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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 컨버전스

써 보신 분, 어땠어요? 모바일 앞에 ‘일방 마케팅’은 없다

이성욱,이정우 | 64호 (2010년 9월 Issue 1)
 
 

수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활용해 자사의 고객을 분류하고, 타깃 고객군을 선정해 고객군마다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기업의 이러한 CRM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 충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새로운 캠페인을 벌여도 고객이 외면하거나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고객들은 마케터들이 발송한 캠페인 메시지보다 친구, 가족,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된 보이지 않는 이웃의 이야기를 더욱 신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고객들은 캠페인을 통해 상품·서비스를 인지한 후에도 <그림1>처럼 마케터가 기대하는 구매사이클을 따르지 않는다. 수많은 이웃에게 조언을 구하느라 실제 고객들의 구매절차는 <그림2>와 같이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 고객의 특성은 점점 다변화되고, 요구사항은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한정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가공한 정보에 기반한 전통 CRM에서 고객 접근법의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들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음성통화, 소셜 네트워크, 검색엔진,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가 이를 모두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디지털미디어 융합의 기회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는 궁지에 몰려있는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높은 사양의 처리장치와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PC 못지않게 사용이 쉽다. 전화기, 카메라, 네비게이션, PC 등으로 분산됐던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하나로 융합할 수 있다. 또 3G와 무선랜(WiFi)을 통해 24시간 온라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앱스토어라는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사용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은 20, 30대 사용자를 중심으로 24시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마치 몸의 일부 같은 정보기기가 됐다.
 
스마트폰은 홈페이지, 검색엔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소셜 게임 등의 다양한 디지털미디어를 단일기기 상에서 시공간의 제약없이 구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용자가 삶의 흔적이 쌓인 거대한 세계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플랫폼이 된 것이다. 마케터들에게 스마트폰은 디지털 마케팅의 융합 채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3)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스마트폰 채널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각인시킬 수 있을까? 해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전략적 이용에 있다. 과거와 달리 고객들은 스마트폰 단일 기기상에서 다양한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해 상품·서비스를 인지하고, 검색하며, 소통하고, 구매한다. 기업 스스로 이 모든 기능을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에 통합 제공할 수도 있다. <그림4>처럼 과거 마케터들은 구매가 일어나는 순간에만 고객과 접촉하고, 구매 전후 단계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스마트폰이 잃어버린 고객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주고 메시지 전달 통로를 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모바일 이전의 마케팅 전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모바일을 통해 통제권 바깥에 있었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통합적으로 고객 대응전략을 가다듬기보다는 단순히 새로운 마케팅 채널 또는 서비스 채널 하나를 추가하는 시각에서 모바일 컨버전스 현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마케팅 프레임워크
그렇다면 모바일을 매개로 한 디지털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전통 마케팅과 다른 어떤 요소를 더 추가해야 할까? 모바일 기기는 기존 PC와 다르게 사용자의 손 안에 있다. 언제 어디서나 마케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결국 실시간성이 모바일을 이용한 마케팅 컨버전스의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고객의 물리적 위치를 파악하고 메시지를 전달해도 고객에게 불필요한 내용이 전달된다면 소용이 없다. 서울의 여의도를 걷고 있는 남성에게 주변에 새로 문을 연 여성 전용 스파 할인 쿠폰이 전송된다면 뜬금없는 스팸 메일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고객이 원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면 고객의 니즈를 오랫동안 연구해 적합한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한다. 또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고, 이를 다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림5>처럼 스마트폰과 그 배후의 통합 디지털마케팅을 5단계의 층으로 나누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 층(Presentation Layer)
고객과의 접점이 되는 가장 바깥쪽의 층이다. 이 층을 통해 마케팅 캠페인과 프로그램이 전달되고 고객 정보가 입력된다. 전통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는 PC와 최근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이 해당한다.
 
애플리케이션 층(Application Layer)프레젠테이션 층에 위치한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에게 구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단계다. 각종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은 애플리케이션 층 상에 마케팅 애플리케이션, 소셜 네트워크 솔루션, 검색엔진, 위치기반솔루션(LBS) 등을 개발해 넣는다.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은 기능별로 독립적으로 구성될 수 있고, 통합된 형태로 제공될 수도 있다.
 
콘텐츠 층(Contents Layer)마케터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체적인 콘텐츠, 마케팅프로그램, 캠페인 등을 저장하고 고객의 브라우징 또는 검색에 대응해 적절한 메시지와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게 콘텐츠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과 특정 이벤트를 읽어 들여 적절한 피드백을 전달하는 룰 베이스 시스템(Rule-Based System)으로 구성된다. 전달된 콘텐츠에 대한 고객 반응을 수집해 저장하는 기능도 콘텐츠 층의 역할이다.
분석 층(Analytic Layer)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마케팅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고도화, 최적화하기 위해 개별 고객의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반응과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디지털미디어에서의 행동을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디지털마케팅은 개별 고객에 대한 폭넓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에 따라 분석 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층은 일반적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 행동을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와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데이터마이닝 도구로 구성된다.
 
평가 층(Evaluation Layer)마케터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고객의 행동 변화,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반응,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제공하는 최종 단계다. 평가 층은 분석 층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정해진 형식을 보여주는 대시보드(Dashboard)나 마케터의 다양한 검색 및 분석을 지원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구성된다. 디지털마케팅은 마케팅 활동의 결과를 신속하게 확인해 끊임없이 수정·제안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고도화된 평가 층이 중요하다.
 
디지털마케팅 추진 방법론
하지만 위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기술적 솔루션으로만 인식한다면 결과는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기술적 체계는 디지털마케팅을 통한 고객 관계 전략, 프로세스, 조직, 변화관리를 구현하는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디지털마케팅 프레임워크를 갖추려면 아래와 같은 체계적인 방법론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①탐색과 분석(Listen & Analysis) 단계
마케터는 디지털미디어로 구성된 소셜 네트워크에 직접 참여해 커뮤니케이션을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 상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무슨 이야기를, 어떤 감정 상태로 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파악하게 되면 브랜드와 상품·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실시간 피드백을 얻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탐색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돌입하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바로 이 단계가 디지털 마케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디지털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블로그, 페이스북, 커뮤니티, 트위터 등의 플랫폼에 참여해 약간의 홍보와 고객의 질문에 응답하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오래 전부터 시작한 기업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디지털 미디어 상의 고객을 성향에 따라 분류하고 각 성향에 맞춰 회사가 얻고자 하는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실행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근 사례는 ‘탐색과 분석’ 단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MS가 운영체제(OS)인 윈도7을 내놓자 악평이 쏟아졌다. 전작인 윈도 비스타에 대한 평가가 나빴고 MS의 OS 시장 독점에 대한 견제 심리도 컸다. 이 회사는 처음에는 쏟아지는 비판을 해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소수의 직원이 24시간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평에 대응하는 건 무리였다. 여러 사람이 해명을 하다보니 일관성도 떨어졌다. MS는 고객의 반응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소셜 미디어 전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질서하고 통제가 불가능해 보였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핵심 고객, 핵심 채널, 핵심 메시지 형태로 질서가 형성됐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전략도 세울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윈도 7에 대한 고객 성향에 따라 ‘불만 제거’, ‘오해 불식’, ‘관계 형성’, ‘정보 제공’, ‘충성도 제고’ 와 같이 별도의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했다. 이 결과 윈도 7은 무사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신속하고 생산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분석도구를 사용할 필요도 있다. <표1>은 시장에 나온 분석도구 솔루션이다. 기업이 처한 상황과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해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면 된다.
 
기업이 탐색과 분석 단계를 통해 얻고자 하는 산출물은 자사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망라한 대화 생태계(Conversation Ecosystem)와 구체적으로 회자되는 주제, 고객감정 분석 등이 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참여하는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으로는 최근 포레스터(Forrester)가 내놓은 ‘Social Technographics Ladder’ 기법 등이 있다. 이는 자사를 둘러싼 고객들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디지털마케팅이 모바일로 수렴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에 관한 데이터도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모바일을 통해 고객이 미디어를 소비하고 프로그램에 응답할 때의 위치와 시간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시간과 공간 데이터는 고객의 시간대별 동선과 위치, 시간대별 미디어 이용 빈도와 위치, 시간대별 감정 상태 등을 보여주는 정보로 가공될 수 있다. 이는 과학적인 마케팅 기법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②목표 및 전략수립(Objectives & Strategy) 단계
탐색과 분석을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의 고객 행동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디지털 마케팅에 참여해 얻어낼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디지털미디어가 갖는 즉시성, 검색가능성, 파급성의 특징은 상품 및 서비스 정보 제공에 머물렀던 과거 방식보다 더 많은 목표를 달성하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디지털마케팅의 목표는 <표2>와 같다.
 
소셜 네트워크와 같은 디지털미디어는 근본적으로 개방성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과거 전통마케팅과 같이 고객군에 따라 별도의 DM을 발송하는 등의 목표에 따른 차별화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 목표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때 전통 미디어에 비해 더욱 고도화된 채널 선정, 메시지 선택, 대상 고객 선정이 필요하다. 전략 안에는 전략의 목표와 목표 측정방법, 예상 이슈 및 해결방법, 진행 시나리오별 대응 방법 등이 정의돼야 한다.
 
또한 모바일 채널이 디지털 가상 현실(Virtual World)과 실생활(Real Life)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디지털마케팅 전략은 보다 직접적인 관계 형성과 매출과 직결되는 목표 및 전략 형태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즉, 소비자들이 모바일에 탑재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최근 각광받는 증강현실(AR), 바코드(Barcode), QR코드(QR code)를 통해 과거에는 없었던 경험요소와 디지털데이터를 일생생활 중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경험의 차별화는 디지털마케팅이 고객·구전관리 초점에서 실생활 구매 프로세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고객의 아이디어는 기업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실용적 의미를 갖게 됐다. 고객이 불편을 느낀 현장에 대한 영상 기록을 제공하거나, 불편을 느낀 시점에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기술 요소 도입(Technology) 단계
마케터는 이전 단계를 거치면서 고객이 어떤 채널을 선호하고, 기술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회사가 수립한 디지털마케팅 목표와 전략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사전 정보는 세 번째 단계에서 어떤 기술요소를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도입 기술요소에 대한 결정은 <그림5>의 디지털마케팅 프레임워크 상 어떤 층을 도입할 것이며, 각 층은 어느 정도로 구현할 것인지, 또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가운데 어떤 것을 도입해야 할지를 고려하는 일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각 디지털 미디어를 모바일 상에 어떤 형태로 제시할 것인지,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기능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은 최근 기술 트렌드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사전 경험이 없는 고객은 소외될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 기술 요소를 도입할 때 고객의 디지털 적응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미국 올랜도에 있는 해양 놀이공원 씨월드(Sea World)는 디지털 마케팅 관점에서 충성고객이 기업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씨월드는 디지털마케팅 전략의 초점을 일찌감치 충성고객과의 관계 개선에 뒀다. 놀이공원 고객 중 마니아 고객의 입소문을 듣고 방문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충성고객을 분류하고 이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노력은 2010년 2월 범고래 쇼 과정에서 조련사가 사망하는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블로그를 통해 진상조사 중이라는 점을 밝히고 진행 상황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개별 고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씨월드를 비난하는 고객에게는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충성고객에게는 이례적으로 매우 자세한 정황과 회사의 처참한 심정을 전했다. 이는 위기상황에서 충성고객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자 충성고객의 동참을 이끌어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도였다. 충성고객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흥분한 사람들을 말리고 공개적으로 회사를 지지하는 견해를 밝혔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씨월드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충성고객의 활동은 여론을 진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④관계형성 및 지속적 측정(Engagement & Measurement) 단계
이전 단계를 거치면서 디지털 마케팅 체계를 어느 정도 구축했다면 본격적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프로그램에 착수해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은 웹사이트를 열고 고객이 찾아와주기를 마냥 기다리는 식의 과거 방법과는 달라야 한다. 또 고객과의 쌍방향 관계를 지향하기 때문에 정량적 접촉 횟수나 빈도 등으로 마케팅 활동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마케팅에서의 고객 관계는 정량적 지표와 함께 정성적인 측면의 브랜드 인지도, 충성도, 브랜드 감정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얼마나 많이 관계를 맺었느냐가 아니라 <표 3>과 같이 고객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를 척도로 활용해야 한다.
 
가장 높은 단계로 발전한 고객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기업의 옹호자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주변 사람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기업이 아닌 지인에게 얻는 메시지에 대한 신뢰와 디지털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이들 고객이 기업에 제공하는 가치는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고객이 위치하고 있는 관계 단계를 이해했다면, 고객 관계를 더 친밀하게 가져가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마케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실행됐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관리 고객의 등급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마케팅 프로그램 결과의 측정은 디지털 미디어의 양과 질적인 성장과 같은 거시 영역,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의 반응(reaction)과 커뮤니케이션 내용 등의 미시적인 영역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또한 고객 평가가 미디어에 따라 분산돼 메시지가 흩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를 개별 고객 단위로 통합 관리할 필요도 있다. 개별 미디어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가중치를 설계해야 고객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피할 수 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고객에게 적절한 메시지를 적절한 시점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 컨버전스는 새로운 각도의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한다. 첫째, 모바일 관점에서 적절한 메시지는 ‘고객 특성과 감정·니즈에 부합하는 메시지’에 ‘고객이 위치한 시간과 장소에 부합하는 메시지’라는 축을 더 포함돼야 한다. 특히, 모바일에서의 메시지는 즉시 소비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적시성과 적절성이 더 중요해졌다.
 
둘째, 모바일 관점에서 적절한 시점은 ‘고객 니즈가 하락하기 이전까지’가 아니라 ‘고객 니즈가 발생한 시점과 동시에’의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기기로 표현되는 고객 니즈는 상당부분 바로 그 시점에서 필요한 욕구이기 때문에 고객이 그 장소와 상황을 벗어나기 전에 전달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접근으로 파티의 주인공이 돼라
모바일을 통해 통합된 디지털미디어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경쟁 기업이나 다른 기업의 움직임을 살피며 눈치를 보고 있다. 모바일 컨버전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에는 ‘모바일과 SNS는 아직 충분한 고객 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 ‘잠시 불어대는 회오리바람에 불과하다’ ‘디지털 미디어 채널은 근거 없는 비난과 부정적 여론의 온상이다’ 등의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를 보면 팔짱만 끼고 있을 일은 아니다. 2010년 올해 한국의 스마트폰 누적가입자는 500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정도면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마케팅에 반응할 만한 고객의 상당 부분을 포함하는 규모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KT 등 대기업들이 SNS를 통합 이용하는 소셜 허브를 구상 중이다. 이렇게 모바일로 통합된 디지털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앞서 가는 기업이 위험과 동시에 기회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파티를 열고 고객과 눈높이를 맞춰 나간 기업이 후발 주자보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오랫동안 커뮤니케이션 해온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파티의 주인공이 될지, 담 너머로 남의 파티를 엿보는 구경꾼이 될지는 기업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성욱 상무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정보학 석사와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금융, 제조, 통신, 공공분야 고객전략 및 마케팅전략 관련 컨설팅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미디어 중심의 기업 변화와 관련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정우 이사는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금융 통신 및 유통 산업에서 마케팅 전략 및 CRM 관련 컨설팅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디지털 채널의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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