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어, 똑같은 신?” 갑자기 내 신발이 싫어졌다

103호 (2012년 4월 Issue 2)

Marketing
“어, 똑같은 신?” 갑자기 내 신발이 싫어졌다

“When Imitation Doesn’t Flatter: The Role of Consumer Distinctiveness in Response to Mimicry” by Katherine White and Jennifer J. Argo (2011,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pp.667-680)


연구의 배경

새로 산 옷을 입고 나갔는데 친구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걸 보면 어떨까? 누구나 이때의 불편한 감정을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독립심이 강한 사람은 그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차별성(distinctiveness)이 침해됐기 때문이다. 특히 상징성이 강한 제품(symbolic product·패션 제품처럼 남에게 나를 보이는 제품)이거나 어렵게 구매한 제품일수록 그 정도는 더 커진다.

과거 연구에서는 누군가가 나를 따라 하는 것은 좋은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만 봤다. 하지만 이 연구는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타인의 모방행위가 본인에게 미치는 부정적 측면을 이슈화한 것이다.

또 이 연구는 소비자가 자신이 소유한 제품과 이별하는 행위(possession dissociation)에 대해서도 다뤘다. 소비자 행동은 크게 획득(acquisition), 사용(use), 처분(disposal)의 3단계로 나눠진다. 구매행위, 사용행위는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다뤄졌지만 처분 또는 폐기 행동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지 않은 편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이 나를 따라 함으로 인해 차별성이 깨짐을 느끼면 제품 처분 의도가 높아진다. 한정품이 아닌 이상 이런 경우는 많을 것이다. 소비자의 제품 처분 행위는 폐기 내지는 방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수정(recustomization) 또는 교환(exchange)과 같은 적극적 행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연구는 이러한 다양한 제품 처분 행위를 다루고 있다.


연구의 발견점

● 연구자는 실험 1과 실험 2에서 어떤 경우에 제품 처분 의도가 높아지는지 살펴봤는데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였다. 즉 상호관계 지향(interdependent construal)보다는 독립 지향(independent construal) 성격이 강한 사람일 경우, 그리고 따라 하는 사람이 자기랑 비슷한 사람일 경우다. 독립적 성격의 사람이 자기랑 비슷한 사람이 자신의 소비를 따라 할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해 가장 높은 처분 의도를 보였다. 실험에서는 “당신이 쓰는 향수를 좋아하는 한 직장 동료가 당신이 그걸 쓰는 것을 알면서도 최근 똑같은 것을 구매했다”는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했다. 그리고 나서 그 제품 사용을 포기할 것인지 7점 동의 척도로 질문했다. 상호관계 지향성 인물들은 친한 사람이건, 가깝지 않은 사람이건 모방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처분 의도가 1.95 대 1.57). 하지만 독립 지향 사람의 경우 가깝지 않은 사람이 따라 하는 것은 별로 개의치 않았으나 친한 사람이 따라 할 경우 처분 의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1.54 대 3.92).

● 실험 3에서는 ‘제품의 상징성(product symbolism) 정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는데 상징적 제품으로 립글로스, 비상징적 제품으로 수세미를 투입했다. 처분에 대한 질문은 단순히 포기의향을 묻는 실험 1과 달리 번들 구성 후 그 번들을 다시 재구성(recustomization)할 의도가 있는지 물어봤다. 실험참가자가 립글로스와 수세미를 선택하여 번들을 구성하게 한 후 연이어 옆 동료가 똑같은 번들을 선택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리고 나서 참가자에게 번들 구성을 바꿀 의향에 대해 질문했다. 독특성 추구욕(need for uniqueness)이 강한 사람의 경우 립글로스에 대해서는 58%가 바꾸겠다고 응답했지만 수세미에 대해서는 10%도 안 되는 수치가 나타났다. 타인의 모방으로 인해 독특성이 깨지는 상황일지라도 남에게 자신을 보이는 제품, 즉 상징성이 강한 제품에 한해 처분(제품수정) 의향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 실험 4에서는 ‘제품 취득에 들인 노력(acquiring effort) 정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아울러 처분 질문으로는 제품 교환(exchange) 의향을 물었다. 실험참가자가 여러 샌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옆 동료가 같은 샌들을 선택하는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이때 독립심이 강한 피험자 중 어려운 테스트를 거친 후 샌들을 얻게 된 사람은 56%가 다른 샌들로 교환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쉽게 샌들을 얻은 그룹은 20%만 교환하겠다고 응답했다. 취득에 들인 노력이나 비용이 클수록 그 대상을 더 소중히 생각하게 되는데 이때 동료가 똑같은 것을 취하게 되면 깊은 실망과 아울러 그 제품을 떠나 다른 제품으로의 이동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연구의 시사점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론적으로는 제품 생산 단계에서 소량 생산을 통해 모방 소비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판매 단계에서 그 제품에 독특성을 부여(자신만의 시그니처 또는 표식 각인, 액세서리 또는 리본과 같은 상징물 부가, 용기나 포장 차별화 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가의 희소 제품이 아닌 한 현실성이 떨어진다.

결국 한정생산을 하지 않는 한 독립심 강한 소비자들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타인모방에 대비해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전략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그냥 소비자들이 폐기 또는 방치하도록 놔둘 경우 그 제품에 대한 무관심이 해당 브랜드 전체로의 무관심으로 전이될 수 있다. 따라서 ‘수정(recustomization)’과 ‘교환(exchange)’의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품 리모델링과 교환을 유효기간이 다 된 제품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상징적 제품의 경우 유효기간 전이라도 타인모방에 의해 제품 매력도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 제품 리모델링과 보상판매를 출구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의 개성에 맞춘 수정을 통해 독특성이 부활되면 그 제품에 대한 매력도도 되살아날 것이다. 자동차 옵션 변경, 핸드폰 외장케이스 변경, 손목시계 줄 변경 등이 예가 될 것이다. 보상판매, 즉 교환을 통해 그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또한 독특성과 매력도 부활로 이어질 것이다. 이 두 가지 전략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폐기와 방치는 브랜드 전체에 대한 미움, 무관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소개 여준상 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marnia@dgu.edu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등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바 있다. 저서로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 <역발상 마케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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