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인플루언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첫발은 꼭 맞는 파트너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인플루언서를 찾을 때 고려해야 할 기준은 크게 두 가지, 양적인 ‘도달(reach)’과 질적인 ‘임팩트(impact)’다. 콘텐츠의 도달 범위를 넓히려면 당연히 팔로워 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임팩트를 높이려면 인플루언서의 전문성, 진정성, 친밀감 등 질적 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충족한 디지털 인플루언서들은 전통 셀럽보다도 기업들에 의미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전통 셀럽이 협찬 및 상업 콘텐츠를 올리면 팔로워들의 구매 의향이 떨어지지만 끈끈한 유대와 공감대를 형성한 인플루언서가 올리면 팔로워들도 기꺼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파트너를 기업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하려면 1) 인플루언서가 게시물을 올리는 타이밍은 언제인지 2) 전달하려는 콘텐츠가 감성을 자극하는지 3) 팔로워들의 네트워크 구조는 어떤지 등을 고려해 나노, 마이크로, 매크로, 메가 인플루언서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믹스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기성 대중 매체가 여론을 지배하던 시대에는 PR의 중심이 기자와의 관계 관리에 있었다. 효율적으로 여론에 영향을 미칠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여론은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서만 형성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론 형성의 키는 어디로 향할까?
소셜미디어 시대의 여론 주도자
커뮤니케이션 효과 이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2단계 유통 가설’이다. 신문 방송 등 언론 매체가 보도하면 적극적인 뉴스 소비자인 오피니언 리더가 이를 수집하고 선별하고 해석해 대중에게 전달함으로써 여론이 전파된다는 주장이다. 1948년 폴 라자스펠드 등이 선거 캠페인 연구에서 이 가설을 처음 제기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강한 물음표가 제기됐다. 정부 발표는 기자를 통하지 않고도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대중 역시 직접 정보를 찾아보고 이해하고 해석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0년 발간된 논문 한 편11Walter, S., & Brüggemann, M. (2020). Opportunity makes opinion leaders: analyzing the role of first-hand information in opinion leadership in social media networks. Information, Communication & Society, 23(2), 267-287.
닫기은 흥미로운 시사점을 준다. 이 논문은 2015년 파리협약 참석자들의 트위터 데이터를 수집해 누가 여론 확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던 파리협약에는 각국 정상들을 포함한 공식 정부 대표단 이외에도 다양한 관계자가 3만여 명가량 참석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GPS 기능과 해시태그를 활용해 정치인, 과학자, 기업 관계자, 언론사 기자, 시민운동가 등 5개 주요 섹터의 참석자가 트윗으로 날린 관련 정보가 얼마나 확산됐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트위터상의 여론 주도자는 기자가 아니라 정치인이었다. 정치인 트윗의 리트윗 숫자는 기자의 3배였다. 정보 확산 네트워크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역할을 했는가를 보는 다양한 지표에서도 정치인이 기자를 압도했다. 시민단체와 과학자도 정치인 못지않게 많은 트윗을 날렸지만 리트윗 숫자는 정치인의 4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팔로워 숫자도, 트윗을 퍼뜨리는 유저의 숫자도 정치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