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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NFT는 크리에이터 경제 혁신할까

NFT, 단순한 수익 도구로 보지 말고
커뮤니티 강화 통한 유대감 상승에 활용

황지영 | 346호 (2022년 0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NFT는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과 재산권 개념을 부과하고, 희소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NFT 거래 플랫폼이 다양하고 전문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도 디지털 마케팅의 일환으로 다양한 NFT프로젝트를 실험하고 있다. 기존 기업은 단순한 수익을 노리기보다 ‘커뮤니티’를 강화함으로써 브랜드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겠다는 관점에서 NFT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크리에이터도 NFT의 수익성이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커뮤니티를 토대로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1년 11월2일, 호주의 아티스트 테아-마이 바우먼(Thea-Mai Baumann)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 ‘@metaverse’가 갑작스럽게 차단당했음을 알게 됐다. 10월28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고 5일이 지나 벌어진 일이었다. 바우먼은 인스타그램에 연락했으나 다른 사람을 사칭한 계정이라는 이유로 계정 복구를 거부당했다. 거의 10년 가까이 호주에서의 삶과 아트 작업을 공유해온 당사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다. 다행히도 바우먼은 계정이 차단되기 바로 얼마 전에 클라우트.아트(Clout.art)1 에서 2012년 자신의 첫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로 발행하고 ‘메타버스 플라밍고’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를 활용해 바우먼은 @metaverse 인스타 계정이 자신의 계정임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고 뉴욕타임스까지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얼마 안 돼 자신의 계정을 복구할 수 있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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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먼 사건은 우리에게 두 가지 중요한 현실을 보여준다. 첫째, 크리에이터 창작물/콘텐츠가 언제든지 플랫폼의 결정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 창작물의 소유권이 플랫폼에 올리는 순간 기업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둘째, NFT가 창작자가 소유권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우먼의 인스타 계정 소유권을 증명한 클라우트.아트의 경우 개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인증한 후 민팅(새로운 NFT를 최초로 배정하거나 판매하는 행위)하고 싶은 소셜미디어의 콘텐츠와 페어(pair)를 디지털 지갑에 만들어 줌으로써 소유권을 보장한다.

NFT는 최근 들어 엄청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NFT 데이터 전문 업체인 논펀저블닷컴(nonfungible.com)에 따르면 2020년 8200만 달러(약 1025억 원)에 불과하던 NFT 거래 규모는 2021년 176억 달러(약 22조 원)에 이르렀다.3 BAYC(Bored Ape Yacht Club,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 프로파일 사진(PFP)이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매일: 첫 5000일(Everyday: The First 5000 Days)’이 6900만 달러(875억 원)4 에 달하는 거액에 거래가 됐고, 트위터 창시자 잭 도시의 트위터 첫 게시물이 290만 달러(36억 원) 등에 거래됐다는 사례들이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또 아디다스, 스타벅스, 구찌, 삼성 등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NFT 사업에 발을 들이면서 NFT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커졌다.

지금까지 플랫폼에 소유권과 저작권을 제공해 왔고, 수익 배분에서도 열위에 있는 크리에이터들에게 NFT는 새로운 기회로 여겨진다. 반면에 여전히 NFT에 대한 우려와 불안한 시각도 존재한다. 소유권이 증명되지만 그 안에서의 허점으로 유사 작품이 급증했다는 시각, 일반인들의 인식이 아직 확고한 기반을 만들기엔 약해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게다가 2022년 중반기로 접어들면서 NFT, 암호화폐,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동시에 가격의 유동성과 의구심도 함께 늘어난 상황이다. 한 문장만으로도 290만 달러(36억 원)까지 거래됐던 트위터 창업자의 트위터 첫 게시물은 2022년 4월 말 기준, 1만4000달러(1750만 원)까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월 들어 하루 평균 NFT 거래 건수는 1만9000건으로 집계됐는데 역대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거래 건수(22만5000건) 대비 92%나 급감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더불어 투기 자산이었던 NFT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5

하지만 이처럼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는 가운데서도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의 NFT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험은 지속되고 있다. 다음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관점에서 NFT가 갖는 의의가 무엇인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NFT가 크리에이터에게 중요한 이유

우선 크리에이터를 둘러싼 현재 디지털 환경을 살펴보자. 유튜브와 틱톡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클래스101 등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주요 모델로 부상했다. 특히 네이버웹툰 플랫폼처럼 창작자들에게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전략6 을 활용한 수익 창출을 지원해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진 경우도 많다. 유튜브도 2007년부터 크리에이터와 수익을 공유하는 파트너프로그램(YPP, YouTube Partners Program)을 운영하고 있고, 틱톡은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강화하는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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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플랫폼에 엄청난 수의 크리에이터가 올린 콘텐츠들은 복제가 생각보다 쉽고, 무엇보다도 시청자들, 즉 소비자들이 무료로 즐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슈퍼챗7 같은 형식을 통한 크리에이터 후원이 가능하지만 크리에이터가 이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많지 않다. 온•오프라인 플랫폼과의 수익 배분에서도 기업이 크리에이터보다 훨씬 더 유리할 때가 많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NFT는 소유권•재산권 증명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직접 후원에 기반해 수익을 창출하고 배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NFT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NFT는 블록체인에 기반하기 때문에 창작자의 소유권을 보장하는 한편 위조가 어렵다. 예술 업계에서는 위작이 항상 골칫거리인데 NFT를 발행할 때 발행자 이름이 입력되면 블록체인에 기록돼 삭제 또는 변경이 불가하다.8 이것을 스마트 계약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아바타 NFT 크립토펑크(CryptoPunks)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소유자와 거래 내역들을 공개한다. 둘째, 희소성을 가진다. ID 등의 정보를 담은 NFT는 발행하는 양을 정할 수 있어 한정판 운동화처럼 희소성을 가질 수 있다. 즉, 복제가 많이 되더라도 원본의 희소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셋째,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 NFT 플랫폼 중 동일한 표준의 코드를 사용한 경우, 예컨대 같은 이더리움(Ethereum) 기반이라면 플랫폼이 달라도 NFT를 상호 운영할 수 있다.

수익 배분을 할 때도 NFT는 갤러리, 음원 유통사 등의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고, 기존 수익 분배 구조보다 크리에이터에게 우호적이다. 거래 시 수수료도 기존 플랫폼들보다 훨씬 적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시(OpenSea)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거래당 2.5%에 불과하다.9 게다가 판매 금액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을 수도 있다. 처음 판매된 금액뿐 아니라 해당 NFT의 재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NFT 플랫폼의 진화

2021년은 NFT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NFT, 특히 아트 NFT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그 덕분에 전 세계 미술시장, 경매와 예술전시 등에서 NFT 아트의 입지가 커졌다. 전통 예술만 거래하던 경매시장의 양대 산맥인 소더비(Sotheby’s)가 메타버스 갤러리와 NFT 거래에 나섰다는 사실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러다 2021년 하반기로 넘어가며 아트 중심의 NFT보다 PFP(Profile Pictures)10 로 관심이 이동했다. 아트형 NFT는 소수로 발행되다 보니 자산으로서 가격 예측이 어렵고 폭등/폭락의 위험이 큰 편이다. 반면 PFP NFT는 한정된 숫자(예: 1만 개)로 발행이 되고 상대적인 비교군도 있는 터라 대략으로나마 시세가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NFT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시대를 선도한 아마존이 실행한 플라이휠(Flywheel)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시장을 선점하려면 구매자와 판매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NFT플랫폼으로 성장한 오픈시는 2017년 창업 이래 2021년 8월 월 거래 규모가 34억 달러(4조2000억 원)였는데 2022년 1월에는 50억 달러(6조2000억 원)를 넘어섰다.11 2022년 1월, 시리즈C 펀딩을 통해 3억 달러(3750억 원)를 추가 유치했는데 평가된 기업 가치가 133억 달러(166조 원)에 이른다. 2021년 7월 15억 달러(18조7000억 원)로 평가됐는데 유니콘 기업이 된 지 단 6개월 만에 기업 가치가 9배나 커진 것이다. 오픈시가 지원하는 블록체인은 이더리움, 폴리곤(Polygon), 클레이튼(Clayton)인데 각각의 표준으로 만든 NFT를 오픈시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현재 지원되는 토큰의 수가 240여 가지가 넘는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했다.

앞서 언급한 바우어 사건에서 톡톡한 역할을 한 클라우트.아트는 인스타그램 이미지와 영상을 블록체인에 남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플루언서, 팔로워, 수집가 모두 인스타그램 포스트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인스타그램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계정이 차단당해도 해당 포스트 NFT는 사라지지 않는다.

최근 들어 NFT 플랫폼은 더욱 전문화되고 있다. 슈퍼레어(SuperRare)는 큐레이션 기반 NFT 아트 갤러리로 전문성과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한 플랫폼이다. 슈퍼레어에는 아무나 작품을 올릴 수 없다. 업로드를 신청하면 심사가 진행되고 그 심사를 통과해야만 올릴 수 있다. 2021년 8월 $레어($Rare)토큰 발행과 함께 분권화된 자율 조직(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을 구성해 활성화시켰다.12 DAO에 선택된 작가의 작품은 슈퍼레어스페이스(SupreRare Spaces, 슈퍼레어 갤러리와 독립적으로 운영)에 올라간다. 거래 수수료는 거래당 3%로 판매와 매출에 있어서 크리에이터에게 배분되는 수익이 일반 디지털 플랫폼보다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음악 NFT 플랫폼도 2022년 주목할 만한 영역이다. 전통적으로 제작사나 유통사가 산업을 독과점하다 보니 음악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음악 관련 NFT는 오픈시, 슈퍼레어, 크립토, 래러블(Rarible), 바이낸스(Binance) 등에서도 거래된다. 가장 많은 셀렉션을 가진 곳은 오픈시로 약 17만5000개의 뮤직 NFT가 거래되고 있다.

기업의 NFT 시장 진출 사례

기업과 마케터의 시각에서 NFT 시장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디다스는 NFT와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인 브랜드 중 하나다. 아디다스는 자사 브랜드 콘텐츠를 담은 지루한원숭이(Bored Ape) NFT 이미지를 46이더에 구입하고,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2021년 12월 업로드했다. 또 BAYC와 NFT 인플루언서인 지머니(Gmoney)와 파트너십을 맺고 ‘메타버스 속으로(Into the Metaverse)’ NFT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NFT를 구매한 소비자는 후드티와 운동화 등의 아디다스 실물과 디지털 상품에 적용되는 소유권을 받는데 2022년 5월 현재도 협업 실물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13 이 한정판 NFT 판매로 아디다스는 2300만 달러(287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2022년 3월 기준 이 NFT 컬렉션의 가치는 1억 달러를 돌파했다.14 2022년 5월17일 현재 NFT 한 개당 1.69이더(3500달러, 약 437만 원)에 판매 중이다.15

구찌는 2022년 2월 더샌드박스(The Sandbox) 버추얼 플랫폼에서 땅을 구매하고, NFT와 크립토를 이용한 가상 패션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3월에는 NFT 플랫폼 10KTF와 파트너십을 통해 구찌 그레일(Gucci Grail)이라는 NFT를 선보였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한 NFT로 가상에서 떠다니는 ‘새로운 도쿄(New Tokyo)’ 세계와 패션 액세서리가 포함돼 있다. 5000개로 한정된 민트 패스(Mint Pass)는 구매하는 절차가 까다롭다. 이 프로젝트의 실제 리워드는 아직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맞춤화된(personalized) 패션 아이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이뷔통은 2021년 8월, 브랜드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모바일 게임을 론칭했다. 게임을 하면서 30개의 NFT를 수집할 수 있는데 다만 재판매는 불가능한 NFT다. 전 세계에서 중국이 50만 번으로 가장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레베카밍크오프도 NFT 옷을 만드는 데 투자해왔다. 2021년 가을에 첫 NFT 패션 라인을 선보여 테스트를 했는데 성공적이었기에 2022년 3월 NFT로만 구매 가능한(NFT-only) 패션 라인을 선보였다. 이 라인은 로블록스에서 아바타를 꾸미는 데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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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디센트랄랜드(Decentraland)와 파트너십을 맺고 NFT 컬렉션을 론칭했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플래그십 매장인 삼성837 이름을 딴 ‘삼성837X’ 가상 매장의 방문객은 디지털 여정을 통해 자신만의 NFT 아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또 2022년 TV 라인업에 NFT를 적용해 사고 팔기가 가능한 NFT 거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도 2022년 4월, 임시 CEO로 다시 돌아온 하워드 슐츠가 2022년 말 NFT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스타벅스가 가진 다양한 수집용 제품(collectibles)을 비롯해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전통을 NFT화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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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2022년 1월부터 NFT 프로필 서비스를 개시했다.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블루에 도입된 서비스로, 트위터 프로필에 개인의 이더리움 지갑을 연동함으로써 보유한 NFT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다. 업로드된 프로필을 클릭하면 해당 NFT가 인증된 마켓플레이스를 확인 가능하다. 이에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도 공식 트위터 계정 프로필 사진을 유명 NFT 프로젝트인 두들스(Doodles)의 NFT로 변경했다. 또 트위터는 2021년 7월 NFT 거래 지원을 발표했고, 12월에는 자체 NFT 마켓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와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NFT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존 기업을 위한 NFT 전략

아직 NFT가 일반인들에게 보편화되지는 않은 단계다 보니 기업들의 NFT 프로젝트를 일회성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대부분 브랜드는 NFT 프로젝트를 디지털 환경 속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다. 즉, 메타버스와 NFT를 통해 기업과 브랜드 메시지를 소통하고, NFT 자체(예: PFP NFT), 수집용 NFT, NFT 전용 상품 라인을 판매해 수익을 낸다. 이런 활동의 목적은 MZ세대 소비자와의 소통, 새로운 고객의 유입 유도 등일 것이다.

하지만 깊은 고민 없이 실행한 전략은 한시적인 시도로 남을 수밖에 없다. NFT 프로젝트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가 핵심이 돼야 한다. 한 예로 NFT의 원조로 불리는 크립토펑크(CryptoPunks)를 살펴보자. 2017년 6월 라바 랩스(Larva Labs)16 가 선보인 크립토펑크는 87개 특성(attributes)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NFT다. 초창기에는 인지도가 낮아 크립토펑크 1만 개 중 9000개를 무료로 배포해 홍보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비싸게 거래되는 NFT 중 하나가 됐다. PFP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크립토펑크를 이더리움에 기반한 최초의 NFT 프로젝트17 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면서 PFP NFT와 펑크스코믹(PUNKS Comic)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활발해졌다. 크립토펑크에 영감을 받아 탄생된 유가랩스 BAYC의 경우,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와 협업을 늘리는 한편 마돈나, 지미 팬론, 패리스 힐턴 같은 유명인이 BAYC를 SNS 프로필로 걸면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유가랩스는 영리하게도 BAYC를 소유한 사람들, 즉 ‘홀더’만 입장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했다. 우선 BAYC 사이트에 있는 더배스룸(THE BATHROOM)에 15분에 1번 1픽셀씩 낙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홀더에게만 주었고 오프라인에서 에이프 페스티벌(Ape Fest 2021) 같은 파티도 열었다. 또 BAYC 홀더에게 2차 저작권을 줘 홀더들이 자신이 소유한 PFP를 활용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었다. 이렇게 NFT의 활용 가치가 더 커지고 실물 자산,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까지로 그 영역을 확장시킨 것이 커뮤니티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치 BTS의 글로벌 성장에 아미(Army)가 함께한 것처럼 NFT 프로젝트에도 커뮤니티의 끈끈한 유대감과 지지가 중요하다. 기업들도 NFT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기존 핵심 고객층을 중심으로 하되 커뮤니티를 통해 그 연결성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그에 대한 인센티브로 NFT와 관련된 굿즈 등을 제공하고 정품 확인 및 소유권을 보장해주는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MZ 소비자의 감정과 욕구를 반영한 콘텐츠와 혜택(리워드)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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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당분간은 NFT 플랫폼•크리에이터와의 파트너십이 효과적인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BAYC의 NFT 프로젝트를 보면 브랜드 자산이 큰 아디다스더라도 NFT 영역에서는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실제 아디다스 매장에서 NFT 판매 홍보와 장려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NFT에서 강력한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 BAYC와 협업하고, 실물 상품 제공 등 우선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NFT 코어 유저들에게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또 역으로 NFT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아디다스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도 있었다. 즉 기업이 협업 대상을 전략적으로 잘 선택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또 새로운 트렌드에 기민하게 관심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NFT를 접목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2021년 6월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아바타 기반의 인텔리전트 NFT(iNFT, intelligent NFT)가 등장했다. 인공지능 개발회사인 알리시아(Alethea AI)가 런던의 아티스트 로버트 앨리스(Robert Alice)와 협업해 최초의 인텔리전트 NFT, 앨리스를 선보였다.18 앨리스의 독특한 특징은 AI와 딥 머신러닝(GPT-3)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과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NFT에 적용한 iNFT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메타버스를 포함한 다수 플랫폼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일종의 ‘살아 있는’ NFT라는 새로운 NFT 카테고리가 등장한 것이다. 미켈라(Miquela)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유사하지만 대화가 가능한 NFT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BAYC와 크립토펑크를 iNFT로 전환하면 그 iNFT와 대화도 할 수 있다. 이는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47만8800달러(약 5억9000만 원)에 판매됐다.19 콘서트 같은 이벤트 참석을 증명/기념하는 목적의 NFT인 POAP(Proof Of Attendance Protocol) NFT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가상이나 실제 이벤트에 참여하고 나서 해당 티켓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느 샌가 티켓을 잃어버린다. 그런데 이런 경험과 추억의 증표(참여 증명)를 NFT화해서 입장권을 대신하는 한편 수집하기에도 좋게 만든 것이 POAP NFT다. NFT 콘서트 티켓은 암표와 가짜 티켓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POAP의 경우 그 자체가 금액적인 가치를 가지지는 않더라도 특별 포스터나 굿즈 등을 NFT 형태로 연계하기 좋다. 실제로 아디다스는 자사의 컨펌드(Confirmed) 앱20 사용자를 대상으로 POAP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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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재까지는 디지털 영역 중심으로 NFT가 이용되고 있지만 오프라인과의 연계도 고려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 영역(콘서트, 음원 등)이 아니더라도 다른 영역에서도 오프라인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실제로 NFT가 특별 입장권 역할을 하는 플라이피시클럽(Flyfish Club)이라는 소셜 다이닝클럽이 2023년 상반기 뉴욕에 오픈할 예정이다. 레스토랑 기업인 VCR그룹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이 레스토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플라이피시 NFT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미 2022년 1월 1501개 토큰을 발행해서 1500만 달러(180억 원)를 벌어들였다. 2가지 종류의 토큰을 판매했는데 일반 등급은 메인 다이닝룸, 야외 공간, 칵테일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상위 등급은 오마카세룸을 비롯한 모든 시설과 이벤트를 이용할 수 있다.21

메타도 메타버스 경험을 위한 ‘메타스토어(Meta Store)’를 이미 샌프란시스코에 오픈했다. 또 시애틀에서는 오프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오프라인 NFT 갤러리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은 다양한 예술가, 수집가, 기획가 등에게 NFT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디지털 아트 시장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NFT는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하고 소비하는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오프라인에서도 교류할 수 있는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측면에서도 주목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NFT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수익을 노리는 것보다는 브랜드 커뮤니티 강화, 디지털 멤버십 강화 등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접근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조언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NFT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NFT의 특성상 크리에이터에게 열린 장이 마련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투자 유치의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 NFT 시장의 붐은 필요한 자본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 자금을 직접 유치할 수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기존 자본/수익 배분 구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NFT를 겨냥한 크리에이터는 과거보다 NFT 진입 장벽이 낮아져 앞으로는 로열티나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NFT 아트 제너레이터(NFT ART Generator)는 아티스트가 직접 코딩할 필요 없이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NFT 컬렉션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클릭만으로 쉽게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NFT 제너레이터(The NFT Generator) 서비스의 경우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작품의 여러 가지 속성을 무작위로 조합해 이미지를 자동 생성해준다.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자신의 특정 캐릭터를 수천, 수만 개의 NFT 아바타로 제작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구나 NFT를 쉽게 만들 수 있고 프로젝트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 특히 현재 너무 많은 유사 PFP가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과거만큼 앞으로 NFT의 수익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개인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커뮤니티의 구축이 중요하다. 기업에 비해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는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은 NFT 기반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처럼 큰 행사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온•오프라인상의 혜택(예: 다른 팬들과의 소통, NFT 컬렉션 완성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만드는 것, 크리에이터 자신과의 소통) 등 NFT를 소유한 홀더들에게만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먼저 타깃층을 정하고, 자신의 커뮤니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비전을 세운 후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보자. 트위터, 레딧, 향후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소통의 장을 꾸준히 구축해 나가는 한편 팬덤과 커뮤니티 구축에 전문화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익 모델 역시 판매 금액 일부를 거래할 때마다 로열티로 받는 것을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수익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UNCG) 마케팅학부 교수 jiyoung.hwang.retail@gmail.com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다.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가 있다.
  • 황지영 |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 마케팅 전공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 『잘파가 온다(2023)』가 있다.
    jiyoung.hwang.ret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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