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rend in Japan

“이런 로봇까지?” 일본 서비스 시장의 혁신

272호 (2019년 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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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로봇에 대한 기대

공장용 로봇의 제조 강국인 일본은 차세대 로봇 사업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장라인의 로봇에 인공지능(AI)도 탑재된 경우가 많다. 이 로봇들은 스스로 이동하고 사람과 협업하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이러한 로봇기술을 공장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현장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로봇 도입이 활성화한 것은 일본의 고령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의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일본 최대의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도 상품의 계산, 진열, 폐기, 접객, 청소 등의 업무에서 로봇의 활용을 모색 중이다. 일본 정부도 편의점이나 호텔 등의 서비스 현장에서 로봇이 안전하게 일하도록 하는 안전기준을 책정했다. 국제적 인증 규격을 주도해 서비스 로봇의 수출을 촉진하겠다는 포석이다.

일본의 조사기관 후지경제에 따르면 서비스 및 업무 로봇의 세계시장은 2017년의 1조3210억 엔(13조47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5조7479억 엔(58조632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5년에는 서비스 로봇시장이 공장용 로봇시장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따르면 물류 현장 로봇의 경우 기존의 무인 운반차(Automated Guided Vehicle, AGV)의 확대와 함께 2022년경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일반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경우 병원에서 로봇이 수술실이나 진료실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배달할 수 있고, 호텔에서 각종 물품을 손님방에 전달할 수 있다. 가정에선 청소하는 로봇이 더욱 보편화될 것이며 사무실에서도 청소나 손님 안내, 경비 등을 로봇이 담당할 수 있다.



서비스 로봇의 새로운 시도

세계적으로 로봇 기술을 활용한 무인점포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세븐일레븐도 로봇 기술을 활용한 매장 운영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장 완전 무인점포를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로봇 기술을 활용해서 인간근로자와 협업해서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븐일레븐은 2018년 12월 NEC가 입주하는 ‘미타국제빌딩’ 20층에 AI 및 로봇 기술을 활용해서 인력을 최소화한 실제 점포를 열었다. 부지 면적이 26m²로 소형이고 약 400개 품목을 판매하는 이 매장은 이 빌딩에서 일하는 NEC그룹의 직원만 이용할 수 있다. 직원들의 매장 출입과 결제는 모두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다. 사원증이나 전자화폐,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NEC의 커뮤니케이션 로봇인 ‘PaPeRo i’가 고객과 대화하면서 얼굴을 인식해서 인증하고 요금을 계산한다. 안면인식을 통해 고객의 연령, 성별을 추정해 계산하는 동안 계산대 앞에 배치된 디지털 사이네이지에 맞춤형 광고를 표시한다.

이 로봇은 2016년에 출시됐으며 촬영용 카메라, 안면인식용 카메라, 온도·습도·광도(光度) 등의 센서를 탑재하고 음성인식 기능, 텍스트 읽기 기능 등을 갖췄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 AI와 연계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로봇과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가족의 스마트폰과 연결되고 고령자를 지켜보면서 대화하고 날씨나 뉴스 등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또한 이상 발생 상황을 촬영해서 가족이나 사회복지 간호사 등에게 알려준다.

세븐일레븐 저팬의 후루야(古屋一樹) 사장은 계산 업무의 자동화뿐만 아니라 제품 검사 작업의 자동화 비율 확대, AI를 활용한 제품 주문, 공조 효율화 등에 주력해서 종업원들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의 업무에 주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현 상황에서는 사람과 로봇의 분업을 통한 효율성 추구가 가장 효과적인 서비스 로봇의 활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완전 무인화에는 보다 많은 센서 등 기계장치가 필요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 레스토랑 사업을 목표로 하는 커넥티드로보틱스(Connected Robotics, 일본 농공대학 출신 스타트업)의 경우도 로봇이 특정한 업무에 특화해 사람과 협업하는 전략으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7월에 나가사키의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에서 타코야키(일본식 문어빵)를 만드는 로봇,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로봇 시스템을 구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커넥티드로보틱스사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유니버설 로봇사의 양 팔로 구성된 로봇 UR5를 활용해 인간과 협업하는 것이다. 인간이 타코야키의 반죽을 용기에 넣는 등 주변의 단순 업무를 도와주고 로봇이 반죽한 밀가루를 동그란 구멍 형태의 철판에서 굽는다. 굽는 과정에서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뒤집기 등의 조리 과정을 로봇이 담당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화상센서와 딥러닝 AI를 탑재해 전문가의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으며, 타코야키의 구이 상태에 대한 판단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활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로봇이 각종 스킬 세트를 학습하고 지식을 축적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초밥을 만드는 로봇도 개발할 수 있다. 이미 1980년대부터 회전초밥 자동화 기계가 세계 각국의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초밥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이 초밥 기계가 AI로 진화될 경우 회전초밥 음식점도 전문적인 기술자의 손맛으로까지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물론, AI의 진화에는 한계도 있고 좁은 주방에 각종 자동화 기계를 설치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AI로 무장된 조리용 로봇이 핵심적인 기술을 학습해 이에 특화하는 형태로 일하면서 인간을 보조로 활용하는 시스템이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각 음식 체인점이 로봇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일례로 일본 유수의 커피 체인 사업자인 UCC홀딩스는 로봇 카페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 QBIT 로보틱스에 출자했다.

가사 지원 로봇이 유망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라로보틱스(Mira Robotics,가와사키 소재)라는 회사는 원격 조종 로봇으로 가사 지원을 하는 ‘ugo’라는 서비스를 2019년 2월에 발표했다. 이 로봇은 높이 110㎝에서 180㎝로 조절 가능하고 무게는 72㎏이다. 카메라 3개, 센서,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했고, 2개의 팔로 이뤄졌다. LTE, WiFi 통신이 가능하며 약 4시간 연속 가동할 수 있는 로봇이다. 고객 자택에 미리 배치해 전문 오퍼레이터가 원격으로 로봇을 조작하면서 세탁, 정리정돈 등의 가사 노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사 서비스의 경우 잘 모르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심리적 부담, 인건비 및 교통비 부담, 열쇠 전달 및 회수의 번거로움이 있어서 로봇이 선호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8월부터 시험 서비스를 개시하고 2020년에 본격화할 방침이다. 로봇 사용료는 월간 2만 엔(20만 원)∼2만5000엔(25만 원)을 예상하고 있다. 사생활 보호 기능이 탑재돼 있어서 고객이 인증해야 로봇이 가동되기 때문에 부재 시에 로봇이 멋대로 가동되지는 않는다. 가사 서비스의 경우 손가락을 능숙하게 활용해야 하는데 이는 AI에는 아직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이 회사가 이 문제를 오퍼레이터에 의한 원격 조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

AI의 발전, 자율주행 기술 현실화에 힘입어 로봇이 다양한 업무를 유연하게 수행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실제로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면서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비용과 성능, 고객가치 측면에서의 경쟁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서 중장기적으로 모터, 감속기, 배터리, 센서, 섬세한 기계 동작 등의 하드웨어 기술과 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등 각종 요소 기술을 중장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대기업, 스타트업 기업 간 기술 및 분업 생태계 구축도 필요하다.

필자소개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jplee@lgeri.com
필자는 1963년 일본 도쿄에서 출생, 호세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건너와 1988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통령 자문 기구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의 남북 대외협력 전문위원회 위원, 산업자원부 제조업 공동화 대책회의 위원, 미래부 미래성장동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는 일본을 닮아가는가』 『일본식 파워경영』 『일본형 자본주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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