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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대 비즈니스 트렌드

하정민 | 1호 (2008년 1월)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초(超)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읽고 미래를 내다보느냐에 있다. 따라서 미래의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미리 파악해 이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경쟁기업 보다 훨씬 높은 초과이윤을 얻을 수 있다. 트렌드 전문 사이트인 ‘트렌드왓칭닷컴(www.trendwatching.com)은 이런 고민에 빠진 기업인들에게 힌트를 줄 수 있는 유용한 보고서를 최근에 내놓았다. 트렌드왓칭닷컴이 제시한 ‘2008년의 8대 트렌드’를 따라가 본다.

스테이터스 스피어 (STATUS SPHERES)  
내년 한 해 세계 ‘고액순자산보유자(HNWIs : High Net Worth Individuals, 거주 주택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부자들을 일컫는 용어)’의 수는 2007년에 비해 8.3% 증가한 95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자산 3000만 달러 이상의 수퍼 부자들을 가리키는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ultra HNWIs)’ 역시 11.3% 늘어난 9만497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브릭스 4개국,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부자 수 증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의 HNWI 수는 7.8% 증가한 34만5000명, 러시아는 15.5% 늘어난 11만9000명이 예상된다. 계층의 권역화를 의미하는 스테이터스 스피어 현상이 심화 되면서 부자들만의 명품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부자들의 증가는 그들을 위한 초호화 명품 시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랍 최고 부자로 유명한 사우디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최근 두바이 에어쇼에서 ‘하늘 위의 궁전’으로 불리는 에어버스의 A380 비행기 VIP를 구매한 첫 번째 개인 고객으로 화제를 모았다. 부자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 중산층 수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연봉 2500달러
1만 달러 사이의 근로자들을 일컫는 중산층의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05년 1억 명이었던 중국 중산층은 2010년 2억 명, 2015년엔 3억1500만 명에 달할 것이다.

프리미엄화(PREMIUMIZATION)
 

와인, 커피, 차 심지어 물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물품의 프리미엄 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펠레그리노, 페리에, 에비앙 등 기존 유명 생수들은 프리미엄 급 제품에 끼지도 못한다. 병마개를 특별히 제작한 생수가 1병 당 1520달러에 팔리기도 한다. 스와로프스키 크리스털 장식 병에 담긴 ‘블링 H20(Bling H20)’이란 생수는 750ml에 최고 480달러(한화44만원)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린다. 
변기용 화장지도 예외가 아니다. 포르투갈의 한 제조업체는 1장 당 2.17유로에 달하는 패션 변기 용 화장지 ‘레노바 블랙’을 출시했다. 곧 레노바 레드, 레노바 오렌지, 레노바 그린도 출시할 예정이다.
IT 기기에도 럭셔리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레노버는 가죽 케이스에 담긴 12.1인치짜리 노트북 ‘씽크패드 X61s’을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에게 대 당 5000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스낵 컬처 (SNACK CULTURE)
 

일반적인 초콜릿 바의 열량이 60칼로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100칼로리 스낵은 다이어트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하지만 100칼로리의 고열량 크래커, 칩, 쿠키, 캔디의 판매는 연간 2억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판매 증가율도 30%에 달했다. 이는 대형화 음식(supersized food)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트먼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29%는 100칼로리 패키지 음식에 대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유럽에서는 스낵 컬처와 프리미엄 경향이 맞물려 맥도날드 매장의 대변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노랑색과 흰색 플라스틱 가구가 주조를 이루던 유럽 매장을 흑갈색 가죽 가구 위주로 바꿨다. 맥도날드는 올해 안에 유럽 내 1280개 매장의 리모델링을 위해 총 6억 유로(8억9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온라인 산소 (ONLINE OXYGEN)
 
사람들이 산소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필요로 한다. IT 기기가 발달할수록 온라인 세상에 접속하는 사람들은 수백만 명씩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지구상에는 총 27억 명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있다. 2011년 이 수는 33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11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휴대전화 사용자 수는 전 세계의 47.9%를 차지할 것이다.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등에 따르면 오는 2012년에는 세계 휴대폰 사용자 3명 중 1명꼴로 모바일 브로드밴드에 접속할 것이다. 10억 명의 모바일 브로드밴드 사용자가 생겨난다는 의미다.

현재 여행업을 제외한 미국의 온라인 소매 판매 규모는 전체 소매 판매의 7%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구매의 44%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듯 이 시장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향후 5년간 온라인 시장은 연평균 17% 성장해 2012년에는 그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환경친화코드 (ECO-ICONIC)
 
환경친화적 상품과 서비스는 환경보호와 윤리의식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한다. 지난 몇 년간 환경을 컨셉으로 한 트렌드는 변하고 있다. 추하면서 비싸고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가 나쁜 ‘환경 비친화(ECO-UGLY)’에서 사회적 책임 의식은 적지만 멋지고 쿨해 보이는 제품을 일컫는 ‘유행 민감형 환경 친화(eco-chic)’로 변모했다.
                   
2008년에는 진정으로 환경친화적인 제품, 서비스, 디자인, 표식 등을 일컫는 ‘환경친화 아이콘(eco-iconic)이 트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이 빠르다.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혼다의 수소연료 전지차 ‘FCX클래러티’는 친환경 차를 만들고 싶어 하는 자동차 업계의 노력을 보여준다.

브랜드 버틀러 (BRAND BUTLERS)
 

자신의 스타일이나 기호를 디지탈을 통해 표현해내는 세대, 이를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고 소통하는 세대를 ‘제너레이션 C’라고 한다. 여기서 C는 컨텐츠(contents)를 의미한다. 

디지털 창조, 사진, 영화, 블로그, 음악 등 인터넷 상에서 창조적 재능을 발휘하는 모든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C세대는 이미 자신의 창작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나만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브랜드 버틀러’가 급증하는 추세다. 유튜브에 이어 미국 내 2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레버(REVVER)는 동영상 공유자와 매출을 절반씩 나눠가진다.


MIY(MAKE IT YOURSELF) vs SIY(SELL IT YOURSELF)
 

 

C세대의 등장은 MIY와 SIY라는 트렌드를 탄생시킨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무엇이든 직접 만들고 팔 수 있는 세상을 말한다. 

스웨덴의 디자이너 그룹 프론트(FRONT)는 공간에 직접 스케치한 디자인을 실물로 바꾸는 ‘스케치 퍼니처(Sketch Furniture)’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및 애니메이션에서 쓰이는 모션 캡쳐 방식을 이용한 스케치 퍼니처는 손의 움직임을 기록해 3D로 재현한다. 펜의 움직임과 강세를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기록하고 3D 이미지 파일로 변환한 뒤, RP(rapid prototype) 과정을 통해 실제 가구를 만들어 낸다.
 
크라우드 마이닝 (CROWD MINING)

군중을 이용한 사업을 뜻하는 크라우드 마이닝 또한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뭉친 온라인 상의 대형 소비자 그룹이 정치적, 시민적, 상업적 목적을 갖고 다양한 상업 활동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음악을 사고파는 웹사이트 셀러밴드(sellaband)를 보자. 샐러밴드는 팬들이 밴드를 스폰서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플랫폼을 창조해 왔다. 어떻게 가능할까? ‘신봉자’로 불리는 팬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셀러밴드에 등장시킨다. 단돈 10달러면 소비자들은 이 밴드들의 지분을 살 수 있다. 5000명의 투자자가 등장하면 셀러밴드는 뮤지션의 앨범을 제작하고 오프라인에서 콘서트를 열도록 만들어준다. 지원을 받은 뮤지션이 유명해지면 뮤지션으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는 조건 하에서다. 밴드 네메시아(Nemesea), 컵월드(Cubworld), 세컨드퍼슨(Second Person)은 이런 방식으로 5만 달러를 모아 레코딩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축구 팬클럽 마이풋볼클럽닷컴(www.myfootballclub.co.uk)은 잉글랜드 5부 리그인 블루스퀘어 프리미어의 ‘엡스플리트 유나이티드’의 경영권을 확보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마이풋볼클럽닷컴의 2만여 회원은 1인당 35파운드를 조금씩 모아서 약 70만파운드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구단 지분의 51%를 확보했다.

네티즌의 구단 인수는 세계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마이풋볼닷컴의 회원들은 앞으로 구단의 대소사와 모든 결정에 일일이 참여한다. 심지어 선수 선발, 포메이션 변경, 경기 중 작전지시 등도 감독에게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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