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Thinking

고객의 마음으로 생각하라

11호 (2008년 6월 Issue 2)

팀 브라운 아이디오(IDEO)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전구와 관련한 사업을 몽땅 장악했다. 전구는 에디슨의 가장 뛰어난 발명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에디슨은 전구가 전력 생산 및 공급 시스템 없이는 그냥 하찮은 물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디슨은 전구를 유용하게 해주는 전력 생산 및 송전 시스템을 함께 개발했다.
 
따라서 에디슨의 천재성은 단순히 개별 기기를 발명한 데 있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봐야 한다. 에디슨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바꾸어놓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에디슨이 항상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본 것은 아니다.(실제 에디슨은 원래 축음기가 주로 사업상 거래를 할 때 오가는 말을 녹음하고 재생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디슨은 항상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겼다.
 
에디슨식 접근방법은 최근 등장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적 사고란 사람 중심의 혁신 활동을 고취하는 방법을 뜻한다. 즉 사람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품 생산, 포장, 마케팅, 판매, 지원 등과 관련한 어떤 특성을 좋아하고 어떤 특성을 싫어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적인 R&D 설비가 갖춰진 실험실과 실험적인 연구 방법이 있었기에 에디슨이 훌륭한 발명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에디슨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과학자라기보다 날카로운 비즈니스 감각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뉴저지 주 멘로파크(Menlo Park)에 실험실을 설립한 에디슨은 재능 있는 기술자, 우수한 창작 능력을 보유한 사람, 실험 전문가로 실험실을 채웠다. 에디슨은 팀 단위로 혁신에 접근해 ‘발명가는 외로운 천재’일 거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깨뜨렸다.
 
에디슨에 관한 전기를 쓰는 사람들은 에디슨 휘하의 전문가들 간의 끈끈한 동지애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유명한 말처럼 그의 실험실에서는 시행착오가 끝없이 반복됐다. 에디슨의 접근방식은 미리 생각해둔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는 방식이었다. 혁신은 고된 작업이다. 에디슨은 혁신을 예술, 기술, 과학, 비즈니스 감각,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섞인 하나의 직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디자인적 사고는 바로 이런 접근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디자인적 사고란 고객의 니즈를 기술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디자이너의 감각과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이다.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 가치와 시장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도 디자인적 사고의 중요한 부분이다. 에디슨이 고된 노력을 통해 혁신을 이뤄낸 것처럼 디자인적 사고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대다수의 경영 아이디어와 훌륭한 관행들을 손쉽게 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경영자들이 이제 혁신을 차별화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만큼, 각 단계에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을 끄집어내라
디자인은 오랫동안 제품개발의 마지막 단계쯤으로 여겨져 왔다. 디자이너들은 혁신을 위한 초기 과정에 참여하기보다 아이디어가 정해지고 나면 아름다운 포장으로 감싸는 일을 주로 맡아왔다. 덕분에 근사한 외관을 지닌 신제품 및 신기술이 탄생했고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여기에 훌륭한 광고 및 홍보 전략을 더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었다. 따라서 디자인이 많은 분야에서 시장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자 소비 가전, 자동차, 소비재 등 부문에서 디자인의 가치가 점점 커졌다. 하지만 몇몇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는 디자인이 여전히 개발이 끝난 후에 포장을 덧입히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들은 디자이너에게 이미 완성된 아이디어를 매력적으로 포장할 만한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소비자의 요구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과거에는 디자이너들에게 전술적인 역할만을 요구했고 그 결과 디자이너들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수준도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디자이너들에게 전략적인 역할이 요구되며 그 결과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가치 창출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 경제의 중심축이 산업 생산에서 지식 및 서비스 전달로 변해감에 따라 혁신의 범주가 넓어지고 있다. 혁신의 목적은 더 이상 물리적 제품의 개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혁신은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스와 서비스, IT 기반 상호작용, 엔터테인먼트, 의사소통 및 협업을 뜻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디자인적 사고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중심 활동의 새로운 방법이 바로 혁신이다.(‘디자인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특징’ 참조)
 
인도의 대형 병원인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의 사례를 보자. 이 병원은 환자와 의료진 양쪽이 느끼는 전반적인 경험의 질을 개선하기로 마음먹었다. 서비스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경우 고객 서비스 부서나 배송 부문에서 중요한 혁신을 일궈내는 경우가 많다. 카이저는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간호사, 의사, 행정 담당자에게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가르쳤다. 몇 달에 걸쳐, 카이저의 직원들은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인 아이디오(IDEO)와 카이저 상담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워크숍에 참여했다.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그중 상당수가 카이저 퍼머넌트 전체로 퍼져나갔다.
 
워크숍에서는 네 곳의 카이저 병원에서 간호사 교대 근무 프로세스를 조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 의견은 좀 더 넓은 범위에서의 ‘제품’ 혁신과 총체적 디자인 접근법의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간호사 교대 프로세스 조정 프로젝트를 맡은 팀은 조직 개발 전문가, 기술 전문가, 공정 디자이너, 노조 대표, 아이디오에서 파견한 디자이너로 구성됐다. 이 프로젝트 팀은 네 병원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의료진으로 구성된 혁신팀과 함께 작업했다.
 
프로젝트 진행 초기 단계에, 이 팀은 간호사와 협력해 간호사들이 교대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파악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근무조를 교대할 때마다 간호사 사무실에서 이전 근무조로부터 환자의 상태를 전해 듣는 데만 45분이 소요된다는 점이었다. 간호사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은 각 병원마다 달랐다. 전달해야 할 내용을 녹음하는 경우도 있었고 직접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이 환자 간호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심지어 손에 잡히는대로 종이를 집어 필요한 내용을 휘갈겨 적는 간호사도 있었다. 간호사들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전 근무조에 속한 간호사들이 환자를 어떻게 돌봤는지, 가족 중 누가 환자와 함께 있었는지, 특정한 검사나 치료 방법을 사용했는지 등 환자에게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결과, 간호 근무조가 바뀔 때마다 환자들은 마치 치료에 공백이 생긴 듯한 기분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교대 시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관찰한 다음, 프로젝트 팀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했으며 신속하게 원형(prototype)을 개발했다.(서비스 혁신의 원형이 물리적인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을 보면 원형 형성 과정의 교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원형으로 개발한 서비스의 성과를 비디오로 녹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카이저의 사례도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 내용을 비디오로 녹화했다.)
 
원형을 개발하는 것이 반드시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눈 수술에 사용할 새로운 기기를 개발하려는 의사들과 함께 다른 의료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의사들이 수술용 기구의 이상적인 외적 특성에 대해 설명하자, 디자이너 중 누군가가 화이트보드용 마커와 필름통, 빨래집게를 집어 들고선 테이프를 이용해 세 개의 물체를 하나로 묶었다. 그 디자이너는 “이런 모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디자이너가 아주 간단하게 원형을 만들어 보이자 의사들은 그 기기가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원형을 개발할 때에는 유용한 피드백을 유도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할 때와 같은 수준의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해야 한다. 원형을 개발하는 목표는 아이디어 개발 과정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원형을 개발할 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카이저 병원의 근무조 교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간호사 사무실이 아닌 환자가 보는 앞에서 정보를 교환하자는 방안이 제안됐다. 단 일주일 만에 교대 시에 정보를 인수인계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가하기 위한 단순한 소프트웨어와 새로운 공정이 포함된 원형이 개발됐다. 간호사들은 인수하기 직전에 다음 근무조에게 전달할 내용을 휘갈겨 적는 대신 근무시간 동안 환자에 대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게 됐다.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 덕에 담당 간호사들은 교대할 때마다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간호사들이 주고받는 정보의 질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업무 준비 시간도 줄어들어, 정확한 정보를 갖고 환자를 좀 더 일찍 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해본 결과, 카이저는 간호사가 업무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첫 환자를 만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카이저 병원 네 곳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총 시간이 놀랄 만큼 증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이 느끼는 업무의 질도 개선됐다. 한 간호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한 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겨우 45분밖에 일을 안 했는데.” 또 다른 간호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근무가 끝나기 전에 일지 작성을 마무리해본 건 처음입니다.”
또 환자들이 느끼는 경험도 크게 개선됐으며 간호사들의 업무 만족도와 생산성도 높아졌다. 사람 중심의 디자인 방법을 이용한 덕에, 약간의 공정 개선만으로도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교대 근무 체제가 카이저 시스템 전체로 퍼져나갔고 환자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확실하게 기록하는 방식은 카이저의 전자 의료기록 프로젝트에도 도입됐다.
 
만일 카이저 병원의 모든 간호사, 의사, 행정 담당 직원이 자신에게 이 프로젝트팀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카이저는 해답을 찾기 위해 가필드 이노베이션 센터(Garfield Innovation Center)를 설립했다. 카이저의 혁신팀이 운영하는 이 센터는 조직 전체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 센터의 목적은 환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고, 좀 더 넓게 생각해서 ‘미래의 병원’이라는 카이저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센터는 카이저 전체가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각종 도구를 도입하고 있다.
 
[DBR TIP] 디자인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특성
 
통념과는 달리, Design Thinker라고 해서 꼭 희한한 신발을 신고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를 입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 전문가들이 전문 디자인 교육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디자인 학교를 졸업해야만 Design Thinker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 중에 우수한 디자인 사고능력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을 찾아 능력을 개발하고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면 잠재된 능력이 표출된다. Design Thinker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자.
 
공감(Empathy) 디자인을 구상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동료, 의뢰인, 사용자, 고객(현재 고객 및 잠재 고객) 등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사람 중심’의 접근 방식을 통해 Design Thinker들은 바람직할 뿐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욕구와 숨은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다. 위대한 Design Thinker는 이 세상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한다. 이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관찰하며 통찰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도모한다.
 
통합적 사고(Integrative Thinking) 탁월한 디자인 구상 능력을 지닌 사람은 분석 내용을 활용할 뿐 아니라 복잡한 문제와 관련된 모든 측면, 심지어 서로 상충하는 측면까지 이해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기존 대안보다 훨씬 뛰어난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로저 마틴(Roger Martin)의 저서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The Opposable Mind: How Successful Leaders Win Through Integrative Thinking> 참조)
 
낙천주의(Optimism) Design Thinker들은 주어진 문제에 어떤 제약이 있든 기존 대안보다 나은 해결책이 최소한 하나 이상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주의(Experimentalism) 점진적 변화를 통해 획기적인 혁신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Design Thinker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협업(Collaboration) 제품과 서비스, 고객 경험이 점점 복잡해지다 보니 홀로 활동하는 외로운 창의력 천재가 사라지고 여러 분야에 두루 지식을 갖춘 열정적인 협력가가 나타났다. 최고의 Design Thinker들은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중요한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디오는 엔지니어이면서 동시에 마케팅 전문가인 인재, 인류학자이면서 동시에 산업 디자이너인 인재,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심리학자인 사람을 고용한다.
 
디자인적 사고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혁신은 창의성을 가진 천재에서 비롯한다는 통념이 팽배해 있다. 즉 많은 사람이 일반인의 능력을 벗어나는 뛰어난 상상력을 동경하며, 우수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완전한 틀을 갖춘 훌륭한 아이디어가 어느 순간 툭 하고 튀어나올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카이저에서 간호 교대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갑작스레 무언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천재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탄생한 결과가 아니다. 사람 중심의 창의적인 발견 과정과 원형 개발, 실험, 수정이라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였다.
 
디자인 프로세스를 은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미리 정해진 일련의 절차들(prede-fined series of orderly steps)’이 아니라 ‘여러 영역으로 구성된 시스템(a system of spaces)’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영역(spaces)’이란 혁신을 구성하는 일련의 활동을 각 특징에 따라 구별하게 해준다. 디자인적 사고를 처음으로 접하는 사람들은 디자인적 사고가 무질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디자인적 사고의 구조는 다른 비즈니스 활동에서 흔히 나타나는 선형적이며 이정표에 기반을 둔 프로세스와는 다르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디자인적 사고의 프로세스가 매우 합리적이며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카이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참가자들은 같은 경험을 했다.
 
디자인 프로젝트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 영역을 거치게 된다. 첫째 영역은 ‘영감(inspiration)’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을 뜻한다.(그 환경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영역은 ‘아이디어화(ideation)’로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안, 개발,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셋째 영역은 ‘실행(implementation)’으로 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진로를 계획하는 것이다. 각 프로젝트에는 이 세 영역 중 앞의 두 영역이 포함돼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새로운 방향을 잡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만큼 최소한 한 번 이상 이 세 영역을 통과하게 된다.


회사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2004년 미국의 고가 자전거 시장을 공략해 많은 수익을 올린 일본 자전거 부품 업체 시마노(Shimano)는 미국 내 일반 도로용 자전거 및 산악자전거 시장에서 매출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마노는 항상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을 추구했고 이번에는 또 어떤 기술을 만들어야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마노는 결국 베이비 붐 세대가 선호하는 고급 자전거가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아이디오가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영감 단계에서 디자이너, 행동 과학자, 마케팅 전문가, 엔지니어 등 아이디오와 시마노의 여러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 프로젝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봤다. 이 팀은 우선 고가 시장이 유일한 시장이 아닐뿐더러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프로젝트는 고가 시장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좀 더 다양한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그런 다음, 미국 성인 중 90%가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팀 구성원들은 다양한 종류의 고객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를 통해 거의 모든 미국인이 어린 시절에는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고 나서는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요인으로는 매장에서의 경험(대부분의 독립 자전거 매장을 방문하면 사이클 복장을 한 젊은 직원들이 응대하는데 성인 고객들은 이런 직원의 응대를 불편하게 여겼다),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 가격의 압박,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액세서리, 사이클용 의류, 자전거 전용 도로가 아닌 곳에서 자전거를 탈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 자주 타지도 않는 자전거를 유지하는 비용 등이 있었다.
 
시마노는 핵심 고객층이 아닌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사람 중심의 접근방식을 도입한 결과, 새로운 종류의 자전거를 생산하면 1)미국 성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즐거운 경험을 떠올리게 할 수 있으며, 2)미국 소비자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3)거대한 시장을 새로이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객의 모든 경험에 대한 책임이 있는 디자인팀은 ‘코스팅(Coasting)’이란 브랜드의 자전거 컨셉트를 개발했다. 코스팅은 움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단순하고, 간편하고, 재미도 있는 활동에 빠져들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운동보다는 취미활동에 적합하게 제작된 코스팅 자전거의 핸들에는 어떤 장치도 달려 있지 않았고, 자전거 몸체에는 케이블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디자인 팀은 어린이용 자전거처럼 바퀴를 거꾸로 돌리면 자전거가 멈추게끔 설계했다. 또 자전거에 컴퓨터를 장착해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삼단 기어가 자동으로 작동하게끔 만들었다. 이 자전거는 편안한 좌석, 간편한 조작, 상대적으로 간편한 유지보수라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대형 자전거 제조업체 트렉(Trek), 롤리(Raleigh), 자이언트(Giant) 세 곳이 시마노가 개발한 혁신적인 부품을 장착한 새로운 자전거를 개발했다. 하지만 디자인팀은 자전거를 만들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자전거 전문가를 주 고객으로 하는 매장에서 초보가 느끼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독립 매장을 운영하는 자전거 영업소를 위한 판매 전략도 개발했다. 이 팀은 코스팅이 인생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브랜드 육성에도 앞장섰다. 그런 다음, 지방 정부 및 사이클 조직과 협력해 자전거 타기에 안전한 장소를 소개해주는 공공 캠페인을 벌였다.
 
이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많은 사람이 참여했지만 혁신 초기 단계에서 디자인적 사고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렇듯 완벽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사실 사람들이 디자인팀에 바라는 일, 즉 자전거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일은 일부러 개발 과정의 뒷부분으로 미뤄졌고 아이디오와 시마노가 공동으로 구성한 디자인팀은 시마노 사내 디자인팀에 영감을 불어넣기 위해 참고할 디자인을 제안했다. 2007년 제품을 출시한 후, 총 일곱 곳의 자전거 제조업체가 2008년에 코스팅 자전거를 생산하기로 시마노와 계약을 맺었다.


시스템적 견해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의 상당수는 고객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뛰어난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또 혁신을 도모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자인의 원칙을 잘 활용했다. 때때로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고유한 문화적 상황 및 사회경제적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럴 때 디자인적 사고를 하면 선진국 상황에서 만들어진 ‘가정(assumption)’들에 대한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도의 아라빈드 아이케어 시스템(Ara-vind Eye Care System)은 세계 최대의 안과 전문 병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아라빈드는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모두 230만 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총 수술 건수는 27만 건을 넘어선다. G. 벤카타스와미 박사가 1976년에 설립한 아라빈드의 사명은 훌륭한 안과 서비스를 제공해 시골의 가난한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인도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시력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이 회사의 슬로건 중 하나가 ‘모든 사람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다.) 벤카타스와미 박사의 집에 11개의 병상을 놓고 시작한 아라빈드는 현재 병원 다섯 곳(아라빈드는 현재 이외에 병원 세 곳의 관리를 맡고 있다), 렌즈 생산 공장, 연구 재단, 훈련 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명(mission)을 다하기 위한 아라빈드의 노력은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하려는 에디슨의 생각과 닮은 점이 있다. 아라빈드도 물류라는 문제에 봉착했다. 즉 아라빈드 병원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수많은 인도인에게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아라빈드는 병원이라고 칭하는 대신 스스로 ‘아이케어 시스템’이라고 칭한다. 그 이유는 바로, 아라빈드는 안과 치료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라빈드는 자사에서 운영하는 병원 네트워크를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본다.
 
혁신을 위한 아라빈드의 노력 중 상당 부분은 시골 지역에 예방 치료와 진단을 위한 검사를 확산시키는 데 집중됐다. 1990년 이후 아라빈드는 환자를 등록하고, 안과 검사를 시행하고, 눈을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고, 수술이나 정밀 검사가 필요한 사람이나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인도의 시골 지역에서 ‘안과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07년 초까지, 아라빈드 안과 지부에서는 모두 50만 명이 넘는 환자를 진단했고 그중 11만3000명이 수술을 필요로 했다. 시골에서는 마땅한 교통수단을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한 아라빈드는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모두 태워서 도시에 있는 아라빈드 병원으로 이송하고 치료가 끝나면 다시 집으로 데려다줬다. 여러 해 동안 시골 지역의 환자들을 돌보던 중, 아라빈드는 원격진료를 위한 트럭을 마련해 진단 역량을 강화했다. 아라빈드 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원격진료 차량에 있는 위성 장비를 이용해 시골에 있는 환자의 치료 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최근 아라빈드는 그 동안 축적해온 데이터를 분석해 학령 아동, 산업 근로자 및 정부 노동자 등 각 인구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안과 지부를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아라빈드는 당뇨와 관련 있는 안과 질환을 찾아내기 위한 특수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아라빈드는 치료비를 지불한 능력이 없는 환자 중 60% 가량을 위해 무상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아라빈드가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 디자인적 사고의 다양한 특성이 나타났다. 아라빈드에게는 두 가지 제약이 있었다. 그 첫째는 주 고객층이 가난하고 병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고, 둘째는 값비싼 해결책을 사용할 만큼 병원의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라빈드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 두 제약요건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가령 서구에서 만들어진 렌즈 한 세트를 구입하려면 200달러가 든다. 이 렌즈를 사용할 경우 아라빈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환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아라빈드는 납품업체들에게 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 대신 직접 해결책을 마련했다. 그 해결책은 다름아닌 다섯 곳의 병원 중 한 곳 지하에 렌즈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렌즈를 직접 생산하는 과정에 아라빈드는 별로 비싸지 않은 기술을 이용하면 4달러만 들여 렌즈 한 세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난과 무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요구 등의 제약조건으로 점철된 역사 속에서 아라빈드는 복잡한 사회적,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다시 외적인 요소를 생각하자
앞서 디자인 사고는 미적인 요소를 초월한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외형이나 미적인 요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각종 잡지에는 근사한 외양을 지닌 신제품 사진이 가득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외형이 근사한 제품은 매력적이며 소비자의 감정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위대한 디자인은 소비자의 요구와 욕구를 모두 만족하게 해 준다. 제품이나 이미지에 대한 감정적 유대감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장에 나온 첫 번째 제품은 아니지만 기능과 감정이란 두 측면 모두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에 히트를 치는 제품이 많다. 다시 말해, 이런 제품은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고 소비자는 그 제품에 애정을 갖는 것이다. 아이팟은 최초의 MP3 플레이어가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MP3는 아이팟이 처음이다. 타깃(Target)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디자인을 통해 고객의 감정적인 면을 자극하고 가격을 통해 기능적인 면을 자극한다. 즉 두 측면을 모두 자극하는 것이다.
 
미래에는 이런 생각이 한층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다니엘 핑크(Daniel Pink)가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원제: A While New Mind)>에서 서술한 것처럼, “풍요로운 세상이 수백만의 물질적 욕구를 충족시켰다. 어쩌면 과도하게 충족시킨 건지도 모른다. 그 덕에 아름다움과 감정의 중요성이 커져버렸고 사람들은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점점 더 많은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질수록 사람들은 감정적인 만족감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게 된다. 단순한 제품으로는 이런 기대를 만족시킬 수가 없다. 제품, 서비스, 영역, 정보가 모두 더해졌을 때에만 이런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교육을 받는 방식, 재미를 느끼는 방식, 건강을 지키는 방식, 서로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디자인적 사고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경험을 바람직한 형태로 포장하고 그 기대가 무엇인지 상상하는 도구다.
 
소비자의 경험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한 금융업체도 있다. 2005년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잔돈을 저축하세요’라는 이름의 새로운 저축 계좌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이디오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담당부서와 함께 사람들이 현금으로 물건값을 치른 후에 남은 거스름돈을 집에 있는 저금통에 넣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보통, 저금통이 가득 차면 동전을 은행에 갖고 와서 저축한다. 많은 사람이 동전을 모으는 것이 아주 간편한 저축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소비자의 이런 습관을 이용한 현금카드 계좌를 출시했다. 현금카드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물건값을 계산할 때 전체 금액 중 달러 이하의 단위를 반올림해서 결제하고 나머지 잔액은 계좌에 저축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어려움 없이 부지불식간에 조금씩 저축 하려는 본능적인 욕망을 정확하게 겨냥한 덕에 이 서비스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 계좌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갖고 있는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이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고객이 첫 3개월 동안 적립한 거스름돈의 액수가 연간 적립금액의 5%가 되도록 한도를 정했다.(연간 최대 저축 금액 250달러) 이 상품에 흥미를 느낀 고객들은 계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요인이었다. 매달 특별한 노력도 없이 돈이 모이는 걸 지켜보는 고객들이 만족을 느낀 것이다.
 
이 상품을 출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입고객이 250만 명으로 늘어났고 70만 개의 당좌예금 계좌와 100만 개의 저축 계좌가 새로 생겼다. 현재 이 상품의 가입자 수는 500만 명에 달하며 총 예치금액은 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사례는 디자인적 사고가 인간 행동의 한 단면을 파악한 다음, 그 단면을 이용해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사업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토머스 에디슨은 미국의 혁신 황금기, 즉 새로운 아이디어가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던 시절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사실 변화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값비싼 의료 서비스,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 하루에 고작 몇 달러로 살아가야 하는 수십억 명의 인구, 이 지구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에너지 사용, 많은 학생이 등을 돌리는 교육 시스템, 신기술의 등장 혹은 인구 통계의 변화로 시장을 빼앗기게 생긴 기업 등 어느 곳을 바라보든 혁신을 통해서만 해결될 법한 문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최고의 아이디어와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창의적이고 반복적이며 실용적인 사람 중심의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디자인적 사고는 혁신에 이르기 위한 하나의 접근방법일 뿐이다.
 
[DBR TIP] 디자인적 사고를 혁신 훈련에 포함시키는 방법
 
처음부터 시작하라 그 어떤 결정도 내려지기 전, 그러니까 혁신 과정이 시작될 때부터 디자인적 사고 전문가를 투입해야 한다. 디자인적 사고는 더 빨리, 더 많은 아이디어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라 혁신을 추구할 때에는 비즈니스 및 기술뿐 아니라, 사람의 행동, 요구, 선호도를 고려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디자인 사고를 도입하면, 특히 직접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면 예상치 못한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
 
일찍, 그리고 자주 시도하라 빨리 실험해보고 원형을 개발할 거라는 기대감을 조성하라.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첫 주 내에 원형을 개발하도록 팀원들을 격려해야 한다. 첫 원형을 개발하기까지의 평균 시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원형을 접한 고객의 수에 대해 정확한 수치로 진행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라 고객 및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혁신 생태계를 넓히고 웹 2.0 네트워크를 이용해 혁신팀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라 단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장기간이 소요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까지 혁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라. 각 사업부서에서 점진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자금을 조달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최고 경영진이 혁명적인 혁신을 시작할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혁신의 속도에 맞는 예산 집행 디자인적 사고는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지만 시장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성가신 예산 문제 때문에 혁신의 속도가 더뎌져서는 안 된다. 프로젝트가 제법 진행되고, 담당 팀이 혁신이 어떤 기회를 가져올지 충분히 이해하는 상황이라면 기존 자금조달 방식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인재를 찾아라 신설된 스탠퍼드 디자인 스쿨이나 토론토에 있는 로트만과 같은 진보적인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방식의 디자인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디자인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충분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훈련해서 디자인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전체 혁신 주기를 고려하라 12개월 내지 18개월 단위로 담당자의 직책이 바뀌는 업계가 많다. 하지만 디자인 프로젝트는 시작하는 날부터 실행 과정을 거칠 때까지 훨씬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디자인 구상자가 영감, 아이디어, 실행의 모든 단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업무를 조정해 줘야 한다. 담당자가 모든 과정에 관여하면 판단 능력이 생기고 회사에서도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2008년 6월호에 실린 전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팀 브라운(tbrown@ideo.com)은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혁신 디자인 기업 아이디오의 CEO 겸 사장이다. 브라운은 여러 차례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액시스 갤러리, 런던 디자인 박물관 등에 전시돼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