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고위험•고성장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스타트업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며, 이 투자는 스타트업의 엑시트를 통한 재무적 이익 실현을 기대하며 이뤄진다. 따라서 IPO와 인수합병(M&A)으로 대표되는 엑시트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퍼즐이며, 엑시트가 활발해져야 ‘창업 → 투자 → 성장 → 엑시트 → 재창업/재투자’로 이어지는 생태계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다만 엑시트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M&A를 하기 가장 좋은 시점도 사업이 한창 잘될 때, 즉 지분은 덜 희석되고 회사 가치는 높게 인정받을 때다. 실리콘밸리에서 조기 엑시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이런 창업 초기, 중소 규모의 M&A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1) CVC의 스타트업 지분 취득 시 부과되는 의무를 일부 완화하고 2) 국외 합병에 따르는 국적 논란 등 부정적 프레임을 극복하고 3) 앙트레프레너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비즈니스 엔젤을 활성화하고 4) 기업들의 ‘유니콘 헤지’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스타트업들이 세계 경제의 굵직한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회사 중 8개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텐센트, 테슬라,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 기업들만 봐도 코스피 시총 10위 안의 셀트리온과 네이버, 카카오와 갓 미국에 상장한 쿠팡이 스타트업 출신이다. 중국의 경우도 텐센트, 알리바바뿐 아니라 짧은 기간에 기업 가치가 10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10개나 되며 기업 가치 조 단위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unicorn)’은 매주 1∼2개씩 탄생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조 원을 넘어서는 일이 예사롭지 않은 시대가 됐다. 한 분야를 파고들어 수십 년 만에 반듯한 기업을 일군 사람들에겐 놀랍고도 다소 힘 빠지는 세상이다. 혜성처럼 나타나 단기간에 천문학적 시장 가치를 만들어낸 유니콘들은 성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등 2021년 현재 전 세계 유니콘은 약 1000여 개에 달한다.
그리고 2010년대 모바일 혁명 이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배달의민족, 무신사, 야놀자, 토스, 직방, 마켓컬리 등 전국민적 인지도를 갖춘 플랫폼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유니콘 10여 개가 생겨났으며 한국 스타트업들을 향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도 전례 없이 높아졌다. 뉴욕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데뷔한 쿠팡, 5조 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에 인수된 우아한형제들, 2조 원에 ‘틴더’ 운영사인 미국 매치그룹(Match Group)에 경영권을 넘긴 하이퍼커넥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