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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영역 온라인 리뷰는 신뢰도가 생명

안지선 | 390호 (2024년 4월 Issue 1)
Chen, Y., & Lee, S. (2024). User-generated physician ratings and their effects on patients’ physician choices: Evidence from Yelp. Journal of Marketing, 88(1), 77-9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인터넷 플랫폼과 모바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소비자와 기업 간의 교류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활발해졌고, 깊이 또한 심화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선 다양한 소비자와 위치의 제약 없이 소통하고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힘도 커졌다. 이제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전파할 수 있다. 수동적으로 기업이 보내는 메시지를 수용하기만 하던 과거와 달리 콘텐츠를 만들고, 코멘트를 하고, 다른 소비자와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입소문에 의존해야 했던 의료서비스 관련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 정보의 양 역시 급증하고 있다. 병원 이용 후기와 같은 온라인 리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리뷰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의료서비스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생성되는 온라인 리뷰(e-word of mouth)가 불확실하거나 유용하지 않다고 우려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가 리뷰를 보고 서비스제공자를 선택하고 서비스 품질을 예측한다. 인터넷상의 평가(평점, 리뷰)가 소비자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75% 이상이 새로운 서비스 제공자를 찾을 때 온라인 리뷰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와 워싱턴대 연구진은 온라인 평점이 의료서비스 품질의 평가와 이용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리뷰사이트 옐프(Yelp)와 의료보험회사 메디케어(Medicare)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총 3만6000명의 의료진 데이터를 확보하고 온라인 평점과 비교했다.

그 결과 평점이 높은 의료진일수록 교육 수준, 졸업한 학교의 등급, 인증 등급, 전문 자격증 등에 대한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평가가 높은 의료진은 치료 후에도 재입원율과 재발률 등의 지표에서 더 높은 실적을 보이면서 더 만족스러운 예후를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의 평점은 의료서비스의 품질과 큰 연관성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는 평점이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실제 옐프의 평점이 소비자가 의료진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봤다. 리뷰의 수, 소비자의 수와 흐름, 의료진의 이익 등을 살펴봤다. 그 결과 평점이 1개 증가할 때 의료진의 수입과 환자의 볼륨은 각각 1.9%, 1.2%씩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덧붙여 온라인 리뷰 텍스트를 머신러닝(machine-learning)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대기시간이나 의료진 매너, 편의시설 등 부가 서비스 품질을 언급하는 내용보다 진단 및 처방 방법, 결과 등 주요 의료서비스에 대한 언급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소비자가 생성하는 콘텐츠는 급격히 성장 중이고 온라인 리뷰가 여러 서비스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신뢰성과 효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본 연구는 이런 상황에서 정보 비대칭이 심했던 의료 영역에서 리뷰가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를 실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온라인 평점은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 품질과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 리뷰는 소비자로 하여금 더 나은 의료서비스 품질의 제공자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의료서비스 제공자는 이런 평점이나 리뷰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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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안점을 둘 부분은 공공 의료서비스다. 민간 의료서비스가 공공 의료서비스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 의료는 온라인 리뷰를 통해 품질을 개선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을 통해 온라인상의 브랜드 평판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부가서비스 품질보다 주요 서비스 경험이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만큼 의료서비스 제공자는 부가적인 영역에 앞서 본질적인 의료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온라인 리뷰 플랫폼 제공자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거짓된 리뷰 역시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리뷰의 품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리뷰어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리뷰어의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해 거짓 리뷰를 걸러내고, 이런 글이 탐지되면 임시로 블라인드 처리를 한 후 추가 검토를 하는 배달의민족이 도입한 것과 같은 시스템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이런 시스템이 의료서비스 커뮤니티, 플랫폼에도 적용되면 허위 리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서비스 제공자의 예기치 않은 손실도 줄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소비자가 대형 포털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의료서비스 전용 리뷰 플랫폼을 만들고 평가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는 것도 의료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와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대화하기 쉽게 플랫폼을 디자인해 의료서비스와 관련한 부족한 정보 문제를 해소해줘야 한다.

정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허위 리뷰, 리뷰 조작 등을 단속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서비스가 소비자의 삶에 차지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잘못된 정보는 다른 서비스보다 훨씬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동시에 온라인 리뷰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를 배려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의료서비스 이용자의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해봤을 때 사용자의 성격에 맞춘 플랫폼 디자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병원평가통합포털 등의 공공기관에서 의료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안지선 | 한양대 경영학부 조교수

    필자는 미국 휴스턴대에서 글로벌 리테일링으로 석사학위를, 호스피탈리티 매니지먼트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다양한 서비스 환경 내에서의 소비자 행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jsah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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