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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 역량과 IT

즉흥적 IT역량,급변상황을 이기는 힘이 된다

오마르 A. 엘 사위 | 116호 (2012년 11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MIS 쿼털리 이그제큐티브(MIS Quarterly Executive)에 실린 서던캘리포니아대 오마 A. 엘 사위 정보시스템 교수와 템플대 폴 A. 파블루 정보시스템, 마케팅, 경영 부교수의 글 ‘IT-Enabled Business Capabilities for Turbulent Environments’를 번역한 것입니다.

 

 

본문

격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대표하는 한 가지 특징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장 수요, 소비자의 선호도, 신기술 개발, 기술 혁신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기업의 전략 우위에 영향을 미치는 역량은 <1>의 내용대로 운영 역량, 동태적 역량, 즉흥적 역량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 역량, 동태적 역량, 즉흥적 역량은 격변하는 환경하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3대 비즈니스 역량이다. 일반적으로 정해져 있는 프로세스를 어떻게 잘 실행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에는 기업의 운영 역량이 바로 전략 우위로 귀결된다. 하지만 기존 운영 역량으로는 더 이상 빠르게 변하는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는 격변기에는 그렇지 않다. 환경이 급변한다는 것은 곧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시장 수요와 소비자의 선호도, 신기술의 발전, 기술적인 혁신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 처한 기업은 신속한 혁신, 적응, 구조변경 등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과 좀 더 잘 어울리는 방향으로 운영 역량을 바꿔가려면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이라 불리는 다른 2개의 비즈니스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의 차이에 대해 더 알아보자. 동태적 역량은 외부환경(: 시장 변화, 소비자 욕구, 신기술, 경쟁업체 전략)과 내부환경의 변화(: 사내 자극, 내부위기, 신제품개발, 새로운 IT 애플리케이션)가 있을 때 기존 운영 역량을 효과적으로 구조변경하기 위한 능력을 뜻한다. 한편 즉흥적 역량이란 새로운 환경 상황과 좀 더 잘 어울리는 새로운 운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 자원을 즉흥적으로(계획 없이) 실시간 구조변경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습된 능력을 일컫는다. 급변하는 환경하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공식적으로 계획을 수립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탓에 관리자들이 즉흥적으로 새로운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흥적인 대처는 단순한 임시변통의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다. 격변하는 환경하에서는 기업이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게 될 때가 많다. 기업들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낯선 상황에 처했을 때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할 일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그런 일에 좀 더 능숙해져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즉흥적인 대처는 연습을 통해 개선 가능한 반복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혁신 기업들은 즉흥적인 대처를 위해 공식적인 절차를 마련하기도 했다. 더 그룹(The Groop·브랜드 전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종합 디자인 기업), 노벨(Novell·기업 인프라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IDS쉐어(IDS Scheer·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엔터지(Entergy·통합 에너지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은 구조변경과 변화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방법이다. 동태적 역량은 미리 철저하게 계획해 때를 잘 맞춰 운영 역량을 구조변경할 것을 강조한다. 반면 즉흥적 역량은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운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자원을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재조합할 것을 강조한다. 동태적 역량은 잘 훈련된 융통성을 강조하는 반면 즉흥적 역량은 창의성과 직관을 필요로 한다. 동태적 역량은 예상되는 상황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즉흥적 역량은 어떤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을 요구한다. 동태적 역량은기회의 논리(logic of opportunity)’에 의존하는 반면 즉흥적 역량은반응성의 논리(logic of responsiveness)’를 바탕으로 한다.

 

역량의 우선순위

환경이 격변하면 기업은 완전한 탈바꿈과 변화를 위해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에 집중해야 할지, 효율적인 일상 업무 운영을 위해 운영 역량에 집중해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조직의 동태적 역량 및 즉흥적 역량은 격변하는 환경에서 장기적인 전략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예견하는 중요한 예측 변수가 된다. 운영 역량은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사태가 발생할 경우 덧없이 사라질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우위를 제공할 뿐이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 기존 운영 역량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저해된다. 반대로 동태적 역량과 즉흥적 역량은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더 이상 어울리지 않고 효과가 없는 운영 역량을 구조변경하기 위한 것이다. 환경 변화가 클수록 동태적 역량 및 즉흥적 역량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1998년에 e-MITS 시스템을 도입했던 인디맥은행(IndyMac Bank)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e-MITS 시스템은 사용자가 직접 개입하는 담보대출 신청 과정과 월가()에서 이뤄지는 증권화(securitization) 과정을 연계해 원스톱 자동화 담보대출 신청 및 승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인디맥은행은 이 시스템을 도입해 위험 노출도를 대폭 낮췄을 뿐 아니라 고객에게 다양한 대출 서비스를 동시에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인디맥이 십여 년 동안 전략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IT 시스템을 끊임없이 개선했기 때문이다. 이 은행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에도 IT 시스템 개선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경쟁업체들의 모방이 시작된 후에도 인디맥은 기존 운영 역량을 구조변경하고 동태적 역량 및 즉흥적 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환경이 빠르게 변할 때에는 CIO가 변화를 인지할 뿐 아니라 변화에 어려움 없이 대처하는 문화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적정한 속도로 변하는 환경하에서는 기존 운영 역량을 구조변경할 때 동태적 역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매우 격변하는 환경에서는 즉흥적 역량이 구조변경 과정을 지배한다.

여기에는 문화적, 사회적 인식도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은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갖게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통념에 따라 관리자들은 자신이 습득한 즉흥적인 대처능력을 외부에 보여주거나 표출하기를 꺼린다. 이러한 인식의 장벽은 급변하는 상황에서 즉흥적 대응 능력의 유용성을 강조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다.

 

IT가 곧 비즈니스 역량이다

지난 20년 동안 IT의 본질 및 기업이 IT를 사용하는 방식이 변했고 그 결과 IT 인프라와 비즈니스 맥락 간의 관계 역시 달라졌다. 1970년대에는 IT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뒷받침하는 도구로 여겨졌다. 또한 IT는 비즈니스와 연결돼(connected) 있긴 했으나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 수많은 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되고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기업들은 IT 인프라를 비즈니스를 가능케 하는 필수 요소로 여기기 시작했으며 두 요소 간의 맥락(context) 결합 현상이 한층 심화됐다. 맥락 결합의 형태와 강도가 연결에서 몰입(immersion)으로 한 단계 발전함에 따라 IT가 비즈니스 환경의 일부로 여겨지게 됐다. 현재 IT는 사람들이 일을 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실행하는 방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사내뿐 아니라 파트너 및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IT가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IT와 비즈니스 간의 관계가 융합되는(fused) 현상이 대두되고 있다. IT와 비즈니스 맥락이 융합되고 있다는 것은 곧 IT와 비즈니스 맥락이 서로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뒤엉키고 있다는 뜻이다. IT 인프라가 기업 구조 속을 깊숙이 파고들면 IT와 업무 프로세스를 분리할 수 없게 된다. 일례로, 유통업계가 인터넷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려고 애썼던 1990년대 말에 마셜 인더스트리즈(Marshall Industries) CEO는 단순히 CIO가 제시한 IT 비전을 지지하기보다 CIO와 함께 적극적으로 IT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쪽을 택했다. 마찬가지로 금융 서비스 업계가 중대한 IT 관련 변화를 겪고 있었던 2000년대 초반에도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IT와 비즈니스의 융합 현상이 관찰됐다. 의료산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IT가 비즈니스 구조의 일부인 상황에서는 환경이 급변할 때 IT 인프라가 위에서 말한 비즈니스의 세 가지 역량에 즉각적인 레버리지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림 1>은 비즈니스 환경이 격변할 때 기업의 전략 우위에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역량들을 IT 인프라 역량이 어떤 식으로 뒷받침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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