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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성공 노하우 6. 제안영업

판매를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를 개발해줘라

김용기 | 61호 (2010년 7월 Issue 2)
 

편집자주 제안·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인 쉬플리 한국 지사(www.shipleywins.co.kr)의 김용기 대표가 치열한 제안 전쟁에서 깨달은 실전 노하우를 연재합니다. 제안·입찰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독자 여러분께 실용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안영업을 하라! 여기서 제안 영업이란 단순히 세일즈가 아니라 비즈니스 개발을 의미한다. 기업 및 공공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활동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후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세일즈’다. 하지만 고객마다 솔루션이 다르고 조직과 조직이 만난다는 점에서 세일즈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제안영업이란 무엇인가?
제안영업은 세일즈가 아니라 비즈니스 개발(Business Development, 이하 BD)이다. 세일즈가 개인이나 한정된 소수를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면 비즈니스 개발이란 구매자의 니즈에 따라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조직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세일즈와 BD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세일즈의 고객이 개인이나 제한된 소수라면 BD의 고객은 특정 집단 혹은 조직 전체(구매자, 평가자, 영향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이다. 따라서 세일즈는 세일즈맨 개인이나 세일즈 팀의 역량 발휘가 중요하지만 BD는 조직의 개입 정도가 강하다. 세일즈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지식을 기초로 한다면 BD는 조직을 기반으로 판매가 일어난다. 세일즈는 잠재적 고객 중에서 솔루션을 실제로 구매할 고객을 찾아가는 저인망식 접근을 하지만 BD는 고객사 조직 내부의 기능이나 단위조직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물론 세일즈와 BD가 기계적으로 단절돼 있지는 않다. 실제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세일즈와 비즈니스 개발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D를 세일즈와 구별해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표준화된 상품이나 서비스(기성복)가 아니라 고객에 따른 맞춤 솔루션(맞춤복)을 파는 것이 중요하고, 개인이나 일부 집단에 파는 것이 아니라 조직 대 조직으로 거래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를 세일즈로 이해하느냐, BD로 이해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
 
①사전영업이 성패를 좌우한다 제안영업에서 해묵은 논쟁은 영업이 중요한가, 제안이 중요한가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답은 ‘둘 다 중요하다’이다. 단, 영업과 제안은 프로세스 상에서 역할분담이 다르다. <그림1>은 RFP(Request for Proposal·제안요청서) 발행을 기점으로 고객에 대한 판매자의 영향력이 급격히 반감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RFP가 발행되면 그때부터 고객은 모든 판매자와 정보를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에게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RFP가 발행 되기 이전까지’이다. 이 시기에 고객은 자신의 문제와 니즈를 정의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이 무엇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제안영업에서 사전영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②제안영업의 핵심은 관계가 아니라 정보수집이다 제안영업은 규모가 클수록 관계가 아니라 정보가 중요하다. 자동차나 보험 상품을 구매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상당부분 관계를 통해서 구매가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형 구매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만약에 자동차나 보험을 구매하듯이 평소에 잘 아는 사람을 통해서 미사일이나 레이더를 구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부 로비스트 이름을 거명하지 않아도 과거에 방위산업 로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사회적 파장을 기억할 것이다.
 

일반 세일즈에서는 관계 자체가 가치를 부여한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 고객은 해당 세일즈맨을 찾는다. 그러나 제안영업에서 고객은 솔루션을 갖춘 조직을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BD 팀원들을 영업대표(Sales Representative)라고 부르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하다.
 
물론 제안 영업에서 관계형성이 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니다. 관계형성은 필요하지만 관계 형성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며 값진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막연히 친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관계형성을 통해서 고객조직의 핵심정보를 잘 수집하고, 이를 우리 조직의 지적 자산(Knowledge Property)으로 누적해야 한다. 관계 자체가 가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수집한 정보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제안영업의 핵심스킬
①영업 정보(Capture Plan)를 관리하라 영업 정보는 특정 기회에 대한 정보라는 점에서 고객 정보(Account Plan)와 구별된다. 영업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이 정보가 정확하고 구체적일수록 차별화된 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정보는 제안영업의 핵심도구이자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다. 이 곳에 담는 핵심 내용은 크게 고객의 니즈, 경쟁사 분석, 자사의 솔루션 및 전략으로 나누어진다. <그림2>는 영업 정보 양식으로 전체 완결본은 쉬플리 코리아 사이트 (www.shipleywins.co.kr)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②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하라 제안영업은 관계에 의존해서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조직을 체계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이다. 설득의 핵심은 우리의 솔루션을 고객이 채택했을 때 그로부터 고객이 갖게 되는 효용(Benefit)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효용을 계수화해 표현하는 것을 가치제안이라고 한다. 만약 제안영업을 하는 영업대표가 갖춰야 할 단 하나의 스킬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가치제안을 말 할 것이다.
 
가치제안을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방법론을 사용해 가치제안을 실시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③평가자를 분석하고 공략하라 사기업이 고객일 때는 실무자와 함께 의사결정자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기업은 보통 실무자, 매니저, 경영자가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문제는 그들의 이슈와 관심사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실무자의 관점을 경영자의 관점과 혼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실무자들은 본인이 상당한 영향력과 의사결정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경영자는 만나기 어렵지만 의사결정력이 높다. 이 때문에 회사의 경영자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서 어떤 종류의 관심을 가질 것인지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실무자와 함께 경영자의 관심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공공조직이 발주자일 때는 조달청을 경유하는지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비조달 사업의 경우엔 사기업과 유사하지만 평가위원회가 구성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평가위원에 대한 발주처의 영향력(장악력)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발주처가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때도 있지만 투명성이 이슈가 되는 프로젝트의 경우 평가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려고 발주처는 뒤로 물러서기도 한다.
 

조달사업은 발주처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조달사업의 경우에도 발주처가 평가위원 선발이나 모두 발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때가 있다. 발주처가 굳이 불편하게 조달청을 통해 구매를 하는 이유는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많은 공공조직은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영향력 행사를 포기한다. 이런 경우에 해당 발주처는 더 이상 관심을 갖고 분석해야 할 고객이 아니다. 왜냐하면 발주처는 구매프로세스에서 RFP 발행 이외에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달이던 비조달이던 중요한 점은 발주조직의 영향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발주 조직의 영향력이 강할수록 끝까지 영업력을 발휘하고, 그 결과 얻게 된 고객의 핵심 이슈(RFP상의 이슈를 넘어서는 모든 이슈)를 해결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
 
만약 발주처의 영향력이 없는 프로젝트라면 평가위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지 고민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평가위원으로 들어 오는 비전문가에게 전문적인 내용을 어떻게 쉽게 전달할지이다. 평가위원 대부분이 대학 교수나 기술사이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예를 들어 특정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교수가 ‘국립대학의 온라인방송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평가자라고 한다면 그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서 문외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자가 만나본 어떤 제안전략팀장은 이러한 평가위원을 상대로 하는 프레젠테이션은 ‘초등학생 족집게 과외’ 하듯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프로젝트가 무엇이고, 무엇이 이슈이고, 그 이슈를 우리는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쉽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석적 평가자와 통합적 평가자 점수를 모두 얻는 것도 중요하다.
 
평가자 분석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인 오류는 모든 평가자가 분석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쉬플리 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평가자는 자신의 통찰력과 사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비분석적인 판단을 내려 종합점수를 결정한 이후에 항목별 점수를 채워 넣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는 접근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
 
분석적 평가자의 경우는 평가표의 항목별 평가 근거가 매우 중요하다. 항목별로 왜 이 회사가 높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면 분석적 평가자들은 고민 없이 그 회사에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들은 고민해야 한다. 짧은 평가시간에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앞서 언급했던 계량화된 가치 제안이 중요하다.
 
옳지 않은 고객은 버려라
BD 역량이 있는 조직은 다음과 같은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1.제안영업-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제안영업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솔루션 최적화/사업전략-고객의 니즈에 맞추어 솔루션을 최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3.고객과 커뮤니케이션-솔루션이 고객에게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를 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으로 정확히 표현한다.
필자가 영업하는 BD팀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고객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객을 버려야 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우선 고객에게 우리의 솔루션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럴 때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간과 규모가 클수록 양사(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타격을 받는다. 단기적으로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고객에게 우리 솔루션이 맞지 않아 효용이 없다는 점에서 악영향을 준다.
 
고객이 옳지 않은 경우에도 고객을 버려야 한다. 옳지 않은 고객과 일을 계속하려면 옳지 않은 방법으로 해야 한다. 문제는 한번 옳지 않은 방법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극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 불법적인 한번의 커미션으로 당신이 큰 오더를 수주했다고 치자. 그 순간부터 당신과 당신 조직은 결코 밤을 새워가며 제안전략을 고민하고, 제안서를 작성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점점 당신 조직은 제안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잊어갈 것이다. 옳지 않은 고객은 당신 조직을 치명적으로 무능력하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제안영업은 ‘관계를 파는 것(ABS: Alcohol Based Selling. 전문용어 아님)’이 아니라 ‘솔루션을 파는 것 (SBS: Solution Based Selling. 전문용어임)’이다.
  • 김용기 김용기 | - (현) 쉬플리코리아 회장
    - 한국사이버대 겸임교수
    - 현대자동차, 교보증권, SK텔레콤 영업 및 인력 개발 부서 근무
    bryan@shipleywi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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