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는 Google.org는 2011년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작은 사회적기업에 100만 달러 지원을 결정했다.1 그 행운의 주인공은 개발도상국의 실업 청소년 및 여성들에게 인터넷과 컴퓨터를 통해 마이크로워크(Microwork)라고 불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주고 있는 사마소스(Samasource)다.
2008년 설립된 사마소스는 구글 등 포춘 500대 기업으로부터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인 온라인 아웃소싱 작업을 위탁받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10월까지 동남아, 아프리카, 아이티 등 9개 국 2000여 명의 온라인 근로자들에게 총 100만 달러를 임금으로 지불했다.2
마이크로워크의 혁명가로 일컬어지는 사마소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일라 자나는 구글로부터 100만 달러 지원이 결정된 2011년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TEDxBrussels에서 “인터넷의 힘으로 빈곤, 실업을 타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사회적기업 현황
한국의 사회적기업 현황을 살펴보자. 한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회적기업 인증제도를 가진 나라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과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자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공급 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사회적기업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됐다. 한국형 인증제 사회적기업은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해 제도화됐다. 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지 못하면 제아무리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업이라도 사회적기업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 2012년 6월 기준으로 인증받은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총 680개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이 인건비 지원에 쏠려 있어 사회적기업의 정부 의존 성향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2009년 사회적기업은 매출액 대비 23.8%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35.7%를 차지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없이는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다.3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과제를 전통적인 마케팅의 4P개념에 입각해 생각해보고 발전방안을 모색해본다.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도전
흔히 마케팅에서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으로 대표되는 4P는 기업인들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요소다.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및 조직인 사회적기업은 4P 분야에서 모두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 4P 각각의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이기 때문에 갖는 과정(Process)상의 한계를 지닌다. 즉, 사회적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제품화하는 과정에서, 가격 구조를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유통채널 운영관리 과정에서, 고객과 대중을 향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다. 이처럼 4P에 과정(Process)이 더해진 5P에서 사회적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①제품(Product)
4P에서 말하는 제품이란 상품, 서비스, 포장, 디자인, 브랜드, 품질은 물론이고 보증, AS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대부분 일자리 제공형이나 지역사회 공헌형 기업으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 발전 및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제품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 추구를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에 일반 영리기업과 비교해 볼 때 비전과 미션의 실현 과정(Process)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②가격(Price)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판매하고 유통하기 위해 가격 정책을 수립하며 기업 내부와 시장 외부의 환경 변화에 따라 할인정책도 실시한다. 통상 가격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보다 낮게, 생산비용(cost)보다는 높게 정해진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취약 계층의 재활, 직업 적응 교육 및 근로자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일반 기업보다 높다. 따라서 원가 구조를 효율화하는 과정(Process)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기업은 엄연히 시장 원리에 기반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도덕적 정당성을 무기로 고가 정책을 취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저가 정책을 취하는 게 답은 아니다. 시장에서 품질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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