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2. 팬데믹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관광산업

대안 목적지 찾고, ESG 브랜드 만들고
‘지속가능한 여행’이 포스트 코로나 화두

332호 (2021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 GDP의 3∼4%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항공사, 호텔들은 이번 침체기를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들은 대안 목적지를 장려해 환경보호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항공사들은 화석 연료 퇴출 등 탄소배출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호텔 업계는 아예 지속가능한 호텔 브랜드를 새로 출시하며 ESG 관점의 경영 전략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고객의 여행 경험에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는 여행 업계의 핵심 미래 전략이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여행 트렌드

전 세계 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 1 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최대 3조3000억 달러(약 3915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2 이는 글로벌 GDP의 3∼4%에 달하는 규모다. 유럽의 관광산업 매출도 2019년 2129억 달러에서 2020년 1240억 달러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관광산업의 위기는 항공, 숙박은 물론 외식, 레저, 쇼핑 등의 위기로도 연결돼 서비스업 전반에 타격을 입혔다.

043


최근 주요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코로나19 속 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하면서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올 7월 국경을 넘은 글로벌 관광객은 약 5400만 명이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7월)보다 67% 감소한 수준이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림 1)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한진관광 등 주요 여행사는 1년 6개월 만에 유럽 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했고 ‘트래블버블(Travel Bubble, 여행 안전 권역)’ 3 협약을 맺은 사이판의 여행 상품은 올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다.

코로나 팬데믹은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부킹닷컴이 올해 전 세계 30개국 약 3만 명의 여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지속가능한 여행 리포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가 코로나19로 여행이 중단되는 사태를 경험하면서 지속가능한 여행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한국 응답자는 77%). 또 3분의 2 이상(전체 68%, 한국 64%)이 여행 중 소비하는 금액이 지역사회에 환원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와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해 여행지를 선택할 생각이라는 응답도 43%로 집계됐다(한국은 33%).

전 세계 여행자들의 지속가능한 여행 추구는 여행을 경험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킹닷컴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향후 최소 한 번 이상 친환경 숙소에 머물겠다고 한 응답 비율이 81%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84%는 여행지에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익스피디아의 2021년 2분기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조사 대상자의 60%가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

위기는 곧 기회인 법. 코로나 팬데믹은 지속가능성을 관광산업에 이식하는 트리거 역할을 했다. 팬데믹 기간 내내 한산함에 괴로웠던 관광업계는 오히려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해 초부터 올 9월까지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lobal Sustainable Tourism Council, 이하 GSTC)에 새로 가입한 국가 및 지역은 미국 애리조나, 그리스, 스위스, 포르투갈, 핀란드, 스웨덴, 스페인, 슬로베니아, 일본 등 총 82곳으로 전체 회원국 및 지역의 47%에 이른다.4 관광산업을 구성하는 글로벌 주요 기업도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여행 플랫폼, 교통 항공, 호텔 숙박 등의 글로벌 기업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살펴보자.

① 여행 플랫폼
친환경 여행지, 숙소, 교통편 장려 캠페인 벌여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여행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숙소 예약 및 여행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익스피디아는 프랑스 관광개발청과 지속가능한 여행을 홍보하는 ‘I Rediscovered France(나는 프랑스를 재발견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익스피디아는 프랑스 관광개발청 공식 홈페이지와 자사 웹사이트의 ‘저렴한 항공권’ 페이지를 연결해 프랑스 남부 마을 프로방스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프로방스 지역의 비수기 호텔 점유율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여행 방법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유도한다. 이 캠페인을 통해 5만 건 이상의 예약이 이뤄졌고, 숙박 고객도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로방스 검색량도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따라서 이 캠페인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확산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044


또한 익스피디아는 국제기구 및 비영리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있다.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유네스코와 지속가능한 관광 및 유산 보존을 위한 글로벌 협약(UNESCO Sustainable Tourism Pledge)에 서명했다. 그리고 협약 실천의 일환으로 태국 관광청(TAT)과 함께 지역사회를 보존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익스피디아를 시작으로 JW메리어트, 아난타라(ANANTARA) 호텔&리조트 등 현재까지 615곳의 기업 및 기관이 매년 ‘여행지의 문화 및 지역사회 지원’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등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노력의 결과를 수치화한 자료 등을 유네스코에 제출하고 있다.

부킹닷컴은 2017년부터 지속가능한 여행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부킹 부스터(Booking booste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해 10곳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총 200만 유로(약 25억 원)를 지원한다. 선정 기준은 로컬 문화를 보존하거나(Preserve & Promote Local Culture), 자연을 보존(Conserve Natural Resources), 분산된 관광을 돕거나(Help Disperse Tourism), 포용적 성장을 돕는(Inclusive Growth)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스타트업에 상금 외에도 해당 임팩트를 확장할 수 있는 교육 및 네트워크도 지원한다.

대표적인 수상 스타트업들은 다음과 같다. ‘사사네 시스터후드 트레킹 앤드 트래블(SASANE Sisterhood Trekking and Travel)’은 인신매매 피해 생존자를 채용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및 야생 탐험의 가이드로 활동하게 한다. 수익은 인신매매 생존자의 사회 재통합을 돕는 비영리단체에 기부한다. ‘글로벌 히말리얀 엑스퍼디션(Global Himalayan Expedition, GHE)’은 여행자가 인도 산악 마을에서 탐험대가 돼 자연을 탐사하고 각 가구에 태양광 패널과 전구를 설치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131개 마을의 6만여 주민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콜롬비아의 ‘임펄스 트래블(IMPULSE Travel)’은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투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지 여성이 가르치는 전통 직조 워크숍, 지역 전통 음악 체험 프로그램, 현지인과 함께하는 낚시, 콜롬비아 역사와 함께하는 래프팅 등 다양한 현지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개 지역 커뮤니티와 협력해 여행 상품을 만드는데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창출된 소득이 약 5만6648달러(한화 약 6680만 원)다.5

045


2010년 설립된 ‘투어레이더(tourradar)’는 온라인으로 투어 서비스를 예약하는 서비스를 론칭한 최초의 기업이다. 200곳이 넘는 국가에서 2500개 이상의 여행사와 협력해 4만 개 이상의 투어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올 6월 비행, 교통, 숙박 등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계산할 수 있는 플랫폼6 을 론칭했다. 여행자는 이 플랫폼에서 지속가능한 투어 상품도 검색할 수 있고, 여행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배출량에 해당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기후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다.

046_1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여행 관리 솔루션 기업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글로벌 비즈니스 트래블(American Express Global Business Travel, 이하 GBT)은 2020년 6월 지속가능성에 기반한 숙소 및 항공 상품 등을 예약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온라인 예약 및 기업 출장 경비 관리 도구인 네오(Neo™)는 지속가능성을 충족하는 호텔 상품을 녹색 배지로 표시해 지속가능한 숙박 옵션을 찾는 여행자를 돕는다. 철도, 항공 등 다양한 교통 옵션의 경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함께 확인할 수도 있다. 2020년 네오는 독일여행협회(Deutscher Reiseverband)로부터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비전을 인정받아 에코트로피아(EcoTrophea)상을 수상했다.

② 교통, 항공
화석 연료 및 노후 항공기 퇴출

교통, 항공은 관광산업 중 환경에 가장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관광산업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2%가 교통수단에서 나올 정도다.7 숙박 시설은 24%, 지역 활동은 4%의 비중에 그친다. 특히 항공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심각하다. 국내선 비행기(이코노미석 기준)를 타면 1㎞당 254g의 지구온난화 물질(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을 배출하게 되는데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자동차는 171g, 버스는 104g을 배출한다. (그림 2) ) 8 비즈니스 클래스는 이코노미석 대비 3배, 퍼스트 클래스는 4배 더 많은 지구온난화 물질을 배출한다.

046_2


영국 기후 단체 카본브리프(Carbon Brief)에 따르면 2018년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은 8억95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는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4%에 해당한다. 항공 산업을 국가로 간주하면 세계에서 6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어떻게 탄소배출량을 줄여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의 델타항공은 2020년부터 ‘Flight to Net Zero’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항공사가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공식화했다.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9 를 사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배출한 탄소배출량은 탄소 상쇄(Carbon offset) 10 로 감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목표하에 지난해 델타항공은 200개 이상의 노후 항공기를 마일당 연료 효율이 25% 높은 항공기로 교체해 2019년 대비 연료 효율성을 5.7% 올렸다. SAF는 기존 석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데 2030년 말까지 화석 연료의 10%를 SAF로 교체하는 것이 델타항공의 목표다. 지난해 10월에는 재생 연료 회사인 에이메티스(Aemetis)와 10년간 2억5000만 갤런(약 1조2000억 원)의 SAF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047


디지털 시스템으로 항공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주요 전략이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지난해 기상 조건에 따라 비행 고도와 속도를 최적화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를 주력 항공기의 85%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약 2만6000t의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었다. 또한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비행 전과 후에 발생하는 연료 소비 11 를 감소하는 방안도 실행하고 있다. 기내 보조 동력 장치(APUs)가 아닌 지상 터미널에서 항공기 온도 및 기내 조명 등을 조정해 연료를 절약하고 비행기를 게이트나 격납고로 이동시킬 때 하나의 엔진만 사용하는데 이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20∼40% 감축했다. 12

독일의 루프트한자그룹은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루프트한자가 2019년 론칭한 탄소 상쇄 플랫폼 13 에서 고객은 자신이 차액을 지불해 항공 연료를 SAF로 대체하거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지속가능한 연료에 지불한 금액이 160만 유로(약 22억 원)에 이르며, 이를 통해 약 3400t의 탄소배출이 감축됐다.

루프트한자는 항공 외 다양한 교통수단(철도, 도로)과 함께 복합 운송 서비스를 설계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독일의 철도 사업자 도이치반(Deutsche Bahn)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프랑크푸르트공항과 독일 내 22개 도시를 잇는 비(非)항공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③ 호텔 및 숙박
에너지 절감형 건축, 쓰레기 줄이는 운영

코로나 팬데믹은 호텔 산업에 큰 타격을 가했다. 글로벌 상위 50위 호텔의 브랜드 가치가 2020년 702억 달러(약 83조 원)에서 2021년 474억 달러로 약 33%가량 감소했다. 14 이에 글로벌 호텔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재편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힐튼은 ‘목적이 있는 여행(Travel with purpose)’이라는 이름으로 책임 있는 여행 및 관광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에 대한 투자를 두 배가량 늘려 자사가 배출하는 환경 발자국 15 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얏트는 올 7월 자사의 ESG 플랫폼 ‘월드 오브 케어(World of Care)’를 론칭하며 사회•환경적 목표와 데이터를 공개했다. 메리어트호텔도 2021년 9월 넷제로(Net Zero) 전략을 발표하며 주요 활동 및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16 일회용 어메니티를 다회용 대용량 제품으로 교체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내부 음식물 쓰레기 감소 교육 및 캠페인을 전개하며 호텔 공급 업체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가이드를 출시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요 글로벌 호텔들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키워드로 하는 브랜드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다. 힐튼은 지난해 10월 유럽의 외딴곳인 페로제도의 페로섬(Faroe Islands)에 호텔을 오픈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이 섬의 지역발전소 폐열을 전환해 호텔 난방에 사용하며 건물 지붕을 식물로 덮어 고효율의 단열 효과를 냈다. 또 모든 객실에 절수형 샤워기 및 모션 센서를 설치했다. 호텔 내 레스토랑은 현지 공급 업체에서 고기, 생선, 야채 등을 조달해 제철 요리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지속가능한 노력을 기울이는 힐튼 계열 호텔은 다수에 이른다. 콘래드 워싱턴 DC는 빗물 관개 시스템을 적용했고 태양열 오븐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로마 카발리에리호텔과 어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은 수영장 물 소비를 최적화하고, 지역 양조장에서 제조된 술을 호텔로 납품받는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힐튼 런던 뱅크사이드는 세계 최초로 완전 비건 스위트룸을 선보이고 옥상 테라스 정원에서 생태학적 관점의 양봉으로 수확한 꿀을 조식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17

프랑스에 본사를 둔 대규모 호텔 체인 아코르(Accor)는 2019년 말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본(Beaune)에 ‘그리트(Greet)호텔’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이 호텔은 지역의 중고 물품을 호텔에 들이고 지역 농산물을 납품받는 등 투숙객들이 지역 감성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그리트호텔은 프랑스 렌(Rennes), 마르세유(Marseille), 리옹(Lyon),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 등 총 8개 지점이 오픈됐는데 아코르는 2030년까지 이 호텔 브랜드를 3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1968년 설립된 글로벌 럭셔리 부티크 호텔인 프리퍼드호텔그룹(Preferred Hotel Group)도 올 4월 지속가능한 친환경 호텔 브랜드 ‘비욘드그린(Beyond Green)’을 론칭했다. 호텔이 비욘드그린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2년마다 지속가능한 관광 표준과 UN SDGs에 부합하는 50개 이상의 지표를 기반으로 현장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2022년 노르웨이 북쪽 스바르티센(Svartisen)에는 세계 최초의 에너지 포지티브(positive) 호텔인 스바르트(Svart)호텔이 오픈할 예정이다. 이 호텔은 건축공학적 설계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태양광과 수력 등 재생 에너지를 건물 운영에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한편 일회용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 등 폐기물 관리는 호텔 업계의 주요 ESG 이슈 중 하나다. 실제 미국에서만 음식물 쓰레기의 40%가량이 호텔 및 레스토랑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호텔들은 관련 국제기구나 비영리단체와 협업하는 추세다. 올 9월 세계자연기금(WWF)과 글로벌 지속가능성 컨설팅 그룹 그린뷰(Greenview)는 호텔 폐기물의 측정 방법론을 공개했다. 이는 힐튼, 하얏트, 메리어트, 아코르 등 주요 호텔 브랜드와 공동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호텔 폐기물 관리 방안을 도출한 것으로 호텔 산업의 표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호텔 탄소 측정 이니셔티브(Hotel Carbon Measurement Initiative, HCMI), 호텔 물 측정 이니셔티브(Hotel Water Measurement Initiative) 등과 함께 호텔 폐기물 관리의 표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DBR mini box
카인드트래블러의 지속가능 여행 상품

2016년 미국에서 설립된 카인드트래블러(Kind Traveler)는 여행자가 10달러를 기부하면 타 여행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호텔 상품 등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자는 자신의 관심 분야(야생동물, 인권, 어린이, 음악, 재난 회복, 교육, 건강 등)를 설정해 여행지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카인드트래블러는 또한 여행자가 지역사회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인식 개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홈페이지 스토리(Stories) 코너를 클릭하면 ‘생태 여행을 위한 10권의 책임 의식 있는 책’ 등의 콘텐츠를 읽을 수 있다.

카인드트래블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여행자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금까지 26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 기부됐으며 학대받는 동물 25마리를 구출해 750일 동안 돌봤다. 또 저소득층 및 노숙인 1000명에게 예방접종을 지원했다.

049

적극적 커뮤니케이션도 필수불가결

관광산업과 관련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ESG 이슈를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 및 강점과 연계해 우선적으로 대응하며 고객에게 지속가능한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여행 플랫폼은 정부,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여행의 저변을 확대하며, 항공사는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감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호텔 기업들은 건물 설계부터 음식까지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한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업계가 공동으로 폐기물을 관리하고 감축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한편 팬데믹을 거치며 ESG 관점의 경영 전략이 강조되면서 ESG 커뮤니케이션 또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과 투자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질 것이고, 기업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톱3 여행사(익스피디아, 부킹닷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GBT)는 기업이 주목해야 할 ESG 이슈에 ‘지속가능한 여행’을 포함시키고 ESG 리포트를 발간하며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있다. 임원진이 직접 소통 현장에 나서기도 한다. 올 7월 익스피디아 홈페이지에는 미디어솔루션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인 제니퍼 안드레가 ‘산업 재건과 함께 등장한 지속가능한 여행(Sustainable Travel Emerges as Industry Rebuilds)’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올리며 자신이 직접 지속가능한 여행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전망을 발표한 영상을 첨부했다.18

고객의 여행 경험 안에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는 전략은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유용하다. 고객에게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설계할 수 있다. 관광산업은 특히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기 때문에 카인드트래블러처럼 ‘고객 참여형’ 지속가능한 여행 모델을 만드는 등 소비자를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 이해관계자로 참여시킬 수 있다.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여행 경험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도, 여행의 미래도, 지구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트리플라잇은 사회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연구하고 임팩트의 측정과 관리를 돕는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회사다. 기업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긍정적 임팩트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이슈별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를 담은 브랜드 저널리즘 IM(Impact Magazine)을 발간하고 있다. 필자들은 트리플라잇에서 기업들의 임팩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연구하고, 컨설팅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