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로봇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로지스틱스 4.0의 체제 전환을 위해 다음 사항을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첫째, 물류 운영 프로세스에 대한 리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물류로봇 도입 시에는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둘째, 물류로봇 관련 전문 인력 확보가 미래 물류 운영에서의 성패를 가르는 차별적 경쟁력이 될 것이다.
셋째, 로봇 및 자동화 설비 도입에 관련된 금융 서비스 니즈가 증가할 것이므로 물류 이해관계자들은 여기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
“행사 시작 26초 만에 58만3000건 주문, 30분 만에 매출액 3723억 위안(한화 약 63조 원) 달성”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2020년 광군제에서 기록한 숫자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중국 쇼핑 대축제인 광군제 기간 중에 발생한 전체 주문 건수는 23억2100만 건으로 전년 12억9200만 건에 비해서 무려 80% 증가했고, 총매출은 4982억 위안(한화 약 84조 원)으로 전년 대비 86% 늘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국내 택배 시장에서 거래된 전체 물동량이 약 34억 개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물류 관점에서 이는 국내 연간 택배 물량의 70%에 육박하는 수량을 단기간에 분류-포장-배송까지 완수해야 하는 엄청난 도전이다. 국내처럼 늦어도 2∼3일 내에 배송이 모두 완료되지는 못하지만 알리바바는 이 엄청난 주문량을 고객들에게 전달해냈다. 이런 대규모 물류 흐름이 무리 없이 이뤄질 수 있게 된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그 답은 스마트 물류, 즉 자동화와 로봇, 그리고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미래형 물류 운영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필자는 로봇을 포함한 물류 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구성돼 있으며 현재 물류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고 사용되고 있는지, 또 향후 상용화는 어떤 행보로 전개될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마트 물류로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추세에 대해서 간략히 짚어보자. 이커머스는 최근 1년간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층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전 세계 이머커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2800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4년 6조38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기간 리테일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18.0%에서 21.8%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역시 같은 양상의 급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160조6000억 원을 거쳐 2021년에는 18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글로벌 5위에 해당하는 1035억 달러 수준으로 경제 규모 대비 이커머스 시장 비중이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급속한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동반해 핵심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풀필먼트 물류 서비스이며 풀필먼트 시장 역시 2020년 기준 이미 약 2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 대기업과 대형 물류 기업 등이 이에 발맞춰 온라인 전용 풀필먼트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관련 자동화 설비 및 물류 로봇 공급 시장도 연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로지스틱스는 이커머스 분야를 별도 본부로 개편했고 현대그룹과 두산그룹 등이 M&A를 통해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을 출범하는 등 대기업들도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물류 운영이 직면한 도전 과제이커머스를 필두로 한 물류 수요의 증가와 질적 측면에서의 고객 니즈 고도화에 따라 물류 역시 현장 운영 측면에서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물류 기업들은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한 운영 고도화를 통해 난제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우선 물류 운영 측면에서의 도전적 이슈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물류 거점, 즉 물류센터의 공급 부족 상황이다. 과거의 물류 거점은 대부분 창고 형태로 물자의 보관을 중심으로 한다. 따라서 도심과는 먼 거리에 위치하며 출하보다는 보관 자체에 기능 중심을 두기 때문에 대량의 물건을 입/출하 처리하기에는 부적합한 건물 형태였다. 그러나 최근 물류 거점은 풀필먼트센터로서의 기능이 중요하며 입지 또한 도심지에 인접함으로써 배송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기존과 다른 구조와 입지를 가진 풀필먼트형 물류센터의 공급이 최근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급 부족에 따라 물류센터 임차료도 높게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물류 운영 주체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