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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시대(1415∼1784), 중국 상인 이야기

정경유착이라는 양날의 칼

조영헌 | 339호 (2022년 0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관료들의 후원은 중국 대운하 시대 활동하던 상인들에게 성공 보증 수표였다.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상인들은 교역 물품을 검수하거나 화물 거래 시 발생하는 세금과 관련해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또한 실력자나 유력 관리는 제대로된 상법이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사회적 위상이 낮은 상인을 보호해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었다. 자본가의 존망은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된다는 중국의 역사적 교훈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편집자주

중국 상인을 심층적으로 연구해 온 조영헌 고려대 교수가 ‘대운하 시대, 중국 상인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과도기적 역사 속에서 신속한 대처 능력과 전략적 투자로 입지를 넓혀 나간 역사 속 중국 상인들에 대한 고찰을 통해 난세를 극복하는 경영의 지혜를 익히시길 바랍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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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24일. 중국 언론들은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된 장면을 보도하며 “중국의 승리”를 외쳤다. 베이징에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성대한 자축 행사를 벌였던 7월1일로부터 채 3달이 지나지 않은 무렵이었다. 장소는 정치 중심지 베이징이 아니라 경제 중심지 광둥의 선전(深圳)이었다. 주인공 역시 정치 지도자 시진핑(習近平)이 아니라 경제 지도자인 화웨이(華爲)의 부회장 멍완저우(孟晩舟)였다. 중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가 선전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오성홍기가 그려진 비행기의 출입문이 열리자 빨간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가 등장했다. 그는 2년9개월간의 가택 연금을 마치고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도 여유롭게 비행기 앞 레드카펫에 발을 디뎠다. 그가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간을 밝히며 긴 여정을 거쳐 집으로 인도한 것은 찬란한 조국의 붉은색”이라는 감성적인 멘트와 함께 손을 흔들자 환호성이 터졌다.

멍완저우는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자 화웨이의 부회장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 엄연한 맏딸이지만 자유롭게 성을 결정할 수 있는 중국 결혼법에 따라 가급적 신분을 숨기기 위해 어머니의 성인 멍(孟)을 따랐다고 한다. 화웨이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그의 귀환에 온 중국이 흥분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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