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단순히 가성비로 승부하는 IT 제조사가 아니라 성공한 액셀러레이터이자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 즉 투자 회사이기도 하다. 샤오미는 2016년 경쟁사들의 출현과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성장이 정체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샤오미식 생태계 장악 전략’을 수립했다.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투자한 뒤 해당 기업을 샤오미의 밸류체인에 태워 자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대박이 나도록 키워냈다. 샤오미의 구매력과 소셜마케팅 역량 등을 총동원하고 글로벌 유통망과 애프터서비스망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투자 수익을 거둔 것이다. 스타트업을 회사 안에서 키워 밖으로 내보내는 Inside-out 전략과 달리 밖에서 찾은 뒤 안에서 키우는 이 같은 Outside-in 전략은 이제 샤오미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샤오미를 단순히 ‘가성비’ 뛰어난 IT 제조사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가 이미 성공한 투자 회사기도 하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듯하다. 실제로 이 회사는 기업 가치 1조 원에서 10조 원을 넘어서는 유니콘과 데카콘 기업들을 10여 개나 보유하고 차세대 후보군을 무려 300여 개나 들고 있는 대단한 액셀러레이터이자 CVC(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샤오미가 이제는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나아가 대박 기업으로 키워내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가 어떻게 투자의 명가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초는 회사의 사업 전략이 진화해 온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김도웅
- 네모파트너스 마케팅 부문 대표
- (전) P&G마케팅/ Monitor Company 마케팅전략 컨설팅 담당
- (전) HP Asia Pacific Stratey Director, 삼성전자 Global Content Service 기획그룹장, 유한킴벌리 전략기획본부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