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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업(Mash-up), 21세기의 연금술

유인오,신동윤 | 58호 (2010년 6월 Issue 1)
 

중세시대의 연금술사들은 납을 금으로 바꾸기 위해, 다시 말해 원소를 다른 원소로 바꾸기 위해 무수한 실험과 이론을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 실제로 납을 금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현대 화학의 기초를 닦는 위업을 달성했다.
 
중세 연금술사의 꿈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실현되기 시작했다. 물론 납을 금으로 만드는 것도, 현자의 돌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두 개의 수소 분자를 하나의 헬륨 분자로 만드는 핵융합에 성공했다. 핵융합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핵융합을 통한 산출물인 헬륨이 아니라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에 있다는 점에서 중세의 연금술과는 다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또 다른 연금술이 시작되고 있다. 21세기의 연금술은 화학이나 물리 같은 전통적인 기술 과학 분야가 아닌 디지털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에 기반한 21세기의 연금술은 바로 ‘매시업(Mash-up)’이다.
 
무한한 가능성 제시하는 매시업
웹 서비스 사이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웹 서비스라는 뜻을 가진 매시업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결합, 혹은 통합이라는 트렌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용어다. 단순히 어떤 서비스가 추가되거나 결합된 것과는 다른 차원의, 다시 말해 서비스가 하나의 유기적인 서비스로 융합함으로써, 기존의 개별적인 특징을 갖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된다는 것이 바로 매시업이다.
 
매시업은 무수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하나로 결합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매시업은 이미 웹 서비스 분야뿐 아니라 기술이나 디자인,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사람들의 삶이 연결된 수많은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등의 디지털 이슈와 만나면서 꽃을 피우고 있다.
 
하나에 다른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계속돼 왔으며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트렌드다. 하지만 매시업은 하나의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통합하는 인티그레이션(Integration), 추가가 아닌 결합을 의미하는 컨버전스와는 차이가 있다. 인티그레이션이 ‘1+1=2’라는 산술적인 계산으로 가능한 결과를 낳았다면, 컨버전스는 ‘1+1=2+α’라는 둘 간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얻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하지만 매시업은 ‘1+1’은 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기존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매시업은 패러다임의 결합
휴대전화를 예로 들어보자. 휴대전화와 카메라의 만남이 인티그레이션에서는 두 가지 기능을 각각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컨버전스에서는 두 기능을 이용해 사진을 찍은 후 이를 전화를 통해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매시업이 되면 화상 통화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매시업 중 많은 부분이 이미 우리 주위에 성큼 다가와 있으며, 이를 통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매시업은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합쳐지면서 기존의 개성이 사라지고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단순히 휴대전화에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거나, 둘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수준을 넘어,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기능으로 합쳐지면서 영상통화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처럼 매시업은 단순한 기능의 결합이나 통합이 아닌 패러다임이 만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끈다. 이것은 마치 핵융합 반응과 같다. 서로 다른 원소가 만나 새로운 원소가 되는 핵융합처럼 서로 다른 무엇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매시업은 디지털 연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매시업 트렌드
매시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매시업을 통해 결합하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만들어내고 있다. 구글 버즈(www.google.com/buzz)는 지메일과 결합된 SNS 서비스로 이전의 구글 토크, 피카사 등의 다른 구글의 커뮤니케이션 툴을 하나로 모았다. 여기에 플리커나 트위터 등 다른 업체의 SNS 서비스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매시업함으로써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만들어냈다. 매시업의 위력은 트위터 등의 SNS에 모바일 등이 결합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매시업을 통해 SNS는 단순한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에서 마케팅 채널, 긴급 구호 통신 수단, 혹은 실시간 미디어로 변용되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분야의 매시업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생산과 소비의 매시업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통합되는 미디어 분야도 매시업의 중요한 사례 중 하나다. 미디어는 서로 결합되면서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해가고 있으며,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인터랙션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가 바로 소비자가 되고 있다. 패션 정보지 엘르의 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엘르 엣진(www.atzine.com)은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기존 매거진 콘텐츠의 구성에서 벗어나 3D와 동영상으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 디지털화한 미디어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인터랙션을 통해 일방적인 정보제공이라는 미디어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이미 e-Book, 블로그, UCC 등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 소비자와 생산자가 매시업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처럼 정보의 디지털화는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벽을 허물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구분을 사라지게 만든다.
 
생산과 소비의 매시업은 친환경 분야에도 적용된다. 자신이 사용할 에너지, 즉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과 같은 기술이 대중화하면서 에너지 소비자와 생산자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에너지 생산, 소비 주체의 매시업은 주로 개인의 만족감과 가치관의 표출을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친환경 바람을 타고 더욱 활성화할 트렌드다.
 
공간과 시간의 매시업
디자인 분야에서 매시업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공간의 매시업은 이미 MIT미디어랩의 윌리엄 미첼 교수가 “20세기의 건축이 사무실, 카페 등 특정 용도를 구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향후 건축은 공간의 다기능화 중심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서로 다른 기능성을 갖는 공간을 하나의 공간에 통합함으로써 사용자의 행동이나 동선을 유도하는 매시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몰링(Malling)이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매시업하는 레트로 디자인, 디지털화하는 아날로그 디자인, 반대로 아날로그화하는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의 매시업이 이뤄지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사용 방식을 통해 디지털 제품을 보다 친근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최신 디지털 기술에 과거의 아이콘을 통합함으로써 히스토리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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