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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모국어와 외국어, 어떤 경우에 거짓말을 더 할까

이승윤 | 372호 (2023년 07월 Issue 1)
Based on “Language and Consumer Dishonesty:A Self-Diagnosticity Theory”(2021) by Gai, P. J., Puntonim S.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8(2), 333-35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한다. 가까운 예로 물건을 구매할 때 크건 작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옷을 입고 외출한 후 입지 않았다고 교환을 요구하거나 해외여행 중 구매한 명품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는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의 거짓말은 때론 국경과 언어도 초월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해외 직구나 제2 외국어로 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해외에서 개발된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최근 타국 고객들의 정보 신뢰성 여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소비자 사용 언어(모국어 VS. 비모국어)가 소비자들의 정직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국어를 사용할 때와 제2 외국어를 사용할 때 소비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하는 경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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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에라스무스대와 베이징대의 공동 연구팀은 소비자의 외국어 사용이 비정직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소비자의 비정직성이 자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자아 개념(Self-Concept)’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연구에 임했다. 예를 들어, 스스로 도덕적이라고 믿는 자아 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자체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능한 거짓말을 피하려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자아 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더 나은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상대적으로 덜 정직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거짓말을 했을 때 느끼는 양심의 가책보다는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자아 개념을 지켜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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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조사를 통해 연구자들은 상대적으로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우리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자아 개념과 연결성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자아 개념은 우리가 모국어를 사용하며 다양한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할 때 주로 정립된다. 하지만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그들의 행위와 자아 개념을 연결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가 외국어를 사용할 때 상대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위한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설을 증명한다.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그들이 영어권 나라에 여행을 가서 그곳에 있는 박물관을 방문하게 되는 실험 시나리오를 읽었다. 이 시나리오 안에서 참가자들은 여행을 간 나라에 살고 있는 친구가 가진 박물관 카드를 사용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실제 박물관은 카드 소유자의 개인 신상 정보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런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친구의 카드(가짜 신분증)를 사용할 의사가 얼마나 있는지 답해야 한다. 참가자는 모국어로 대답하는 조건과 외국어인 영어로 대답하는 조건에 노출된다.

실험 결과, 모국어를 사용했을 때보다 제2 외국어로 답변했을 때 참가자들이 친구의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연구자들의 가설처럼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모국어보다 외국어를 사용할 때 자신의 이득을 위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른 다양한 조건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발견했다. 또한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일지라도 거짓말이 자아 개념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면 외국어가 거짓말을 유발하는 효과가 사라졌다. 또 연구팀은 거짓말의 유형 또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모든 거짓말이 다 이기적인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때로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이타적인 이유로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을 하기도 한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건 자신의 이득과 전혀 관계가 없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는 자아 개념과 더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모국어를 사용할 때 이런 선의의 거짓말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거짓말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타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의의 거짓말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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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는 거짓말과 같은 소비자의 비정직성이 그들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상황인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연구들은 대부분 거짓말을 했을 때 얻을 이득과 해당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 발생할 비용 관점인 거래 교환(Benefit & Cost Tradeoff) 이론들을 사용해 정직성을 설명해왔다. 하지만 본 연구는 소비자의 비정직성이 소비자 스스로가 내재적으로 어떤 자기 정체성과 자아 개념을 가지는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런 내재적인 자기 정체성이 주로 모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외국어보다 모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다시 말해, 외국어를 사용하는 행위가 해당 소비자가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 정체성과 거리를 두게 한다는 뜻이다. 결국,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덜 생각해 상대적으로 비정직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의 거짓말은 자칫 기업들에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소비자의 거짓 정보는 기업 경영자들이 전략을 세울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도록 만들고 다른 소비자들을 오도할 수도 있다. 일례로, 해외 호텔 관련 리뷰에 대부분이 거짓 정보라면 이 리뷰를 믿고 호텔을 예약한 많은 소비자가 해당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들이 남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대, 이 연구는 ‘모국어의 솔직함’을 일깨워준다. 즉,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번역 등의 절차가 다소 번거롭더라도 모국어로 피드백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이득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 이승윤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 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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