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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에듀테크 서비스 ‘튜터링’의 스케일업 전략

“영어 울렁증 잘 알아요, 걱정 마세요”
창업자의 공감대가 교육 서비스를 혁신 2

배미정 | 305호 (2020년 9월 Issue 2)
<이 기사는 에듀테크 서비스 '튜터링'의 스케일업 전략 1화에서 이어진 기사입니다.>
1화 바로가기 클릭 ☞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성장하고 있는 에듀테크 서비스 ‘튜터링’의 스케일업 전략을 분석했다.

1. 창업자가 고객과 일치되는 강력한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 UX를 만들었다.

2. 매칭에 그치지 않고 품질과 가격을 전적으로 통제하는 ‘교육 서비스’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해 충성 고객들의 꾸준한 유입을 이끌어냈다.

3.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어민 회화에 대한 고객의 심리적 장애물을 파악하고 서비스 인지와 체험의 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으로부터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4. 대표부터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학습을 중시하는 성장 마인드세트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구지수(한양대 국제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철저한 서비스 품질 관리

출신과 배경이 다양한 튜터들의 수업 품질은 어떻게 평균 이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우선 교재에 기반한 콘텐츠 스트리밍 수업 방식은 화상 채팅에 비해 P2P 수업의 품질을 균질하게 관리하는 데 유리하다. 튜터링은 튜터별 교육 내용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커리큘럼을 레벨별로 표준화하고 그에 따라 튜터들을 교육했다. 그렇게 마련한 커리큘럼은 현재 학습 니즈(비즈니스, 여행 등), 시험 대비, 영화, 음악, 패션 등 일상 토픽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9000개에 달한다. 토픽 중심의 수업은 대화가 신변잡기식으로 핵심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해 수강생의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또 다양한 종류의 토픽 카드는 수강생들의 다양한 취향과 관심사를 충족시켜 영어에 대한 흥미를 끄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즉, 튜터링은 정해진 커리큘럼과 다양한 토픽 카드를 기반으로 교육 내용과 수준을 균질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수강생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수업 내용뿐 아니라 튜터를 고르고, 또 만족도가 떨어지면 바로 바꿀 수 있도록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컨대, 수강생은 튜터가 바뀌더라도 본인이 선택한 콘텐츠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이전의 학습에 이어서 연속적으로 다음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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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프라인 과외 수준의 양질의 교육이 온라인에서도 구현돼야 한다는 목표하에 튜터 선발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튜터링의 정식 교사가 되려면 최소 5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서류 전형을 통해 경력을 확인하고, 두 번째로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한다. 다음으로 튜터링에서 일정 교육을 받은 다음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실제 시범 강의를 테스트한다. 마지막으로, 수습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튜터링 직원이 미스터리 쇼퍼로 직접 고객 입장이 돼 튜터를 평가한다. 이렇게 선발되는 튜터 경쟁률은 약 11대1에 달한다. 하지만 선발된 이후에도 고객 피드백에 따라 수시로 퇴출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경쟁률은 20대1이 넘는다는 게 튜터링 측 설명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모든 강의를 모니터링하면서 철저한 품질 관리(QA) 절차를 거치고 있다. 튜터 풀에 등록된 이후에도 고객 피드백에 따라 튜터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퇴출시키는 시스템 덕분에 튜터들의 수준은 점차 상향 평준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튜터들 중에는 전현직 교사나 교사 자격증이 있는 있는 사람도 많다”며 “튜터 또한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원하는 시간에 연결이 가능한 유연한 업무 환경과 다른 회사 대비 시간당 높은 페이에 굉장히 만족해 한다”고 전했다. 해외 튜터들을 대상으로 누구든 필요에 따라 언제든 일할 수 있는 ‘긱 이코노미’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현재 1500여 명에 달하는 해외 튜터들은 근태와 고객 평점, 추천 로직 등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구매만큼이나 중요한 체험 전환율

MVP가 검증되고 신규 회원이 유입되기 시작된 다음에는 이들이 플랫폼에 오래 머물면서 결제까지 하도록 지속적인 UX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튜터링은 고객이 서비스를 인지한 순간부터 서비스를 이탈하기까지의 모든 순간을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로 정리해 맥락에 맞는 전략을 짰다. 튜터링에서 A/B테스트는 밥 먹듯이 하는 일상적인 업무다. 자칭 ‘실패 전문가’라는 김 대표는 “A/B테스트 과제의 50% 이상이 실패일 정도로 굉장히 실험과 실패를 많이 하고 그로부터 학습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로스랩(Growth Lab)이란 조직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 개선함으로써 KPI를 달성해 튜터링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당초 회사가 예상했던 바와 다른 깨달음을 준다.

튜터링 회원들은 독특하게도 구매 전환율보다 회원가입 시 제공하는 무료 체험 이용 비율이 낮은 성향을 보였다. 무료 체험을 해본 유저들 중 상당히 높은 비율의 회원들이 구매로 전환했다. 김미희 대표는 “구매 전환율은 유저 규모가 커져도 플랫폼 초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만큼 고객이 인지하는 혜택이 확실하다는 게 확인됐는데, 정작 첫 체험을 꺼리는 고객이 많아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원인은 원어민과 대화하는 데 따른 긴장감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제 오프라인 쿠폰 마케팅의 실패 사례에서도 이런 심리적 허들이 발견됐다. 초기 유저들의 호응에 자신감을 얻은 튜터링팀은 대중들에게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쿠폰을 무료로 나눠주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어느 주말, 토익 스피킹 시험장에 “시험 망친 사람, 이거 다 받아가!”란 현수막 아래 부스를 마련해놓고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료 쿠폰 수백 장을 뿌렸다. 토익 시험을 망친 직후라는 타이밍(Time), 학습 필요가 큰 사람들이 모이는 시험 장소(Place), 학습 동기가 커지는 상황(Occasion) 등 마케팅 TPO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자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쿠폰의 등록률은 겨우 0.5%에 불과했다. 오프라인 쿠폰이 문제였을까? 아니다.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 분석해 보니 쿠폰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나중에 쓰자는 생각으로 쿠폰을 서랍이든, 어디든 묵혀 놨다가 까먹고 안 쓴 경우가 많았다. 허공에 날린 쿠폰을 보면서 김 대표가 얻은 교훈은 고객이 서비스를 인지한 즉시, 즉 동기가 발생한 즉시 체험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이었다. 체험 동기가 생기더라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다른 심리적 요인이 개입할 수 있다. 특히 원어민 회화의 경우 심리적 장벽이 더 높았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이 시험을 마친 직후 피로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당장 쿠폰을 등록할 생각을 못했다”며 “마케팅 활동에서 인지 순간과 체험 순간의 타임 갭을 최소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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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으로부터 학습, 학습, 또 학습

고객 목소리(Voice of Customer, VoC)는 튜터링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신제품을 기획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자 원칙이다. 개발 항목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도 ‘VoC의 양과 레벨’이 1순위이다. 회사의 매출 혹은 비용보다 ‘고객’이 먼저다. VoC를 먼저 고려한 다음에 실제 개발에 얼마나 비용이 들어가는지,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지는 식이다. 사실 비용과 전략은 의사결정을 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개발 비용은 더 적게 드는 항목, 전략은 잘 맞아떨어지는 항목부터 개선하면 된다. 하지만 VoC의 레벨, 즉 얼마나 고객의 사용성에 불편함을 야기하는지 수준은 근본적으로 계산하기가 어렵다.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과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 우선의 개발 원칙은 튜터링 구성원들 사이에 늘 분분한 토론을 낳는다. 김 대표는 “하지만 VoC에 관해 토론하는 과정 자체를 팀원들이 고객과 시장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학습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튜터링 홈페이지 하단에 ‘CEO에게 제안하기’ 란을 두고 한 달에 수십 통씩 직접 고객 메시지를 받을 정도로 고객과의 소통과 이해를 중요시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튜터링 알파’ 서비스의 핵심 콘셉트도 지난 3년간 수집한 VoC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던 문제에서 출발했다. 많은 회원이 하루 20분 튜터링 수업의 한계를 호소하면서 결국 해외 연수를 가는 게 답인 것 같다는 답답함을 호소해 왔다. 온라인으로 마치 해외에 있는 것처럼 24시간 영어 회화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솔루션이 바로 ‘AI튜터’이다. 하지만 AI튜터는 처음부터 휴먼 튜터를 대체할 용도로 개발되지 않았다. 휴먼 튜터와의 일대일 상호작용과 피드백이 가장 교육 효과가 크며, 이 부분은 어떤 기술로도 AI튜터가 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I튜터는 단지 휴먼 튜터를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AI튜터는 휴먼 튜터와 수업할 토픽과 관련해 미리 어려운 문장을 말하고 발음과 정확도를 체크받을 수 있는 트레이닝 챗봇 형태로 개발됐다. 그래서 휴먼 튜터와의 수업 전후에 예습과 복습을 함으로써 수업 전 수강생들의 긴장감을 줄이고, 수업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기술 기업이 아닌 교육 서비스 회사”라며 “AI튜터의 활용도 기술 자체가 아닌 학습 효과에, 즉 휴먼 튜터와의 효과적인 발화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보다 중요한 개인의 ‘성장’

고객으로부터 학습하는 것만큼 튜터링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성장’이다. 튜터링은 일하는 방식의 첫 번째 공식으로 아예 “개인의 성장이 회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내걸고 있다. 김 대표는 “나 자신의 커리어 성장, 건강, 나와 가족의 행복이 내 인생의 1순위이며, 회사는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을 지지하는 지원자가 돼야 한다”며 “회사는 구성원 모두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항상 유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본인이 직접 경험한 데서 우러나온 철학이다.

튜터링은 김 대표 본인이 오랜 기간 품어온 고민에서 출발해 현재의 서비스에 이르렀다. 본인의 고민이었기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고객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팀원들과 함께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어엿한 스타트업 대표로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8살 딸을 키우는 워킹 맘으로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도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벅찬 보람 덕분이었다.

올해 8월 새로 론칭한 ‘튜터링 초등 서비스’도 김 대표가 딸의 영어 교육을 고민하다가 론칭한 서비스다. 영어 유치원에 갔다가 오히려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더 커져서 돌아온 아이를 보고 어린이 영어 교육에도 제대로 된 튜터링 서비스가 필요함을 몸소 깨달았다. 이런 생각에 공감한 것은 김 대표뿐만이 아니었다. 사내에 워킹 맘, 워킹 대디인 개발자들도 제 일처럼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김미희 대표는 이렇게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회사도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특히 김 대표는 창업 초기 어린 인턴들과 일하면서 과거의 경력보다 미래의 학습 능력이 훨씬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강조한다. 튜터링은 창업 초기 3명의 C레벨 임원과 대졸 인턴 6명으로 시작했다. 사실상 실무진은 다 경력이 전무한 대졸 인턴들이었다. 당시만 해도 무명 서비스였기 때문에 누구든 일한다고 하면 이력서도 제대로 보지 않고 일단 뽑아서 같이 일했다. 그리고 나서 괜찮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인턴들 중에서도 학습 열정이 강하고 학습 속도가 빠른 팀원은 스스로 빠르게 성장해 회사의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한 친구는 튜터링에서 그로스 해킹을 스스로 공부하고 마케팅 리더로 성장해 나중에는 구글에서 강의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알고 보니 신학과 출신으로 입사 전까지 마케팅이 뭔지 전혀 몰랐던 직원이었다. 김 대표는 “주니어가 많은 조직으로 출발했지만 성장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 덕분에 회사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본인도 끊임없이 학습하는, 늘 성장에 목마른 사람이다. 바쁜 와중에도 하루에 1시간씩 독서를 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자신처럼 홀로 외롭게 공부하는 리더들을 위해 커뮤니티 ‘스타트업 틈독’을 개설해 책 내용을 공유하고 기록한다. 현재 이 커뮤니티의 회원 수는 300여 명에 이른다. 사내에서도 런치 독서 토론 모임을 장려해 2시간의 점심시간을 보장하고 책 구입비와 간식을 지원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나 성과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자리도 주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예컨대, ‘쪽대본’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원이 본인의 관심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직원들에게 전파하는 시간도 타운홀미팅에서 할애한다. 김미희 대표는 “PT라고 하면 공식적이고 부담스러운 느낌인데 쪽대본이라고 해서 누구든지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하도록 장려한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개발 시연회를 통해 직접 자신의 프로덕트를 시연한다. 이런 자리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참여한 서비스에 대한 오너십을 갖도록 독려한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지금은 50여 명 앞에서 발표하지만 언젠가는 스티브 잡스처럼 50만 명, 5000만 명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자리를 통한 학습과 성장을 늘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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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최고급 교육 서비스를 대중화된 가격에” 강력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빠르게 타깃 확장

비즈니스의 확장 가능성은 현 시장에서 페인포인트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가 되는지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 김 대표가 튜터링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초가 된 페인포인트, 예컨대 오프라인 과외 시장의 높은 가격, 들쑥날쑥한 교육의 품질, 바쁜 직장인이 맞추기 힘든 약속 시각 등등은 외국어 혹은 영어 교육 시장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력이 곧 교육의 품질을 결정하는 현실, 1%만 최고급 교육을 누리는 현실은 국내 사교육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튜터링 영어’는 상위 1%만 누릴 수 있었던 원어민 영어 과외를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99%가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동일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어 서비스에 적용해 ‘튜터링 짜요(중국어)’ 서비스를 올해 6월 공식 론칭하고, 뒤이어 튜터링 초등 서비스를 론칭했다. 과목과 타깃에 따라 튜터와 콘텐츠는 달라지지만 “1%의 최고급 교육 서비스를 대중화된 가격에 만들자”는 비전과 ‘교육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덕분에 최근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주춤하면서 마케팅이 어려워진 중국어 서비스도 충성 고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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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확장되고 있는 튜터링 서비스의 공통점은 기존 B2C 회원들의 강력한 지지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튜터링 초등 서비스는 딸을 둔 김 대표뿐 아니라 튜터링을 이미 체험한 학부모 회원들의 강력한 요청에 힘입어 기획됐다. 영어 유치원 등에 쓰이는 높은 사교육비 때문에 고민인 회원들이 자녀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달라고 너도나도 힘을 실었다. 과연 아이들이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학습 경험과 가성비를 초등 영어 교육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김 대표는 튜터링 최초 MVP를 만들 때처럼 워킹 맘, 전업 맘 그룹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학습 환경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엄마들이 초등 교육 서비스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휴식 시간’이었다. 우수한 교사, 교재 같은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엄마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환경이었다. 그래서 초등 서비스는 서비스의 실제 구매자인 엄마들이 스트레스받지 않는 교육 환경을 만들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가 어학원에 보내지 못해 아쉬운 엄마, 집에서 스스로 영어를 가르치는 데 지친 엄마가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즉 아이들이 엄마의 도움이 없이도 스스로 실력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했다. 김 대표는 “베타 서비스를 체험한 엄마들이 가장 만족해 한 부분도 튜터링 덕분에 30분가량 온전한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나온 콘셉트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영어 마을’이다. 한국인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 출신의 교사가 있고, 영어 도서관도 있어서 영어 동화책을 먼저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원어민과 대화하는 콘셉트를 구축했다. 콘텐츠는 40년 이상 전통의 영어 교육 콘텐츠사 NE능률, 어린이 영어 전문 디지털 콘텐츠 개발사 아이포트폴리오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아이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수업 화면 외에도 칠판 기능, 이모티콘 메시징 같은 기능을 추가해 튜터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튜터는 모두 초등교육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 튜터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초·중등 비대면 교육에 대한 니즈가 급격히 커졌다”며 “초·중등 튜터링은 영어뿐 아니라 전 과목 온라인 과외로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코로나19는 튜터링 영어 서비스에 큰 위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코로나19로 해외 비즈니스가 멈추고 유학이나 해외 출장 등이 급감하면서 직장인들의 즉각적인 영어 교육 니즈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초·중등 교육 서비스가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초·중등 교육 부문에서 원격 교육 시장의 니즈가 커지면서 튜터링 초등 서비스의 론칭 시기가 빨라지고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B2B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가성비 높은 비대면 교육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한국 총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감회가 남다른 일이다. 김 대표는 “10년 전 삼성전자에서 바람맞았던 서비스 아이디어가 재조명돼 고객사를 만족시켰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B2B 서비스는 기존 B2C 서비스에다 임직원들의 실제 사용 현황 관리 및 리포트가 용이하도록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HRD 부서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임원 대상 교육에 대한 요청도 많아 기업별로 맞춤형 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을 별도로 진행하고, 튜터도 그에 맞춰 고난도 수준으로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외부 제휴도 늘릴 방침이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는 B2B 콘텐츠와 프로그램 관련 R&D에 집중할 것”이라며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전통 회사들과 윈윈하는 사업 모델을 짜서 제휴하는 형태를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3화에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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