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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빨래만큼 최적의 구독 비즈니스는 없다” 런드리고의 전략

“다음 날 완료 & 배송… 이렇게 편할 수가”
세탁 서비스 불편했던 소비자 사로잡아

이미영 | 301호 (2020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실패 확률이 높다고 알려진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런드리고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주기성이 높아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인 세탁 서비스를 선택했다.
2. 익일 세탁 완료 및 배송 서비스를 내놔 기존 세탁 서비스에서 느꼈던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등 세탁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3. 런드리고만의 독특한 세탁함인 런드렛을 개발해 세탁물 보관 및 운송의 안전성을 높여 비대면 서비스를 완성했다.
4. 세탁 비즈니스의 최대 장점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직영 공장을 설립해 질 좋은 세탁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편집자주
이 기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장동욱(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100년 전, 세탁기는 집안일의 부담을 낮춰준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가사 노동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여성 해방의 아이콘으로까지 불릴 정도였다. 그 후 1세기 동안 국내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세탁기 브랜드들은 세탁 과정을 어떻게 더 획기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탁기 자체를 뛰어넘을 정도의 역사적인 발명은 아직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이 기업들이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빨래 전 과정을 기계화하는 데 골몰하는 사이 아예 집 밖에서 빨래 노동을 대신해 주겠다며 등장한 스타트업 때문이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의식주컴퍼니의 ‘런드리고’ 얘기다. ‘모든 가정에 세탁기를 없애겠다’는 도발적인 목표를 세우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당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빨래 수거를 요청하면 그날 밤 런드리고에서 자체 빨래함인 ‘런드렛’을 수거해 세탁한 뒤 그다음 날 자정 즈음에 배송해준다. 모든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시작은 좋은 편이다. 세탁기가 없거나 집안일을 할 여유가 없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이를 키워 빨래 양이 많은 가정도 런드리고의 주 고객이 됐다. 2만 가구가 유료로 사용하고 있고 이 중 6000가구가 정기구독을 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은 런드리고는 지난해 5월 시리즈A 라운드에서 65억 원을, 지난 6월 시리즈B 라운드에서 170억 원을 투자 유치했다. 런드리고는 어떻게 소비자들의 홈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구독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을까. DBR이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을 직접 취재, 분석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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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서비스 ‘최적’ 아이템 - 빨래
1. 실용적이고 취향을 타지 않아야 성공한다

2018년 1월. 조성우 대표는 배민프레시1 를 나와 두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이번 비즈니스 모델도 여지없이 구독. 그는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인 2011년부터 이 분야에 뛰어든 이른바 ‘구독 전문가’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홍보를 담당했던 그는 회사를 나와 ‘덤앤더머스’를 창업했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준다면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사업 수익성도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시작한 사업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제품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구독 아이템을 시도해봤다. 넥타이, 화장품부터 면도기와 같은 생필품, 우유와 같은 신선식품 등 조금이라도 정기 배송이 가능하다 싶으면 실험해봤다. 그러면서 구독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핵심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구독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정기성’은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 정기성은 단순히 일정 주기에 반복적으로 쓰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이나 넥타이같이 제품 단위 가격이 높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주기가 너무 길어지면 구독의 장점이 약화될 수 있었다. 분명 짧은 주기가 있지만 예상 주기에 맞춰 제품을 교체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면도날이 대표적인 예다. 권장 교체 주기는 2∼3주 정도인데, 이 주기를 그대로 지키는 남성 소비자들은 매우 드물다. 마지막 면도날을 권장 사용기간보다 길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길게는 3달까지 같은 면도날을 쓴다. 이 때문에 교체 주기가 짧고 일상적으로 소비하면서, 반드시 반복 소비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아이템을 찾게 됐다. 결론은 우유, 건강음료, 샐러드와 같은 신선 식품이었다. 사람들이 대부분 이른 아침에 먹고 싶어 한다는 니즈를 반영한 결과 한국에서 최초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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