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uristic

강력한 메시지 하나에 집중! 쉽게 선택하고 싶은 욕망을 활용하자

126호 (2013년 4월 Issue 1)

 

 

인간은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특성이 있다. 이를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라고 하는데 인간의 이런 특성과 시간, 비용, 지능의 한계로 인해 사람들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바탕으로 판단을 한다. 인간의 두뇌는 가능하면 에너지 절약 모드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모든 대안을 평가한 후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만족할 수준의 대안이 나오면 판단을 멈추고 구매를 한다(만족화 모형).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논리적 사고체계인 시스템보다 직관적 사고체계인 시스템 I을 더 많이 활용하면서 선택을 단순화시킨다. 이런 성향은 바쁘고 급할수록 더 많이 이용되는데 이처럼 단순한 의사결정 전략, 주먹구구식 방법을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한다. ‘찾다’ ‘발견하다는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휴리스틱은 간편하지만 불완전한 의사결정 방법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판단오류나 판단편향(biases)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주 활용하는 휴리스틱으로는 이용가능성 휴리스틱, 대표성 휴리스틱, 닻 내림과 조정(이하 기준점 휴리스틱), 감정 휴리스틱 등이 있다. 사람들은 이런 휴리스틱을 활용해 의사결정을 단순화하는데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이용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빈도나 발생 확률을 판단할 때 실제의 발생빈도보다는 그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예(example)나 연상(association)이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쉽게 떠오르느냐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을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이라고 한다(자세한 내용은다다익선? 10개의 장점보다 1개의 강렬함을”, DBR no.86, p.58∼61 참조).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은 회상용이성(ease of recall)과 기억 속에 있는 내용을 얼마나 쉽게 떠올리느냐와 같은 인출용이성(retrieability)과 관련이 깊은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식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떻게 구조화돼 있는지 알아야 한다. 사람들의 지식 구조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으로는연상 네트워크 모형(Associative Network Model)’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양한 지식을 거미줄처럼 연결해 네트워크의 형태로 저장해두고 있는데 이런 지식의 네트워크를스키마(Schema)’라 한다. 스키마는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의미하는 노드(Node)와 이를 연결하는 링크(Link)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외부 자극을 받으면 연결 강도가 강한 지식(정보)부터 활성화가 이뤄지고 링크를 통해 다른 지식(정보)들로 급속히 확산되는활성화의 확산원리(spreading activation principle)’를 따른다. 활성화의 확산원리는 우유 한 방울을 물에 떨어뜨리면 우유가 물에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을 이용해 의사결정을 단순화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같다.

 

전략 1. 생동감이나 이미지화 용이성을 통해

회상용이성을 높여라

보통 사람들은 좀 더 생생하거나(vivid) 최근에 본 내용에 대해 더 쉽게 회상한다. 사람들이 흡연보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느끼는 것도 흡연보다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소식을 언론매체를 통해 더 생생하고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동감 있게 표현할수록 사람들은 관련 정보를 더 쉽게 회상해 의사결정에 바로 적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3M은 자사의 안전유리 광고를 위해 버스 승강장 쉘터 바람막이 창을 안전유리로 막고 그 공간 사이에 실제 돈과 가짜 돈을 섞은 돈다발을 넣었다. 그리고는 가져갈 수 있으면 꺼내 가라는 광고 카피로 안전유리 제품의 특징을 강조했다. 이 광고전략은 버스를 기다리는 대중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는데 이 광고를 접한 사람 중 안전유리를 설치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3M’이 가장 빨리 떠오를 것이다. (사진 1) 

 

 

 

한편 SK케미칼의 트라스트 패치는 1996년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면서 발매 첫해 100억 원 매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트라스트의 성공 전략은 여러 가지 관절염 가운데서도무릎에 집중했다는 점과무릎관절염 치료 패치개념을 쉽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 최초의 컬러마케팅으로 평가받는노란 약 캠페인을 전개해노란약=트라스트 패치이미지를 만든 것이 주요 성공 전략이었다. 실제 한 소비자 조사기관이 2011년 서울 거주 40∼60대 남녀 표본 300명을 대상으로 관절염 치료제 브랜드 및 광고 효과 조사에서 트라스트 최초 인지도는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2)

 

 

 

 

 

전략 2. 강력한 하나의 메시지로 승부하라

이용가능성 관련 연구를 보면 10개의 장점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보다 1개의 장점을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평가 대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1개보다는 10개를 떠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장점이 잘 생각이 안 나면 반대로 장점이 많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여러 개의 장점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로 승부를 하는 것이 좋다. 다시다 하면고향의 맛’, 볼보 하면안전(Safety)’, 코카콜라 하면즐거움(Fun)’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하나의 핵심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기 때문이다. 보통 특정한 광고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정 기간에 계획적, 조직적, 계속적으로 전개하는 광고활동을 광고 캠페인(advertising campaign)이라 하는데 강력한 하나의 핵심메시지를 소비자의 기억 속에 확실하게 집어넣으려면 장기캠페인이 필요하다. 1984년부터 시작된 유한킴벌리의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캠페인, 1989년부터 시작된 오리온 초코파이의캠페인, 1981년부터 시작된 앱솔루트 보드카의 ‘Absolut + Theme(테마)’ 캠페인, 1993년부터 시작된 캘리포니아 유가공협회의 ‘got milk?’ 캠페인 등이 유명한 국내외 장기 광고 캠페인 사례다.

 

 

 

 

전략 3. 플랫폼을 통해 접근 가능성을 높여라

플랫폼이란 말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참여자들이 모여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열린 공간이나 여러 참여자가 공통된 사양이나 규칙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토대를 의미한다. 플랫폼 참여자가 늘어나면 플랫폼 참여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증가하고 소비자들도 다른 곳에 가지 않고 특정 플랫폼을 방문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30년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윈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플랫폼을 장악했기 때문이고 지금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iOS, 안드로이드, 크롬에 플랫폼 장악력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 조사결과 웹브라우저에서 익스플로러(32.85%)의 시장점유율이 크롬(33.59%)에 뒤지기도 했고(2012 8월 기준), 모바일 운영체제에서는 이미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국민 앱으로 불리는 카카오톡은 가입 회원 수가 6400만 명이고 하루 전송 메시지가 42억 건에 이른다. 이후 출시한 카카오스토리가 10개월 만에 10억 건, 누적 덧글 수 94억 건에 이를 수 있었던 것도, 애니팡이 출시 74일 만에 다운로드 2000만 건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접근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전략 4. 지식의 저주를 피하고 단순함으로 승부해라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는 것이 있다. 이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지식을 평가할 때 자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자신만큼 지식이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신제품 개발자나 전문가들이 자신도 모르게 일반인들도 자신만큼 첨단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다 보니 고장신고 중 실제 제품 고장보다는 사용방법을 몰라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참 어려운 것이 보험이다. 소비자가 관련 지식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험상품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하다. 이에 현대라이프 ZERO는 기존 보험 상품의 관행과 보험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보험을 해체했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어젠다 설정으로 과감하고 혁신적인 상품에 대한 니즈를 자극해 성공을 거뒀다. 일단 고객이 쉽게 이해하고 쉽게 설계·가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보험료는 만기 시까지 인상이 없도록 단순화했고(인상 Zero), 불필요한 특약 없이 10년과 20년 두 가지 보장기간에 대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핵심 보장에만 집중했으며(특약 Zero), 어떤 경로로 가입해도 보험료 차이가 없도록 했다(보험료 차이 Zero). 이런 단순화, 표준화 전략으로 판매 보름 만에 계약 4000건을 돌파해 1월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 이용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ativeness Heuristic)은 어떤 사건이 전체를 대표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통해 빈도와 확률을 판단하는 것으로 고정관념과 관련이 깊고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자세한 내용은최저가 보상! 이마트의 대표성전략 배우자”, DBR, no. 87, p.82∼85 참조). 어떤 집단에 속한 하나의 특성을 그 집단 전체를 대표한다고 간주해 확률을 예측하거나 판단하다 보니 단순한 만큼 판단 오류나 편향(bias)을 유발하기 쉽다. 예를 들어 한 연구자가 창업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성공과 실패 중 어떤 쪽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는지 살펴봤더니 확률상 실패확률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상상하는 데 지나치게 시간을 많이 활용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대표성 휴리스틱 사용으로 기저율(base rate)을 무시해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전략 5. 전형성을 확보하라

일반적으로 전형성(typicality)이란 같은 부류에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으로 어떤 대상이 특정 범주를 대표하는 정도나 특정 범주의 핵심적인 속성을 보유하고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전형성이 높은 브랜드는 특정 제품 범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높은 최초 상기도(Top of Mind·T.O.M, 특정 제품 범주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를 의미)를 나타내고 이는 시장점유율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딤채, 드럼세탁기=트롬, 라면=신라면, 피로회복제=박카스, 정수기=코웨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또한 전형성이 높은 브랜드 중에일반명사화된 브랜드로는 스카치테이프(테이프), 제록스(복사기), 구글(검색), 바셀린(상처치료제), 스펀덱스(소재), 소니워크맨(소형카세트), 대일밴드(1회용 반창고) 등이 있다.

 

전략 6. 전문성(expertise)을 활용하라

쇼핑은 하고 싶은데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누군가가 대신 쇼핑을 해주길 원한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태어난 서비스가 바로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소모성 생필품을 시중보다 싼 가격에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우유배달이나 신문배달같이 매월 일정 금액을 주고 제품을 받는 구독서비스의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2010년 하버드 MBA 출신들이 만든버치 박스(Birch Box)’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 구독료를 지불하고 제품을 주기적으로 배송받는다는 점에서는 기존 구독서비스와 차이가 없지만 배달되는 제품의 유형이 다양하고 전문가의 조언과 개인별 맞춤화가 가미된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는 화장품, 구두를 시작으로 액세서리, 의류, 면도기, 식재료, 커피, 장난감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가 생겨났고 국내에서는 화장품을 시작으로 이제 막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로는 남성용 향수와 에센스, 면도용품 등을 박스에 담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남성용 뷰티 박스 서비스’, 임신 10개월 동안 임산부와 태아에게 필요한 용품과 정보를 매달 선물 박스로 제공하는임산부 전용 서비스’, 그리고 유아 교육 관련 전문가가 선별한 연령대별 맞춤 책과 장난감을 제공해주는아이 전용 서비스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전략 7. 구전(Word of Mouth)에 구전을 더하라

원래 확률이론에서는 표본의 크기가 클수록 모집단의 특성을 더 잘 나타낸다는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대표적인 속성을 중심으로 판단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표본의 크기가 작더라도 모집단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다고 여기는소수의 법칙(law of small numbers)’을 따르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 중 81%가 제품 구매 전 온라인에서 추가적인 정보 검색을 하며, 55%가 사용자 후기를 참고하고 있고, 조사대상자 중 90%가 페이스북 친구들의 추천을 신뢰한다고 한다.1 이런 소비자들의 행동은 소수의 법칙에 따라 판단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디젤(DIESEL) 2010 3월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매장에서디젤캠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장에 온 고객이 새로 살 옷을 입고 디젤캠으로 사진을 찍은 후 페이스북에 올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하루 평균 50여 장의 사진이 찍히고 관련 포스팅만 15000여 개에 달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2  최근에는 연구하고 탐색하는 전문가적 소비자를 의미하는 리서슈머가 등장해 준()전문가적 지식으로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 특성과 시장현황, 장단점 등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확히 살펴본 후 다른 소비자에게 연구결과를 제공하는 성향이 커졌다.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경우에는 평점이나 다른 이의 사용 후기, 주위 사람들의 추천을 참고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서슈머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신발 전문 브랜드자포스(Zappos)’는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첫 구매 고객의 43%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방문했고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다시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75%에 달하면서 지난 10년간 1300% 성장했다고 한다.

 

전략 8. 리더의 대표성을 이용하라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리더를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바로 비교광고다. 보통의 경우 리더는 후발주자의 비교광고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리더가 대응하는 순간 후발주자는 리더와 동급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1위의 위치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자신을 2위로 포지셔닝한 에이비스(AVIS) ‘We are No. 2. So we try harder(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캠페인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2012년 뜻하지 않게 리더가 한 명의 후발주자와 전면전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애플과 삼성의 특허전쟁이었다. 혁신의 리더이며 IT 산업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던 애플이 2011 415일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디자인 특허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관련 소프트웨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 날 한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렇게 시작한 두 회사 사이의 특허 소송 전쟁은 독일,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 9개 국 30여 건으로 확대됐다. 지역만 확대된 게 아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소송 대상 제품은 늘어났고 소송 대상 특허기술도 다양화됐다. 그야말로 전면전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삼성과 애플로 집중시켰고 두 회사는 이 시장의 이익 중 90%가량을 과점하게 됐다. 나아가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는 올라갔고 급기야 애플과 맞상대할 수 있는 상대로 포지셔닝돼 이제 삼성은 시장주도권을 놓고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을 벌이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기준점 휴리스틱(anchoring heuristic) 이용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사람들은 불확실한 사건에 대해 예측이나 판단을 할 때 미리 제시된 기준점(anchor)에 영향을 받아 1차적으로 예측을 하거나 판단한다. 이후 예측이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조정(adjustment)을 거치지만 조정 과정이 불완전해 오류나 편향이 나타나는 것을닻내림(anchoring)과 조정(adjustment)’이라 한다. ‘손오공이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말과 관련이 깊다(자세한 내용은먼저 기준점 제시하라좀 더 받고 팔 수 있다” DBR, no. 90, p.84∼87 참조. 이하 편의를 위해기준점 휴리스틱이라고 칭함). 기준점 휴리스틱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기준점에 영향을 받는데 그 기준점이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나 원형숫자판을 돌려 나온 숫자처럼 판단하는 대상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영향을 줄 만큼 강력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관련성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외부로부터 기준점이 제시되면 이를 하나의 가설로 받아들이고 이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나 가설-일치 검증 규칙(Hypothesis-consistent)에 따라 지지 증거들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격을 협상하는 경우 희망판매가격을 높게 제시할수록 최종 판매가가 높아지는 것이나 가격을 표시하는 경우 판매가격만 표시하는 것보다는 정찰가격(정가)과 판매가격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은 바로 기준점 휴리스틱 때문이다.

 

전략 9.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라.

롯데제과의 몽쉘은 1990년대 초 초코파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선보인 제품으로 초코파이의 마시멜로 대신 크림을 넣어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게 개발했다. 몽쉘은 출시 후 월 평균 1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2009년에는 400억 원, 2010년엔 25% 신장한 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몽쉘은속을 보고 고르면 몽쉘이라는 광고를 했는데 이는 초코파이계의 절대강자오리온을 염두에 두고 오리온이라는 겉으로 드러나는 브랜드보다는 마시멜로가 아닌 크림을 넣은 속을 보라는 메시지로 새로운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태블릿 PC와 울트라북(노트북)의 이동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휴대기기를탭북이라 부르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전략 10. 인지부조화를 해소시켜라.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구매 전의 기대와 구매 후의 실제 평가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이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기대에 비해 성과가 낮은 경우에는 불만족을 느끼게 되고 사람들은 이런 인지부조화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서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에게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인지부조화를 줄여주는 메시지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과자는 살만 찌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먹으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닥터 유는 죄책감을 덜어주고 그 자리에 영양밸런스를 채우는 건강에 좋은 과자라는 점을 내세웠다. 소비자가 느끼는 인지부조화를 줄여주고자 한 것이다. 닥터유는 2008년 출시 1년 만에 프리미엄 제과시장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며 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대표적인 힐링푸드로 자리 잡고 있다.

 

 

 

감정 휴리스틱(affective heuristic) 이용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

확률판단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이성이 아닌 사람의 감성이 휴리스틱으로 작용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감정 휴리스틱이라고 하는데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과 잘 어울린다(자세한 내용은내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면마케팅, 통제에 대한 환상을 심어줘라” DBR no. 95, p.106∼109 참조). 예를 들어 검은 공을 뽑으면 선물을 준다고 했을 때 10개 중 검은 공이 1개 있는 항아리(10%)가 아닌 100개 중 검은 공이 8개 들어 있는 항아리(8%)에서 공을 뽑겠다고 하는 것이나 가격은 똑같은데 고급 커피와 일반 커피로 나누어 표시돼 있는 커피 자동판매기가 있을 때 고급 커피를 선택하는 것 모두가 감정 휴리스틱에 의한 영향이라 할 수 있다.

 

전략 11. 통제에 대한 환상을 자극해라

사람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통제할 수 있다고 과대평가하는통제에 대한 환상(Illusion of control)’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면 쉽게 설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마법천자문이다. 마법천자문은 어린이에게 익숙한손오공캐릭터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히도록 기획한 도서로 2003 11월 출간된 이후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학습과 놀이를 결합한 한자 학습서로 큰 인기를 누려오고 있다. 출간 초기 부진한 판매를 극복하기 위해 초등학교 앞에서 샘플북과 한자카드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이후불어라 바람 풍()’ ‘뜰 부()’와 같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한자로 외치는 마법 주문, 카드놀이, 카드 수집 등으로 크게 인기를 끌며 2003년 첫 출간 후 2010년 말까지 책 1200만 부와 관련 캐릭터 사업을 포함해 약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방송용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뮤지컬, 캐릭터사업 프로젝트로까지 확장됐다. 일례로 2009년 출시한마법천자문콘솔 게임은 14만 카피가 팔려 국내 제작 콘솔 게임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법천자문의 성공 요인으로는 기존에 한자를 암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서유기 이야기 구조 속에 어린이들이 좋아할 마법과 놀이 요소를 가미해 마법을 통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면서 자연스럽게 학습을 유도했다는 점이다.

 

 

 

 

 

전략 12. 친숙함(familarity)으로 승부하라

사람들에게는 집과 같이 자신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회사에 투자하는집 편향(Home bias)’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고 친숙한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을 거라 판단(low risk-high return)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친숙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투자하는 경우에는 위험은 높고 수익은 낮다(high risk-low return)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생긴다. 칠성사이다(1950), 오란씨(1971), 에이스 크래커(1974),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1974), 페리오치약(1981), 농심 너구리(1982), 포카리스웨트(1987) 와 같은 장수브랜드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나 이경규(꼬꼬면), 정형돈(도니도니돈까스) 등 유명인이 상품 기획단계부터 직접 참여하는 셀럽브랜드(celeb brand)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일종의 집편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사라졌던 브랜드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톰보이, 에스콰이어의 중저가 브랜드미스미스터(1998년 철수)’, 금강제화의비제바노(1999년 철수)’가 이미 새롭게 론칭을 시작했고 팬택 또한 1998년부터 15년 이상 사용했다 사용을 중지했던 스카이(SKY) 브랜드를 6인치급 풀HD 스마트폰베가 넘버6’를 공개하면서베가, 당신을 빛나게 하다(VEGA, the brightest star in the SKY)’란 문구를 통해 공식 부활시켰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전략 13. 감정의 꼬리표(Affective Tag)를 활용하라.

‘감정의 꼬리표’(Affective Tag) ‘New, Natural, Premium, Gold’와 같이 소비자의 심리적인 만족을 높여 원래 내재된 가치보다 그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도록 만드는 수식어를 말한다. 최근웰빙국산열풍으로 원재료의 신선도와 품질이 중요해지자 식재료의 원산지를 확인하는 주부들이 많아지면서 2011년에는 100% 국산 재료, , 가격의 삼박자를 갖춘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모았다.국산 햅쌀만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1200원 정도로 조정해 경쟁력을 높인우리쌀 생막걸리(농협)’, 100% 국산 돼지고기와 토종 의성마늘이라는 국산 재료를 핵심 메시지로 한의성마늘햄(롯데햄)’, 100% 국산 고구마전분을 사용한 ‘100% 국산 햇당면(CJ 백설)’, 모든 재료를 100% 국산으로 만들어 웰빙 장류로서의 입지를 굳힌순창 고추로 만든 우리 쌀 고추장(대상 청정원)’, 100% 국내 자연산 생칡을 착즙해 칡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비락 칡즙(비락)’, 100% 국산 콩으로 만든슬라이스 차례 두부(풀무원)’, 국내 최초로 아기 두유에 100% 국산 콩을 사용해 국내 유아용 두유 시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앱솔루트 첫 두유 국산콩(매일유업)’, 100% 국산 소금인햇살이 만든 신안바다 천일염(신송식품)’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 있는 지방 0%(무지방) 우유(서울우유)’ 등이 바로국산’ ‘무지방(지방 0%)’ ‘100%’라는 감정의 꼬리표를 활용한 브랜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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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핀스킨 마케팅은 핀셋으로 집듯 상품 특성에 적합한 목표 고객에게 집중하는 핀셋 마케팅과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 공감대로 높이는 스킨십 마케팅이 합쳐진 의미로 유통업체에서 자주 활용되다가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건설업계에서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한 건설업체에서는 내방객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에 스티커를 붙이면 각 동의 명의로 복지재단에 쌀을 기부하는 사랑의 쌀 기부행사를 했다. ‘기부라는 감정이 꼬리표를 붙인 사랑의 쌀 기부행사에는 23000명이 방문해 같은 기간 다른 분양단지의 방문객 1만 명을 훨씬 넘는 집객효과를 발휘했다.

 

 

곽준식 동서대 경영학부 교수 no1marketer@naver.com

필자는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리앤디디비마케팅 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동서대 경영학부 학부장, 브랜드 경영센터장을 맡고 있다. 브랜드 및 행동경제학 분야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마케팅 리더십(2005)> <선택받는 나(2008)>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본 소비자 의사결정(2011)>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2012)> 등이 있다. 부산 도시브랜드위원회 위원과 부산 브랜드관리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브랜드 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