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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그룹 아시아태평양 회장 인터뷰

“아시아國 빠르게 회복한다”

박현진 | 29호 (2009년 3월 Issue 2)
세계적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의 국영화와 세계 최대 보험사인 미국 AIG그룹의 파산 위기로 세계는 2차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 ‘포춘’ 선정 세계 7위인 ING그룹도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완전히 비껴가진 못했다. 지난해 11월 말 선제적 조치를 통해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등의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았다.
 
ING금융그룹 최고위 경영자 중 한 명인 한스 반 더 노르다 ING그룹 아시아태평양 회장이 최근 방한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그를 만나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시각과 한국에 대한 투자 및 ING그룹의 독특한 경영 시스템을 알아봤다.
 
세계 경제를 어떻게 보는가. 경제 위기가 끝나는 데 4, 5년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아시아에 비해 비관적이다. 회복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을 대대적으로 해야 하고, 아시아 및 유럽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유럽은 아시아와 미국의 중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세계 경제가 회복되는 데 4, 5년이 걸릴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미국은 지금도 계속 (경기 회복에 투입될)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
 
보험 산업 측면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고,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고객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이 뜰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보험 산업의 화두는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가 될 것이다.”
 
ING는 유럽계로서 미국 금융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했는데도 이번 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렇다. ING그룹의 리스크 프로파일을 보면 상대적으로 건전하고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주식 시장과 신용 시장은 5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었다. 우리로서도 피해가긴 어려웠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로 느낀 점은 진짜 ‘우리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 살고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AIG가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ING그룹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네덜란드 정부를 통해 100억 유로의 자본 확충을 받았다. 이는 폭풍우가 몰아쳐도 극복할 수 있는 예비 자금이라고 생각한다.”
 
ING그룹은 1997년 한국에 외환위기가 왔을 때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를 한 외국 기업이다. 이번 금융위기로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일 계획은 없는지
“전혀 없다. 최근에도 국민은행이 갖고 있던 ING생명 지분 14.9%(약 3억 달러)를 재인수했으며, 국민은행 지분도 더 늘렸다. 상당히 대규모의 투자이며,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ING그룹의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것이다. 단, 현재는 금융위기 사항이라 당장은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아시아 태평양을 총책임지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시장 전망은
“한국은 ING그룹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다. 인프라도 훌륭하며, 부(富)의 증식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후연금 시장과 퇴직연금 시장에 큰 가능성이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우, ING그룹은 여러 나라에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선진 사례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시장 세그먼트에 주력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부분에 특화하는 것이다. 삼성이 대기업에 주력한다면, 우리는 중소기업이나 외국회사 등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ING그룹이 세계 7위의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임직원 교육과 지식 경영에 남다른 경영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모든 것이 중요하다. 상품 및 인프라도 중요하고, 선진 기법도 보유하고 있다. 상품 개발의 경우,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상품인 ‘ING 다이렉트’를 만들어 경쟁자가 전무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영업 채널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하다. 퇴직연금 시장과 관련해서는 고객사들과 정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애프터서비스(AS)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우리 강점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재다. ING그룹은 독특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인재 풀을 세계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다른 나라와 영역에서의 장점을 흡수하기를 권장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지식 체계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에서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앞서 핵심 인력 15명을 미국에 파견, 미국의 앞선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게 했던 점을 들 수 있다.


ING
그룹이 인재 양성과 관련해 관심을 갖는 대목은 국제적인 감각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이와 관련해 채용 시에도 출신 대학이나 전공, 학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심리 검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관리 능력 및 적성을 다각도로 파악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서 영어 실력을 중시하며, 대학 때 학점이 높은 사람보다는 학생회 활동이나 세계 여행 등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겸비한 인재를 선호한다. 한국에서의 ING생명 시장점유율이 1997년 21위에서 4위로 급성장한 것은 재정컨설턴트(FC)에게 제공하는 차별화된 교육 덕분이다.”
 
어떤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있는가
“우선 2006년 9월부터 시행된 ‘ING International Graduate Program (IIGP)’이 있다. 입사한 지 2년 미만의 신입사원 중 뛰어난 성과와 가능성을 보이는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으로, 모두 4년간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1년차는 3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3년차는 홍콩 지역 본부에서, 4년차는 다시 네덜란드에서 합숙을 하며 교육을 받는다. 매년 전 세계 ING그룹 계열사에서 모인 200명의 젊은 인재들이 참가하는데, 여기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으로 여긴다. ING그룹의 전략, 비즈니스 원리, 문화 등을 교육해 향후 글로벌 관리자로 성장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다음으로 ‘ING Trainee Program (ITP)’은 직원의 자발적인 지원을 받아 선발하며, 5단계의 엄격한 전형을 통과한 소수의 인원만이 참여하게 된다. 첫 2년 동안 영업, 마케팅, 운영,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순환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나머지 3년 동안에는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부여한다. 앞서 언급한 IIGP가 제너럴리스트를 키우는 프로그램이라면, ITP는 각 분야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잠재력 있는 젊은 직원을 뽑아 2년간 다른 지역에서 순환 근무를 하게 함으로써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Regional Talent Develop-ment Program(RTDP)’이 있다. 매년 5차례에 걸친 선발 과정을 통과한 10∼15명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투입돼 훈련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상품 트렌드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보험업법 개정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금융 환경 변화로 많은 사업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많은 고객들이 더욱 더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상품에 많이 실망했기 때문에 좀더 보수적인 접근을 할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고객의 니즈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금 투자를 한다고 하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조언을 해야 할 것이다.
 
보험업법 개정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으로 한국의 금융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새로운 기회도 생겨날 것으로 본다. 타 금융기관을 통한 판매가 늘어나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 우리가 투자한 KB금융지주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 ING 상품을 국민은행 망을 통해 판매하거나, 국민은행 상품을 ING네트워크를 통해 팔 수 있다. 양사에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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