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es

디지털 시대에도 매장 입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339호 (2022년 02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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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Location effects: Geo-spatial and socio-demographic determinants of sales dynamics in brick-and-mortar retail stores” (2022) by Formánek, Tomáš and Ondřej Sokol in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66, 10290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장사와 관련해 흔히 쓰는 표현 중 ‘목이 좋다’는 말이 있다. 사전에 따르면 ‘목’은 ‘자리가 좋아 장사가 잘되는 곳이나 길 따위’를 말한다. 이 용어는 고려 성종 시절에 설치된 12목(牧)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입지에 대한 관심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소상공인 창업, 그중에서도 외식업에서 입지는 음식의 맛보다 중요하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해외에서도 입지 선정은 중요하게 인식된다. 1958년 「The selection of Retail Location」이라는 책을 낸 리처드 넬슨은 그의 책에서 입지 선정의 8가지 원칙을 정리했는데 상권의 잠재력, 접근 가능성, 성장 가능성, 장애 요인, 누적적 흡인력, 양립성, 경쟁 회피, 입지의 경제성 등을 포함했다. 그만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B2C 비즈니스에서 매장의 위치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체코 프라하대 연구팀은 매장의 지형 공간(Geo-spatial) 및 사회 인구학적(Socio-demographic) 특징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기업이 제공한 매출 데이터와 오픈 소스를 통해서 수집된 다양한 지리 정보를 분석해 입지가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상품 분류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했다. 계량경제학의 모델링과 군집 분석 기법이 사용됐으며 체코에 위치한 479곳의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체인점과 58종의 제품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상품을 분석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입지 요인에 따라 판매되는 상품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입지 요인을 꼽았다.

1. 사회 인구통계학적 요인 : 인구 집중도, 연령별/성별/교육 수준/소득 수준/주택 종류/주택 가격 등이다.
2. 경쟁 : 경쟁자의 존재 여부는 가격 정책과 이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하다.
3. 매장 자체 : 매장의 크기를 비롯해 인테리어, 분위기, 판매되는 제품의 종류와 수량, 주차장 유무 등이다.
4. 위치 : 고객 접근성, 유동 인구 밀집도는 물론 관공서, 병원, 대학교, 공원 등과의 인접성 등이다.

위 요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구팀은 10개의 설명 변수를 만들고 58개의 상품을 유사성에 근거해 6개의 분류로 나누었다.

먼저 인구통계학적 요인 중에서 인구 집중도를 살펴봤다. 인구 집중도가 증가하면 화장품의 판매는 늘어나는 반면 유아용품과 세제 제품의 판매는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인구 집중도 1% 증가 시 데오드란트와 립밤의 매출은 0.06∼0.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데 반해 주방 세제의 판매는 0.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방 세제는 전형적으로 ‘무거운’ 제품으로 주로 도시 외곽 지역에서 판매되고 액세서리, 립밤, 데오드란트같이 ‘가벼운’ 제품들은 시내 중심지 매장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소득 변수의 경우 중위 소득이 높은 곳에서 위생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는 늘어나지만 화장품 소비는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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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소매점이 상시적인 경쟁 환경에 놓인 탓인지 경쟁 매장이 가두점으로 존재할 때는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쟁 매장이 쇼핑몰에 입점돼 있을 경우는 매우 위협적인 차이를 보였다. 쇼핑몰 안에 위치한 매장은 가두점이나 일반 상가와 같은 기타 형태의 매장에 비해 모든 제품군에서 80% 이상 높은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휴지와 주방 세제는 2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냈다.

매장 자체 요인 중에서는 매장의 크기에 대해 분석했는데 매장 면적은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낳았다. 즉, 매장이 클수록 제품의 판매율도 높았다. 그중에서도 유아용품과 화장품에 대한 소비가 높은 회귀값을 보였다. 화장품 중에서도 머리 스타일 관리를 위한 헤어 액세서리 제품이 매장의 크기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는데 대형 매장에서는 소형 매장보다 훨씬 다양한 헤어 관련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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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요인으로는 근접성과 주변부(Periphery) 위치 여부, 인접한 우체국 및 약국, 식당의 수 등을 이용했다. 연구 결과, 여타 요인들에 비해 위치 요인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품 전체적으로 보면 세탁용 세제와 화장실에서 사용되는 소모품(휴지, 면도날, 액상 세제) 등은 입지 요인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손톱, 눈썹, 입술, 눈 피부를 꾸미기 위한 화장품 제품은 입지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코로나 시대 온라인 시장의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선 국내 유통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 입지의 중요성을 다룬 본 연구가 큰 의미가 있을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연구자들이 스스로 밝혔듯 다수의 대체 변수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정확성 문제, 비교적 한정된 품목을 취급하는 소매점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대중교통의 빈도나 고지대, 저지대 여부 등이 누락된 것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보스톤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적어도 아직은 오프라인이 우위에 있는 영역이 적지 않다. 제품의 물성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 제품 탐색 과정에서의 몰입도, 직원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신뢰감 높은 조언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쇼핑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소들이다. 음식점에서의 식사와 배달 음식이 같을 수 없고, 입어본 옷과 모니터로만 본 옷이 주는 고객 경험은 천양지차다. 오프라인 매장이 주는 즐거움과 몰입감을 온라인이 주기는 어려우며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영업 직원의 조언은 온라인상의 부정확한 댓글들과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오프라인은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신기술을 이용해 상권과 입지를 분석하려는 노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카드 데이터와 통신 데이터를 GIS 정보와 결합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매출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현상이다.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라는 말처럼 인간은 돌아다녀야만 온전한 인간이 된다. 그리고 호모 비아토르의 목적지 중 하나는 결국 오프라인 매장일 터이다.


김진환 가천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verhoyansky@gachon.ac.kr
김진환 겸임교수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외국계 대기업과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서 13년 이상 영업과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영업사원 40명을 인터뷰해 『팔자생존』이라는 책을 펴냈으며 세일즈 혁신과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연구 중이다. 현재는 가천대 경영대학원에서 세일즈 혁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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