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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기업도 주춤! ‘성장 정체’ 피할 길은 없는가

매튜 S. 올슨(Matthew S. Olson),데렉 반 베버(Derek van Bever),세스 베리(Seth Verry) | 5호 (2008년 3월 Issue 2)
매튜 S. 올슨, 데렉 반 베버, 세스 베리
번역 발렌티나 한 balinjap@hotmail.com
 
1996년,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로 유명한 ‘리바이스트라우스&컴퍼니(LEVI STRAUSS & COMPANY)’의 최고 경영진은 성장 정체가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해에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인 70억 달러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두 배로 뛴 것이다. 1985년 차입매수(LBO)를 통해 비공개기업으로 전환한 후 이 회사 경영진은 최고 브랜드였던 ‘501’을 다시 출시하고, 카키색 바지 브랜드인 ‘다커스(Dockers)’도 선보였다. 또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3%에서 38%로 높였고 이익도 50% 이상 늘렸다. 1995년의 성장률은 당시 수 년 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돌연 성장이 멈췄다. 1996년 최고조에 달했던 매출액은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2000년 연말 기준 매출액은 46억 달러로 4년 전에 비해 35%나 줄어들었다. 시장 가치는 더 심하게 하락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4년 동안 시장가치가 14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리바이스트라우스의 미국 청바지 시장 점유율도 1990년 31%였으나 1990년대 말에는 13%로 떨어졌다. 10년 간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현재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한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전사적 차원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리바이스트라우스가 다른 기업보다 더 극적인 위기를 겪었지만, 3M이나 애플, 뱅크원(Banc One), 캐터필러(Caterpillar), 다임러 벤츠(Daimler-Benz), 토이저러스(Toys-R-Us), 볼보(Volvo)등 대표적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성장 정체 현상을 경험했다. 이 기업들의 사례에서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성장 정체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점이다. 리바이스트라우스처럼 대부분 기업들은 매우 빠르게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성장률이 하락하기 직전에 주요 지표들은 놀라울 정도로 호조세를 보이곤 했다. 성장 모멘텀을 상실하면 기업 전략의 받침대가 무너져 버린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연착륙은 없다’ 참조) 보통 성장 정체 현상이 올 것이란 예상을 하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의 성장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Corpora -te Executive Board(4700개 기업 임원으로 구성된 비영리기구)’는 500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경험했던 ‘성장 정체 시점’에 대해 연구했다. 여기서 ‘성장 정체’란 개념은 일시적 성과 하락 또는 일시적 조정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기업 성장과 관련한 ‘장기적인 상황의 반전(secular reversals)’을 뜻한다. 연구 대상 기업으로는 약 50년 전 포춘 100대 기업 선정이 시작된 이래 그 목록에 속했던 400여 개 기업과 이와 비슷한 규모이면서 미국 기업이 아닌 90여 개의 기업이 포함됐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성장 정체 발생 빈도, 비용, 근본 원인 등의 패턴을 밝혀냈다.(우리의 연구 접근법은 ‘성장 정체 시점 찾기’에서 간략히 설명한다)
 
양적 수치만으로 판단했을 때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부류에 속하는 우량기업의 87%가 한 번 이상 성장 정체기를 겪었다. 기업들은 성장 정체기 동안 S&P500 지수와 비교할 때 평균 74%의 시가총액을 상실했다. 정체 현상이 나타난 후 CEO와 임원들도 종종 바뀌었다. 경영진이 성장 정체 원인을 진단하지 못하고 빨리 정상화하지 못하면 고속 성장 궤도로 다시 진입할 확률은 낮아진다.
 

 
성장 정체의 주요 원인을 심층 분석해 보니 대부분은 정체 현상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이 드러났다. 위대한 기업들이 추락하는 이유가 경기 침체, 신의 섭리, 정부 규제와 같이 경영진의 책임 범위를 벗어난 중대한 외부적 요인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 정체 현상의 원인은 당시에 누구나 알 수 있고 지적할 수 있는 것이었다. 표 ‘수익 성장을 막는 근본적 원인’은 우리가 심층 분석한 50개 기업의 성장 정체 원인을 보여준다. 대기업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모든 일을 절대적으로 잘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장 정체의 근본 원인은 그 패턴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하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다.
 
수익 성장을 막는 근본적 원인’을 보면 성장 지체 요인의 상당수는 ‘전략’ 또는 ‘조직 설계(organi-zational design)’와 관련한 선택으로 인해 생겨났다. 즉 성장 지체 요인을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모든 근본 원인의 절반 정도는 4가지 범위, 즉 ‘프리미엄 포지션의 속박(premuim-position captivity)’과 ‘혁신 경영 실패(innovation ma-nagement breakdown)’, ‘핵심 사업 포기(pre-mature core abandonment)’, ‘역량 부족(talent bench shortfall)’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우리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대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예측하고 예방한 사례를 분석해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해줄 것이다. 또 경영진이 왜 이런 정체 상황들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는지 원인을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성장 정체기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성장 정체 원인을 이해해야 성장 정체기를 피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4가지 성장 정체 원인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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