어떤 상품이 등장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50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통해 쿠알라룸푸르 남쪽에 750㎢ 규모의 멀티미디어 슈퍼 회랑(Multimedia Super Corridor)을 조성해 지금의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조해 내려 했다.
 
재편 기업들이 3∼4단계 상황에서 성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만큼 많은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 원하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다른 참여 업체들이 내놓은 전략과 조화를 이룰 만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기만 하면 된다.
 
4단계에서는 시장 참여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전략은 위험할 수도 있다. 시장에 참여 권리를 고수하려 할 때에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를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석유업체가 중국에서 교두보를 설립하기 위한 옵션을 매수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규모가 작지만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현지 영업팀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과 현지 유통업체와 손을 잡고 합작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다른 조건이 모두 똑같다면 이 업체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한 가지 포지션에 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 불확실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명료해질 때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옵션을 엄격하게 재평가해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4단계의 불확실성은 일시적인 것일 뿐 대부분의 경우 2단계나 3단계의 불확실성으로 재빨리 옮겨간다. 4단계에서 옵션을 관리할 때 나타나는 어려움들로 인해 참여 기업들이 적응 전략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3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4단계에서도 적응 전략 채택 때 조직 역량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DBR TIP] 태도와 행동방안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에 관한 세 가지 전략적 태도를 취할 수 있으며, 전략을 실행할 때에는 세 종류의 행동을 취할 수 있다.
 
3가지 전략적 태도: 시장재편 전략, 적응전략, 시장 참가자로서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전략
여기서 말하는 태도는 현재와 미래 업계의 상황과 관련한 특정한 전략적 의도를 뜻한다. 시장 재편 전략을 활용하는 기업은 해당 업계를 자사가 직접 고안한 새로운 구조로 변화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재편 기업이 채택하는 전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1단계의 불확실성 환경에 놓여 있는 산업 전체를 재편하거나,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이용해 시장이 나아갈 바를 통제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적응 기업은 기존 산업 구조 및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시장에서 제공하는 기회에 반응을 한다. 세 번째 태도인 시장 참가자로서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전략은 2∼4단계 불확실성에만 해당이 되는 특별한 환경 적응 유형이다. 즉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뛰어난 정보, 비용 구조, 고객 및 납품업체와의 관계 등을 이용해 경쟁 우위에 서는 것도 이 전략의 일부다.
 
행동 포트폴리오: 대형 투자, 옵션, 후회 없는 선택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략을 수행해 나갈 때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거나 합병을 추진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행동이다. 이 방법은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엄청난 이득이 되고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엄청난 손실을 야기하기도 한다. 시장 재편 전략을 택할 경우 대체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하지만 적응 전략이나 시장 참여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은 그렇지 않다. 옵션은 최악의 상황 발생 때 손실은 줄이면서 최선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대표적인 경우로는 신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기 이전에 시험적으로 출시하는 방법, 새로운 시장에 개입하게 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한된 수의 합작업체만을 설립하는 방법, 신기술이 현재 사용 중인 기술보다 우월한 것으로 밝혀질 때를 대비해 신기술에 대한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 방법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선택은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지 이득을 얻게 되는 행동방안을 뜻한다. 관리자들은 비용 절감, 경쟁상대에 관한 정보 수집, 역량 강화 등 어떤 상황에서도 손실을 야기하지 않을 행동 방안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환경에서는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나 신규 시장 진입 등과 같은 전략 결정이 후회 없는 선택으로 되기도 한다.

편집자주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슈와 관련해 가장 널리 인용되는 논문 가운데 하나로 1997년 맥킨지쿼털리에 실린 를 번역해 전해 드립니다. 불확실성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적합한 전략 유형이 무엇인지를 탐구한 이 논문은 전략 담당자들에게 많은 통찰을 주는 고전으로 꼽힙니다.
 
휴 커트니는 맥킨지 워싱턴 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제인 커클랜드는 맥킨지 뉴욕 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패트릭 비거리는 애틀랜타 사무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본 논문은 1997년 11∼12월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논문을 각색한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