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mini box II : 호갱노노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

판매-소비자 ‘정보 비대칭’ 줄이니 신뢰도 쑥쑥

304호 (2020년 9월 Issue 1)

호갱노노 플랫폼은 아파트 부동산에 특화된 플랫폼으로서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의 해소, 가치 공동 창출(Value co-creation)을 통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도 대부분 전통적인 부동산 중개업소 중심의 절차에 따라 부동산 구매자는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서 제한된 매물 정보를 보고 몇 곳의 집을 둘러보고 집주인과 계약을 맺는다. 가계 자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부족한 정보를 기초로 이뤄지는 것이다. 호갱노노는 기존 부동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소가 함께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가치 공동 창출 과정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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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비대칭의 해소

정보 비대칭 문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진 정보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George Akerlof)는 197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고차 시장에서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제기했다. 보통 중고차 판매상은 매물로 내놓은 중고차에 대해 구매자보다 더 잘 안다. 반면 구매자는 정보가 부족해 매물로 나온 차에 대해 평균적인 가치를 반영해 구매하려 한다. 좋은 차를 파는 판매자는 평균적인 가치 수준의 가격에 차를 팔지 않을 것이고, 겉만 번지르르하고 하자가 있는 중고차(lemon)를 파는 판매자는 차의 실제 가치보다 높은 평균 수준의 가격으로 팔게 된다. 결과적으로, 중고차 시장은 나쁜 차들만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lemon market)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정보 비대칭 이슈는 신호(Signal)를 주거나 선별(Screen)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신호를 준다는 것은 정보를 가진 측이 자신의 정보를 드러내는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이고, 선별을 하는 것은 정보를 가진 상대방에게 거래조건에 있어서 여러 가지 선택지를 주고,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서 상대방의 사적 정보를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고차 시장에서 보증서를 제공하는 신호를 주거나 시장 관리자가 사고 차량을 선별해 매물로 등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런 방법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보가 없는 경우에는 좋지 않은 상품의 가치를 높게 오판해 이들에 대한 수요곡선이 정보가 있는 경우에 비해 위쪽에 위치한다. 그 결과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의 시장균형은 사회적으로 비효율적인 상태가 돼버린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시장 실패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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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에서는 아파트 실거래가, 공시 가격, 월세 수익률, 전세가율, 대출 한도, 중개수수료, 준공 연도, 세대 수, 용적률, 건폐율 등 아파트 매매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앱의 UI•UX 디자인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가공된 공공 데이터, 필터링, 인포그래픽을 통해 정보 불균형에 의한 시장 실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부동산 특성상 중고차 시장과는 달리 허위 매물 이슈가 적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가치 공동 창출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즈니스의 가치는 고객과 공동 창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치 공동 창출이란 재화나 서비스의 소비에 대한 고객 사용가치를 결정하는 과정에 공급자 및 소비자가 함께 전반적인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하는 프로세스로 정의된다. 이는 전통적인 시장과는 매우 다른 개념으로 공급자가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를 소비자가 소비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 2]에서 표시된 바와 같이 공급자는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이런 프레임워크로 봤을 때, 호갱노노의 ‘이야기’는 아파트 거주자와 예비 구매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형성해 구체적이고 생생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가치 공동 창출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층간 소음, 상하수도, 관리비 등 데이터 항목으로 제공할 수 없는 비정형적인 정보를 능동적인 소비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에 제공한다. 아파트의 주거 생활 중 필요한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가치 공동 창출을 통해 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Corsaro(2019)의 연구는 공급자-소비자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가치 공동 창출 과정의 전반적 차원을 제시했다.

이 연구에서 제시된 가치 프로세스와 활동 목록은 호갱노노의 전략적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치 공동 창출 활동을 하는 집주인이 가격 결정에서 주도권을 갖도록 하는 ‘우리 집 내놓기’ 실험은 사용 가치를 확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 중개사가 협상의 주도권을 갖던 현실을 플랫폼에 그대로 옮기는 것을 뛰어넘어 집주인이 정보 인프라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해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을 디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중개사들이 광고를 기존에 6개월∼1년 단위로 하던 것을 상황 변화에 맞게 단기화한 점도 뛰어난 플랫폼 전략으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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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노노 플랫폼의 향후 과제

올해 팬데믹 이후 저금리로 풀린 유동성은 아파트 등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그 어떤 투자 대상보다 부동산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자 연속적인 집값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아파트 시세는 계속 오른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2030세대에서도 ‘부동산 불패 신화’가 번지고 있으며 심지어 ‘패닉 바잉(공포에 의한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게임과 가상화폐 투자에 익숙한 2030세대에게 호갱노노는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더 오랜 시간 서비스를 사용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부작용을 부를 여지가 있기 마련이다. 이해가 걸려 있는 부동산 매물에 대한 트래픽, 조회 수, 댓글 조작, 마케팅을 위한 비정상적 접근과 같은 어뷰징(Abusing)의 위험이 도사린다. 호갱노노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비정상 정보를 걸러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산 가격의 상승은 실물경제의 성장이라기보다는 금융권의 부동산 담보대출 확대에 기초하고 있다. 저금리와 양적 완화에 힘입어 갈 곳 없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부동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 정책과 금융기관의 상황에 따라 부동산이 항상 안전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영향력이 큰 호갱노노 플랫폼은 부동산 거래를 위한 정보 제공뿐 아니라 거래에 따르는 책임과 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주식 중개 플랫폼에서 투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의 판단과 책임하에 해야 하며, 자신의 자금 상황에 적절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필수적으로 공지하는 것과 같다. 자산시장에서 높은 수익에는 반드시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유념하고 투자할 경우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안내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시로 변화함에 따라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일생일대의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 플랫폼으로서 호갱노노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 smjeon@gachon.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마치고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 학위를 받았다. IBM과 삼성에서 다수의 I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서울 및 미국 산호세에서 창업자로 일한 경력도 갖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실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플랫폼 비즈니스, 전자상거래 분야의 사업 모델을 분석 중이다. 역서에 『페이스북 시대』, 『FANG시대의 경영정보학』, 저서로는 『경영학으로의 초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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