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물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주목하라

319호 (2021년 04월 Issue 2)

‘취향자존감(개인의 역량이 아닌 취향에 영향을 받는 자존감)’으로 무장한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쇼핑과 거래는 이제 당연한 일상이 됐다. 2020년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연 매출 1억 원 이상을 거둔 판매자 수가 2만6000명을 넘어서는 등 이커머스 시장의 대중화와 더불어 프로슈머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구매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쇼핑몰을 구축해 SNS로 홍보하며 ‘초개인화’된 취향을 만족시키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창업가와 N잡러들의 성공 스토리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매력적인 상품과 홍보 콘텐츠를 갖춘 수많은 이커머스 셀러가 그다음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단계가 바로 물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거의 완전 정보에 가까운 상태로 구매 의사결정을 마친 소비자들은 이제 구매한 상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나기를 원한다. 먹고 싶은 음식을 언제 어디서든 1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는 것처럼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시점에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물류는 유통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성공적인 물류는 제품 원가, 판매 수수료와 함께 유통 마진의 폭을 결정하는 물류비를 가능한 최소화하면서도 구매자들의 까다로운 배송 니즈를 만족시켜야 한다. 매일 달라지는 다품종 소량의 복잡다단한 출고 주문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품목 정보와 주문 데이터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입고/보관 프로세스를 새로이 구축해야 하며, 합배송이나 특수 포장, 임가공이 필요한 택배 포장 작업 공정도 고민해야 한다. 월 25억 개가 넘는 택배를 처리하는 전국의 물류센터들이 정보화, 지능화,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물류가 유통을 지원하는 보조적인 개념이었다면 지금과 앞으로의 물류는 이커머스의 영역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상품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가장 먼저 물류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쿠팡이었다. 실제로 쿠팡은 기존 이커머스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있다. 이제 물류 경쟁력은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물류 처리 작업을 수행할 인력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와 자동화 설비, 그리고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속도와 정확도를 더욱 높여 나가는 동시에 물류 처리에 대한 별도 투자자본수익률(ROI)을 관리해 나가는 데 있다.

보관 중심의 기존 물류창고가 복잡하고 빈번한 입출고 중심의 스마트 물류센터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파편화돼 있던 물류 처리 단계를 연결하고, 하나의 창고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프로세스 또한 통합해야 한다. 즉, 끊이지 않은 흐름이어야 한다. 최근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혁신과 성장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풀필먼트 (상품 보관부터 포장, 출하, 배송 등을 일괄 처리해주는 시스템)’가 이러한 물류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구매자가 받아보는 한 건의 택배가 처리되는 데 필요했던 수백 가지의 작업 단계가 말 그대로 ‘뜯어 고쳐지고’ 있다. 스마트 물류가 겸비되지 않은 이커머스는 더욱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세 또한 글로벌과 국내 시장을 가리지 않고 무섭게 꿈틀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트렌드와 기술이 결합돼 구매자들을 유혹하는 이커머스가 스마트 물류와 어찌 융합돼 갈지 기대된다. 단순 택배 처리 편의 제공에 머물렀던 풀필먼트가 온라인 매출 증대와 고객 만족까지 함께 보장하는 이커머스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는 지금, 물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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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이사 jjhyla@colosseum.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과 소비자학을 전공하고 KTF(현 KT)와 대학내일에서 일했다. KTF에서 스마트폰 및 청소년 타깃 요금상품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고 대학내일에서는 MZ세대 트렌드 분석과 예측,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 HR 총괄 등을 맡았다. 2019년 물류창고 네트워크 기반의 온디맨드 풀필먼트 플랫폼 ㈜콜로세움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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